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65121327","title":"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유혹(현대시세계 시인선 132)","description":"‘상상 혹은 환영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이이길 시인의 첫 시집\u003cbr\u003e\n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창신대 문예창작과에서 진행하는 문학수업을 받고 진주 화요문학회에서 활동하다 2002년 『문학과경계』로 등단한 이후 2013년 〈박재삼사천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던 이이길 시인이 데뷔 20년 만에 첫 시집 『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유혹』을 펴냈다.\u003cbr\u003e\n이이길 시인의 첫 시집 『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유혹』은 제목이 암시하는 바대로 현실 혹은 자연과는 거리가 먼 상상 혹은 환영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시집 제목이 ‘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기적 정도였다면 오히려 근대적 기획 속에서 바라본 신(神)에 대한 향수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눈부신 유혹이란 결과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실현되지 않은 환영의 세계를 떠도는 정신의 유랑자로 만들고 있다. 전치 불가능한 것으로부터의 눈부신 유혹이란 금지된 영역에 대한 사유이며 동시에 일반적 인식체계에 대한 반역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시집 전체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은 보이는 것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것들을 탐구하는, 그리하여 시인 자신만의 세계를 구조해내는 일이다. 그에 대한 기록이 이 시집이다. \u003cbr\u003e\n시집 1부의 「백야행」 연작은 영성 가득한 환영의 세계와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예언들로 가득 차 있다. 그가 설정해놓은 풍경으로서의 백야행은 낯선 공간이다. “불 꺼진, 램프를 쥐고 걷”는다는 설정 자체가 비일상의 극치이다. 그것은 시적 화자가 추구하는 세계가 가시적인 세계가 아니라 비가시적이라는 세계라는 것을 의미한다. “탈수증에 걸린 지평선 풍경”이 지루하다고 진술하지만 “증발한 액체가 수직으로 흐”르는 신기한 공간이 백야행 풍경이다. 비논리적 세계로서의 백야행은 “불빛을 지우는 불빛으로 모래가 물로 변하는 눈부신 유혹”으로 독자를 이끈다. \u003cbr\u003e\n시집 2부의 제목을 훑어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지향으로서의 시적 태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가상현실」, 「투명계단」, 「안개마을」 등 불확정성의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가상현실」은 이 시집 전체에 대한 은유의 형상을 하고 있다. 끝없이 이어진 메뉴판과 허기진 감정이 만들어진다는 시적 진술은 일상의 시선으로 보자면 혼돈 그것이다. 그러나 인간들 스스로에 의해 끝임 없이 학습되어온 사실 자체만을 세계의 진리 혹은 진실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깨진 유리판에 출렁이는 표정은 마침표 모양의 물음이었다”는 다소 모호한 문장에서 방점이 찍힐 곳이 “물음”이라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근본적으로 이 세계의 모든 것에 대해 회의한다는 태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결정되어 마침표 모양으로 세계가 존재한다 할지라도 기실 그것들 모두 물음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이 시는 천명하고 있다. 철저한 회의 속에 “목록에 없는 메뉴를 주문”한다는 것은 결국 세계에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에 대한 옹호이며 “종업원의 얼굴이 똑같다”(이상 「가상현실」)는 것은 위악적 진리가 구축한 인간의 실상인 것이다.\u003cbr\u003e\n거짓된 세계의 한 전형이 도시이며 그 상징적 공간으로 편의점이 자리한다. “브랜드를 입은 갈증은\/ 소비되고 이웃처럼 조용하다”는 진술은 장 보드리야르의 후기산업사회에 대한 비판을 연상케 한다. 물질이 넘쳐나는 사회에 상품의 사용가치는 무화되고 이미지화된 기호가치를 사고파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볼 수 있다. 후기자본주의라는 욕망의 공장에서 핀 꽃이 바로 광고라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이이길 시인이 “정리된 광고는 문을\/ 닫기 전에 문을 열고 있다”(이상 「편의점, 24시」)고 말하는 부분도 광고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살아가기가 이이길 시인에게는 시 쓰기와 같은 의미인 것이다.\u003cbr\u003e\n이이길의 시를 읽으며 지독한 이 회의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란 괴롭겠다 싶으면서도 예술의 근간이 이 지점 어디에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약간의 위로를 가지게도 된다. 이 길은 이이길 시인만의 길이다. 보이지 않는 길이기에 더 외로울 터이지만 그의 시를 읽다보면 태생적인 측면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는 「일월 애월」과 같은 절창의 영혼의 노래도 불러가며 먼 길을 갈 것이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88561735932,"sku":"9791165121327","price":11.24,"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65121327.jpg?v=1776389005","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65121327","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