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문화의 형성(나남신서 1804)
이 책은 문화연구자로서 대중문화사, 문화트렌드 연구, 영상 이론 등을 꾸준히 연구해온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한국 근현대 문화의 형성과정을 연구한 결과를 모아 엮은 책이다. 1920년대 ‘모던 걸’, ‘모던 보이’들의 세대 문화에서 시작하여, 1950년대를 풍미한 댄스열풍, 1970년대 ‘통 생 블’(통기타, 생맥주, 청바지)로 대변되던 청년세대 문화, 1990년대 신세대 문화와 2000년대 초반 ‘나꼼수’ 열풍 등, 한 시대에 큰 획을 그은 문화 현상을 당대의 사회적 맥락과 계급, 세대, 젠더, 테크놀로지 등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면밀히 파헤쳤다. 그 과정에서 각각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을 스스로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로 주목했음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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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격랑의 현대사 속, 시대를 풍미한 문화현상을 파헤치다
1990년대 후반,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Film & TV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저자는 "불교의 도덕성과 유교의 공동체 윤리를 결합한다면 한국 문화는 새로운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을 텐데, 왜 나를 배우려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하버마스의 글을 읽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은 이방인처럼 서 있다는 유쾌하지 않은 현실을 직시한 이후, 한국 현대 문화의 정체성을 살피며 그 형성과 변화의 뿌리를 파고드는 저자의 연구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10여 년에 걸친 저자의 연구 결과를 모은 것이다. 1920년대부터 시대마다 특징적인 문화현상을 중심으로 한국 근ㆍ현대 문화의 형성과정과 변화상을 분석했다.
각 장은 다른 지면에 발표한 학술논문을 바탕으로 구성한 것인데도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하다. 1920년대 경성을 누빈 '모던걸'의 스타일과 그들을 둘러싼 갑론을박, 해방 직후 '사바사바', '얌생이', '가짜 무궁화' 등의 유행어가 성행한 세태를 비롯하여, 1950년대 댄스홀 풍경은 출입시간, 입장료, 안주와 비밀적인 관습까지 묘사된다. 1960년대 라디오 수기드라마의 구구절절한 사연은 오늘날 막장드라마에 버금가고, 싸이월드,〈나는 가수다〉,《아프니까 청춘이다》등 동시대를 살며 경험한 문화현상의 내밀한 속살을 살피는 부분에서는 반가움과 짠한 감정마저 일어난다.
시대를 풍미한 문화적 현상들은 신문과 잡지의 기사, 소설, 영화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그 모습과 의미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본문 사이사이 삽입된 사진들 또한 당대를 엿보는 재미의 포인트다.
주목할 점은 특정 문화형식을 바라보는 당대의 지배적 시각이다.
그 사람 촬스톤을 곳잘 추던걸?…이 흔들기 좋아하는 남녀들은 1931년에는 집도 잘 흔들리는 용수철 우헤 짓고 용수철로 가구를 만들고서 촬스톤 바람에 흔들다가 시들 모양…이들의 눈에는 굼주린 헐벗고 떠는 사람이 보일 때도 촬스톤을 추는 것으로만 알게로군.
댄스열풍을 비판하는 위 예문 등, 본문에는 당대의 지배세력과 기층 민중의 욕망이 대립하는 풍경이 뚜렷하게 펼쳐진다. 기성세대 문화와 신세대 문화가, 가부장제와 여성이, 독재정권과 학생들이 충돌하는 식이다.
이는 저자가 문화 연구의 기본 태도에 충실한 것과 관련이 깊다. 영국의 문화이론가 레이먼드 윌리엄스가 "문화는 일상적이다"라고 천명한 이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문화 연구의 중요한 주제로 부상했다. 이후 거듭된 연구로 민중, 노동자, 시민, 소비자가 소외된 피지배층에서 역사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한국 근ㆍ현대사회의 기저를 이루던 보통 사람들은 이 책에서 그 의미를 인정받는 역사의 주체로 재등장한다.
