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인간
시계 없는 삶을 위한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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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지배적인 시간 담론에 대한 인문학적 레지스탕스!
이 책은 난해한 시간 철학서도, 성공을 위한 시간 습관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이 시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간적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희망의 길을 찾기 위한 작은 시도다.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는 왜 매일 시간에 쫓기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왜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 결정한 시간 리듬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과거의 추억을 즐기고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서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책은 난해한 시간 철학서도, 성공을 위한 시간 습관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이 시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시간적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고 희망의 길을 찾기 위한 작은 시도다. 궁금하지 않은가? 우리는 왜 매일 시간에 쫓기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왜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것일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 결정한 시간 리듬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과거의 추억을 즐기고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서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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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제1회 방송대 출판문화원 도서원고 공모〉 교양도서 부문 수상작
※ 이 책에 대한 〈제1회 방송대 출판문화원 도서원고 공모〉 심사평
오늘날 시간에 종속되고 급기야 인간이 소외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책은 현대사회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현실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진 역사, 사회적 맥락을 짚은 동시에 여러 철학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시간이 곧 돈이라 여기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간관념에 대한 고발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는 나
누가 나를 '시간 감옥'에 가두었는가?
우리는 엄청난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나름 민주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시간적 관점에서 보면 역사상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엄격한 시간 규칙을 강요받는다.
잠시 생각해 보자. 하루 일과 중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회사에서의 근무시간, 학교나 학원에서의 시간표, 병원 진료 예약, 심지어는 TV 편성표부터 지하철 열차 배차 시간표까지! 우리는 남이 짜 놓은 시간,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갑'의 시간 속에서 살고 있고, 이 사실을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 왔다. 또한 이에 대해 지금껏 어느 누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 중 정말로 나의 것이 있었던가? 오늘날 우리의 삶이 과연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시간의 창조자가 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오랫동안 시간에 관하여 연구해 온 저자는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현실이 우리의 행복과 자유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역설한다. 그는 시간을 '자연과 사회라는 공간에서 언어, 사물, 제도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자 여전히 진화하고 변화하는 개념, 상징, 제도'라고 정의하고,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왜 우리가 매일 시간에 쫓기는지, 왜 우리 스스로 시간의 창조자가 되지 못하는지를 매우 논리적으로 파헤쳤다. 희망보다는 절망을 외치는 이 시대에 시간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더 나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행복에 이르는 길, 호모 템포라리스(Homo Temporalis)
그동안 여러 학문분야에서는 인간의 본성(특성)을 다양한 용어로 표현해 왔다. '지혜가 있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 '공부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아카데미쿠스(homo academicus),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저자는 시간적 관점에서 인간을 정의하기 위해 '호모 템포라리스(homo temporalis)'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한다.
호모 템포라리스란, '시간 의식을 가진 인간'을 뜻한다.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시간 의식에 있다. 동물은 일반적으로 '직관적 시간'만을 가지고 산다. 그래서 동물은 감각적 세계에 크게 영향을 받고 현재에 충실하며 살 수 있으나 오래된 과거를 회상할 수 없고 먼 미래를 예측하거나 계획할 수 없다. 그러나 시간 의식을 가진 인간은 현재의 감각적 세계를 벗어나 정신적 활동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그래서 과거, 현재, 미래가 균형 잡힌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현재의 시간 의식 속에서 서로가 팽팽하게 줄다리기하는 것을 경험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균형, 즉 건강한 시간 의식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결코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시간 의식을 되찾을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시계 없는 삶'이다. 다소 모순적으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여기서 '시계'란 단순히 벽시계나 손목시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 의식을 지배하는 다양한 외부 자극들을 상징한다. 이 책은 이 자극들에 대한 '레지스탕스'다.
책속으로 추가
시간이 주는 이러한 스트레스의 배후에는 시간은 돈이라는 개념과 사회적 시간 규율에 길들여진 우리의 몸이 있다. 우리는 워낙 어릴 때부터 사회적 시간 규율에 길들여져 있기에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뭔가 큰 죄를 저지른 것처럼 불안해지고 심지어 자학까지 한다. 또 시간 자본에 대한 의식 때문에 약속 시간에 일찍 도착한 사람은 늦게 오는 사람을 기다릴 때 마치 돈을 낭비하는 것처럼 뭔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늦게 도착한 사람은 적어도 자신은 돈을 손해 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시간 개념은 인간관계 자체에 대한 가치보다는 타인과 보낸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 가치에 집착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인간관계를 계산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현대인의 중요한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괜히 아까운 시간만 버렸네"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여기서 아까운 시간이란 아까운 삶의 시간이라기보다는 돈의 의미에 가깝다.
