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문학사 1: 나
Regular price
$18.88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불연속적이고 다층적인 한국문학사를 횡단하는
문학과지성사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
『나』 『젠더』 『사랑』 『폭력』, 1차분 4종 동시 출간!
2025년 12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문학과지성사가 문학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궤적을 새롭게 읽어나갈 비평 앤솔러지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의 출간 소식을 알린다.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 창간을 모태로 출범한 문학과지성사는 1975년 12월 12일 출판사 창립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발하는 서적과 참다운 삶의 형상을 그리는 문학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학과지성사는, 지난 50년간의 행보가 그러했듯, 문학적 상상력과 비평적 성찰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할 사유와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할 문학인들을 발견하고 조력하는 데 앞으로도 꾸준히 힘쓸 것이다.
문학과지성사가 새롭게 기획한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는 일제강점기, 군사 정권과 국가폭력, 민주화, 페미니즘 등 역사적ㆍ사회문화적 격변, 그 속에서 싹을 틔우고 성장하며 목소리를 형성해온 문학적 자아에 이르기까지 지난 백 년의 한국 근현대문학을 다양한 관점으로 포섭하고자 한다. 특히 1910년부터 2020년까지의 한국문학사를 시대순 개괄이라는 틀에 박힌 방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테마별로 조망하면서 시대마다 논쟁을 촉발했던 질문들을 제시한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지난 10년간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어온 ‘나’ ‘젠더’ ‘사랑’ ‘폭력’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필두로 삼은 이 시리즈의 1차분은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문학평론가 우찬제, 조연정, 강동호, 김형중을 포함해 현시점 한국문학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열아홉 명이 지난 1년간 각 키워드에 맞는 주제와 질문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1차분으로 묶인 스무 편의 글은 근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에 화두를 던져온 작가들을 호명하는 과정에서 문학작품이 시대와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묻는 폭넓고 독창적인 탐색을 시도하는 한편, 각 필자의 개성적인 독법과 문체를 보여주며 ‘문학비평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시리즈의 표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은 각 권을 잇는 연결선으로서, 권마다 다른 제목의 글자꼴처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키워드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대의 문학사를 끊임없이 직조해나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키워드별로 표지와 본문을 아우르는 대표 색상을 선정해 묵직한 상징성을 담되 부드러운 질감과 깊이를 살려 감각적으로 구현해냈다. 작가와 독자,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삶에 대한 성찰을 궁극의 목표로 삼은 이 시리즈는 첨예한 시선으로 비평적 도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첫 권인 『동시대 문학사 1-나』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라는 인간 보편의 욕망과 맞닿아 있는 ‘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의 동시대 문학을 들여다본다. 정치ㆍ사회ㆍ문화 등을 비롯한 다방면의 질서가 급속하게 개편되던 20세기 문학장에서 개인이라는 주체에 대한 탐구는 곧 시대의 요청이었고, 이로부터 촉발된 침잠과 골몰은 자아, 정체성 등의 개념과 연결되면서 자기표현이 일종의 문화적 정동으로 자리하게 된 오늘날에도 중대한 문학적 화제로서 주목된다. 이 책의 다섯 필자는 문학에서 ‘나’의 모색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그치는 대신, 이러한 천착이 어떤 가치와 이념과 맞물리는지에 집중하며 특정한 시대적 사건을 분기점으로 삼는 기존 문학사의 방법론과 거리를 둔다. ‘나’의 잠재성을 실험하며 세계와 똑바로 대면하는 ‘일인칭 하기’(이광호), 사조나 운동의 차원을 벗어나 문학예술의 핵심 동인으로서 너르게 기능하는 ‘낭만’(강동호) 등 특유한 프리즘으로 근현대 문학작품의 수많은 ‘나’를 살펴보기도 하고, 젠더의 관점에서 글 쓰는 여성의 불안과 ‘나’의 함의를 재검토하며 여성시의 흐름을 계보화하거나(강계숙) 이방인 되기 또는 소외의 체험 아래 지속되어온 여성의 자기 발견 역사와 그에 깃든 전복의 힘을 짚어내기도 한다(심진경). 또 ‘나’에 대한 성찰과 발화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하다는 본질적 한계의 수긍을 ‘주름’이라는 키워드로 형상화함으로써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우찬제). 이토록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동시대 한국문학의 ‘나’들이 남긴 자취를 좇는 다섯 편의 글을 경유하며 독자는 마침내 자기 자신의 고유한 얼굴을 발명하게 될 것이다.
