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89282394","title":"안녕, 나의 창세 편의점(시와정신시인선 41)","description":"습기가 차기 쉬운 심경은 곰팡이가 잘 슬지요.\u003cbr\u003e\n마음 가루가 덩이로 굳어져 환기가 잘 되지 않을 땐 \u003cbr\u003e\n응도당凝道堂 마루에 벌렁 누워\u003cbr\u003e\n조선의 여인이 되어보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왜 하필 조선의 여인이냐고요? \u003cbr\u003e\n글쎄요?\u003cbr\u003e\n\u003cbr\u003e\n당신을 만나 도끼를 들어서 자작나무 밑동을 팼지요. \u003cbr\u003e\n그러는 동안 불쑥, 오른팔은 ‘ㄱ’자 닮은 낫 한 자루 되어갑니다.\u003cbr\u003e\n수많은 당신이 망라된 기호 같습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외딴 골 대장간에서 당신 자신만의 고유한 숫자를 맡아 한 며칠 조용히 앓다 \u003cbr\u003e\n숫돌에다 소수점 아래 자릿값을 대고 서걱서걱 갈고 있지는 않나 \u003cbr\u003e\n하곤, 부끄럼으로\u003cbr\u003e\n\u003cbr\u003e\n이 가을은 점점 문턱이 바래지고\u003cbr\u003e\n햇살은 숙성되어 별스레 산사 고요마저 애연합니다.\u003cbr\u003e\n바람이 일어나 소슬합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당신을 마주하는 동안\u003cbr\u003e\n사랑은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u003cbr\u003e\n이해하는 것이라고 새삼 깨달았습니다.\u003cbr\u003e\n\u003cbr\u003e\n무게의 결들은 아름다운 고독이 되어갑니다.\u003cbr\u003e\n  \u003cbr\u003e\n                                                               ----- ‘시인의 말’","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0778294524,"sku":"9791189282394","price":11.24,"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89282394.jpg?v=1776401902","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89282394","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