p. 131
현재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에 비해 현재가 만족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미래가 별로 걱정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물론 우리는 의도적으로 현재에 몰입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현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현재의 몰입이 끝나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예측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몰려온다. 현재주의가 설득력이 있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 때문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단어가 마치 세 가지 분리된 현실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세 가지는 명확히 분리되지 않는다. 누구나 현재의 행복을 잡고 싶지만 과거가 만들어 놓은 현재는 다시 미래를 예시하게 한다. 우리의 몸과 정신은 시간의 지향성 속에 살고 있고 그 속에서 현재의 생각과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pp. 158-159
현재주의 시간관이 우리 시대에 널리 확산될 수 있었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소수 지식인의 영향보다는 자본주의의 소비문화에 있다. 자본주의는 즐거움과 행복이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기보다 돈으로 사고 소비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현대인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음악을 내려받고 영화관을 찾는다. 텔레비전에서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스마트폰으로 틈나는 대로 게임을 한다. 이처럼 자본주의의 시스템에서 생산된 상품은 즉각적인 쾌락과 감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p. 161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권력은 시간권력이기도 하다. 자본권력은 자본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타인의 객관적인 기회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주관적인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시간권력은 타인의 물리적 시간이나 심리적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래의 방향이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자본권력자는 곧 시간권력자다.
시간권력자는 사회의 시간적 질서를 만들거나 그것을 타인에게 부과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자다. 시간권력은 타인에게 미래를 기대하게 하거나 희망을 버리게 할 수도 있다. 또 타인에게 기다리게 하거나 서두르게 할 수도 있다. 사실 기다린다는 것 혹은 기대한다는 것은 순응이나 복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간권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 시간권력자는 기대하게 하고, 연기하고, 나중에 도착하는 자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시간이나 사회의 시간 질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 193
가장 오래되고 지금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간권력은 정치권력이다. 정치권력은 법과 제도로 사회에 시간 질서를 부여한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은 미리 미래에 현재의 질서를 부과하는 일이다. 이것은 마치 도로의 기능과 비슷하다. 고속도로에서는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경유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출발지를 떠나면 정해진 장소를 지나 도착지에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게 된다. 고속도로에서처럼 법과 제도는 많은 사람이 미리 정해진 길을 가게 만든다. 이 법 제도적 시간 질서는 일상생활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하고 강제적인 것이다. 만약 이 질서를 따르지 않으면 엄격한 제재나 불이익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야간 통행금지나 야간 집회 금지와 같이 기본적인 자유를 억압하는 시간 제도는 없다. 하지만 교육, 노동, 휴가, 군복무, 공휴일 등과 같은 수많은 시간 제도가 여전히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p. 196
기회가 평등한 사회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쉽게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사회는 '미래가 열린 사회'다. 이런 사회는 삶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항상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 개인의 성장 배경이나 과거의 경험이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결코 미래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반면 기회가 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의 방향을 바꾸거나 꿈을 실현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회는 '미래가 닫힌 사회'다. 이 사회에서는 개인의 성장 배경이나 과거의 경험이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미 미래는 점점 돌처럼 단단히 굳어져 간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은 계속해서 좌절과 절망을 느낄 것이다.
p. 216
자유란 예측되는 미래를 현재에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자유는 정반대의 시간적 흐름을 갖는다. 자유는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창조적 행위를 말한다. 이때 과거는 이미 지나 버린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축적되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종횡으로 뒤섞인 다음 정신의 활동에 의해 재구성되어 현재에 다시 부상하는 '잠재적인'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 정신의 본연을 통해서 본 미래는 결코 결정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p. 240
※ 이 책에 대한 〈제1회 방송대 출판문화원 도서원고 공모〉 심사평
오늘날 시간에 종속되고 급기야 인간이 소외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 책은 현대사회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현실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진 역사, 사회적 맥락을 짚은 동시에 여러 철학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시간이 곧 돈이라 여기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간관념에 대한 고발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는 나
누가 나를 '시간 감옥'에 가두었는가?
우리는 엄청난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나름 민주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시간적 관점에서 보면 역사상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엄격한 시간 규칙을 강요받는다.
