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88954680080","title":"분홍색 흐느낌(문학동네포에지 28)","description":"넓적다리 뼈다귀처럼 개들에게 물어뜯기는 \u003cbr\u003e\n아직도 상처받을 수 있는 쓸모 있는 몸, 그러나 \u003cbr\u003e\n몸 깊은 곳 상처의 냄새마저 이제 너를 떠난다 \u003cbr\u003e\n그것은 너의 세월, 혹은 영혼, 기억들; 토막난 \u003cbr\u003e\n죽은 몸들에게 짓눌려 피거품을 물던 너는 \u003cbr\u003e\n안 죽을 만큼의 상처가 고통스러웠다 \u003cbr\u003e\n간혹 매운 몸들이 으깨어지고 비릿한 심장의 \u003cbr\u003e\n파닥거림이 너의 몸으로 전해져도 눈물 흘릴 \u003cbr\u003e\n구멍 하나 없었다 상처 많은 너의 몸 \u003cbr\u003e\n딱딱하게 막혔다 꼭 무엇에 굶주린 듯 \u003cbr\u003e\n너의 몸 가장자리가 자꾸 움푹 패어갔다 _「나무도마」 부분\u003cbr\u003e\n\u003cbr\u003e\n텅텅 빈 화분 세 개 \u003cbr\u003e\n마당에 나뒹굴고 있어 \u003cbr\u003e\n아주 훤히 비었으므로 \u003cbr\u003e\n게워낼 것도 없어 그저 \u003cbr\u003e\n채워야만 하는 마음뿐인 듯 \u003cbr\u003e\n그 마음만으로도 그냥 \u003cbr\u003e\n살아내야 한다는 듯 _「근황」 부분\u003cbr\u003e\n\u003cbr\u003e\n나는 가던 길을 매번 다시 돌아온다.\u003cbr\u003e\n이생의 산소호흡기와 오줌 호스를 탯줄처럼 다시 꽂고, \u003cbr\u003e\n눈을 뜨면 사라진 내 몸의 꽃들. 실연당할수록 꽃보다는 향기가 그립다. 매일매일 하루분의 향기를 제공받지만, 그 향기 왜 맡지 못할까 사람들은, 왜 그것을 목숨이라고 할까 _「꽃상여」 부분\u003cbr\u003e\n\u003cbr\u003e\n200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기섭 시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인 『분홍색 흐느낌』을 문학동네포에지 28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존재론적인 고통을 풀어냄에 있어서 고통의 근육을 느끼게 하는 생동감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장래가 촉망되는 시인으로 데뷔하였으나 같은 해 폭설이 내리던 12월 4일 불의의 사고로 만 스물여섯에 세상을 떠났다. “몸은 큰 강을 건너갔지만, 비와 바람에도 씻기지 않을 언어의 비석”을 세상에 남기고(문태준). 시집에는 별다른 부의 구분 없이 모두 53편의 시를 실었다. 2006년 초판 발간 당시 편집에는 시인의 은사이기도 했던 문학평론가 신수정, 소설가 윤성희를 비롯한 모교 서울예대의 문우들이 참여했다. 등단 후 문예지에 발표한 시 20여 편과 평소 시집 출간을 염두에 두고 시인 스스로 정리해둔 습작 및 미발표작들을 묶어 선보였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빈방, 탄불 꺼진 오스스 추운 방,\u003cbr\u003e\n나는 여태 안산으로 돌아갈 생각도 않고, \u003cbr\u003e\n며칠 전 당신이 눈을 감은 아랫목에, \u003cbr\u003e\n질 나쁜 산소호흡기처럼 엎드려 있어요 \u003cbr\u003e\n내내 함께 있어준 후배는 아침에 서울로 갔어요 \u003cbr\u003e\n당신이 없으니 이제 천장에 닿을 듯한 그 따뜻한 \u003cbr\u003e\n밥 구경도 다 했다, 아쉬워하며 떠난 후배 \u003cbr\u003e\n보내고 오는 길에 주먹질 같은 눈을 맞았어요 \u003cbr\u003e\n불현듯 오래전 당신이 하신 말씀; 기습아, \u003cbr\u003e\n인제 내 없이도 너 혼자서 산다, 그 말씀, \u003cbr\u003e\n생각이 나, 그때는 내가 할 수 없었던, \u003cbr\u003e\n너무도 뒤늦게 새삼스레 이제야 \u003cbr\u003e\n큰 소리로 해보는 대꾸; 그럼요, \u003cbr\u003e\n할머니, 나 혼자도 살 수 있어요,\u003cbr\u003e\n살 수 있는데, 저 문틈 사이로 숭숭 들어오는, \u003cbr\u003e\n\u003cbr\u003e\n눈치 없는\u003cbr\u003e\n눈발 \u003cbr\u003e\n몇 \u003cbr\u003e\n몇,\u003cbr\u003e\n_「뒤늦은 대꾸」 전문","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79548635388,"sku":"9788954680080","price":11.24,"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88954680080.jpg?v=1776335049","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88954680080","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