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
박형서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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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다.
이 땅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외로운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폭력의 굴레 속 인간 삶을 비추는 처연한 농담
근현대 한국의 환부를 누비는 희비극적 해학소설
한계를 돌파하는 상상력, 현실을 묘파하는 핍진성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집념의 이야기꾼
13년 만에 만나는 박형서 신작 장편소설
이 땅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외로운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폭력의 굴레 속 인간 삶을 비추는 처연한 농담
근현대 한국의 환부를 누비는 희비극적 해학소설
한계를 돌파하는 상상력, 현실을 묘파하는 핍진성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집념의 이야기꾼
13년 만에 만나는 박형서 신작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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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거침없는 필치와 능수능란한 전개로 독자와 평단을 매료해온 작가 박형서. 대산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유정문학상에 빛나는 그가 8년 만의 신작이자 13년 만의 장편소설인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를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다. 오랜 구상 및 자료 조사를 거쳐 2023년 3월부터 11월까지 『문학사상』에 연재하고 그 후 다듬는 과정을 통해 도합 10여 년 만에 완성된 소설이다. 첫 장편소설 『새벽의 나나』에서 태국이라는 낯선 공간을 무대로 국경을 넘나드는 문학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해방 직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근현대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는 화자 김철국과 노인 박복대를 중심으로 액자소설과 피카레스크소설의 전형을 빌려 지독하고 끔찍한 온갖 물리적·심리적 폭력에 대해 말한다. 박형서라는 이름을 현대 한국문학의 독보적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상상력과 핍진성이 극도로 발휘된 이 소설에서, 작가는 역사에 내재한 폭력의 악순환을 특유의 익살과 알레고리, 시니컬한 진지함이 뒤섞인 문체로 그려낸다. 방대한 이야기의 행로를 누비며 박형서 문학의 정점을 만끽하는 동시에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대한민국의 환부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박복대를 때리는 건 사람이 아니라 시대였다"
경이로운 신체 회복력을 지닌 한 남자의 괴이한 수난극
사회봉사 명령으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게 된 '나', 김철국은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기이한 광경을 목격한다. 한 노인이 다른 노인들에게 둘러싸여 무자비하게 구타당하고 있던 것. 김철국은 그를 빼내어 방으로 데려오고, 노인의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무는 것을 발견한다. 당혹스러워하는 그에게 노인 박복대는 "나는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네"(p. 13)라는 말을 시작으로 참혹했던 자신의 일생기를 들려준다.
1930년대 강원도 춘천 유포리에서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박복대는 어릴 적 신병을 앓은 뒤 기이한 능력을 얻게 된다. 아무리 맞고 찔리고 베이고 뼈가 부러져도 금세 낫고야 마는 불가해한 회복력. 한편 "박복대의 또렷한 이목구비에는 묘하게 구타를 불러오는 힘이"(p. 13) 있어 만나는 모든 이가 그에게 주먹을 뻗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든다. 1950년, 전쟁은 산골 마을에까지 손길을 뻗어왔고 16살 박복대는 주민들과 함께 고향을 떠나 도망친다. 그때부터 박복대의 진정한 수난기가 시작된다. 그는 북한군과 중공군에게 무수히 맞으며 한국전쟁 3년을 지나 대구에 닿는다. 매일 스스로를 상처 입혀 돈을 버는 자해 공갈범으로서의 남루한 생활을 지나, 미군 기지와 신문사에서 짧게 벌어먹은 뒤 광주 중앙인쇄소에 다다른다. 민주화 항쟁으로 사람이 숱하게 맞고 죽어 나가던 광주에서 박복대는 맞기도 많이 맞지만 동료 그리고 사랑, '조연화'를 만나게 된다.
연인 조연화의 폭력과 자기반성으로 끝나버린 짧은 인연은 박복대에게 돌아볼 때마다 사무치게 아픈 가시로, 그러나 동시에 남은 인생을 지탱하는 기둥으로 자리하게 된다. 어째서 연화 씨도 나를 때린 것일까? 사람이 사람을 때리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인가? 박복대의 의문에 코웃음 치듯, 그의 삶에 찾아온 건 또 다른 사랑이 아닌 삼청교육대다. 그곳에서 박복대는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몇 개월간 "영락없는 개돼지"(p. 313) 취급을 받으며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한다. 간신히 도망쳐 부산에서 새 시작을 도모하던 그에게 찾아온 것은, 이번에는, 형제복지원이다. 부랑자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시민을 잡아다가 시도 때도 없이 구타해 "깨꾸닥 또는 헤까닥"(p. 386)이라는 운명에 봉착시키는 형제복지원에서의 무자비한 3년이 지나고 그는 1987년의 서울에 닿는다. 사방에서 구호가 울려 퍼지며 골목엔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도시. 지독하다 싶을 만큼 여전히도 박복대는 폭력의 굴레 속에 있던 것이다. 시위대 틈에서 헤매던 박복대는 '국제해양연구소'라는 조직에 붙잡혀 그 전과는 다르게 수술을 집도하듯 "기계 같은 무심함"(p. 468)으로 이루어지는 폭력, 즉 고문을 당한다.