잠시 생각해 보자. 하루 일과 중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회사에서의 근무시간, 학교나 학원에서의 시간표, 병원 진료 예약, 심지어는 TV 편성표부터 지하철 열차 배차 시간표까지! 우리는 남이 짜 놓은 시간,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갑'의 시간 속에서 살고 있고, 이 사실을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 왔다. 또한 이에 대해 지금껏 어느 누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은 채 살아왔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 중 정말로 나의 것이 있었던가? 오늘날 우리의 삶이 과연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시간의 창조자가 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오랫동안 시간에 관하여 연구해 온 저자는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현실이 우리의 행복과 자유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역설한다. 그는 시간을 '자연과 사회라는 공간에서 언어, 사물, 제도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자 여전히 진화하고 변화하는 개념, 상징, 제도'라고 정의하고,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왜 우리가 매일 시간에 쫓기는지, 왜 우리 스스로 시간의 창조자가 되지 못하는지를 매우 논리적으로 파헤쳤다. 희망보다는 절망을 외치는 이 시대에 시간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 더 나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행복에 이르는 길, 호모 템포라리스(Homo Temporalis)
그동안 여러 학문분야에서는 인간의 본성(특성)을 다양한 용어로 표현해 왔다. '지혜가 있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 '공부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아카데미쿠스(homo academicus),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저자는 시간적 관점에서 인간을 정의하기 위해 '호모 템포라리스(homo temporalis)'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한다.
호모 템포라리스란, '시간 의식을 가진 인간'을 뜻한다.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시간 의식에 있다. 동물은 일반적으로 '직관적 시간'만을 가지고 산다. 그래서 동물은 감각적 세계에 크게 영향을 받고 현재에 충실하며 살 수 있으나 오래된 과거를 회상할 수 없고 먼 미래를 예측하거나 계획할 수 없다. 그러나 시간 의식을 가진 인간은 현재의 감각적 세계를 벗어나 정신적 활동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그래서 과거, 현재, 미래가 균형 잡힌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현재의 시간 의식 속에서 서로가 팽팽하게 줄다리기하는 것을 경험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균형, 즉 건강한 시간 의식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결코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시간 의식을 되찾을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시계 없는 삶'이다. 다소 모순적으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여기서 '시계'란 단순히 벽시계나 손목시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 의식을 지배하는 다양한 외부 자극들을 상징한다. 이 책은 이 자극들에 대한 '레지스탕스'다.
책속으로 추가
시간이 주는 이러한 스트레스의 배후에는 시간은 돈이라는 개념과 사회적 시간 규율에 길들여진 우리의 몸이 있다. 우리는 워낙 어릴 때부터 사회적 시간 규율에 길들여져 있기에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뭔가 큰 죄를 저지른 것처럼 불안해지고 심지어 자학까지 한다. 또 시간 자본에 대한 의식 때문에 약속 시간에 일찍 도착한 사람은 늦게 오는 사람을 기다릴 때 마치 돈을 낭비하는 것처럼 뭔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늦게 도착한 사람은 적어도 자신은 돈을 손해 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시간 개념은 인간관계 자체에 대한 가치보다는 타인과 보낸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 가치에 집착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인간관계를 계산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현대인의 중요한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괜히 아까운 시간만 버렸네"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여기서 아까운 시간이란 아까운 삶의 시간이라기보다는 돈의 의미에 가깝다.
p. 131
현재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에 비해 현재가 만족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미래가 별로 걱정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물론 우리는 의도적으로 현재에 몰입하며 살 수 있다. 하지만 현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현재의 몰입이 끝나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예측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몰려온다. 현재주의가 설득력이 있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 때문이다. 과거, 현재, 미래라는 단어가 마치 세 가지 분리된 현실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세 가지는 명확히 분리되지 않는다. 누구나 현재의 행복을 잡고 싶지만 과거가 만들어 놓은 현재는 다시 미래를 예시하게 한다. 우리의 몸과 정신은 시간의 지향성 속에 살고 있고 그 속에서 현재의 생각과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pp. 158-159
현재주의 시간관이 우리 시대에 널리 확산될 수 있었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소수 지식인의 영향보다는 자본주의의 소비문화에 있다. 자본주의는 즐거움과 행복이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기보다 돈으로 사고 소비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현대인은 즐거움을 얻기 위해 음악을 내려받고 영화관을 찾는다. 텔레비전에서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스마트폰으로 틈나는 대로 게임을 한다. 이처럼 자본주의의 시스템에서 생산된 상품은 즉각적인 쾌락과 감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p. 161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권력은 시간권력이기도 하다. 자본권력은 자본의 소유자뿐만 아니라 타인의 객관적인 기회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주관적인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시간권력은 타인의 물리적 시간이나 심리적 시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래의 방향이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자본권력자는 곧 시간권력자다.
