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7756996","title":"필(파란시선 82)","description":"‘틀림없이’ 아름답고 ‘마침내’ 아프다\u003cbr\u003e\n상흔을 남긴 기억에 집착하며 과거를 반복해서 소환하는 것이 멜랑콜리적 주체라고 한다면 〈필〉의 시적 주체는, 여러 시에서 드러나는 애상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멜랑콜리적 주체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시집의 중심 시제는 과거 시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 시제이기 때문이다. 거듭 고쳐 쓰는 행위는 과거를 되새김하기 위한 것도, 상처를 쓸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계속해서 ‘당신’과 ‘나’의 관계의 사선을 넘나드는 행위다.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시제 속에서 ‘당신’과 ‘나’의 만남은 종결된 사건이 아니라 계속 유보되는 사건이 된다. 요컨대 채상우는 불확실성을 필연으로 옮겨 놓고 현재를 연장한다. 무슨 뜻인가?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약속이 있었겠다고 믿음으로써 기억을 애상으로 채우는 일을 그치고 “검은 비니루” 한 장이 나부끼는 작은 사건들 속에서도, 다시 말해 미분된 시계(視界)에 포착된 모든 현실 속에서 ‘당신’의 소식을 듣기 위한 것이다. 〈필〉에 가득한 것은 기억도 의지도 소망도 애도도 멜랑콜리도 아니다. 그것은 완결된 것과 개시되는 것 ‘사이’를 지키며 현재를 연장하는 이의 현실이다. 어서 오너라, 당신! (이상 조강석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180737276,"sku":"9791187756996","price":11.24,"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7756996.jpg?v=1776398360","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7756996","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