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나남시선 88)
지는 꽃도 피는 꽃처럼 사랑하는가 | 장진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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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절정을 비켜선 자리에서 피어난 절정의 말들
고향 영광에서 장진기 시인이 피고 지는 꽃무릇을 지켜보며 20년간 쓴 연작시 100편. 시인은 함부로 아름다움을 노래하지 않고 절정의 순간에서 비켜섰다. 대신 꽃이 피는 아픔과 지는 사무침을 껴안았다. 사랑을 보낸 슬픔과 짓궂은 운명을 견뎌낸 뜨거운 마음을 노래로 부르고 나니, 슬픔이 걷히고 온전히 꽃무릇을 아끼는 마음이 절정의 연가로 피어오른다.
꽃무릇 피는 계절의 여울 길목을 알기에 그때쯤이면 불갑산을 찾았다. 피기 전에 가기도 하고 활짝 피었을 때 가기도 하였다. 꽃대가 꺾여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러니 볼 때마다 감흥이 달랐다. 돌아오면 시를 썼다. 한 해 한두 편씩 써진 상사화 시는 이십 년을 넘게 이어졌다. 그렇게 모인 시집이다. -〈내 얘기, 꽃무릇〉중에서
꽃무릇 붉은빛에 얹힌 슬픔을 끌어안다
해마다 9월이면 여러 지역에서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시인의 고향인 영광의 불갑산에서도 축제가 열릴 때마다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와 그 화려한 빛깔을 눈에 담아간다. 그러나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꽃무릇의 모습은 아름답게 만개한 모습만은 아니다. 오히려 "피기 전 미리 왔다/ 꽃 지고 또 왔다"(〈지나간 꽃무릇〉 중)고 말하며 일부러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 시선을 둔다. 왜 꽃무릇은 그리움의 꽃이 되었을까. 열정이나 행복이 아닌 핏빛 애절함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일까. 유별나게 어긋난 삶을 견뎌온 시인의 안테나는 이 붉고 화사한 꽃이 품은 아픔을 민감하게 감지해 낸다.
시인은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꽃무릇이 자신의 신세와 닮았음을 느끼고 이 붉은 꽃에 자신의 삶을 맞댄다. "꽃대만 남고 마르고 비틀어진 꽃잎"(〈꽃무릇 1〉 중)을 보며 "그리워하는 것도/ 가슴을 찢어야 하는 것"(〈꽃무릇 5〉 중)임을 깨닫는다. 애타는 마음과 그리움, 처절함, 울부짖음과 같은 감정을 해마다 시로 피우면서 시인은 삶의 아픔을 그저 바라보는 것을 넘어선다. "그래도 한 번은/ 꽃 진 길/ 다녀와야겠지"(〈꽃무릇 7〉 중)하며 자기 몫의 아픔을 스스로 끌어안는다.
걷힌 외로움 사이로 마침내 드는 빛
시인은 꽃무릇을 보며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주변의 온갖 인간 군상이 품은 다양한 상처도 본다. "태영이가 멱 감다 빠져 죽은 방죽"(〈꽃무릇 26〉 중)에도, "엄니 버선과 여인네의 꽃신"(〈유배 꽃무릇〉 중)에도. "지난해 이웃집 감 도둑"(〈동생 꽃무릇〉 중)에게도 꽃무릇 붉은 물이 들어 있다. 무리 지어 피는 꽃무릇은 각자의 아픔을 품은 사람들의 모습을 닮았다. 제각기 피어도 하나같이 붉은 꽃들처럼 저 사람의 아픔은 나의 아픔이 되고, 나의 아픔이 저 사람의 아픔이 된다. 시인은 아픔을 겪는 모두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위로한다.
험한 말 듣거들랑 구수재 타거라
궂은 일 당하거든 수도암 오르거라
어설피 슬프거든 참아 뒀다가
꽃무릇 필 때 묻어 울거라
-〈수도암 꽃무릇〉 전문
"백 년을 살면서 피어보지 못할 바에야/ 십 일간 진땀 나게 붉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비껴 핀 꽃무릇〉 중)라고 말하는 시인은 비로소 슬픔의 짐을 놓고 편안해졌다. 인생의 절반을 시와 동행하면서 좋은 날들을 기쁘게만 살지 못했던 그의 정원에도, 마침내 외로움이 걷히고 빛이 들었다. 그가 놓아준 슬픔이 백 송이 꽃무릇으로 피어 이제 그 빛을 받는다.
