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24065532","title":"참다 참다 초록을 흘리고(시의적절 30)","description":"2026년 난다의 시의적절, 그 여섯번째 이야기!\u003cbr\u003e\n\u003cbr\u003e\n시인 홍지호가 매일매일 그러모은\u003cbr\u003e\n6월의, 6월에 의한, 6월을 위한\u003cbr\u003e\n단 한 권의 읽을거리\u003cbr\u003e\n여름 자신 없었는데. 버거웠는데.\u003cbr\u003e\n비로소 한발짝 떼어봅니다.\u003cbr\u003e\n흘러넘치는 6월의 초록을 훔치며\u003cbr\u003e\n저도 이제 용기를 내보려고 합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2026년의 여섯번째 달, 난다 시의적절 시리즈 6월의 책은 2015년 『문학동네』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 홍지호의 첫 산문집 『참다 참다 초록을 흘리고』이다. \"끝내 완전히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며 어긋난 응답과 뒤늦은 회신을 시로써 기록\"(소유정)해온 그가 시와 축시, 산문과 짧은 이야기 등으로 6월 한 달을 엮어냈다. 더위에 약한 시인에게 여름은 유독 힘든 계절. 여름 정말 자신 없는데…… 도망쳐보려 했지만 아랑곳없이 날은 점점 따뜻해졌고, 다가오는 여름과 풍성해지는 나무의 따뜻한 포옹은 차츰 시인의 외투를 벗기고 있었다. 겨울을 견뎌온 나무들이 꽃을 암시로 삼다가 분주해지는 6월, 조치원에 복숭아를 직영으로 판매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하면 여름이 시작됨을 짐작할 수 있다. 시인은 조치원에서 할머니와 지내며 복숭아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복숭아처럼 무를 때는 무르게, 단단할 때는 단단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길 곱씹으며. 할머니처럼 복숭아를 원 없이 먹여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걸 맘껏 주고 싶어서 복숭아가 열리는 계절 앞에서 신나기도 하지만 눈물도 흐르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복숭아를 떠올리며, 아낌없이 내어주는 할머니의 '큰 손'을 닮아가고 싶은 여름이다(「복숭아처럼」). 제때 베고 거두어야 할 것들을 미루거나 놓치지 않고, 절실하고 분주하게 함께 슬퍼하고 멈추어 서야 하는 여름(「망종」), 6월이 찾아왔다.\u003cbr\u003e\n\"6월은 아직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이르지 않나?\" 친구의 말에 시인은 여름을 준비하는 마음을 써보자 다짐했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천장에서 비가 새지 않도록 옥상을 정비하며, 모르타르를 바르고 방수 페인트를 칠해야 하는 시기. 햇볕 아래에서 여름을 준비하며 어린 마음에 얼마나 불평하고 투정 부렸는지. 봄과 여름의 경계에 수습하지 못하고 흘리고 온 마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성거리는 손목을 붙잡고 이제 가자고 말해주고 싶었다. 계절과 계절이 섞이고 낮과 밤이 섞이는 저녁의 노을 진 하늘 아래에서. \"이 여름 자신 없었는데. 버거웠는데. 비로소 한발짝 떼어봅니다. 참고 참다가 흘리는 초록을 향해. 저는 이제 여름으로 갑니다.\"(「흐르는 초록을 훔치며」)\u003cbr\u003e\n\u003cbr\u003e\n밤은 조금 가능성 같고 \u003cbr\u003e\n아침은 조금 가망성 같고\u003cbr\u003e\n나무는 안으로 자란다 성장은\u003cbr\u003e\n확장이 아니라 수렴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삼 년 전 복싱 체육관에 등록한 건 시인에게 6월에 가장 잘한 일. 살아가면서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이다. 무더위와 모기, 땀이 범람하던 여름에, 이대로는 정말 죽겠다 싶어서. 살아야겠다는 발악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체육관에 나가서 운동했으니 꾸준했다고 할 수 있을까. 생활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파도 줄넘기 뛰자, 아파도 스텝 뛰자. 걱정하지 말라고,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관장님 말씀을 듣고선 통증을 끌어안으며 줄을 넘고 또 넘었다. 살아보자 중얼거리며 간신히 깨어난 소생의 달이었다(9일 산문). 그렇게 시인을 깨어나게 했던 여름. 그 여름이 다시 차오르고 있는데, 시인은 문득 작별 편지를 미리 적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 낮이 가장 길어지는 날이니 딱 한 해의 절반만큼 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절반이라니, 산의 정상에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갈 채비를 해야 할까. 정상에서 등산과 하산은 잠깐 함께 머무른다. 그 순간 시인은, 온도를 잠시 나눈다. \"일몰은 너의 뒷모습이군\/생각하면서 혼자 웃는다(…) 일출은 나의 뒷모습이군\/생각하면서 울기도 한다\"(「출몰」). 낮과 밤이 길어지고 짧아지는 게 아니고 저녁과 새벽이 색을 계속 바꾸는 거라고, 낮과 밤의 국경에서 더 오래 머물게 되는 거라고 여기며(「손을 잡고 내려가볼까요」). \u003cbr\u003e\n비가 오고 있어서 그런지 개구리 우는 소리 가득하다(30일 산문). 그럴 때, 축축함과 고단함, 힘들어지면 무색해지는 마음을 함께 견뎠다. 비 오는 새벽은 아직 쌀쌀했고 캠핑장에서 담요를 가져오다가 크게 넘어졌고 아팠는데 충격으로 종아리 사이에 낀 슬리퍼를 보고 우리는 크게 웃었다. 비가 온 뒤로 우리는 함께 처음 웃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무색하게 내리던 마음들을 털어놓게 되었지(「두고 온 것들」). \"장마를 허우적거리다가 흠뻑 젖은 사람이 들어온다\/나의 침묵으로 뛰어들었나\/오래오래 웅덩이가 되었나\/\/어쨌거나\/\/계절은 계속 모였다가 흩어지는 편이고\/장마는 계속 끝나가는 중이다\"(「장마」) 그런 여름, \"흘리고 온 것 없어?\" 시인은 혼잣말로 많이 물었다. 주로 무언가를 흘려 두고 왔을 때,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도 마음이 만져지지 않을 때,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시를 주머니 삼아 돌아가서 놓치고 흘리고 온 마음을 주워 담아보려고…… 그동안 썼던 시의 자리에 흘리고 온 미안한 마음과 귀엽지도 반갑지도 않은 못난 후회가 가득하다. 글썽글썽하다(「자꾸 흘리는 버릇」).\u003cbr\u003e\n\u003cbr\u003e\n내가 몰고 온 먼지를 쓸다가 당신이\u003cbr\u003e\n괜찮냐고 물어주었기 때문에\u003cbr\u003e\n빛이 산란하고 있었기 때문에\u003cbr\u003e\n\u003cbr\u003e\n당신을 떠다니는 먼지는 어떤 빛으로 볼 수 있나\u003cbr\u003e\n당신의 모서리에 쌓인 먼지를 쓸다가\u003cbr\u003e\n\u003cbr\u003e\n우주든 행성이든\u003cbr\u003e\n우리 모양으로 접혀서 포개져 있다가\u003cbr\u003e\n흩날리기로\u003cbr\u003e\n\u003cbr\u003e\n빛을 받아 산란하기로 해\u003cbr\u003e\n_6월 14일 축시 「우리는 우리의 모양으로 접혀서 포개져」 부분","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9142598795516,"sku":"9791124065532","price":19.1,"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24065532.jpg?v=1779993582","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24065532","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