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8710744","title":"입술을 줍다(달아실시선 29)","description":"세계의 배후를 더듬는 말들, 미지의 탐험\u003cbr\u003e\n\u003cbr\u003e\n- 금시아 시집 『입술을 줍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해설을 쓴 박성현 시인은 금시아 시인의 이번 시집을 “돌 속의 새 발자국 혹은 ‘독백’으로 축성된 반(反)-문장의 성소”라 명명하면서 이렇게 평한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금시아 시인은 대상과 사건을 시적으로 변용하기 직전의 갑작스러운 멈춤을 ‘독백’으로 규정하는데 이것은 시인 특유의 방법적 시 쓰기의 한축을 형성한다. 그 ‘멈춤’은 절대적인 감각의 확장이며, 감각을 이미지로서 구원하는 확실한 절차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중략…)\u003cbr\u003e\n\u003cbr\u003e\n‘죽음’과 ‘삶’이라는 돌이킬 수 없고, 게다가 불가항력인 두 세계는, 이제 시인의 손끝에서 하나의 세계로 통합된다. 아주 느리게 걸으면서 주위를 조금씩 흡입하고 산발하듯이 그는 두 개의 이질적인 양태들을 대칭하는 것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중략…)\u003cbr\u003e\n\u003cbr\u003e\n금시아 시인에게 ‘독백’이 생성되는 장소는 ‘무당집(「부절符節」)’과 같은 장소의 바깥이다. 그곳은 삶과 죽음이라는 두 개의 뚜렷한 대칭조차도 비켜 있는 경계로써 마을의 온갖 반(反)-문장들이 소문으로써 흘러드는 저지대이기도 하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중략…)\u003cbr\u003e\n\u003cbr\u003e\n문장을 ‘문장이 아닌 것’으로 돌려세워 낯선 공백과 행간을 만드는 것처럼, “눈雪 없는 나라, 이디오피아에 \/ 펄펄 눈이 온다”(「이디오피아」)와 같은 비현실적 발화(發話)를 통해 시인은 세계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한편 손택수 시인은 이번 시집을 이렇게 얘기한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사물에 시선을 비끄러맬 때 사물은 변화한다. 그냥 돌이 아니라 ‘새의 한쪽 발이 빠져 있는’ 반복 불가능한 하나의 감각적 사건으로서의 돌이 된다. 그 놀라운 일회적 마주침을 시인은 “생략된 비밀들이 참 뾰죽뾰죽하다”(「돌 속의 새」)고 했다. 소진되고 마모된 일상의 평면으로부터 융기하고 침식한 삶의 주름들을 ‘뾰죽뾰죽’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솜씨가 청신하고 자상하며 또한 날렵하고 애잔하다. 흐릿해진 존재들과 사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기 위해 잃어버린 입술을 회복시켜주는 이 극진한 노래야말로 우리 시의 입술이 아닐까. 「한 잎의 온도」에서 말한 “측정 불가능한 수치 밖의 온기”가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그림자는 정직하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다리 안쪽의 남자가 난간을 반쯤 넘어간 그림자를 붙잡고 있다. 그림자가 다리 밖으로 반쯤의 힘을 버렸는데도 난간 안쪽의 남자는 왜 저리 버둥거릴까. 반쯤 경계에서 혼신의 힘으로 평상복과 수의의 그림자를 짓고 있는 두 세상의 욕망. 위태롭게, 다리 밖의 그림자는 다리 안쪽의 남자를 마치 몇 번의 생을 따라온 전생처럼 돌아보고 다리 안쪽의 남자는 이번 생애까지 쫓아온 자신의 몇 번이나 헛디뎠던 전생인 양 다리 바깥의 그림자를 필사적으로 붙들고 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그림자를 잡아다가\u003cbr\u003e\n\u003cbr\u003e\n작으면 늘이고 크면 자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정답,\u003cbr\u003e\n\u003cbr\u003e\n다리가 길거나 짧거나\u003cbr\u003e\n\u003cbr\u003e\n침대의 선택은\u003cbr\u003e\n\u003cbr\u003e\n오늘이 내민 패의 전부일 뿐인데\u003cbr\u003e\n\u003cbr\u003e\n그림자를 자를수록 예의들 가지런해진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천칭 저울 위에서 기우뚱거리는\u003cbr\u003e\n\u003cbr\u003e\n난간의 균형과 불균형은\u003cbr\u003e\n\u003cbr\u003e\n내 어떤 하루의 슬픈 자화상일까.\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오늘의 그림자는 귀가 너무 얇고\u003cbr\u003e\n\u003cbr\u003e\n내 그림자는 예의를 모르고\u003cbr\u003e\n\u003cbr\u003e\n한 쌍의 나비,\u003cbr\u003e\n\u003cbr\u003e\n난간 모서리에서 아슬아슬 짝짓기를 하고 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저것은 그림의 그림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그림의 그림」 전문\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u003cbr\u003e\n두 사람의 평가에 덧붙여 이번 금시아 시집의 또 한 특징을 말하자면 “시인의 예민한 촉수를 통해 세계의 배후를 들여다보는 데 있다”라고 할 수 있겠다. 가령 그의 시 「그림의 그림」처럼 시인은 예민한 촉수로 드러난 물상(物像)이나 물상(物象)의 배후를 더듬는 것이다. 그런 시인의 촉수를 통해 우리는 드러나지 않은 세계의 혹은 사태의 비의(秘義)를 함께 더듬어볼 수 있는 것이니, 뜻하지 않은 세계의 진경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이니, 이 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일이기도 하겠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480236796,"sku":"9791188710744","price":8.99,"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8710744.jpg?v=1776400073","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8710744","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