서문에서 밝히듯 이 책에서 한 시대의 모든 문화현상이나 가장 중요한 세태를 다루지는 않는다. 언급된 시대별 주제들은 저자의 주관적 관심에 따라 취해진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선택한 문화현상을 독자의 시선으로 따라 살피는 것만으로도 한 시대를 이해할 수 있다. 매 장마다 빠지지 않는 당대의 사회적 맥락과 일상풍경 묘사, 그리고 깊이 있는 분석 덕분이다. 특히 저자가 주목한 세대, 젠더, 기술변화 등의 요소와 당대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에 집중한다면, 오늘날 우리 삶을 관통하는 양식들을 더욱 깊게 이해하는 시각까지도 얻을 것이다.
목차
목차
1. '단단한 근대'에서 '부드러운 근대'로
2. 모던세대 형성의 맥락
3. 모던세대의 주체
4. 모던세대의 구성
5. 모던세대의 문화양식
6. 1920~1930년대 모던세대의 문화사적 의미
제2장 해방공간, 유행어로 표출된 정서의 담론
1. 해방공간의 유행어
2. 해방공간의 일상사적 풍경
3. 연구방법
4. 해방공간에 나타난 유행어 담론유형
5. 해방공간 정서의 담론구성체
6. 극단의 시기, 극단의 언어
제3장 1950년대 중반 댄스열풍__젠더와 전통의 재구성
1. 댄스열풍 논쟁
2. 전후 심성체계의 변화와 1950년대 대중문화 논의
3. 연구방법
4. 1950년대 중반 댄스열풍과 댄스홀 풍경
5. 전후파 여성(혹은 아프레 걸)에서 '어머니'로
6. 댄스, 근대성과 전통성 접합의 장
7. 개인의 욕망과 도덕담론
제4장 1960년대 전후 라디오 문화의 형성과정
1. 라디오 문화 형성의 역사적 계기
2. 1960년 전후 라디오의 제도화과정
3. 다양한 문화형식의 (재)매개로부터 라디오 문화의 위치 찾기
4. 라디오와 경험의 매개: 국가공동체와 사사화
5.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종속과 사적 영역의 확장
제5장 1970년대 청년문화세대 담론의 정치학
1. 청년문화의 부상
2. 세대 논의와 한국사회의 세대문화
3. 연구방법
4. 1970년대 청년문화세대 담론의 유형
5. 청년문화세대 담론의 질서와 정치학
6. 청년문화의 새로운 모색 206
제6장 1975년 전후 한국 당대문화의 지형과 형성과정
1. 1975년 전후의 문화적 중요성
2. 1975년 전후 정치ㆍ문화사적 맥락
3. 대중문화의 지형변화
4. 전통의 재창조: 통합과 저항
5. 1975년 전후 당대문화의 접합과 통합
6. 대중문화의 퇴행
제7장 1980년대 민중문화의 형성과정__대학 연행예술운동의 창의적 변용과정을 중심으로
1. 전통의 창의적 변용
2. 1980년대 '민중'과 연행예술의 위치
3. 연행예술로서 마당극의 소통방식
4. '제의', '놀이', 그리고 '집회'의 통합의례
5. 상징장소와 현장으로서의 '판'
6. 전통의 전유와 재전유
7. 연행예술운동의 편입과 변화
제8장 1990년대 신세대문화의 이중성__편입과 저항
1. 신세대의 차별성
2. 1990년대 신세대 유형들
3. 신세대문화의 정체성
4. 신세대문화의 이중성
제9장 놀이공간으로서 인터넷 문화의 형성과정
1. 2002년, 인터넷 참여문화의 기점
2. 인터넷 놀이주체의 이동성
3. 놀이공간으로서 인터넷
4. 인터넷 놀이와 의례를 통한 참여
5. 온/오프라인의 결합
제10장 젠더호명과 경계 짓기
1. 구별짓기로서 젠더호명
2. 한국 젠더문화에서 여성호명: '경계인으로 여성을 타자화하기'
3. 관점과 방법
4. 여성호명과 담론의 질서
5. 섹슈얼리티로서 남성호명
6. 한국사회 젠더호명의 정치학: 진단과 함의
제11장 좌절한 시대의 정서적 허기
1. 정서적 허기
2. 정서의 구조: 재논의
3. 위로
4. 분노 혹은 정의감
5. 연대감 혹은 공감
6. 세대/계급 수렴의 장으로 정서적 허기
참고문헌
이 책의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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