인간 사회의 연쇄적 폭력에 질려 소백산에서의 은둔을 택하지만 결국 "끝없는 괴롭힘과 모욕에 고통받을지언정, 곁에 사람이 있어줘야 자기 역시 사람이"(p. 534)라는 믿음으로 다시 사회에 돌아온 박복대. 전기공에서 국밥집 사장이 되기까지 여러 인연을 스쳐 보내며 이윽고 여든을 넘어선 그는 요양원에 입소한다. 그곳에서 보호관찰 중인 봉사 요원 김철국과 마주하고, 자신의 '죽도록 맞아온' 생애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모든 인간에게 바치는 찬가
비극마저 해학으로 끌어안는 압도적 서사
무참할 정도로 이어지는 소설 속 구타는 국가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폭력을 멈추자는 탄원과도 같다. 박복대는 픽션 속 인물로서 그 모든 폭행을 겪고서도 살아남지만 그가 지나온 전쟁에, 형제복지원에, 삼청교육대에, 민주화 항쟁에, 빈민을 방치했던 국가에 기실 수백만의 죽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후 시대를 바라보며 아도르노는 "삶이 살아 있지 않다"라는 말을 남겼다. 국가라는 전체가 폭력 체계로서 개인에 우위를 점하고 이들을 절멸하려 든 경험으로 '상처 입은 삶'들이 '예외 없이 불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박복대라는 인물은 국가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죽도록 맞으며 '불구가 되어버린' 근현대 한국인의 초상이다.
책 너머에서 박복대의 생로병사를 바라보는 독자는 생생한 수난극에 함께 아파하고 신음하게 된다. 압도적인 두께의 소설 내내 끝나지 않는 구타와 그 잔혹성에 혀를 내두르고 진저리 치게 된다. 그러나 결코 책장을 덮지 못하고 끝까지 읽어 내려가게 되는 동인은 진실과 허구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독자를 이야기의 수렁에 빠뜨리는 탁월한 이야기꾼 박형서의 흡인력에 있다. 그간 '농담의 악마'라 불려왔던 작가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어투와 시니컬한 유머는 영겁의 고통을 읽어 내리면서도 거듭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박복대가 맞는 장면을 신들린 듯 묘사할 때는 기이한 신명까지 느껴진다. 눈물 속에서도 웃음을 금치 못하며 소설을 읽다 보면 혀끝에 기어코 인간을 향한 애증과 연민이라는 달콤쌉싸름한 맛이 스며든다.
"사람은 사람 곁에 있을 때만 사람이다"
국경 너머, 이념 너머, 끝내 사람을 향한 이야기
작가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경이란, 국민이란 무엇인가? 국가주의와 무정부주의는 무엇이며, 진정한 아나키즘이란 무엇인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적군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가 여즉 그 상대를 증오하는가? 오로지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개념들에 반기를 들며 이 소설은 우리 본성이 반려인을, 곁의 이웃을, 같이 일해온 동료를 사랑하는 데 더 탁월함을 선포한다. "사람 사는 게 참 짧거든. 그러니 시간 날 때마다 옆에 있는 사람을 쓰다듬고 좋아하고 아껴주는 게 훨씬 이익이란다"(p. 514). 결국 박복대가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더라도 인간 사회로 돌아온 이유는 '어머니' '홍천 국밥집 주인마님' '감자 할머니' '조연화' '원 씨' 등 그의 삶에 아주 작게라도 온기를 나누어주었던 사람들 때문이다. 고통과 상처도 오래가지만, 사랑을 주고받았던 기억은 그보다 오래 남는다. 폭력이 삶을 뒤흔들어놓을 때 그 삶을 지탱하는 것 또한 사랑했던 기억이다. 박복대의 삶이 결코 불행하지만은 않은 까닭은 그래서인지 모른다. 우리가 폭력의 굴레를 만신으로 겪어내면서도 끝내 희망을 놓지 못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다. 이 땅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외로운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p. 224). 소설이 그리듯 우리 삶에 폭력의 그림자가 깨끗이 거둬지는 날이 오지 않을지라도 오직 인간의 인간을 향한, 그 존재의 애수마저 품는 사랑이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타인의 고통에 공명하는 영혼이 있다. 그로 인해 이 세계가 더 나은 곳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러한 믿음만으로도 우리는 '죽도록 맞으며 살지 않는' 어떤 천연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박복대를 때리는 건 사람이 아니라 시대였다"
경이로운 신체 회복력을 지닌 한 남자의 괴이한 수난극
사회봉사 명령으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게 된 '나', 김철국은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기이한 광경을 목격한다. 한 노인이 다른 노인들에게 둘러싸여 무자비하게 구타당하고 있던 것. 김철국은 그를 빼내어 방으로 데려오고, 노인의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무는 것을 발견한다. 당혹스러워하는 그에게 노인 박복대는 "나는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다네"(p. 13)라는 말을 시작으로 참혹했던 자신의 일생기를 들려준다.
