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6111642","title":"사물의 겹침(시에시선 23)","description":"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물들의 이미지 혹은 겹의 자아\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박선경 시인의 첫 시집 『사물의 겹침』이 200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만 16년 만에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이번 시집 『사물의 겹침』에서 박선경 시인은 일상과 사물의 불명료한 기억들을 실재와 상상의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 삶의 모습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의미들을 간접화한다. 외관에 묘사된 사물들의 이미지 너머 그 이면의 경험과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시인은 주체와 사물과의 불화 또는 균열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언어의 세계는 역동적인 파동을 그리며 새로운 이미지들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그려낸 일상 너머의 새로운 세계는 ‘나’와의 균열과 갈등을 통해 끊임없는 소멸의 의지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의 시에서 삶의 의지란 텅 빈 소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빈자리의 존재론을 각인시킨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시인은 ‘나’와 ‘당신’의 관계를 통한 빈자리의 존재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당신’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자, 결국 우리가 떠난 빈자리이기도 하다. 이 자리는 또 다른 주체의 ‘나’로서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나와 타자, 빈자리의 동일선상에서 우리의 삶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은 이 시집 전체가 관통하고 있는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끊임없는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삶은 정의되지 않고 언제나 우리의 경험과 기억을 이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세상이 한 줄기 빛으로 기억되던 언젠가 구멍 밖으로 뛰쳐나온 나는 내가 지켰어야 할 금기와 되돌아갈 길만을 헤아리다 일억 오천만 년을 보내고 그 길마저 잃어버리게 된 나는 그 후로도 일억오천만 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다 벙어리가 되고 먹지 말아야 할 내 것이 아닌 욕망을 삼키고는 어둠 속에서 잠들다 어느 날 깨어보니 그리고도 일억오천만 년 다시 살아가야 할 형벌 앞에 이미 나의 몸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죄를 짓고 내 것이 아닌 사랑을 하다 성냥불처럼 짧기도 한 일억오천만 년을 보내면서 아무리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세상이 한줄기 빛으로 기억되던 성을 빠져나온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속의 공주, 그러나 나는 말할 필요가 없었고 여기 없을 나는 이름이 없고 내가 꼭 나일 필요는 없는 일억오천만 년의 밤, 아무리 멀리 갔어도 밤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와 버린 나 그리하여 참혹하지도 슬프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지금은 내가 없는 이야기 \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의 제목에서 빌려옴\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전문\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지금은 내가 없는 이야기”로 호명된 주체는 오래전 한 줄기 빛으로 시작되었던 이야기의 시작이자 형벌임을 강조한다. 호명과 동시에 소멸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앞에 놓인 주체는 곧 비애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공주” 가 되어 내 것이 아닌 죄를 짓고 일억오천만 년 환생하는 형벌 앞에서 소멸해 가는 “이야기”가 되어간다.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죄를 짓고 내 것이 아닌 사랑을 하다 참혹한 죽음에 이르는 생의 은유 앞에 화자는 불가항력의 비존재가 되어간다. 시인은 이름이 없고 내가 꼭 나일 필요가 없는 생의 비유를 통해 “지금은 내가 없는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이 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삶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속의 주체가 되어 소멸에 이르는 참혹함과 슬픔과 아름다움의 상상적 경로로 우리를 이끈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377312508,"sku":"9791186111642","price":11.24,"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6111642.jpg?v=1776399584","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6111642","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