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리버럴의 시점
이념, 시장, 입법에 관한 에세이 모음
이 책은 그 동안 학생들에게 마음을 다해 전하던 이야기들을 일반 독자를 위해 묶어 본 것이다. 시장경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물질부분을 담당하는 중차대한 질서인데, 사람들은 이 체제의 소중함과 원리를 제대로 인식할 겨를이 없다. 게다가 시장경제라는 말 자체가 사실 딱딱하고 재미가 없는 인상을 준다. 그리하여 이 책은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에 관한 쉽고도 진솔한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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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물질적 부는 1948년 건국 이래 피와 땀으로 일군 대외개방형 시장경제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장경제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하기 일쑤다. 오히려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체제, 갑질을 보장하는 비윤리적 체제라는 부정적 인식이 날로 팽배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시장경제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품고 대학에 입학한다. 시장이란 비열한 이기심이 가감없이 표출되는 곳이며, 시장경제는 약육강식의 포악한 시스템이라는 편견이다. 이 쏠린 생각을 바로 잡고 이들을 시장경제의 건강한 주역으로 키우는 것이 내 소명이라고 여겨왔다.
나의 경제법 강의는 매주 75분 2회로 편성된다. 나는 75분 강의에서 중간의 10분 정도를 할애하여 공동체의 이념, 사유재산권과 신앙의 자유, 프랑스혁명과 로베스피에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조선왕조의 지배구조, 경제입법의 통제, 한국 시장경제의 모형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을 다해 전해 왔다.
올 봄에도 '장 깔뱅의 제네바 신정정치'를 학생들에게 전할 것이고 어느 날 아침 9시 강의에 앞서 깔뱅의 종교 전체주의를 되새기면서 내 가슴은 다시 두근거릴 것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다.
시장경제는 인간의 회색빛 본성에 부합한다는 것, 서구 시민사회가 애써 가꾸어 온 정교한 질서라는 것, 시민적 자유를 바탕으로 한 경제질서라는 것, 인류를 굶주림과 아사로부터 구원한 제도라는 것, 전체주의 통제경제의 대척점에 서서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해온 검증된 체제라는 것 등이다.
이 책은 그 동안 학생들에게 마음을 다해 전하던 이야기들을 일반 독자를 위해 묶어 본 것이다. 시장경제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물질부분을 담당하는 중차대한 질서인데, 사람들은 이 체제의 소중함과 원리를 제대로 인식할 겨를이 없다. 게다가 시장경제라는 말 자체가 사실 딱딱하고 재미가 없는 인상을 준다. 그리하여 이 책은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에 관한 쉽고도 진솔한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이 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점하는 부분은 시장과 입법이다. 시민사회는 국가권력으로부터 풀려난 시민들의 사회다. 시장경제는 시민사회의 경제질서다. 그러기에 시장경제의 첫 번째 강령은 자유다. 공권력의 간섭으로부터 해방된 공간이 있어야 비로소 열린 시장과 자유로운 경쟁이 들어선다.
그런데 권력은 본능적으로 경제와 부를 통제하고 간섭한다. 궤도에 오른 시장경제는 공권력의 간섭을 줄이면 창달되고, 간섭의 정도를 높이면 거래비용이 유발되어 기세가 꺾인다. 트럼프 정부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내리고 누진세 구조를 철폐하자 미국 경제가 반짝 반색하는 것과 같다.
오늘 우리 사회에는 경제의 자율화, 시장화가 아니라 경제를 정치화, 민주화하라는 요구가 넘친다. 제도적인 인허가가 철폐된 자리에 행정지도를 통한 사실상의 인허가가 똬리를 틀고, 소상인 보호와 갑질 단속 등 공권력이 간섭할 사유는 날로 늘어 간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집단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졌고, 제조업 중심의 국가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한 순환출자 금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다. 경영합리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틀어막고 계열사의 공동출자를 통한 ICT 분야로의 진출을 매우 어렵게 한다.