1930년대 강원도 춘천 유포리에서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박복대는 어릴 적 신병을 앓은 뒤 기이한 능력을 얻게 된다. 아무리 맞고 찔리고 베이고 뼈가 부러져도 금세 낫고야 마는 불가해한 회복력. 한편 "박복대의 또렷한 이목구비에는 묘하게 구타를 불러오는 힘이"(p. 13) 있어 만나는 모든 이가 그에게 주먹을 뻗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든다. 1950년, 전쟁은 산골 마을에까지 손길을 뻗어왔고 16살 박복대는 주민들과 함께 고향을 떠나 도망친다. 그때부터 박복대의 진정한 수난기가 시작된다. 그는 북한군과 중공군에게 무수히 맞으며 한국전쟁 3년을 지나 대구에 닿는다. 매일 스스로를 상처 입혀 돈을 버는 자해 공갈범으로서의 남루한 생활을 지나, 미군 기지와 신문사에서 짧게 벌어먹은 뒤 광주 중앙인쇄소에 다다른다. 민주화 항쟁으로 사람이 숱하게 맞고 죽어 나가던 광주에서 박복대는 맞기도 많이 맞지만 동료 그리고 사랑, '조연화'를 만나게 된다.
연인 조연화의 폭력과 자기반성으로 끝나버린 짧은 인연은 박복대에게 돌아볼 때마다 사무치게 아픈 가시로, 그러나 동시에 남은 인생을 지탱하는 기둥으로 자리하게 된다. 어째서 연화 씨도 나를 때린 것일까? 사람이 사람을 때리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인가? 박복대의 의문에 코웃음 치듯, 그의 삶에 찾아온 건 또 다른 사랑이 아닌 삼청교육대다. 그곳에서 박복대는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몇 개월간 "영락없는 개돼지"(p. 313) 취급을 받으며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한다. 간신히 도망쳐 부산에서 새 시작을 도모하던 그에게 찾아온 것은, 이번에는, 형제복지원이다. 부랑자 단속이라는 명목으로 시민을 잡아다가 시도 때도 없이 구타해 "깨꾸닥 또는 헤까닥"(p. 386)이라는 운명에 봉착시키는 형제복지원에서의 무자비한 3년이 지나고 그는 1987년의 서울에 닿는다. 사방에서 구호가 울려 퍼지며 골목엔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도시. 지독하다 싶을 만큼 여전히도 박복대는 폭력의 굴레 속에 있던 것이다. 시위대 틈에서 헤매던 박복대는 '국제해양연구소'라는 조직에 붙잡혀 그 전과는 다르게 수술을 집도하듯 "기계 같은 무심함"(p. 468)으로 이루어지는 폭력, 즉 고문을 당한다.
