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88937409608","title":"아주 간단한 스위치(민음의 시 340)(양장본 Hardcover)","description":"허공에 아로새긴 영혼의 분실물 목록\u003cbr\u003e\n잃어버린 시간으로 돌아가 너와 나를 잇는 존재의 스위치\u003cbr\u003e\n6년 만에 돌아온 홍지호의 신작 시집\u003cbr\u003e\n2015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홍지호의 두 번째 시집 『아주 간단한 스위치』가 민음의 시 340번으로 출간되었다. '슬픔의 감각을 깨워 우리를 타인과 연결시키는 시'라는 호평을 받았던 첫 번째 시집 이후로 6년 만의 신작이다. 슬픔과 연결은 여전히 홍지호 시의 핵심적 요소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한층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그는 더 이상 슬픔을 슬픔이라 하지 않는다. 홍지호에게 슬픔은 허공을 찢는 소리, 주머니에서 다 녹은 초콜릿, 전화를 걸지 않는 마음, 초를 태우고 남은 향이다. 한때 나를 밝혀 주었지만 이제는 곁에 없는 것. 그러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여전히 나의 삶을 지속시키고 있는 영혼의 분실물. 이미 사라진 것들을 허공에 새기며 시인은 그리움을 향해 돌아간다. '아주 간단한 스위치'를 누르면 사라진 것들은 섬광처럼 망막을 스치고 첫눈처럼 심장을 두드린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로의 회귀나 고립이 아니다. 홍지호가 발명한 스위치는 사라진 것을 불러오지 않고, 사라짐 속으로 '나'를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하기에 특별하다. 인생을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 할 때, 우리는 준비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상실의 예비자가 된다. 소중한 대상과의 이별이 모두에게 공평한 생의 조건이기에, 우리는 모두 『아주 간단한 스위치』가 필요하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양방향의 응시\u003cbr\u003e\n\u003cbr\u003e\n잔청(殘聽)은 있었기 때문에 잔청이며\u003cbr\u003e\n사라졌기 때문에 잔청……\u003cbr\u003e\n\u003cbr\u003e\n자백하게 하는 거\u003cbr\u003e\n\u003cbr\u003e\n두려웠잖아요\u003cbr\u003e\n\u003cbr\u003e\n더듬거리다가 다시 만나\u003cbr\u003e\n\u003cbr\u003e\n맹세하게 하는 거\u003cbr\u003e\n-「돌아가고」에서\u003cbr\u003e\n\u003cbr\u003e\n이 시는 '잔청'이라는 단어에서 소리가 사라졌다는 사실뿐 아니라 소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찾아낸다. 홍지호는 너무도 당연해서 잊고 있던 진실을 우리에게 되돌려준다. 아름답게 흘러가던 고적운 역시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돌아간 것이었어요\". 이처럼 홍지호의 시는 시적 화자가 처해 있는 하나의 관점에서 시작한 뒤, 그에 완전히 반대되는 측면도 함께 제시하며 양방향의 응시를 보여 준다. 내 눈앞에서 사라진 것들은 온전히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서 도래하고 있다. 아침이 되어 새들이 날아온 것이 아니라 새들의 날갯짓으로부터 아침이 올 수도 있다는 상상력 역시 이에 해당한다.(「아침 새로부터」) 이 시집에서는 많은 것들이 사라진다. 고적운도, 함께 들었던 음악도, 향초의 향도, 누군가의 소원을 싣고 위태롭게 서 있던 돌탑의 돌도, 한때 가깝던 이들도 자꾸 사라진다. 시인은 '돌아간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통해, 상실을 등지고 앞으로 나아가거나 상실의 순간에 매몰되지 않는 제3의 방식을 발명해 낸다. 그것은 사라진 것이 다시 드러나고 있을 저 너머 반대편을 그려 보는 일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간단한 스위치로 전하는 간단하지 않은 마음\u003cbr\u003e\n\u003cbr\u003e\n이뤄질 거야\u003cbr\u003e\n그 이목구비\u003cbr\u003e\n딸깍하고 망설이는\u003cbr\u003e\n순간들의 연합을\u003cbr\u003e\n\u003cbr\u003e\n고백할 거야\u003cbr\u003e\n매우 복잡한 설비여\u003cbr\u003e\n\u003cbr\u003e\n덕분에\u003cbr\u003e\n우리는 매우 간단한 서로의 스위치가 되었어\u003cbr\u003e\n\u003cbr\u003e\n돌아가게 되었어\u003cbr\u003e\n-「돌아가자」에서\u003cbr\u003e\n\u003cbr\u003e\n\"고백할 거야\/ 매우 복잡한 설비여\/\/ 덕분에\/ 우리는 매우 간단한 서로의 스위치가 되었어\"에서 드러나듯, 시집의 제목 '아주 간단한 스위치'는 역설을 품고 있다. 스위치는 전원을 켜고 끄는 단순한 장치처럼 보이지만, 홍지호의 시에서 그것은 감각의 방향을 전환하고 사라진 것과 남아 있는 것 사이를 오가게 하는 복잡한 장치다. \"눈은 내리려다가\/ 마주치면\/ 사랑\"(「계고장」)이 되는 것처럼, 마주침의 순간 딸깍하고 켜지는 이 스위치는 세계를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감각하게 한다. 시집은 그 찰나의 점멸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리 없이 속으로 기도했는데 혼잣말에도 대답해 주는 새들에게' 바치는 자서처럼, 홍지호의 시는 내가 발신한 것이 어딘가에서 반드시 수신된다는 믿음 위에 서 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나의 반대편을 응시하는 행위의 근간이 된다. 우리가 이 시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바로 이 단단한 믿음이다. 『아주 간단한 스위치』는 잃어버린 것들과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시적 체험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9120611533052,"sku":"9788937409608","price":14.61,"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88937409608.jpg?v=1779301634","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88937409608","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