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90841122","title":"화가의 꽃(김미경 편)","description":"작가는 사각형의 켄버스를 바닥에 눕혔다. 일상적 삶의 공간과 그림의 공간이 일치되는 순간이다. 순간 시선은 위에서 아래를 향해 내려간다. 정면성의 법칙이 무화되고 일점 투시의 조망의 체계도 사라지고 난 후 수평의 시선이 어떤 편애없이 화면을 바라본다. 캔버스는 대지처럼 누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자세로 투항한다. 그것은 몸을 열었다. 작가는 화면 위에 물감(피그먼트를 사용하는데 이 피그먼트 자체가 무거우니까 화면에 고이게 된다)을 붓는다. 붓을 쓰지 않고 따라서 직접적 인 손맛을 느낄 수 없게 질료를 쏟고, 그에 따라 손에 망령처럼 붙어 있던 습관적인 그리기의 유혹과 모든 미술사의 역사는 잠시 사라졌다. 아니 망각 되었다. 물감을 화면 위, 안에 붓는 행위는 아무것도 없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바탕에 사건을 일으기는 일이다. 무엇을 그리기보다는 어떤 상황을 극적으로 연출하고 물리적인 법칙의 인과관계를 시각화하는 일이다. 모든 사물은 인과관계 속에서 실재한다. 개별적인 시물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물감은 천을 만나 새로운 관계로 접어들고 아래로 흐르면서 중력의 법칙을 받고 아울러 시간의 지배 속에서 변화해간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바람과 공기. 온도와 습기도 조용히 관여한다. 여기에 작가가 인위적으로 개입해서 물감을 흔들고 방향을 달리해주며 모종의 형상, 효과를 찾는다. 경사면을 조율해가며 캔버스를 돌려가는 과정을 통해 물감은 흐르고 퍼져 나가면서 다양한 방향성으로 자취를 만드는 것이다. 주어진 틀 밖으로 나가려는 물감의 관성을 동제하는 과정에서 물감은 작가의 신체 안에서. 의식 안에서 살아 숨쉬는 존재가 된다. 그는 물감을 보듬고 품고 어르면서 그것들이 원하는. 그것들에 합당해 보이는 어떤 상황을 안긴다. 기울기에 의해 물감은 맹렬히 돌진하다가 또 다른 경사면의 제공으로 이내 다른 쪽으로 퍼져나가고자 욕망한다. 캔버스의 경계까지 내쳐 달리면 다시 안쪽으로 밀어 넣어지고 그렇게 한정된 사각형의 틀 안에서 물감들은 자기 생존의 영역을 지도화한다. 그 주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물감은 다만 한계상황 내에서, 임계지대 안에서 자신의 생을 욕망한다. 그렇게 이루어진 이미지. 얼룩은 사각형의 꼴에 의해 제한된 것이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박영택 경기대교수 ＇자연이그리다’ 평론발췌)","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92120471804,"sku":"9791190841122","price":13.48,"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90841122.jpg?v=1776408633","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90841122","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