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9205157","title":"그곳에 가지 않았다","description":"\u003cp\u003e고 정진규 시인의 거처였던 안성 ‘석가헌’에는 세간에 회자된 선생의 서예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 보관되어 있다. 선생께서 생존해 계시던 무렵 석가헌을 찾아 일람한 바 있던 서예 작품의 내용은 놀랍게도 오태환 시인의 산문이었다. 당신 시세계의 핵심을 고아한 문장으로 펼쳐 보인 오태환의 짧은 평문을 기리기 위해 선생께서는 친필로 육화하는 방편을 동원하셨던 것이다. 그런 오태환의 평문들이 강산을 온전히 바꿀 만한 세월 동안 축적된 분량의 옥고로 갈무리되어 출간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 비평집에서 오태환의 필력을 대표할 만한 글은 1970년대의 대표시집을 선정하고 세 가지 공간구조의 개념을 도입하여 한국현대시사의 지형을 쇄신하려는 의욕을 펼쳐 보인 1부다. 그런데 나로서는 오태환의 시 창작과 비평 작업을 하나로 꿰는 상상력과 문체가 돋보이는 2부의 작품론에 더욱 애착이 간다. 특히 정진규 시인의 「숲의 알몸들」이라는 작품에 묘사된 “한밤내 눈 내린 화계사 청솔 숲”의 무게를 비유하는 “슬픔의 중량”에서 “낙성관지(落成款識)”를 읽어내는 상상력이 유난히 돋보인다. 그림의 낙관을 가리키는 낙성관지가 내포한 효용성을 “낙관은 붉은빛으로 수묵(水墨)의 꺼진 재와 같은 단조에 화룡점정의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조형의 한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붉은빛 낙관이 무채색의 동양화 화폭에 새로운 예술세계의 감흥을 열어 보인다는 해석은 오태환 비평의 특유한 방법론이자 성과로도 재해석될 수 있다. 그의 비평적 상상력이 대상 텍스트에 생기를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텍스트의 진경(眞景)을 열어주는 낙관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의 비평 자체가 낙성관지인 셈이다.\u003c\/p\u003e","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582800636,"sku":"9791189205157","price":28.09,"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9205157.jpg?v=1776400689","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9205157","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