시간권력자는 사회의 시간적 질서를 만들거나 그것을 타인에게 부과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자다. 시간권력은 타인에게 미래를 기대하게 하거나 희망을 버리게 할 수도 있다. 또 타인에게 기다리게 하거나 서두르게 할 수도 있다. 사실 기다린다는 것 혹은 기대한다는 것은 순응이나 복종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시간권력을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 시간권력자는 기대하게 하고, 연기하고, 나중에 도착하는 자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시간이나 사회의 시간 질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 193
가장 오래되고 지금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시간권력은 정치권력이다. 정치권력은 법과 제도로 사회에 시간 질서를 부여한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은 미리 미래에 현재의 질서를 부과하는 일이다. 이것은 마치 도로의 기능과 비슷하다. 고속도로에서는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경유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출발지를 떠나면 정해진 장소를 지나 도착지에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게 된다. 고속도로에서처럼 법과 제도는 많은 사람이 미리 정해진 길을 가게 만든다. 이 법 제도적 시간 질서는 일상생활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하고 강제적인 것이다. 만약 이 질서를 따르지 않으면 엄격한 제재나 불이익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야간 통행금지나 야간 집회 금지와 같이 기본적인 자유를 억압하는 시간 제도는 없다. 하지만 교육, 노동, 휴가, 군복무, 공휴일 등과 같은 수많은 시간 제도가 여전히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p. 196
기회가 평등한 사회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쉽게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사회는 '미래가 열린 사회'다. 이런 사회는 삶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항상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 개인의 성장 배경이나 과거의 경험이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결코 미래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반면 기회가 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의 방향을 바꾸거나 꿈을 실현하기가 어렵다. 이런 사회는 '미래가 닫힌 사회'다. 이 사회에서는 개인의 성장 배경이나 과거의 경험이 끊임없이 발목을 잡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미 미래는 점점 돌처럼 단단히 굳어져 간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은 계속해서 좌절과 절망을 느낄 것이다.
p. 216
자유란 예측되는 미래를 현재에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자유는 정반대의 시간적 흐름을 갖는다. 자유는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창조적 행위를 말한다. 이때 과거는 이미 지나 버린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 축적되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종횡으로 뒤섞인 다음 정신의 활동에 의해 재구성되어 현재에 다시 부상하는 '잠재적인'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인간 정신의 본연을 통해서 본 미래는 결코 결정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p. 240
목차
목차
감사의 말 _ 5
프롤로그 _ 7
제 1 부 인간의 시간
제 1 장 시간은 시간 의식에서 태어난다
인간의 시간을 찾아서
시간은 개념이다
시간 지평에서 시간의 문이 열리다
시간 지평이 감정과 행동을 만든다
호모 템포라리스의 삶
시간 의식이 행복을 좌우한
제 2 장 과거는 창조의 에너지다
과거가 삶에 미치는 영향
후회를 하려면 처절하게
인간은 왜 과거를 후회하는가?
기억은 무언가를 창조한다
제 3 장 미래는 삶의 나침반이다
현재에 존재하는 미래
과거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미래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
행동이 만들어 가는 미래
제 2 부 사회의 시간
제 4 장 사회적 시간과 권력
시간 의식의 사회화
시간, 삶에서 분리되다
사회적 시간은 왜 필요한가?
시계의 발명과 혁신
달력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다
시간의 물리학적 혁명
손목시계를 차는 이유
시간의 감시와 통제
우리나라의 근대적 시간 개념
몸에 주입된 시간 규율
시간 규율의 정당화
제 5 장 미래의 발명: 집단적 시간관의 탄생
시간 의식에서 집단적 시간관으로
신화의 순환적 시간관: 미래는 돌아올 과거다
그리스도교의 직선적 시간관: 구원의 미래
진보주의 역사관: 인간의 손에 맡겨진 미래
과학기술과 진보주의 역사관
진보주의 역사관의 추락
제 6 장 자본주의 시간 시스템
시간 자본의 탄생
노동시간과 행복의 분리
자본화된 삶의 시간
많이 일해야 선진국이 된다?
