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호일
매일매일 좋은 날
다도의 복잡한 규칙에서 찾은 삶의 단순한 진리
?70만 부 판매, 에세이 부분 일본 최장기 베스트셀러
?영화 〈일일시호일〉 원작
차 한 잔을 맛있게 만드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좋은 말차를 고르고, 알맞은 온도의 물을 붓고 거품을 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거품을 많이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수면 한쪽에 초승달처럼 맑은 녹색을 남겨야 한다. 욕심을 덜어내고, 손의 힘을 빼고, 순간의 균형을 기다릴 때 비로소 한 잔이 완성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초승달을 남기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다.
모리시타 노리코는 20여 년 동안 다도를 배우며 이유도 모른 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왜 이렇게 닦아야 하는지, 왜 소리를 내어 마셔야 하는지, 왜 매번 같은 순서를 따라야 하는지 머리로는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 잘하려 할수록 외우려 할수록 더 어긋나고, 선생님에게 번번이 지적을 받는다. 수업에 가는 날이면 짜증이 나고, 오늘은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곤 한다. 그렇게 애매한 상태로 지내던 어느 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손이 먼저 움직인다. 머리가 아니라 시간이, 이해가 아니라 축적이 사람을 바꾼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다.
국내 독자에게 ‘매일매일 좋은 날’로 알려진 이 책이 원제 《일일시호일》로 다시 찾아왔다. 차를 배우는 이야기 이면에, 반복 속에서 깨어나는 감각과 삶의 속도에 주목해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이 책은 인생의 의미는 뒤늦게 따라온다는 사실을 배우는 기록이기도 하다. 좋은 차 한 잔이 그렇듯, 좋은 삶도 그렇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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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단정한 손끝에서 완성되는 조용한 균형
20년간 독자의 마음을 울린 베스트셀러
《일일시호일》은 차를 잘 만드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이 아니다. 반복 속에서 감각이 깨어나고, 계절의 냄새와 소리를 알아차리며, 삶을 서두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기록을 담은 책이다. 우리는 더 빨리, 더 많이, 더 잘하려고 애쓰지만, 이 책은 정반대로 말한다. 무거운 것은 가볍게 들고, 의미는 나중에 알면 된다고.
취업의 문턱에서 번번이 방향을 잃고, 믿었던 연인과의 이별로 마음이 무너지고, 남들보다 뒤처진 듯한 초조함 속에서도 노리코의 시간은 무심히 흘러간다. 다실에는 어느새 자신보다 더 오래, 더 열심히 차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앞서가지 못했다는 조급함과 비교의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듯 같은 자리에 앉아 물을 끓이고 차를 타는 시간이 쌓이면서, 삶에도 속도가 아니라 흐름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간다. 그렇게 그녀의 시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천천히 깊어지고 있었다.
고요한 다실에서 만나는 차의 시간과 정반대로 노리코의 삶은 여러 번 흔들린다. 늦은 나이에야 비로소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겨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던 무렵 아버지의 죽음이 찾아온다.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건네지 못했다는 후회는 오래 남아 그녀의 마음을 붙든다. 그때 다실에서 배운 말이 떠오른다. 일기일회. 한 번의 만남은 단 한 번뿐이며, 같은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가르침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그녀는 후회 대신 지금의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어느 비 오는 날, 빗소리를 듣는 동안 방도 시간도 사라진 듯한 순간이 찾아온다. 비의 냄새와 공기의 온기, 숨소리와 심장 박동만이 또렷해지고, 세상의 소음과는 멀어진다. 정적 속에 비로소 마주하게 된 자기 모습을 통해 삶을 채우는 것은 거창한 성취나 극적인 변화가 아니라, 이렇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돌아보면 다도를 계속해 온 세월은 특별한 결심이나 열정의 결과라기보다, 그만두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매주 같은 자리에 앉아 물을 끓이고, 차를 타고, 계절을 보내는 일. 그 단순한 반복 속에서 감각은 깊어지고, 마음은 단단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씩 넓어졌다. 컵에 물이 한 방울씩 차오르듯,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축적되고 있었다.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마침내 다명(茶名)을 받고 제자를 가르치는 자리에 선 노리코는 이제 안다. 인생의 의미란 애써 찾아낸 정답이 아니라, 그 고단한 시간을 온몸으로 통과한 뒤에야 덤처럼 따라오는 깨달음이라는 것을. 버티고 견디며 흘려보낸 시간들은 어느새 삶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었다. 인생의 의미 역시 애써 찾은 답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과한 뒤에야 덤처럼 따라온 깨달음이었다.
이 책은 특별한 성공이나 극적인 변화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하루,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 그리고 그 속에서 서서히 변해 가는 한 사람의 삶을 색다르게 보여주어 긴 여운과 함께 독자의 한켠에 자리 잡는다.
목차
목차
들어가며 다인을 만나다 019
1장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다 027
2장 머리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055
3장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다 065
4장 보고 느끼다 077
5장 진짜를 경험하다 089
6장 계절을 맛보다 117
7장 오감으로 자연과 하나가 되다 143
8장 지금 여기 존재하다 159
9장 스물네 번의 계절을 지나다 175
10장 이대로도 충분하다 185
11장 이별은 반드시 찾아온다 221
12장 내면에 귀를 기울이다 233
13장 비 오는 날은 비를 듣는다 245
14장 성장을 기다리다 259
15장 긴 안목으로 현재를 살아가다 269
단행본 후기 280
문고본 후기 282
다도구 수업 284
저자
저자
1956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여자대학 문학부 국문과 재학 시절, 〈주간 아사히〉에 세계 각지의 삶과 문화를 소개하는 칼럼 '데키고토로지'를 취재하며 글을 시작했다. 9년간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1987년 첫 책 《노리코입니다》를 출간했으며, 이 작품은 같은 해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스무 살에 다도를 시작해, 2010년에는 오모테센케 교수 자격을 취득해 '모리시타 소텐'이라는 다명을 받았다. 다도를 통해 몸에 밴 '천천히 보고, 깊이 느끼는 삶'을 글로 전하고 있다.
차와 음식, 계절의 변화를 섬세하게 읽어내는 감각과 절제된 문체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데 탁월하다. 주요 저서 《맛 읽어주는 여자》, 《계절에 따라 산다》, 《함께여서 다행이야》 등을 이를 통해 선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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