고향 영광에서 장진기 시인이 피고 지는 꽃무릇을 지켜보며 20년간 쓴 연작시 100편. 시인은 함부로 아름다움을 노래하지 않고 절정의 순간에서 비켜섰다. 대신 꽃이 피는 아픔과 지는 사무침을 껴안았다. 사랑을 보낸 슬픔과 짓궂은 운명을 견뎌낸 뜨거운 마음을 노래로 부르고 나니, 슬픔이 걷히고 온전히 꽃무릇을 아끼는 마음이 절정의 연가로 피어오른다.
꽃무릇 피는 계절의 여울 길목을 알기에 그때쯤이면 불갑산을 찾았다. 피기 전에 가기도 하고 활짝 피었을 때 가기도 하였다. 꽃대가 꺾여 있을 때도 있었다. 그러니 볼 때마다 감흥이 달랐다. 돌아오면 시를 썼다. 한 해 한두 편씩 써진 상사화 시는 이십 년을 넘게 이어졌다. 그렇게 모인 시집이다. -〈내 얘기, 꽃무릇〉중에서
꽃무릇 붉은빛에 얹힌 슬픔을 끌어안다
해마다 9월이면 여러 지역에서 꽃무릇 축제가 열린다. 시인의 고향인 영광의 불갑산에서도 축제가 열릴 때마다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와 그 화려한 빛깔을 눈에 담아간다. 그러나 시인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꽃무릇의 모습은 아름답게 만개한 모습만은 아니다. 오히려 "피기 전 미리 왔다/ 꽃 지고 또 왔다"(〈지나간 꽃무릇〉 중)고 말하며 일부러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 시선을 둔다. 왜 꽃무릇은 그리움의 꽃이 되었을까. 열정이나 행복이 아닌 핏빛 애절함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일까. 유별나게 어긋난 삶을 견뎌온 시인의 안테나는 이 붉고 화사한 꽃이 품은 아픔을 민감하게 감지해 낸다.
시인은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하는 꽃무릇이 자신의 신세와 닮았음을 느끼고 이 붉은 꽃에 자신의 삶을 맞댄다. "꽃대만 남고 마르고 비틀어진 꽃잎"(〈꽃무릇 1〉 중)을 보며 "그리워하는 것도/ 가슴을 찢어야 하는 것"(〈꽃무릇 5〉 중)임을 깨닫는다. 애타는 마음과 그리움, 처절함, 울부짖음과 같은 감정을 해마다 시로 피우면서 시인은 삶의 아픔을 그저 바라보는 것을 넘어선다. "그래도 한 번은/ 꽃 진 길/ 다녀와야겠지"(〈꽃무릇 7〉 중)하며 자기 몫의 아픔을 스스로 끌어안는다.
걷힌 외로움 사이로 마침내 드는 빛
시인은 꽃무릇을 보며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주변의 온갖 인간 군상이 품은 다양한 상처도 본다. "태영이가 멱 감다 빠져 죽은 방죽"(〈꽃무릇 26〉 중)에도, "엄니 버선과 여인네의 꽃신"(〈유배 꽃무릇〉 중)에도. "지난해 이웃집 감 도둑"(〈동생 꽃무릇〉 중)에게도 꽃무릇 붉은 물이 들어 있다. 무리 지어 피는 꽃무릇은 각자의 아픔을 품은 사람들의 모습을 닮았다. 제각기 피어도 하나같이 붉은 꽃들처럼 저 사람의 아픔은 나의 아픔이 되고, 나의 아픔이 저 사람의 아픔이 된다. 시인은 아픔을 겪는 모두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위로한다.