그저 재벌을 괴롭히는 수준의 규제들은 제조업을 빠르게 공동화시키고 고용없는 성장의 추세를 가중시킬 따름이다. 그러나 규제를 애써 풀고 시장 자율의 폭을 넓히면 경제는 활성화된다. 보수정부이든 진보정부이든 현재의 제반 규제를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각종 규제가 여러가지 산업을 망가뜨린 사례를 모아 보았고, 입법과오가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의 사례로 김영란법 시행 전후를 살펴 보았다.
이제 돌이켜보니, 글이 고르지 못하다. 어떤 부분은 가벼운데 어떤 부분은 무겁다. 제4부의 글이 무거운 편인데, 국민경제의 미래를 다루었기 때문일거다. 또 한가지 사학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조선사회의 이념과 지배구조에 관한 글을 쓴 것도 마음에 끼인다.
시장자유의 관점에서 조선후기의 사회경제상을 나름대로 살펴 본 것인데, 지나친 추론과 과다한 해석을 한 곳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 여러분께서 이 책을 통해 나라 사랑과 시장경제의 가치를 한 자락이라도 확인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끝으로 장구한 세월에 걸쳐 우리나라 출판시장을 묵묵히 선도하고 있는 박영사 안종만 회장님의 오랜 후의에 감사드리고, 이 책의 간행을 기획하고 또 편집에 수고한 따뜻한 손길들 위에 더 큰 발전이 임하기를 삼가 기원한다.
2018년 초봄
지은이 상재
목차
목차
01 시민사회,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 ㆍ11
절대왕정에서 시민사회로_14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짝_17
1776년의 국부론과 1816년의 목민심서_21
서세동점은 동아시아의 전근대가 근대와 만나는 과정_23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 제헌 헌법_25
뿌리가 얕은 한국의 시민사회_27
02 베네주엘라의 이념 실험과 인도의 종교근본주의 입법 ㆍ31
차베즈의 혼합경제, 멀쩡한 나라를 삽시간에 망치다_33
시장이 무너진 베네주엘라의 참혹한 현실_36
시장경제의 궁극적 윤리성_38
종교가 세속의 일을 간섭할 때_40
힌두근본주의 집권당의 소 도축·유통 금지법_42
03 자유, 공동체의 주된 가치 ㆍ44
이념,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_45
쑨원의 삼민주의, 그럴싸한 엉터리_48
자유, 시민사회를 이끄는 이념_51
삼색기, 자유 평등 박애의 상징_54
PART 02 구한말,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까- 시장리버럴이 보는 조선의 이념과 지배구조
01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나라 조선 ㆍ59
DR 콩고에서 되새긴 한국인의 정체성_60
조선,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까_63
영화 남한산성이 던지는 메시지_66
가난을 구조화했던 조선의 이념과 지배구조_68
놀라운 책 북학의_72
02 노비, 세금, 특유의 소농경제 ㆍ76
조선의 민초는 어떻게 살았을까_78
노비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제_79
소수의 양인에게 집중된 세금_81
재화의 생산과 유통을 탄압한 소농사회_85
시장의 금압과 정조의 신해통공_89
억압받는 쟁이와 장사치_93
03 시장이 없었던 조선의 금속활자 ㆍ96
출판시장과 영업의 자유를 몰랐던 우리의 금속활자_98
경복궁의 품계석_101
성리학을 빙자해 모든 것을 얽어매다_103
1704년 유정기의 이혼청구 사건_105
유정기 이혼을 통해 본 조선의 법제와 소송_107
성리학이란 도대체 무엇인가_112
04 닫힌 지배구조와 사상탄압 ㆍ116
수직적으로 정형화된 인간관계_117
'열린' 언로와 난상토론_119
아무런 내용이 없는 상소_121
가혹한 사상탄압_124
정조의 문체탄압_128
05 사화와 모반, 잦은 정변의 법경제학 ㆍ132
모반사건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이유_133
대명률의 재산몰수의 기준과 사례_136