*
한국 근현대문학은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축적해왔다. 근대 이후 문학의 역사를 기술하려는 노력은 ‘문학사의 불가능성’이라는 명제를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한다. 한국문학의 집적물과 제도적 양상에 역사적 인과성을 부여하는 총체적 문학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거대한 동일성으로서의 보편적인 진보 이념으로는 개별 텍스트들이 생성하는 비동일적이고 비균질적인 사건들을 탐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사는 하나의 일관된 사건이 아니며 여러 층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장소들’이다. 문학사는 단일한 이념과 역사적 필연성의 무게를 덜어내고 각각의 시간들을 내포하며 역동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다층적인 문학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제, 문학사를 횡단하고 분절하면서 작은 계보학의 문학사를 재구축하려 한다. 이 작은 복수의 문학사는 지배적인 역사와는 다른 층위에서 불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문학사의 동인과 변이의 지점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문학사’ 대신 ‘동시대 문학사’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라는 시간적 구획은 중세와 근대를 넘어선 선조적인 시간대를 의미하지만 ‘동시대’는 과거적인 것이 잔존하는 채로 ‘현대적인 것’이 발생하는 비균질한 시간대를 의미한다. ‘동시대’ 안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교차하고 경쟁하며 뒤섞인다. 그곳에서 우리는 ‘현재가 개입된 과거’와 ‘과거가 잔존하는 현재’라는 시간의 혼융을 만나게 되며, ‘동시대’라는 이름 아래 비동시성을 사유할 수 있다. 동일성으로서의 현재와 기원으로서의 과거, 그리고 미래라는 발전의 형상에 의지하지 않고 현시대 속의 틈과 불확실성을 고찰할 수 있다. 그것은 과거적 준거에도 의지하지 않고 미래의 약속에도 속박되지 않는 문학사의 잠재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된다. 이제 문학사적 실천은 ‘현대’ 혹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 속에서의 다층적인 동시대성을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어떤 기원도 특권화하지 않는 문학사적 실천은 도래할 문학사의 잠재성이다. 이러한 문학사적 수행은 문학사를 ‘열린 시제’로 쓸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이런 새로운 문학사 기획이 문학과지성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시작된 것에 대해 작은 긍지를 가지며, 그 긍지를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동시대 문학사〉 기획위원 일동
문학과지성사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
『나』 『젠더』 『사랑』 『폭력』, 1차분 4종 동시 출간!
2025년 12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문학과지성사가 문학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궤적을 새롭게 읽어나갈 비평 앤솔러지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의 출간 소식을 알린다.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 창간을 모태로 출범한 문학과지성사는 1975년 12월 12일 출판사 창립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발하는 서적과 참다운 삶의 형상을 그리는 문학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학과지성사는, 지난 50년간의 행보가 그러했듯, 문학적 상상력과 비평적 성찰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할 사유와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할 문학인들을 발견하고 조력하는 데 앞으로도 꾸준히 힘쓸 것이다.
문학과지성사가 새롭게 기획한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는 일제강점기, 군사 정권과 국가폭력, 민주화, 페미니즘 등 역사적ㆍ사회문화적 격변, 그 속에서 싹을 틔우고 성장하며 목소리를 형성해온 문학적 자아에 이르기까지 지난 백 년의 한국 근현대문학을 다양한 관점으로 포섭하고자 한다. 특히 1910년부터 2020년까지의 한국문학사를 시대순 개괄이라는 틀에 박힌 방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테마별로 조망하면서 시대마다 논쟁을 촉발했던 질문들을 제시한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지난 10년간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어온 ‘나’ ‘젠더’ ‘사랑’ ‘폭력’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필두로 삼은 이 시리즈의 1차분은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문학평론가 우찬제, 조연정, 강동호, 김형중을 포함해 현시점 한국문학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열아홉 명이 지난 1년간 각 키워드에 맞는 주제와 질문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1차분으로 묶인 스무 편의 글은 근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에 화두를 던져온 작가들을 호명하는 과정에서 문학작품이 