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97928994","title":"한 번쯤 내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description":"삼십 년 동안 남의 이야기만 받아 적던 기자가, 처음으로 자신을 취재했다\u003cbr\u003e\n고성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800킬로미터, 자전거 여행에서 길어올린 인문 에세이\u003cbr\u003e\n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2021년 여름, 정년을 앞둔 기자가 자전거에 올랐다. \u003cbr\u003e\n출발지 고성은 그가 군 복무를 하던 곳, 폐벙커 마룻바닥에 엎드려 첫 시를 끄적이던 스물두 살의 청춘이 있던 바닷가였다. \u003cbr\u003e\n이 여정은 경주가 아니었고, 결승선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다. \u003cbr\u003e\n그가 바란 것은 멈추지 않고 살아온 시간에 쉼표를 찍고, 그 시절의 자신을 다시 만나는 일이었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삼십여 년 동안 남의 목소리만 기록하느라 정작 내 마음 적는 법을 잊어버렸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출발 전날, 그는 8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에서 DSLR 카메라와 여벌 옷을 덜어내 정확히 1.5킬로그램을 줄였다. 그러자 물음이 따라왔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지난 30여 년간 나를 짓눌러왔던 기록에 대한 강박의 무게는 대체 몇 킬로그램 정도일까.\" \u003cbr\u003e\n\u003cbr\u003e\n7번 국도에서 대형 트럭 사이를 곡예하듯 달리던 그는 문득 알아차린다. \u003cbr\u003e\n도로를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그 모습이 취재원에게서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 조급했던 자신과 똑같다는 것을. \u003cbr\u003e\n내비게이션이 \"경로를 이탈했습니다\"라고 경고할 때마다 갯내음 나는 샛길로 핸들을 꺾자 엔진 소리가 사라지고 풍경이 깊어졌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길에는 명태 배가 사라진 대진항에서 아코디언을 켜던 숙소 주인, 97세 아바이마을 할머니의 해맑은 웃음, \u003cbr\u003e\n파도를 기다리며 서핑보드를 챙기던 칠순의 스님이 있었다. 그러나 오르막이 길어질수록 외면해 온 장면들이 되살아났다. \u003cbr\u003e\n후배에게 \"분노하지 않으면 기자 하지 마라\"고 말하던 그는 \"과연 나는 얼마나 정의로웠던가\" 묻는다. 자전거를 끌고 오르며 그는 배운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기어는 마음과 같다. 오르막에서는 짐을 덜어내듯 기어를 낮춰야 한다. \u003cbr\u003e\n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강한 기어를 쓰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배우는 일이다.\"\u003cbr\u003e\n\u003cbr\u003e\n앞만 보며 살아왔다고 믿었지만, 잊었다고 생각했던 지난날은 잊힌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한 채 외면했던 것이었다. \u003cbr\u003e\n그는 묻어 둔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가만히 어루만져 보았다\"고 적었다. \u003cbr\u003e\n부끄러움과 미안함의 언어로 삶을 설명해 왔지만, 숨 가쁜 오르막이 끝나는 자리에서 그는 인정한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나를 단단하게 만든 것은 평탄한 길이 아니라 늘 숨 가쁜 오르막이었다.\"\u003cbr\u003e\n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을숙도 갈대숲에서 페달을 멈추던 순간, 30년 가까이 타인의 고통을 받아 적느라 한 번도 자신에게 건네 보지 못한 말이 떠올랐다. \u003cbr\u003e\n이 책은 그 말에 이르는 여정이다. \u003cbr\u003e\n\u003cbr\u003e\n각 부의 문은 여행스케치 삽화 14점이 열고, QR코드를 찍으면 저자가 길 위에서 직접 촬영한 여행 영상이 이어진다. \u003cbr\u003e\n부록 14개 코스 가이드는 최단 거리를 안내하지 않는다. 부디 이 길 위에서 잠시 길을 잃으시길. \u003cbr\u003e\n\u003cbr\u003e\n저자 김병기는 오마이뉴스에서 편집국장과 부사장을 지냈고, 4대강 현장을 15년 동안 기록해 다큐멘터리 〈삽질〉을 연출했다.\u003cbr\u003e\n속도에 체한 모든 사람에게, 그리고 그 곁에서 오래 기다려 준 사람에게 이 책을 건넨다.\u003cbr\u003e\n\u003cbr\u003e\n■ 이 책의 4가지 특별함\u003cbr\u003e\n-읽는 여행: 고성 대진항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14개 부, 42편의 글. 풍경과 사람을 만나고 자신을 만난다.\u003cbr\u003e\n-그리는 여행: 김종현 작가의 삽화 14점이 각 부의 문을 연다.\u003cbr\u003e\n-보는 여행: 본문의 여행영상 QR코드를 스캔하면 저자가 길 위에서 직접 촬영해 만든 여행 영상으로 이어진다.\u003cbr\u003e\n-달리는 여행: 부록의 14코스 가이드에는 거리, 상승고도, 라이딩 팁이 담겨 있다.","brand":"Bookstore 12","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67813718491388,"sku":"9791197928994","price":21.35,"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97928994.jpg?v=1792488544","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97928994","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