자본주의 시간 시스템
시계가 필요 없는 곳
제 3 부 미래와 자유
제 7 장 기대 지평의 위기
희망을 상실한 사회의 풍경
운명에 몸을 맡기다
일주일치의 희망을 사다
현재주의의 유혹에 빠지다
개인주의적 삶에 열중하다
소비로 현재의 허기를 채우다
과도한 속도 경쟁
연령적 질서의 붕괴
시간의 종말을 선택하다
제 8 장 나의 미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나의 시간은 나의 것인가?
미래를 만드는 실천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을 꿈꾸지 않는다
자본과 미래
시간권력이란 무엇인가?
시간권력의 미래 결정력
정보와 미래
지식과 미래
결정된 미래와 열린 미래
제 9 장 나는 자유롭게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가?
'지속'하는 인간의 시간
기억은 지속한다
자유는 기억에서 깨어난다
미래는 과연 결정되어 있는가?
자유로운 선택은 무엇인가?
가능성은 과거의 모방이다
자유 의지로 창조하는 미래
차이를 만드는 반복
인간은 죄인이 아닐 수 있었다
미래의 잠재성을 찾아서 _ 247
에필로그 _ 251
프롤로그 _ 7
제 1 부 인간의 시간
제 1 장 시간은 시간 의식에서 태어난다
인간의 시간을 찾아서
시간은 개념이다
시간 지평에서 시간의 문이 열리다
시간 지평이 감정과 행동을 만든다
호모 템포라리스의 삶
시간 의식이 행복을 좌우한
제 2 장 과거는 창조의 에너지다
과거가 삶에 미치는 영향
후회를 하려면 처절하게
인간은 왜 과거를 후회하는가?
기억은 무언가를 창조한다
제 3 장 미래는 삶의 나침반이다
현재에 존재하는 미래
과거가 없으면 미래도 없다
미래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
행동이 만들어 가는 미래
제 2 부 사회의 시간
제 4 장 사회적 시간과 권력
시간 의식의 사회화
시간, 삶에서 분리되다
사회적 시간은 왜 필요한가?
시계의 발명과 혁신
달력의 역사는 권력의 역사다
시간의 물리학적 혁명
손목시계를 차는 이유
시간의 감시와 통제
우리나라의 근대적 시간 개념
몸에 주입된 시간 규율
시간 규율의 정당화
제 5 장 미래의 발명: 집단적 시간관의 탄생
시간 의식에서 집단적 시간관으로
신화의 순환적 시간관: 미래는 돌아올 과거다
그리스도교의 직선적 시간관: 구원의 미래
진보주의 역사관: 인간의 손에 맡겨진 미래
과학기술과 진보주의 역사관
진보주의 역사관의 추락
제 6 장 자본주의 시간 시스템
시간 자본의 탄생
노동시간과 행복의 분리
자본화된 삶의 시간
많이 일해야 선진국이 된다?
자본주의 시간 시스템
시계가 필요 없는 곳
제 3 부 미래와 자유
제 7 장 기대 지평의 위기
희망을 상실한 사회의 풍경
운명에 몸을 맡기다
일주일치의 희망을 사다
현재주의의 유혹에 빠지다
개인주의적 삶에 열중하다
소비로 현재의 허기를 채우다
과도한 속도 경쟁
연령적 질서의 붕괴
시간의 종말을 선택하다
제 8 장 나의 미래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나의 시간은 나의 것인가?
미래를 만드는 실천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을 꿈꾸지 않는다
자본과 미래
시간권력이란 무엇인가?
시간권력의 미래 결정력
정보와 미래
지식과 미래
결정된 미래와 열린 미래
제 9 장 나는 자유롭게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가?
'지속'하는 인간의 시간
기억은 지속한다
자유는 기억에서 깨어난다
미래는 과연 결정되어 있는가?
자유로운 선택은 무엇인가?
가능성은 과거의 모방이다
자유 의지로 창조하는 미래
차이를 만드는 반복
인간은 죄인이 아닐 수 있었다
미래의 잠재성을 찾아서 _ 247
에필로그 _ 251
저자
저자
이원
저자 이원은 군대에서 보초를 서다가 추억 속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인간의 시간 의식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이 우연한 내적 발견은 이후 시간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행으로 그를 이끌었다. 그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한 후 프랑스의 보르도3대학에서 미디어를 시간적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바라본 논문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그는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콘텐츠를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의 역사를 추적하며 현대사회의 시간적 문제를 밝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인간을 도구화하는 '시간 자본' 개념을 비판하면서 시간 본연의 의미를 복원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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