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88982183034","title":"어둠의 연기법","description":"정광모의 신작 장편 『어둠의 연기법』은 주인공인 화성 연쇄살인범 ‘나’(두 건의 살인만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가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는 장면에서 소설을 시작함으로써 선행 텍스트의 영향을 아예 인물 내부로 던져 넣는다. 일종의 정면돌파라 할 만한데, 역설적으로 참신한 소설적 상상의 입구를 찾아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영화 「살인의 추억」은 단순히 현실 사건의 상상적이고 예술적인 외부가 아니라, 이미 그 자체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내부로 접혀 들어가서 현실 사건에 포함되고 그것을 사후적으로 재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선택은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것이기도 하다. 「살인의 추억」은 말 그대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구성적 외부이기도 한 것이다. 다른 한편, 영화가 개봉했을 때 무기수로 복역 중이던 진범 이춘재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게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어둠의 연기법』은 사건의 실재에 대한 독자적인 서사와 상상을 여투어둔 채 출발하고 있는 셈이다. 소설에서는 두 건의 살인을 저지른 ‘나’와는 별개로 화성에서 훨씬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른 도광수라는 존재를 상정한다. 그리고 ‘나’와 도광수의 조우를 특별한 서사적 사건으로 준비하여, 이로부터 악에 대한 ‘나’의 자기기만적 억견과 망상이 자라 나오게 만든다. ‘나’가 자신의 살인을 다룬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뒤 영화와 연기의 세계로 뛰어드는 이야기가 『어둠의 연기법』의 중심 서사를 이루고 있다면, ‘나’와 도광수의 이야기는 악에 대한 질문과 탐구라는 소설의 또 다른 목표를 향한 내밀하고 심층적인 출발점이 되고 있다.\u003cbr\u003e\n『어둠의 연기법』이 영화 「살인의 추억」과 맺고 있는 상호텍스트성은 현실과 허구 양쪽에 걸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나’를 연기자의 세계에 투신하게 하는 방식으로 현실과 허구를 잇는 소설적 뫼비우스의 띠를 중층화하고 정교화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연기는 실재하는 몸으로 현실과 허구를 동시에 사는 일이다. 소설의 마지막에 나오는 허문비와의 격렬한 격투 신(scene)은 핍진한 연기의 앙상블을 구현하는 시간이면서, 악의 처벌과 응징이 실현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10쪽 넘게 이어지는 격투 신의 묘사에 작가는 특별한 공을 들이는데, 바로 이곳이 소설의 절정이자 정수라는 사실을 힘주어 보여주고자 한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83827874044,"sku":"9788982183034","price":14.61,"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88982183034.jpg?v=1776362335","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88982183034","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