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65453770","title":"동물원을 걷다","description":"난 머리가 나쁘고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렇지 순전히 자세만 놓고 본다면 ‘지식인’이라는 말에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인간에 관한 것 중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Nihil humane a me alienum puto).” 마르크스가 좋아하고 에드워드 사이드도 좋아했다던 이 라틴어 명언에 나도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방위적으로 눈에 불을 켜고 나와 무관하지 않은 인간적인 것들을 찾는 자세를 갖췄단 말이다. 하지만 능력이 받쳐주지 않다 보니 내 관심사는 넓게 퍼지기만 한다. 가장 깊이 팔 수 있는 방법은 처음부터 넓게 파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다 능력이 받쳐주고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난 둘 모두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이름표에 철학을 붙였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수준이 아주 얕고 얇다. 수박 겉만 핥는다. 하지만 그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고상하고 어려운 것은 쉽게 나눌 수 없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난 쉽게 나눌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다고 일부러 고상하고 어려운 작업을 하지 않은 게 아님은 물론이다. 난 내 방식대로 글을 쓸 수 있을 뿐이며 좀 더 깊은 사유와 만나기를 원하면 이 책에선 얻지 못할 거라는 걸 지적하는 것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대신 가볍고 발랄하게, 커다란 압력 없이, 소위 말하는 ‘커다란 물음들’, 예컨대, 신, 죽음, 자유, 권력, 도덕, 정치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일별하고 싶으면 이 책을 펼쳐도 좋다. 절대 손해날 일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애초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을 것이므로. 그래도 혹시 입맛에 맞기라도 하면 속으로 ‘대박’을 외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수원왕갈비통닭처럼.\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수원왕갈비통닭이 결국은 통닭인 것처럼, 이 책도 결국은 에세이다. 철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지어낸 이야기를 통해 저자인 나를 대신한 ‘해진’이라는 1인칭 화자가 자신을 포함한 인간과 세상에 대해 코멘트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 머리에 ‘픽션 철학 에세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달았다. 내용물이 애초에 짬뽕이다 보니, 거기에 딱 맞는 이름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름이 뭐가 중요한가? 맛이 중요하지. - 바로 그 맛이 별 볼 일 없다고, 이 사람아! - 알았다. 그래도 분명 어딘가에는 이게 맛있다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몇 명 안 될 것 같은 그분들을 위해 쓰였다. 난 ‘경쟁에 정신없이 삶이라는 재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반부르주아적인 아마추어’로서 그분들이 이 책을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우아하게’ 웃음을 짓는 것,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일단 드셔보라고 감히 권해드린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61199440124,"sku":"9791165453770","price":14.61,"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65453770.jpg?v=1776018614","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65453770","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