인간 사회의 연쇄적 폭력에 질려 소백산에서의 은둔을 택하지만 결국 "끝없는 괴롭힘과 모욕에 고통받을지언정, 곁에 사람이 있어줘야 자기 역시 사람이"(p. 534)라는 믿음으로 다시 사회에 돌아온 박복대. 전기공에서 국밥집 사장이 되기까지 여러 인연을 스쳐 보내며 이윽고 여든을 넘어선 그는 요양원에 입소한다. 그곳에서 보호관찰 중인 봉사 요원 김철국과 마주하고, 자신의 '죽도록 맞아온' 생애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모든 인간에게 바치는 찬가
비극마저 해학으로 끌어안는 압도적 서사
무참할 정도로 이어지는 소설 속 구타는 국가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폭력을 멈추자는 탄원과도 같다. 박복대는 픽션 속 인물로서 그 모든 폭행을 겪고서도 살아남지만 그가 지나온 전쟁에, 형제복지원에, 삼청교육대에, 민주화 항쟁에, 빈민을 방치했던 국가에 기실 수백만의 죽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후 시대를 바라보며 아도르노는 "삶이 살아 있지 않다"라는 말을 남겼다. 국가라는 전체가 폭력 체계로서 개인에 우위를 점하고 이들을 절멸하려 든 경험으로 '상처 입은 삶'들이 '예외 없이 불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박복대라는 인물은 국가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죽도록 맞으며 '불구가 되어버린' 근현대 한국인의 초상이다.
책 너머에서 박복대의 생로병사를 바라보는 독자는 생생한 수난극에 함께 아파하고 신음하게 된다. 압도적인 두께의 소설 내내 끝나지 않는 구타와 그 잔혹성에 혀를 내두르고 진저리 치게 된다. 그러나 결코 책장을 덮지 못하고 끝까지 읽어 내려가게 되는 동인은 진실과 허구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독자를 이야기의 수렁에 빠뜨리는 탁월한 이야기꾼 박형서의 흡인력에 있다. 그간 '농담의 악마'라 불려왔던 작가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어투와 시니컬한 유머는 영겁의 고통을 읽어 내리면서도 거듭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박복대가 맞는 장면을 신들린 듯 묘사할 때는 기이한 신명까지 느껴진다. 눈물 속에서도 웃음을 금치 못하며 소설을 읽다 보면 혀끝에 기어코 인간을 향한 애증과 연민이라는 달콤쌉싸름한 맛이 스며든다.
"사람은 사람 곁에 있을 때만 사람이다"
국경 너머, 이념 너머, 끝내 사람을 향한 이야기
작가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경이란, 국민이란 무엇인가? 국가주의와 무정부주의는 무엇이며, 진정한 아나키즘이란 무엇인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적군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가 여즉 그 상대를 증오하는가? 오로지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개념들에 반기를 들며 이 소설은 우리 본성이 반려인을, 곁의 이웃을, 같이 일해온 동료를 사랑하는 데 더 탁월함을 선포한다. "사람 사는 게 참 짧거든. 그러니 시간 날 때마다 옆에 있는 사람을 쓰다듬고 좋아하고 아껴주는 게 훨씬 이익이란다"(p. 514). 결국 박복대가 죽도록 맞으며 살아왔더라도 인간 사회로 돌아온 이유는 '어머니' '홍천 국밥집 주인마님' '감자 할머니' '조연화' '원 씨' 등 그의 삶에 아주 작게라도 온기를 나누어주었던 사람들 때문이다. 고통과 상처도 오래가지만, 사랑을 주고받았던 기억은 그보다 오래 남는다. 폭력이 삶을 뒤흔들어놓을 때 그 삶을 지탱하는 것 또한 사랑했던 기억이다. 박복대의 삶이 결코 불행하지만은 않은 까닭은 그래서인지 모른다. 우리가 폭력의 굴레를 만신으로 겪어내면서도 끝내 희망을 놓지 못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다. 이 땅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외로운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p. 224). 소설이 그리듯 우리 삶에 폭력의 그림자가 깨끗이 거둬지는 날이 오지 않을지라도 오직 인간의 인간을 향한, 그 존재의 애수마저 품는 사랑이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타인의 고통에 공명하는 영혼이 있다. 그로 인해 이 세계가 더 나은 곳으로 향하는 중이다. 이러한 믿음만으로도 우리는 '죽도록 맞으며 살지 않는' 어떤 천연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 차례
1부 틀림없이 행복해진다
2부 누가 먼저 때렸나
3부 이거 못 버려요
4부 사다리 타기
5부 타조의 시간
6부 구타와 두부
7부 얼마나 아팠는가
1부 틀림없이 행복해진다
2부 누가 먼저 때렸나
3부 이거 못 버려요
4부 사다리 타기
5부 타조의 시간
6부 구타와 두부
7부 얼마나 아팠는가
저자
저자
박형서 2000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자정의 픽션』 『핸드메이드 픽션』 『끄라비』 『낭만주의』, 중편소설 『당신의 노후』, 장편소설 『새벽의 나나』, 산문집 『뺨에 묻은 보석』 등이 있다. 대산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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