시대와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묻는 폭넓고 독창적인 탐색을 시도하는 한편, 각 필자의 개성적인 독법과 문체를 보여주며 ‘문학비평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시리즈의 표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은 각 권을 잇는 연결선으로서, 권마다 다른 제목의 글자꼴처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키워드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대의 문학사를 끊임없이 직조해나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키워드별로 표지와 본문을 아우르는 대표 색상을 선정해 묵직한 상징성을 담되 부드러운 질감과 깊이를 살려 감각적으로 구현해냈다. 작가와 독자,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삶에 대한 성찰을 궁극의 목표로 삼은 이 시리즈는 첨예한 시선으로 비평적 도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첫 권인 『동시대 문학사 1-나』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라는 인간 보편의 욕망과 맞닿아 있는 ‘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국의 동시대 문학을 들여다본다. 정치ㆍ사회ㆍ문화 등을 비롯한 다방면의 질서가 급속하게 개편되던 20세기 문학장에서 개인이라는 주체에 대한 탐구는 곧 시대의 요청이었고, 이로부터 촉발된 침잠과 골몰은 자아, 정체성 등의 개념과 연결되면서 자기표현이 일종의 문화적 정동으로 자리하게 된 오늘날에도 중대한 문학적 화제로서 주목된다. 이 책의 다섯 필자는 문학에서 ‘나’의 모색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그치는 대신, 이러한 천착이 어떤 가치와 이념과 맞물리는지에 집중하며 특정한 시대적 사건을 분기점으로 삼는 기존 문학사의 방법론과 거리를 둔다. ‘나’의 잠재성을 실험하며 세계와 똑바로 대면하는 ‘일인칭 하기’(이광호), 사조나 운동의 차원을 벗어나 문학예술의 핵심 동인으로서 너르게 기능하는 ‘낭만’(강동호) 등 특유한 프리즘으로 근현대 문학작품의 수많은 ‘나’를 살펴보기도 하고, 젠더의 관점에서 글 쓰는 여성의 불안과 ‘나’의 함의를 재검토하며 여성시의 흐름을 계보화하거나(강계숙) 이방인 되기 또는 소외의 체험 아래 지속되어온 여성의 자기 발견 역사와 그에 깃든 전복의 힘을 짚어내기도 한다(심진경). 또 ‘나’에 대한 성찰과 발화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하다는 본질적 한계의 수긍을 ‘주름’이라는 키워드로 형상화함으로써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우찬제). 이토록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동시대 한국문학의 ‘나’들이 남긴 자취를 좇는 다섯 편의 글을 경유하며 독자는 마침내 자기 자신의 고유한 얼굴을 발명하게 될 것이다.
*
한국 근현대문학은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축적해왔다. 근대 이후 문학의 역사를 기술하려는 노력은 ‘문학사의 불가능성’이라는 명제를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한다. 한국문학의 집적물과 제도적 양상에 역사적 인과성을 부여하는 총체적 문학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거대한 동일성으로서의 보편적인 진보 이념으로는 개별 텍스트들이 생성하는 비동일적이고 비균질적인 사건들을 탐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사는 하나의 일관된 사건이 아니며 여러 층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장소들’이다. 문학사는 단일한 이념과 역사적 필연성의 무게를 덜어내고 각각의 시간들을 내포하며 역동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다층적인 문학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제, 문학사를 횡단하고 분절하면서 작은 계보학의 문학사를 재구축하려 한다. 이 작은 복수의 문학사는 지배적인 역사와는 다른 층위에서 불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문학사의 동인과 변이의 지점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문학사’ 대신 ‘동시대 문학사’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라는 시간적 구획은 중세와 근대를 넘어선 선조적인 시간대를 의미하지만 ‘동시대’는 과거적인 것이 잔존하는 채로 ‘현대적인 것’이 발생하는 비균질한 시간대를 의미한다. ‘동시대’ 안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교차하고 경쟁하며 뒤섞인다. 그곳에서 우리는 ‘현재가 개입된 과거’와 ‘과거가 잔존하는 현재’라는 시간의 혼융을 만나게 되며, ‘동시대’라는 이름 아래 비동시성을 사유할 수 있다. 동일성으로서의 현재와 기원으로서의 과거, 그리고 미래라는 발전의 형상에 의지하지 않고 현시대 속의 틈과 불확실성을 고찰할 수 있다. 그것은 과거적 준거에도 의지하지 않고 미래의 약속에도 속박되지 않는 문학사의 잠재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된다. 이제 문학사적 실천은 ‘현대’ 혹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 속에서의 다층적인 동시대성을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어떤 기원도 특권화하지 않는 문학사적 실천은 도래할 문학사의 잠재성이다. 이러한 문학사적 수행은 문학사를 ‘열린 시제’로 쓸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이런 새로운 문학사 기획이 문학과지성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시작된 것에 대해 작은 긍지를 가지며, 그 긍지를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동시대 문학사〉 기획위원 일동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나'를 찾아 떠난 세상 모든 '나'의 오랜 문학적 모험