험한 말 듣거들랑 구수재 타거라
궂은 일 당하거든 수도암 오르거라
어설피 슬프거든 참아 뒀다가
꽃무릇 필 때 묻어 울거라
-〈수도암 꽃무릇〉 전문
"백 년을 살면서 피어보지 못할 바에야/ 십 일간 진땀 나게 붉어 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비껴 핀 꽃무릇〉 중)라고 말하는 시인은 비로소 슬픔의 짐을 놓고 편안해졌다. 인생의 절반을 시와 동행하면서 좋은 날들을 기쁘게만 살지 못했던 그의 정원에도, 마침내 외로움이 걷히고 빛이 들었다. 그가 놓아준 슬픔이 백 송이 꽃무릇으로 피어 이제 그 빛을 받는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지는 꽃도 피는 꽃처럼 사랑하는가
꽃무릇 1 13
꽃무릇 2 14
꽃무릇 3 15
꽃무릇 4 16
꽃무릇 5 17
꽃무릇 6 18
꽃무릇 7 19
꽃무릇 8 20
꽃무릇 9 21
꽃무릇 10 22
꽃무릇 11 23
꽃무릇 12 24
꽃무릇 13 25
꽃무릇 14 26
꽃무릇 15 27
꽃무릇 16 28
꽃무릇 17 29
꽃무릇 18 30
꽃무릇 19 31
꽃무릇 20 32
제2부 상처가 핀다
꽃무릇 21 35
꽃무릇 22 36
꽃무릇 23 37
꽃무릇 24 38
꽃무릇 25 39
꽃무릇 26 40
꽃무릇 27 42
꽃무릇 28 43
꽃무릇 29 44
꽃무릇 30 45
꽃무릇 31 47
꽃무릇 32 48
꽃무릇 33 50
꽃무릇 34 51
꽃무릇 35 52
꽃무릇 36 54
꽃무릇 37 55
꽃무릇 38 57
꽃무릇 39 59
꽃무릇 40 60
꽃무릇 41 61
꽃무릇 42 63
꽃무릇 43 64
꽃무릇 44 65
제3부 꽃무릇 필 때 묻어 울거라
분단分斷 꽃무릇 69
목탁 꽃무릇 71
공달 꽃무릇 72
고랑 꽃무릇 73
빗길 꽃무릇 74
월식月蝕 꽃무릇 75
수도암 꽃무릇 76
동생 꽃무릇 77
시새움 꽃무릇 78
애린愛隣 꽃무릇 79
소경 꽃무릇 80
무성욕 꽃무릇 81
소원 꽃무릇 82
폐경 꽃무릇 83
꽃무릇 바다 84
제4부 개똥벌레가 달 안에 떴다
상사 꽃무릇 87
눈길 꽃무릇 88
암자 터 꽃무릇 89
밀재 꽃무릇 90
외딴 꽃무릇 91
솟대 꽃무릇 92
물빛 꽃무릇 93
거울 꽃무릇 94
오거리 꽃무릇 95
반달 꽃무릇 97
피꽃 꽃무릇 98
가을 전시 꽃무릇 99
빛바랜 꽃무릇 101
비껴 핀 꽃무릇 102
박관현 꽃무릇 104
풍물 꽃무릇 105
열불 꽃무릇 106
희귀종 꽃무릇 107
밤길 꽃무릇 108
노란 꽃무릇 109
유배 꽃무릇 110
제5부 꽃무릇 비릿하니 붉다
구수재 꽃무릇 115
너럭바위 꽃무릇 116
지나간 꽃무릇 117
전일암 꽃무릇 118
해불암 꽃무릇 119
시주 꽃무릇 121
열반 꽃무릇 122
불원不願 꽃무릇 123
초경 꽃무릇 125
덫고개 꽃무릇 126
촌뜨기 꽃무릇 127
파발 꽃무릇 128
침묵 꽃무릇 129
어금니 꽃무릇 130
순례길 꽃무릇 131
군불 꽃무릇 132
독방 꽃무릇 133
해우소 길 꽃무릇 134
공옥진 꽃무릇 135
송영送迎 꽃무릇 136
추천의 글 송영(소설가)
《꽃무릇》에 붙이는 말 137
자서 해설
내 얘기, 꽃무릇 142
제1부 지는 꽃도 피는 꽃처럼 사랑하는가
꽃무릇 1 13
꽃무릇 2 14
꽃무릇 3 15
꽃무릇 4 16
꽃무릇 5 17
꽃무릇 6 18
꽃무릇 7 19
꽃무릇 8 20
꽃무릇 9 21
꽃무릇 10 22
꽃무릇 11 23
꽃무릇 12 24
꽃무릇 13 25
꽃무릇 14 26
꽃무릇 15 27
꽃무릇 16 28
꽃무릇 17 29
꽃무릇 18 30
꽃무릇 19 31
꽃무릇 20 32
제2부 상처가 핀다
꽃무릇 21 35
꽃무릇 22 36
꽃무릇 23 37
꽃무릇 24 38
꽃무릇 25 39
꽃무릇 26 40
꽃무릇 27 42
꽃무릇 28 43
