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97947421","title":"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리얼리스트 시전 2)","description":"자기 앞의 꽃을 명상하다\u003cbr\u003e\n  \u003cbr\u003e\n 한국 현대시에서 ‘꽃’은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미당이 설파한 누님같이 생긴 꽃, 국화는 만고풍상을 겪고 난 후 피어난 완숙미를 드러낸다고 평자들은 말합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온 세상이 복무해야 한다는 생각은 환상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너를 불러 줘야만 하나의 존재로 인식된다는 김춘수의 시각은 자기중심적 사유의 발로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존재의 타자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u003cbr\u003e\n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는 새로운 꽃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완상 대상으로서, 인식 대상으로서 꽃이 아니라 실존하는 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시들지 않는 꽃은 영원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소멸 능력이 사라진 비주체적 존재의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들지 않는 꽃은 생명을 잉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누군가 바라봄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시집은 하루도 쉴 수 없는 여성성을 담지하고 있습니다. \u003cbr\u003e\n 하루도 쉴 수 없는 여성 현실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자기 의지대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실천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것은 애초에 정해진 삶의 출발, 고정된 생활의 질곡, 예정된 여성 종말의 전통을 상징합니다. 이옥금은 이 상징을 깨기 위해 오히려 하루도 쉴 수 없다고 자기 분열을 시도합니다. 남성성의 푯대 위에 자기 깃발을 세우고자 합니다. 이러한 일은 엘렌 식수가 주장했던 ‘voler’의 상상력입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날아가는 일입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변신하는 일입니다. 이 시집은 그러한 여성 변화의 명상을 담았습니다. \u003cbr\u003e\n 이옥금은 귀농 시인입니다. 서울 예술 대학교 문예 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하였습니다. 그 이전 2000년 계간 『학산문학』에 소설이 추천 완료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이력에도 문단을 떠나 시골로 간 이유는 그의 문학 속에 자연을 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경북 문경에서 미나리를 키우며 잃어버린 자기를 되찾으려는 것이며, 자기 앞의 생을 살고자 하는 뜻입니다.\u003cbr\u003e\n \u003cbr\u003e\n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는 무엇을 담았는가?\u003cbr\u003e\n\u003cbr\u003e\n  기다리는 힘\u003cbr\u003e\n \u003cbr\u003e\n 걷는 사람은 사색하는 이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철학적 사유 속에 시는 깊이 자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는 기다리는 이의 것입니다. 김기림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변절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시인입니다. 그가 미당이나 최재서를 따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기다리는 힘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시인의 예언자적 지성으로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그처럼 이 시집은 하루도 쉬지 않고 기다라는 이의 마음 자세로 새로운 영토를 꿈꾸고 있습니다. \u003cbr\u003e\n 그의 기다림은 총 6부로 나누어 편성했습니다. 1부 돌아오지 않은 것들을 위해 기다림, 2부 빠져나오지 못한 것들을 위해 떠남, 3부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위해 돌아감, 4부 이 길을 건너기 위해 다시 세움, 5부 먼 곳에 다녀오기 위해 기억함, 6부 전깃줄 위의 생을 위해 애도함. 1부는 귀농 살이 현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떠난 것들을 자연이 언제나 기다리듯이 문을 닫지 않고 시인이 문전에 서 있습니다. 2부는 전통적 여성성에 갇힌 생각들을 판단중지시키고 새롭게 문을 열고 있습니다. 3부는 부정했던 여성적 면모를 다시금 복원시키고자 합니다. 4부는 괄호 친 존재들의 타자성을 담았습니다. 5부는 빛바랜 옛사랑을 더듬고 있습니다. 6부는 간당간당한 삶의 현장을 지켜보며 위기에 처한 존재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u003cbr\u003e\n 이 시집은 궁극적으로 기다리는 힘이 거름이 되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갈 것이라는 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 땅에 시의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 있지만 이옥금은 그 남성적 상징 위에 여성적 깃발을 꽂고자 합니다. 아직은 깃발의 아우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 찬찬히 이 시집을 읽다보면 분명 기다리는 자의 미래가 보이리라 믿습니다.","brand":"My Store","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48961147273468,"sku":"9791197947421","price":13.48,"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97947421.jpg?v=1776018432","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97947421","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