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8048977","title":"침묵(가슴에내리는시 143)","description":"오랜 수행 끝에 광명을 본 스님들도 정각을 드러내는 게송을 읊어 깨달음의 경지를 펼쳐 보인다. 그만큼 침묵은 어려운 것이다. 침묵도 언어라고 했다. 침묵은 동양화에 비워져있는 여백 같은 것이다. 그림 속에서 비어져 있어도 그 여백에는 많은 형상들이 잠재해 있다.\u003cbr\u003e\n사물놀이에서 농악을 선도하는 괭가리가 어떤 가락의 경지에 도달하면 자신의 역할을 끝내고 뚝 소리를 끊고 만다. 그런데도 가락은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이때 소리를 끊은 괭가리가 자신 역할을 빠져나와 비어버린 그 공간, 다른 악기들은 열심히 연주하는 마당에 연주 없이도 이어지는 침묵의 가락인 것이다.\u003cbr\u003e\n침묵은 사부대중 앞에 설법을 마친 부처님이 들어 보인 연꽃이며, 그 꽃을 보고 가섭존자가 빙그시 지은 미소인 것이다. 이때 그 침묵은 어떤 말보다 더 많은 의미를 품어 가진다.\u003cbr\u003e\n염화시중의 미소는 침묵으로 이뤄진 설법이다. 이심전심으로 이뤄진 대화야말로 가장 근원에 닿아 있는 본질적인 언어이다. 진심으로 서로를 이어주는 대화인 것이다. 이것 말고 어떤 대화가 이보다 더 깊이있게 상대를 포용할 수가 있을 것인가.\u003cbr\u003e\n나는‘눈으로 말한다’의 의미를 새긴다. 아기를 안은 엄마가 아기와 눈을 맞추며 바라볼 때 아기가 옹알이로 엄마에게 하는 말이 침묵과 같은 언어이다.\u003cbr\u003e\n말의 시작은 침묵이다. 침묵 속에는 생각이 들어 있다. 말하기 전의 숱한 생각들이 교차해 가면서 일어나는 발심이 담겨져 있다.\u003cbr\u003e\n불교 경전 금강경에‘보이는 것은 믿어서는 안되며 그렇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서도 안된다’고 하였다. 이는 결국 의미에 갇히지 말라는 말이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973034748,"sku":"9791188048977","price":13.48,"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8048977.jpg?v=1776402858","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8048977","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