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book-9791199415638","title":"영원 부르기: 어떻게 슬픔이 미래를 지키는가","description":"파괴되어 가는 환경, 거세지는 폭력\n암울한 미래를 눈앞에 둔 우리는\n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n\n우리가 과거를 다시 쓰는 순간\n미래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n2022년, 미국의 사회 활동가들과 학부모들이 하나의 추모 전시를 선보였다. 그 이름은 'NRA 어린이 박물관'이다. 여기서 NRA는 전미 총기 협회로, 미국의 개인 총기 소지 법안이 유지되도록 강력한 로비를 펼치는 단체다. 이런 단체와 어린이라는 단어를 나란히 늘어놓은 모습은 그 둘이 거의 충돌해 버린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이 전시는 2021년 한 해 동안 총에 맞아 숨진 4,700여 명의 미성년 아이들을 추모하는 작업이었다. 텅 비어 있는 스쿨버스 52대를 일렬로 늘어놓은 이 작업은 길이가 1.5킬로미터에 달하며, 각 버스의 탑승 정원을 다 합하면 2021년에 총격으로 사망한 아이들의 수와 일치했다. 이 버스 행렬은 NRA를 적극 지지한 어느 상원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공회전하며 한참을 서 있었고, 그 커다란 규모와 텅 빔 사이의 대조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NRA 어린이 박물관은 추모인 동시에 고발이었고, 폭력을 옹호하는 권력을 향한 시위이자 저항이었다.\n『영원 부르기』에는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한 추모들이 담겨 있다. 비가 오기를 기원하며 메마른 강바닥 위에 진흙으로 이루어진 작은 도시를 만드는 사람이 있고, 폭력 정권이 사람들을 가두고 총살하던 건물을 호스텔로 개조한 사람들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죽어 버린 나무들을 뉴욕 한가운데의 공원에 옮겨 심은 사람이 있고, 해수면이 상승할수록 점점 잠겨 사라지는 공원을 설계한 사람이 있다. 이 책을 쓴 로런 마컴은 이러한 새로운 추모들이 '추모 공간 혹은 추모하기'에 관한 사람들의 통념을 뒤흔들고, 그럼으로써 추모란 무엇인가를 더 깊이 생각하도록 이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n마컴이 이렇게 새로운 추모들을 탐구하는 이유는, 역사를 다시 쓰고 기억의 형태를 재구성하는 일이 새로운 미래를 불러오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인류가 그간 짓밟듯 삭제해 버렸던 약자들을 위해 새로운 애도를 시작한다면, 사소하고 비천하다고 여기던 존재들의 소멸을 슬퍼하고 그들을 다시금 기억하려 한다면, 그 새로운 마음가짐은 지금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바꾸게 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선으로 재구성된 '오늘의 나'는 어제와는 다른 미래를 향해 움직일 것이다. 결국 우리가 무언가의 역사를 떠올리는 순간, 거기에는 불변하는 과거도, 불변하는 '오늘의 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시간 속에 새로운 가능성이 들어선다.\n\n\u003cb\u003e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이에게\n더 많은 것이 살아남는 미래가 주어진다\u003c\/b\u003e\n\n이처럼 무언가를 다시-기억한다는 건 실로 강력한 행위기에, 마컴은 기후 종말이라는 절망적인 미래를 눈앞에 둔 인류가 그 힘을 이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미래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녀를 밀어붙이며 여러 질문을 쏟아 넣는다. 권력자들이 만든 기념비는 늘 확고한 형태를 가지려 하는데,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추모비는 왜 점점 더 구상적인 형태에서 멀어지려 할까? 멸종한 새들, 떼죽음한 물고기들, 녹아 무너진 빙하와 그 곁에서 살던 생물들, 권력이 지워 버리려 했던 사람들… 이렇게 누구 한 명의 얼굴이나 한 가지의 형태로 구체화할 수 없는, '그때 그곳에서 사라져 버린' 모든 존재를 함께 추모하는 구조물은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할까? 이런 질문들은 결국 글을 통해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컴 자신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언어로는 어떤 추모를 할 수 있을까?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언어를 긴급히 갱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새로운 형태의 비극과 재난을 적시하는 단어, 사람들에게 익숙함 대신 경각심을 선사할 수 있는 단어는 어떻게 만들어 내야 할까? 종말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될 미래를 부르는 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n『영원 부르기』는 이런 치열한 질문들과 거기서 파생된 모색을 가득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구조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질문들처럼 독특한 형태를 띤다. 미국의 한 언론 평에 따르면 이 책은 \"전통적인 에세이 형식을 깨고 예술, 역사, 회고록, 보도 기사의 조각들을 모아 다시 재구성하는데, 이러한 형식은 기후 위기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서로 연결돼 있음을 구현\"한다. 더 적확한 추모 방식을 찾기 위해 추모비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건축가들처럼, 마컴 역시 환경 종말이라는 '미래를 미리 애도'하기 위해(이 목적 자체부터 이미 패러독스에 해당한다) 『영원 부르기』의 구조를 전통적인 서사 바깥으로 가져간 것이다. 그러나 이종(異種)의 텍스트를 촘촘하게 짜 넣은 이 책의 구조는 분열이나 해체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색채의 조합을 선보이는 패치워크 작업 같은 감동을 안겨준다.\n작가이자 활동가인 리베카 솔닛은 절망적인 미래 앞에서 순순히 멜랑콜리 속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어 간다고, 그 비뚤어진 자기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고요한 문장과 절대 타협하지 않는 심지를 겸비한 『영원 부르기』는 그 안온한 절망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앞을 밝혀 주는 길잡이이자 동무가 되어, 오래도록 그들 곁에서 함께 걸을 것이다.","brand":"Bookstore 12","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50974048321788,"sku":"9791199415638","price":16.85,"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30\/4681\/9068\/files\/9791199415638.jpg?v=1786613206","url":"https:\/\/bookstore12.com\/products\/book-9791199415638","provider":"Bookstore 12","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