꽃무릇 29 44
꽃무릇 30 45
꽃무릇 31 47
꽃무릇 32 48
꽃무릇 33 50
꽃무릇 34 51
꽃무릇 35 52
꽃무릇 36 54
꽃무릇 37 55
꽃무릇 38 57
꽃무릇 39 59
꽃무릇 40 60
꽃무릇 41 61
꽃무릇 42 63
꽃무릇 43 64
꽃무릇 44 65
제3부 꽃무릇 필 때 묻어 울거라
분단分斷 꽃무릇 69
목탁 꽃무릇 71
공달 꽃무릇 72
고랑 꽃무릇 73
빗길 꽃무릇 74
월식月蝕 꽃무릇 75
수도암 꽃무릇 76
동생 꽃무릇 77
시새움 꽃무릇 78
애린愛隣 꽃무릇 79
소경 꽃무릇 80
무성욕 꽃무릇 81
소원 꽃무릇 82
폐경 꽃무릇 83
꽃무릇 바다 84
제4부 개똥벌레가 달 안에 떴다
상사 꽃무릇 87
눈길 꽃무릇 88
암자 터 꽃무릇 89
밀재 꽃무릇 90
외딴 꽃무릇 91
솟대 꽃무릇 92
물빛 꽃무릇 93
거울 꽃무릇 94
오거리 꽃무릇 95
반달 꽃무릇 97
피꽃 꽃무릇 98
가을 전시 꽃무릇 99
빛바랜 꽃무릇 101
비껴 핀 꽃무릇 102
박관현 꽃무릇 104
풍물 꽃무릇 105
열불 꽃무릇 106
희귀종 꽃무릇 107
밤길 꽃무릇 108
노란 꽃무릇 109
유배 꽃무릇 110
제5부 꽃무릇 비릿하니 붉다
구수재 꽃무릇 115
너럭바위 꽃무릇 116
지나간 꽃무릇 117
전일암 꽃무릇 118
해불암 꽃무릇 119
시주 꽃무릇 121
열반 꽃무릇 122
불원不願 꽃무릇 123
초경 꽃무릇 125
덫고개 꽃무릇 126
촌뜨기 꽃무릇 127
파발 꽃무릇 128
침묵 꽃무릇 129
어금니 꽃무릇 130
순례길 꽃무릇 131
군불 꽃무릇 132
독방 꽃무릇 133
해우소 길 꽃무릇 134
공옥진 꽃무릇 135
송영送迎 꽃무릇 136
추천의 글 송영(소설가)
《꽃무릇》에 붙이는 말 137
자서 해설
내 얘기, 꽃무릇 142
저자
저자
장진기
저자 장진기는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다. 영광 중앙초등학교를 나왔다.
전학하여 서울 명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지었다.
군대를 마치고 고려대 국문학과에서 공부했다. 다시 고향에 내려와 시를 썼다.
고향 문예지 〈칠산문학〉(1991)에 어머니 추모시를 내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내일의 시〉(1999) 정진규 시인께, 〈함께 가는 문학〉(2000) 송기숙 선생께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 《사금파리 빛 눈 입자》, 《슬픈 지구》, 《화인》과 미완 시집 《눈길 상사화》를 냈다.
촛불, 걸개시화전, 벽시전, 가족시 낭송회, 인사동 영역시화전, 핵돔 장례식, 핵폐기장 반대 환경운동을 병행하며 문학을 했다.
전학하여 서울 명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지었다.
군대를 마치고 고려대 국문학과에서 공부했다. 다시 고향에 내려와 시를 썼다.
고향 문예지 〈칠산문학〉(1991)에 어머니 추모시를 내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내일의 시〉(1999) 정진규 시인께, 〈함께 가는 문학〉(2000) 송기숙 선생께 신인상을 받았다.
시집 《사금파리 빛 눈 입자》, 《슬픈 지구》, 《화인》과 미완 시집 《눈길 상사화》를 냈다.
촛불, 걸개시화전, 벽시전, 가족시 낭송회, 인사동 영역시화전, 핵돔 장례식, 핵폐기장 반대 환경운동을 병행하며 문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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