유동하는 자아상의 좌표들을 점묘하며 선명해지는 시대의 초상
이광호의 「'나'는 쓸 수 있는가-'일인칭 하기'의 역사적 몽타주」는 존재론적 주체를 넘어서 수사학적 주체가 탄력적으로 형성될 가능성과 그 다채로운 맥락을 성찰하며, 수사학적 '나'의 풍경을 역동적으로 구성한다. 문학 공간에서 '나의 글쓰기'는 '나'의 주체성을 탐문하는 과정이자, 역설적으로 '나'의 불완전성과 가변성을 발견하는 복합적 수행 도정이다. '나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특히 '나의 글쓰기'는 수행적 역동성을 통해 동일성의 닫힌 틀을 넘어 타자들에 다각적으로 스며들면서 다양한 가능 세계를 생성한다. 자아의 감옥을 파옥하는 분열적 격렬성은 물론 타자와 더불어 해방의 계기들로 탈주하는 심미적 실험성으로 말미암아 종종 '일인칭 하기'는 위험한 글쓰기의 모험을 수행한다. 위험한 위반을 통해 거듭 다시 태어난다. 경험하는 '나'와 쓰는 '나' 사이의 역동적 방정식과 더불어 '일인칭 하기'의 모험 속에서 한국문학은 잠재적이자 가상적인, 그야말로 '버추얼'한 '나'를 발명해왔다. 그런 일인칭 하기의 문제성을 역사적ㆍ정치적ㆍ젠더적ㆍ문화적ㆍ문학적 맥락 등에서 다층적으로 몽타주한다. 가령 일제강점기 염상섭과 백신애는 기행문이나 편지 등의 수사학적 장치에 탈식민적이거나 젠더적인 정치성을 내장한 일인칭 하기를 시도했다. 젠더와 일인칭 하기는 한강과 배수아의 사례를 통해 더욱 상징적으로 전경화된다. 한강의 소설에서 '나'의 목소리의 리듬 자체를 재맥락화하거나 배수아의 소설에서 낯선 여성 주체를 생성하는 일인칭 글쓰기 양상을 주목한다. 최인훈과 이청준을 통해 소설 쓰기와 그 불가능성의 문제를 탐색하는 일인칭 글쓰기의 심미적 수행성을 해찰한 다음, 이상과 김혜순을 중심으로 일인칭 하기의 급진성을 논의한다. '나'의 동일성과 일인칭 진정성 신화를 통렬하게 난타하면서 분열증적 활력으로 혼돈과 생성의 새로운 탈주를 보인 일인칭 하기의 미학과 윤리를 점검한다.
강동호의 「낭만적 무의식-진실한 '나'의 역사적 근원들」은 동시대 문학/문화에 여전히 강하게 살아 있는 낭만적 충동 혹은 낭만적 무의식의 역사적 지속과 변화상을 중층적으로 탐문한 글이다. 부제가 시사하는 것처럼 '진실한 나'에 대한 낭만적 열정은 하나의 역사적 근원을 지닌 것이 아니다. 무의식처럼 저변에 흐르면서 다양한 계기와 주름을 형성하는 낭만적 무의식을 통해 '나'와 '나'의 시학이 변형ㆍ생성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갈등하면서 복합적으로 균열을 일으키는 시적 주체(들)의 양상과 담론을 성찰한다. 한국 근대문학의 주요한 '기원origin'(들) 중 하나로 낭만주의를 주목하면서 그 낭만적 충동의 역사적 분열과 실패를 동시대성으로 재해석하고 재성찰한다. 과학과 예술, 합리주의와 신비주의 사이에서 탈마법화와 재마법화의 혼란스러운 착종 및 분열의 증후를 드러냈던 이광수, 시의 본질을 주관적 심령의 신비로운 발현으로 이해하면서도 시형의 음률과 호흡 사이 분열을 보였던 김억, '영률(靈律)'이라는 신비스러운 내면의 감응으로부터 시의 근거를 낭만적으로 탐문했던 황석우를 거쳐 김소월의 자유시 담론에 깊은 눈길을 준다. 김소월의 시적 화자 '나'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헤아리면서 자유시 담론을 발본적으로 들여다본다. 전통적 '한'으로만 환원되지 않는 시적 화자 '나'의 잉여 의지를 응시하면서 김소월 시의 예외성과 혁명성을 읽어낸다. 서정적 동일성의 근대적 원근법을 역설적으로 전통적 형식의 틀 안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한 김소월을 "자신의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변주할 수 있는 주체적 계기를 모색한, 내면의 입법자였다"라고 평가한다. 이런저런 현상과 담론의 심연에서 낭만적 무의식과의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점묘하면서 동시대성 문제와 관련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강계숙의 「한국 여성시의 시작(始作/詩作)을 돌아보다-'탄실이'부터 '비리데기'까지」는 여성시의 시작과 진화 맥락을 성찰한다. 남성 중심의 시단을 거슬러 한국 여성시의 다양한 정념의 주체들이 새로운 자아상을 창조함으로써 일련의 계보를 구축해왔음을 숙고한다. 김명순에서 노천명, 모윤숙, 김남조, 홍윤숙을 거쳐 강은교에 이르기까지 여성 시인이 맞닥뜨린 이중 구속 상태로부터의 탈주 도정을 역동적으로 헤아린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상재된 1925년에 『생명의 과실』을 출간한 한국 최초의 여성 시인 김명순과 그녀를 둘러싼 문제적 상황을 주목한다. 여성의 자기표현에 징벌을 가하고 축출하려 했던 조선조 말의 질서가 낳은 근대 여성의 불안 가운데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자기를 주체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이가 김명순이다. 그녀의 개인-주체-되기를 통한 여성 문인의 탄생 사건이 추방과 유폐라는 비극적 귀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문학사적 불화의 풍경을 생생하게 논의한다. 김명순류의 저주받은 여성 시인의 말하기-글쓰기 양상과 그 수용은, 멜로드라마적 숭고의 주체와 성화(聖化)된 자아상을 보여준 모윤숙과 김남조를 거쳐 강은교에 이르면 새로운 단계로 진화한다. 남성의 대상 존재가 되기를 마다하고 남성 시선의 내면화를 예리하게 거스르면서 여성의 주체화가 어떻게 가능할지를 남성적-근대적 주체의 비판을 통해 탐색한 강은교로부터 한국 시의 여성시학이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경계의 존재, 이성적ㆍ합리적 세계로부터 이탈하여 근대적 남성성이 자랑하는 명확성과 확실성에 의문부호를 다는 식별 불가능한 존재. 그러한 존재-되기로서의 주체화 선언"을 전경화한다.
