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57282784","title":"밤의 수족관(지혜사랑 시인선 188)","description":"감추어졌던 빛이 드러났다\/\/ 나는 부력이 사라진 옥상에 걸터앉아\/ 손가락 끝으로 불빛을 이어갔다\/\/ 빌딩 끝에서 시작하여 가로수 길을 이어가다가 요양병원에서 꺾어 천변 도로를지나 골목으로 들어섰더니\/\/ 물고기 한 마리 물살 위로 떠올랐다\/\/ 꼬리지느러미가 잘린, 토르소를 닮은, 애초부터 어둠이었던 것처럼 눈이 퇴화한, 비늘에 십자가의 낙인이 찍힌,\/\/ 휘어진 몸으로 수초에 걸려\/ 아가미엔 늘 모래가 서걱거렸을 물고기\/\/ 짧은 순간, 수면 속에서 솟구쳐 올라와\/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자신의 별자리를 찾아 떠나갔다\u003cbr\u003e\n\u003cbr\u003e\n----[밤의 수족관] 전문\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  화석이 된 일기를 꺼냈다\/\/ 부장품으로 구석에 있던\/\/ 서랍을 닫을 때 밀어 넣었던 글자들\/ 조각 그림처럼 맞추어 보았다\/\/ 뒤집힌 주머니 같은, 찢어진 지폐 같은, 짝 잃은 장갑 같은,\/\/ 당신 일기 속, 내 이름을 불러보았다\/ 굳어버린 어제가 떨어져 내렸다\/\/ 아무에게도 손 내밀지 못했던 글자들\/ 이제야 내게 왔다\/\/ 일기를 이어 써야 할 시간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서랍 무덤] 전문\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   붉은 물고기들 지느러미 흔들며 벽 속을 떠돌고, 웅크린 주택의 창문 불빛도 꽃잎처럼 떨어진다, 단풍나무 마른 이파리 몇 개 축축한 바람이 슬몃슬몃 핥으며 지나가면, 집 나간 엄마의 얼굴에는 이끼가 자라나고, 길고양이 한 마리 다리 절뚝이며 구름을 밟고 다닌다 하늘 한쪽엔 해먹 같은 초승달 떠 있지만, 눈코 없는 졸라맨은 민들레 대궁을 꺾어 들고 씨앗처럼 날아갈 준비를 한다, 알코올 클리닉에 다녀온 아빠는 벽 속에서도 아직 비틀비틀, 해님 그리려는 순간 분필이 뚝, 부러진다, 그림들은 점점 시들어 짙어진 어둠과 함께 아이의 눈 속으로 빨려들고, 아이의 눈동자가 파문을 일으킨다, 바닥에 뒹구는 분필로는 이제 별 하나 그려 넣을 수 없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골목을 그리는 아이』 전문","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87091992828,"sku":"9791157282784","price":10.11,"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57282784.jpg?v=1776381793","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57282784","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