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9128869","title":"치마들은 마주 본다 들추지 않고(걷는사람 시인선 28)","description":"부재와 고독 속에서 획득한 여성 주체의 인식과 목소리\u003cbr\u003e\n걷는사람 시인선의 28번째 작품으로 희음 시인의 『치마는 마주 본다 들추지 않고』가 출간되었다. 2016년 등단한 시인은 비평 웹진 《쪽》을 발행하며 여성주의 비평에세이 쓰기에도 몰두해 왔다.\u003cbr\u003e\n\u003cbr\u003e\n“누런 개는 느리게 마을을 돈다. 느리고 확실하게 죽어 가고 있다.\/\/노을은 아무것도 거두어 가지 않는다.”(「우리는 키스한다」)라는 표현에서 보듯 시인은 세계의 고통과 그 고통을 외면하는 단절감을 시로 받아쓴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뒤에는\/늘 사람이 있었습니다”(「시인의 말」)라고 고백하는데, 그는 잘 들리지 않는 어떤 ‘목소리’를 찾기 위해, 함께 ‘발화(發話) 연습’을 하기 위해 세계를 헤매는 사람이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그의 시적 화자가 사건화하는 장면은 우리로 하여금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누가 내게 고백을 한 적이 있다\/사랑한다고 했고\/그게 고백이라고 했다”(「장래희망 달성 수기」). 하지만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를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었다. 또 어떤 이는 ‘나’를 죽은 사람으로 대하고, 어떤 자는 대놓고 ‘구멍’ 취급을 한다. 희음의 시는 그런 남성 중심의 지리멸렬한 구조에 틈을 내고 균열을 가한다. 시원하게 오줌을 갈기고, 스스로를 유동적이며 죽음을 향하여서도 열려 있는 ‘구멍’이라 자처한다. 남성이 여성을 기본적으로 뭔가 모르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붓는 태도를 뜻하는 ‘맨스플레인’이란 제목을 가진 시를 보자.\u003cbr\u003e\n\u003cbr\u003e\n“구멍이 되려고 태어나신다\/소리 나는 구멍이 되려고\/조였다 풀었다 (중략) 죽음으로 생을 벅벅 긁으며\/죽음이 낫구나,\/죽음은 이렇게나 시원하구나!”(「맨스플레인」)\u003cbr\u003e\n\u003cbr\u003e\n시인은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말들을 스스로 되뱉으며, 훌쩍 성장한 존재로서 ‘우리들’의 찬란한 연대를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치마들은 마주 본다\/들추지 않고 (중략) 도처의 치마 안쪽에서\/지치지 않고\/마중 나오는 눈빛들\/\/한줌의 낭비도 없이\/공중에서 만나\/\/무엇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치마와 치마와 치마와 치마」).\u003cbr\u003e\n\u003cbr\u003e\n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안고 치마는 바람에 펄럭인다. 더 이상 연약하게 날아가 버리지 않을 것이다. 바람을 자유자재로 만끽하는 ‘우리’가 될 것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소유정 평론가가 예언한 대로 “공중에서 얽힌 눈빛과 맞대어진 치마와 치마와 치마와 치마가 있다.” 이 단단한 결속을 가진 ‘우리’가 무엇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무엇이 될지는 모르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입으로, 다시 일어난다.” 그 믿음에 부응할 한 권의 시집이 여기 있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699847932,"sku":"9791189128869","price":11.24,"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9128869.jpg?v=1776401507","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9128869","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