심진경의 「여성 자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타자 되기의 미학-'여성-나'의 서사 전략과 정치학」은 한국문학사에서 여성 주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해체되어왔으며 타자로서 혹은 타자 되기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미학을 열어왔는지 심도 있게 탐문한다. 여성 자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서사 전략과 젠더 정치적 맥락에서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여성-나'의 문제에는 내부의 타자로 식민화된 여성의 존재론적 조건이라는 저변에서 되풀이된 여성 혐오와 그 폭력의 역사, 성적ㆍ사회적 욕망의 각성을 통한 주체로의 전환 그리고 타자에의 공감과 연대를 통한 공동체적 자아로의 확장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층위와 테마 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여성 자아가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과정 혹은 여성의 '자기-되기'가 변형ㆍ생성되는 과정을 성찰하는 작업은 여성문학사의 유의미한 실천이 될 수 있다. 근대문학 형성기 여성의 삶을 스스로 언어화하려는 정치적 수사학을 펼쳤던 김명순과 나혜석의 시도, 그것을 왜곡하고 배제하려 했던 낙인찍기의 역사, 그 부정적 영향으로 가부장제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어적인 창작을 해야 했던 1930년대 여성 작가들, 그런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지배적인 언어로 대항적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은폐와 폭로의 이중 전략을 구사해야 했던 문학사적 풍경을 살핀다. 남성 중심적 규범에 저항하는 '불복종 여성'의 초상을 그린 백신애의 「광인수기」를 거쳐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이르는 경로가 주목에 값한다. 히스테리적 서사 전략으로 여성적 쾌락을 잔존시키며 가부장제와 공모하는 체하면서 그 교란을 수행하려 했던 최정희와 오정희의 소설을 거쳐, 1990년대 여성문학 대폭발 이후의 다층적 궤적들을 헤아리면서 "여성 정체성을 넘어 다자성의 윤리로" 이행하는 흐름을 읽어낸다. 여성문학이 자기 자신과 맺어온 관계와 그 변화의 자취를 살피면서 '나'와는 완전히 다른 무수한 정체성(들)과 연관된 여성의 '자기 발견' 문제를 깊이 성찰한다.
