{"product_id":"book-9788936424404","title":"붉은빛이 여전합니까(창비시선 440)","description":"세월과 일상, 여유와 넉살로 빛난\u003cbr\u003e\n손택수가 터득한 시적 경지\u003cbr\u003e\n한 시인의 시세계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도 힘들겠지만, 시집을 펴낼 때마다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의 즐거움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손택수 시인의 경우 앞선 네 시집을 소개하는 문구들을 살펴본바 ‘가족과 고향’(?호랑이 발자국?) ‘민중적 시정과 대지의 삶’(?목련 전차?) ‘도시적 삶의 애환’(?나무의 수사학?) ‘삶의 안팎을 성찰하는 사유’(?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였다. 강약의 변화와 시정의 폭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표현들이다. 그 여정을 거쳐, 다섯번째 시집에 이른 손택수는 한결 여유롭되 넉살이 늘었고, 힘은 빼되 간결함은 더한 시편을 써내려갔다.\u003cbr\u003e\n시인의 여유와 넉살을 두고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송종원은 ‘무구함’으로 읽어낸다. “냉이꽃 뒤엔 냉이 열매가 보인다\/작은 하트 모양이다 이걸 쉰 해 만에 알다니\/봄날 냉이무침이나 냉잇국만 먹을 줄 알던 나”(「냉이꽃」)가 나이 쉰이 되어서 깨달은 것은 비록 하잖을지라도 그때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일 터이다. “벗의 집에 갔더니 기우뚱한 식탁 다리 밑에 책을 받쳐놓았다\/주인 내외는 시집의 임자가 나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차린 게 변변찮아 어떡하느냐며\/불편한 내 표정에 엉뚱한 눈치를 보느라 애면글면”(「시집의 쓸모」)하는데, 시인은 책을 슬쩍 밀어버려 ‘고소한 복수’를 하는 짓궂은 상상을 하지만 결국 뜨끈한 된장국처럼 ‘상한 속’을 달래주는 시집의 ‘쓸모’에 공감한다.\u003cbr\u003e\n송종원은 이번 손택수의 시집을 설명하는 몇가지 키워드 중에 ‘기쁨도 슬픔도 아닌, 아슴아슴 있는 일’이라는 표현을 택하기도 했다. 치열한 삶의 현장을 묵직하고 진지하게만 바라보던 시선이 한결 가벼워진 덕이라고 해석한다. “못물에 꽃을 뿌려\/보조개를 파다\/\/연못이 웃고\/내가 웃다\/\/연못가 바위들도 실실\/물주름에 웃다”(「연못을 웃긴 일」)와 같은 시구들은 시각적인 단출함뿐 아니라 독자들조차 슬며시 웃게 만드는 상상력을 보이되 시로써 ‘삶의 풍요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미학적 경지를 보여준다. 시인이 터득한 경지에 은근슬쩍 독자들을 청하는 시인의 ‘너스레’와 ‘여유’가 느껴진다. 그 경지를 표현하는 다양한 형식과 끝을 알 수 없는 소재들은, 중견에 이르러 으레 도달한 ‘먼 곳’을 가리키는 수사학이 아니라 손택수 특유의 유순하지만 당당한 시선을 증언해준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78134663420,"sku":"9788936424404","price":10.11,"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88936424404.jpg?v=1776328998","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88936424404","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