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68617216","title":"8월과 9월 사이(산지니시인선 32)","description":"현실과 초현실, 그 사이에서 나를 찾다\u003cbr\u003e\n중간자의 시선으로 길어 올린 안효희의 네 번째 시집\u003cbr\u003e\n▶ 8월도 9월도 아닌 그 틈에서 만나는 존재들\u003cbr\u003e\n세 권의 시집을 통해 존재의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안효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8월과 9월 사이』를 펴낸다. 이번 시집은 57편에 걸쳐 현실과 초현실, 이곳과 저곳, 8월과 9월 사이 그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존재들의 자리를 묻는다. 시인은 \"지도에 없는 나를 찾아 평생을 헤매었다\"고 고백하며 등이 굽고 눈이 먼 채로 안개 가득한 현실 속을 지나온 시간을 풀어놓는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 사이의 시간, 그림자를 불러내는 주술\u003cbr\u003e\n표제작 「8월과 9월 사이」에서 화자는 \"가을이 시작되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 8월도, 9월도 아닌 시간 속에 놓여 있다. 시인은 현실의 시간을 분절하여 그 사이에 존재하지 않던 시간을 만들어내고, 그 틈에서 \"나무와 새가 붙\"고, \"손가락이 길어져 발가락에 닿\"는, \"자고 나면 거짓말처럼 길어지는 목\"(「해 질 무렵」), \"닳아 없어진 혀\"(「삼키거나 내뱉거나…」)와 같은 해체된 몸을 세운다. 이는 현실의 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면서도, 동시에 고해성사를 향한 죄의식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오려는 갈등이기도 하다. 일탈과 순응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 목소리는 시집 전체를 관통하며, 시인이 완전한 해방보다는 유희적인 카타르시스에 머무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바닥과 나 사이, 경계를 허무는 연결접속\u003cbr\u003e\n비소통의 대상들과 만나며 다시 태어나는 존재들\u003cbr\u003e\n\u003cbr\u003e\n어릴 적 바닥에 선을 긋고 놀았던\u003cbr\u003e\n위는 하늘이고\u003cbr\u003e\n아래는 땅이었던 공간에서 벗어나\u003cbr\u003e\n가로막힌 붉은 정지 신호등\u003cbr\u003e\n\u003cbr\u003e\n내가 모르는 어떤 급류가\u003cbr\u003e\n바닥을 긁고 있는 것인지…\u003cbr\u003e\n\u003cbr\u003e\n이제 나를 다 써 버리고 드러난 바닥\u003cbr\u003e\n울퉁불퉁\u003cbr\u003e\n점점 넓어지는 불온한 통점\u003cbr\u003e\n-「바닥」 중\u003cbr\u003e\n\u003cbr\u003e\n안효희의 시적 화자는 늘 사물들 사이 어딘가에 서서, 무엇과도 연결될 수 있는 감응의 촉수를 뻗는다. 「바닥」에서 화자는 평생 아래로만 여겼던 바닥과 처음으로 마주하며 \"이제 나를 다 써버리고 드러난 바닥\"에 이르러 바닥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연못 한 그루」에서는 \"엎드려 사는 달팽이\"가 되었다가 \"먹이를 기다리는 고양이\"가 되었다가 하는 존재들이 자유롭게 뒤섞이며, \"아직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위계도 중심도 없는 세계를 만들어간다. 이 시집에서 소통은 이성적 메시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우연히 부딪히며 생겨나는 감응의 사건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흐르지 않으면 사라진다\u003cbr\u003e\n관계 맺기를 멈춘, 생명의 수축과 존재성\u003cbr\u003e\n시인에게 존재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수축하고 변형되는 흐름이다. 「의자」에서 낡아서 버려진 의자는 더 이상 누구의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연결이 끊긴 존재의 은유이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궁극적으로 오래될 수밖에 없는 나는 버려졌다 낯선 이름표를 달고 거리에 내몰린 지금, 새삼 앉을 것인가 서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집을 나서야 무언가를 깨닫는 것처럼, 지루했던 어제, 그것은 평화였다 (…) 그동안의 아침과 저녁을 지우고 나는 어떤 새로운 비행으로 꿈을 바꾸어야 할까!\u003cbr\u003e\n_「의자」 중\u003cbr\u003e\n\u003cbr\u003e\n「무작정, 그늘」의 화자는 \"자신을 버려야 나의 색이 변하고 너의 맛이 변하는\" 비행을 감행하며, 「만난 적 없는 내가 수없이 들락거리는」에서는 \"거울\" 앞에서 \"마흔아홉 번째\"의 낯선 삶을 지각한다. \"발목이 시린 관 속 같은 방\"에서 \"굽은 마지막 손가락을 펼\"(「봄의 증거」)치는 시인은 이런 변화를 부정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흐르지 않는 존재, 더는 누구에게도 욕망되지 않는 존재야말로 이미 죽은 것이라 말하며 \"쉬지 않고 나를 흔드는… \/ 쉬지 않고 너를 흔드는…\"(「접속」) 흔들림이야말로 살아 있는 증거라고 노래한다. \u003cbr\u003e\n중간자로서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을 그린 안효희의 이번 시집은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사이를 떠도는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brand":"Bookstore 12","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50224026976508,"sku":"9791168617216","price":17.98,"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68617216.jpg?v=1784280784","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68617216","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