우찬제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나를 위하여-탈존의 주름」은 왜 나를 찾을 수 없는지, 왜 내가 나임을 입증하거나 말할 수 없는지 변명할 심미적 실마리를 마련하기 위해 복합적 시간 여행을 수행한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나'들은 탈존의 탈주선에서 늘 생성 중인 역동적 심미성을 가까스로 추구한다. 이상의 유리 거울, 윤동주의 물거울과 구리 거울, 김동리와 오정희의 구리 거울 등 탈존의 풍경을 비추는 거울은 실로 만화경처럼 다양하다. 게다가 그 거울들은 때때로 일그러져 있거나 주름 잡힌 형상임을 성찰한다. 주름은 안과 밖, '나'와 남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복합적인 관계망을 형성한다. 상상하는 '나'는 그토록 무수한 주름의 교차와 상호작용 속에서 중층적이고 다각적으로 형성된다. 마치 천이 접힐 때마다 다른 형상으로 탈주하듯 상상하는 '나' 또한 다양한 경험과 관계 속에서 부단히 변형되고 혁신된다. 늘 새롭게 자기 존재를 입증하려 하지만, 그 또한 입증하기 어렵다는 사실의 알리바이이기도 하다. 한국의 현대 작가들은 존재의 주름에 갇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온 존재를 기울여 탈존의 계기를 모색하려는 산문적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현실과 대결하려는 의지와 이데올로기가 강한 '큰 나'들의 고원과 비루한 존재의 잔주름을 파고드는 '작은 나'들의 협곡이, 서로 스미고 짜이는 가운데, 그 차이와 반복으로 현대문학사의 어떤 동력을 형성했다. 존재 비용으로 말미암아 고립의 주름 속에서 고통받는 '나'들의 풍경, 그러다 자기 거울에 갇히기도 하고 갇힌 거울 속에서 새로운 탈존의 터를 마련하고자 궁리하기도 하는 정경, 생명의 벼리를 성찰하는 '나'들과 여성의 탈존 지평을 숙고한 '나'들의 초상 그리고 20세기 한국 역사와 현실, 공동체와 대화하며 상호주관성의 지평에서 탈존의 심미적 터전을 마련하려는 모색 등을 살핌으로써 20세기 한국인의 존재론과 역정에 관련한 심층적인 질문들과 마주한다. 이광수의 계몽주의에서 원종국의 포스트휴머니즘에 이르기까지, '나'와 '나'의 말을 위한 혹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너'를 위한 탄력적인 상상력을 헤아린다.
기획의 말, 「'나'와 '남'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기획위원 우찬제
유동하는 자아상의 좌표들을 점묘하며 선명해지는 시대의 초상
이광호의 「'나'는 쓸 수 있는가-'일인칭 하기'의 역사적 몽타주」는 존재론적 주체를 넘어서 수사학적 주체가 탄력적으로 형성될 가능성과 그 다채로운 맥락을 성찰하며, 수사학적 '나'의 풍경을 역동적으로 구성한다. 문학 공간에서 '나의 글쓰기'는 '나'의 주체성을 탐문하는 과정이자, 역설적으로 '나'의 불완전성과 가변성을 발견하는 복합적 수행 도정이다. '나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특히 '나의 글쓰기'는 수행적 역동성을 통해 동일성의 닫힌 틀을 넘어 타자들에 다각적으로 스며들면서 다양한 가능 세계를 생성한다. 자아의 감옥을 파옥하는 분열적 격렬성은 물론 타자와 더불어 해방의 계기들로 탈주하는 심미적 실험성으로 말미암아 종종 '일인칭 하기'는 위험한 글쓰기의 모험을 수행한다. 위험한 위반을 통해 거듭 다시 태어난다. 경험하는 '나'와 쓰는 '나' 사이의 역동적 방정식과 더불어 '일인칭 하기'의 모험 속에서 한국문학은 잠재적이자 가상적인, 그야말로 '버추얼'한 '나'를 발명해왔다. 그런 일인칭 하기의 문제성을 역사적ㆍ정치적ㆍ젠더적ㆍ문화적ㆍ문학적 맥락 등에서 다층적으로 몽타주한다. 가령 일제강점기 염상섭과 백신애는 기행문이나 편지 등의 수사학적 장치에 탈식민적이거나 젠더적인 정치성을 내장한 일인칭 하기를 시도했다. 젠더와 일인칭 하기는 한강과 배수아의 사례를 통해 더욱 상징적으로 전경화된다. 한강의 소설에서 '나'의 목소리의 리듬 자체를 재맥락화하거나 배수아의 소설에서 낯선 여성 주체를 생성하는 일인칭 글쓰기 양상을 주목한다. 최인훈과 이청준을 통해 소설 쓰기와 그 불가능성의 문제를 탐색하는 일인칭 글쓰기의 심미적 수행성을 해찰한 다음, 이상과 김혜순을 중심으로 일인칭 하기의 급진성을 논의한다. '나'의 동일성과 일인칭 진정성 신화를 통렬하게 난타하면서 분열증적 활력으로 혼돈과 생성의 새로운 탈주를 보인 일인칭 하기의 미학과 윤리를 점검한다.