친국과 만기친람의 1인 체제_138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보고의 건수_142
PART 03 시장과 입법- 법은 권력이 경제에 간섭하는 통로이자 이를 억제하는 툴
01 권력이 경제에 간섭하는 통로 ㆍ147
사유재산권 보장은 근대로의 출발점_148
세금의 징수_150
인허가, 제도화된 경제간섭_152
행정지도, 만연한 비공식적 간섭_154
검찰수사와 세무조사, 의도를 감춘 간섭_156
대중영합적 규제는 시장경제의 암_160
02 시장은 열고 규제는 풀어야 ㆍ162
대학입시, 불평등을 키우는 규제의 덩어리_164
시장은 다양성의 원천_168
규제가 망친 우리 술_169
어떻게 하면 되는가_172
03 중소기업 적합업종, 말썽 많은 한국형 진입규제 ㆍ174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역사_176
이 제도로 인한 비용과 편익_178
선진국에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있을까_182
04 막걸리, 규제로 살아났다 죽기를 거듭하다 ㆍ185
사케는 인기인데 막걸리는 죽을 쑤고_188
조선의 술, 가양주의 전통_190
막걸리는 규제의 종합판_192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일어나던 막걸리를 좌절시키다_195
여전히 남아있는 자잘한 규제들_196
05 잘 나가던 면세점 꺾은 규제 ㆍ199
면세점 산업의 규모와 구조_200
몰상식한 원점심사_202
악성의 규제가 더욱 심해지는 이유_204
규제강화의 내용을 살펴보면_205
롯데와 신라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가_208
면세점시장과 중소기업 보호_210
06 가격규제, 이제는 반시장적 적폐 ㆍ213
박정희 정부의 보편적 가격통제_214
가격형성은 영업의 자유의 핵심_216
장바구니 물가는 정권 차원의 관심사_219
07 원가연동제, 정말 위험한 가격통제 ㆍ223
서울우유의 우유페이_224
수급에 따른 가격변동을 막는 원유가연동제_226
가격기능을 통제한 대가_227
공산품에 대한 납품단가 원가연동제 주장_229
08 입법의 비용, 김영란법의 경우 ㆍ232
인도의 고액권 기습폐지_233
김영란법이 몰고 온 공포_235
난법은 예정했던 성과를 거두었을까_238
난법 시행 기사와 댓글 반응_240
PART 04 시장경제의 미래
01 한국인은 정말 시장경제를 원하는가 ㆍ249
개인주의는 한국인의 체질인가_251
해방 당시 한국인은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_253
시장경제는 6.25가 가져온 선물_256
02 경제민주화, 어떤 지표여야 하는가 ㆍ259
경제민주화 조항이 헌법에 들어온 경위_262
경제민주화, 한국 특유의 화두_264
헌법 경제조항의 변천과 경제민주화 조항_266
경제민주화를 별도의 규제·조정 사유로 볼 것인가_268
경제민주화, 여러 사유를 포섭하는 상위개념_271
03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우리의 모델일까 ㆍ273
시장경제의 구체적 모습은 천태만상_275
헌법과 사회적 시장경제론_277
기본권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_282
시장경제 모형 창출은 중요한 과제_283
각성된 자유인은 우리의 영원한 꿈_286
미 주 ㆍ290
색 인 ㆍ295
저자
저자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농촌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서울대에서 법학으로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고, 여러 해의 시차를 두고 미국 시애틀, 독일 바이로이트, 일본 도쿄의 대학에 연구차 체류하면서 그 곳의 제도와 문화를 견문하였다.
1년 남짓 회사를 다니다가 병역을 마쳤고, 이후 줄곧 연구자로서 대학교수의 삶을 살고 있다. 2009년 중반 제15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우리나라 시장질서를 총괄하였다.
경쟁법학회와 비교사법학회 회장을 거쳤으며, 현재 성균관대 로스쿨에서 공정거래법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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