강동호의 「낭만적 무의식-진실한 '나'의 역사적 근원들」은 동시대 문학/문화에 여전히 강하게 살아 있는 낭만적 충동 혹은 낭만적 무의식의 역사적 지속과 변화상을 중층적으로 탐문한 글이다. 부제가 시사하는 것처럼 '진실한 나'에 대한 낭만적 열정은 하나의 역사적 근원을 지닌 것이 아니다. 무의식처럼 저변에 흐르면서 다양한 계기와 주름을 형성하는 낭만적 무의식을 통해 '나'와 '나'의 시학이 변형ㆍ생성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갈등하면서 복합적으로 균열을 일으키는 시적 주체(들)의 양상과 담론을 성찰한다. 한국 근대문학의 주요한 '기원origin'(들) 중 하나로 낭만주의를 주목하면서 그 낭만적 충동의 역사적 분열과 실패를 동시대성으로 재해석하고 재성찰한다. 과학과 예술, 합리주의와 신비주의 사이에서 탈마법화와 재마법화의 혼란스러운 착종 및 분열의 증후를 드러냈던 이광수, 시의 본질을 주관적 심령의 신비로운 발현으로 이해하면서도 시형의 음률과 호흡 사이 분열을 보였던 김억, '영률(靈律)'이라는 신비스러운 내면의 감응으로부터 시의 근거를 낭만적으로 탐문했던 황석우를 거쳐 김소월의 자유시 담론에 깊은 눈길을 준다. 김소월의 시적 화자 '나'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헤아리면서 자유시 담론을 발본적으로 들여다본다. 전통적 '한'으로만 환원되지 않는 시적 화자 '나'의 잉여 의지를 응시하면서 김소월 시의 예외성과 혁명성을 읽어낸다. 서정적 동일성의 근대적 원근법을 역설적으로 전통적 형식의 틀 안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한 김소월을 "자신의 가능성을 능동적으로 변주할 수 있는 주체적 계기를 모색한, 내면의 입법자였다"라고 평가한다. 이런저런 현상과 담론의 심연에서 낭만적 무의식과의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점묘하면서 동시대성 문제와 관련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강계숙의 「한국 여성시의 시작(始作/詩作)을 돌아보다-'탄실이'부터 '비리데기'까지」는 여성시의 시작과 진화 맥락을 성찰한다. 남성 중심의 시단을 거슬러 한국 여성시의 다양한 정념의 주체들이 새로운 자아상을 창조함으로써 일련의 계보를 구축해왔음을 숙고한다. 김명순에서 노천명, 모윤숙, 김남조, 홍윤숙을 거쳐 강은교에 이르기까지 여성 시인이 맞닥뜨린 이중 구속 상태로부터의 탈주 도정을 역동적으로 헤아린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상재된 1925년에 『생명의 과실』을 출간한 한국 최초의 여성 시인 김명순과 그녀를 둘러싼 문제적 상황을 주목한다. 여성의 자기표현에 징벌을 가하고 축출하려 했던 조선조 말의 질서가 낳은 근대 여성의 불안 가운데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자기를 주체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이가 김명순이다. 그녀의 개인-주체-되기를 통한 여성 문인의 탄생 사건이 추방과 유폐라는 비극적 귀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문학사적 불화의 풍경을 생생하게 논의한다. 김명순류의 저주받은 여성 시인의 말하기-글쓰기 양상과 그 수용은, 멜로드라마적 숭고의 주체와 성화(聖化)된 자아상을 보여준 모윤숙과 김남조를 거쳐 강은교에 이르면 새로운 단계로 진화한다. 남성의 대상 존재가 되기를 마다하고 남성 시선의 내면화를 예리하게 거스르면서 여성의 주체화가 어떻게 가능할지를 남성적-근대적 주체의 비판을 통해 탐색한 강은교로부터 한국 시의 여성시학이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경계의 존재, 이성적ㆍ합리적 세계로부터 이탈하여 근대적 남성성이 자랑하는 명확성과 확실성에 의문부호를 다는 식별 불가능한 존재. 그러한 존재-되기로서의 주체화 선언"을 전경화한다.
심진경의 「여성 자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타자 되기의 미학-'여성-나'의 서사 전략과 정치학」은 한국문학사에서 여성 주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해체되어왔으며 타자로서 혹은 타자 되기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미학을 열어왔는지 심도 있게 탐문한다. 여성 자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서사 전략과 젠더 정치적 맥락에서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여성-나'의 문제에는 내부의 타자로 식민화된 여성의 존재론적 조건이라는 저변에서 되풀이된 여성 혐오와 그 폭력의 역사, 성적ㆍ사회적 욕망의 각성을 통한 주체로의 전환 그리고 타자에의 공감과 연대를 통한 공동체적 자아로의 확장 등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층위와 테마 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여성 자아가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과정 혹은 여성의 '자기-되기'가 변형ㆍ생성되는 과정을 성찰하는 작업은 여성문학사의 유의미한 실천이 될 수 있다. 근대문학 형성기 여성의 삶을 스스로 언어화하려는 정치적 수사학을 펼쳤던 김명순과 나혜석의 시도, 그것을 왜곡하고 배제하려 했던 낙인찍기의 역사, 그 부정적 영향으로 가부장제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어적인 창작을 해야 했던 1930년대 여성 작가들, 그런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지배적인 언어로 대항적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은폐와 폭로의 이중 전략을 구사해야 했던 문학사적 풍경을 살핀다. 남성 중심적 규범에 저항하는 '불복종 여성'의 초상을 그린 백신애의 「광인수기」를 거쳐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이르는 경로가 주목에 값한다. 히스테리적 서사 전략으로 여성적 쾌락을 잔존시키며 가부장제와 공모하는 체하면서 그 교란을 수행하려 했던 최정희와 오정희의 소설을 거쳐, 1990년대 여성문학 대폭발 이후의 다층적 궤적들을 헤아리면서 "여성 정체성을 넘어 다자성의 윤리로" 이행하는 흐름을 읽어낸다. 여성문학이 자기 자신과 맺어온 관계와 그 변화의 자취를 살피면서 '나'와는 완전히 다른 무수한 정체성(들)과 연관된 여성의 '자기 발견' 문제를 깊이 성찰한다.
우찬제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나를 위하여-탈존의 주름」은 왜 나를 찾을 수 없는지, 왜 내가 나임을 입증하거나 말할 수 없는지 변명할 심미적 실마리를 마련하기 위해 복합적 시간 여행을 수행한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나'들은 탈존의 탈주선에서 늘 생성 중인 역동적 심미성을 가까스로 추구한다. 이상의 유리 거울, 윤동주의 물거울과 구리 거울, 김동리와 오정희의 구리 거울 등 탈존의 풍경을 비추는 거울은 실로 만화경처럼 다양하다. 게다가 그 거울들은 때때로 일그러져 있거나 주름 잡힌 형상임을 성찰한다. 주름은 안과 밖, '나'와 남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복합적인 관계망을 형성한다. 상상하는 '나'는 그토록 무수한 주름의 교차와 상호작용 속에서 중층적이고 다각적으로 형성된다. 마치 천이 접힐 때마다 다른 형상으로 탈주하듯 상상하는 '나' 또한 다양한 경험과 관계 속에서 부단히 변형되고 혁신된다. 늘 새롭게 자기 존재를 입증하려 하지만, 그 또한 입증하기 어렵다는 사실의 알리바이이기도 하다. 한국의 현대 작가들은 존재의 주름에 갇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온 존재를 기울여 탈존의 계기를 모색하려는 산문적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현실과 대결하려는 의지와 이데올로기가 강한 '큰 나'들의 고원과 비루한 존재의 잔주름을 파고드는 '작은 나'들의 협곡이, 서로 스미고 짜이는 가운데, 그 차이와 반복으로 현대문학사의 어떤 동력을 형성했다. 존재 비용으로 말미암아 고립의 주름 속에서 고통받는 '나'들의 풍경, 그러다 자기 거울에 갇히기도 하고 갇힌 거울 속에서 새로운 탈존의 터를 마련하고자 궁리하기도 하는 정경, 생명의 벼리를 성찰하는 '나'들과 여성의 탈존 지평을 숙고한 '나'들의 초상 그리고 20세기 한국 역사와 현실, 공동체와 대화하며 상호주관성의 지평에서 탈존의 심미적 터전을 마련하려는 모색 등을 살핌으로써 20세기 한국인의 존재론과 역정에 관련한 심층적인 질문들과 마주한다. 이광수의 계몽주의에서 원종국의 포스트휴머니즘에 이르기까지, '나'와 '나'의 말을 위한 혹은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너'를 위한 탄력적인 상상력을 헤아린다.
기획의 말, 「'나'와 '남'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기획위원 우찬제
목차
목차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를 펴내며
기획의 말
우찬제 '나'와 '남'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광호 '나'는 쓸 수 있는가─'일인칭 하기'의 역사적 몽타주
강동호 낭만적 무의식─진실한 '나'의 역사적 근원들
강계숙 한국 여성시의 시작(始作/詩作)을 돌아보다─'탄실이'부터 '비리데기'까지
심진경 여성 자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타자 되기의 미학─'여성-나'의 서사 전략과 정치학
우찬제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나를 위하여─탈존의 주름
기획의 말
우찬제 '나'와 '남' 그리고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광호 '나'는 쓸 수 있는가─'일인칭 하기'의 역사적 몽타주
강동호 낭만적 무의식─진실한 '나'의 역사적 근원들
강계숙 한국 여성시의 시작(始作/詩作)을 돌아보다─'탄실이'부터 '비리데기'까지
심진경 여성 자아의 탄생과 소멸, 그리고 타자 되기의 미학─'여성-나'의 서사 전략과 정치학
우찬제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없는 나를 위하여─탈존의 주름
저자
저자
이광호
198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비평집 『미적 근대성과 한국문학사』 『이토록 사소한 정치성』 『익명의 사랑』, 문학 연구서 『시선의 문학사』, 비평 에세이 『작별의 리듬』 등이 있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