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
운동 좀 하던 할머니들의 현재진행형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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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노동 혹은 노동운동,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다. 건장한 남성들이 머리띠를 둘러매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 전태일 열사로 대표되는 치열하고 거친 '운동권'의 모습. 하지만 여기 1970년대 공장에서 일했던 젊은 여자들이 있었다. 남자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결혼하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일하던 여자들. 그러다 이들은 질문하기 시작했다. 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지, 왜 같은 일을 하고도 남자보다 돈을 적게 받는지, 왜 결혼과 출산이 일을 그만두어야 할 이유가 되는지. 지금보다 훨씬 더 견고했던 가부장제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넓히기 위해 노동운동에 뛰어들고, 생리휴가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해고와 폐업에 맞서 싸웠다.
하지만 당시 사진 속 이들의 얼굴은 앳되기만 하고, 오히려 말갛게 활짝 웃고 있다. 공장이 쉬는 날이면 한껏 꾸미고 명동에 나가 놀고, 좋아하는 나훈아 노래를 부르고, 글을 쓰고 싶었고, 사진 찍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던 스무 살 전후의 여성들이었다. 인간답게 살기도 일하기도 쉽지 않았던 시대, 이 책은 그 당시 운동 좀 했던 할머니들, 아니 치열하게 일하고 신나게 싸웠던 그 시대 언니들의 이야기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은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본 이야기다. 거대한 노동운동사의 중심이 아니라 그 안을 살아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간다. 지금 그들은 요가를 가르치고, 미싱을 돌리고, 밭을 갈고, 보험 일을 하고, 아파트를 청소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집회에 나가고, 누군가는 자녀와 손주를 돌보며 평범한 노년을 산다. 한때 경찰과 회사에 맞서 싸웠던 '여공'들은 이제 동네 문화센터와 시장, 아파트와 거리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할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평범한 얼굴 뒤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싸움을 발견한다. 책 속 인물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별거 없다"라고 하지만, 저자는 "한 사람의 생은 오롯이 하나의 역사를 품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 '별거 없는 싸움'들이 모여 오늘의 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선배 노동자들은 "그때는 진 싸움처럼 느껴졌지만 결국은 이겼다"라는 말을 여전히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 시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전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가 작은 투쟁
그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나 역시 노동하며 살아왔다
이 책이 과거의 여성 노동운동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 이유는 저자 자신의 질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방송작가로 오래 일했던 저자 변정정희는 일을 그만둔 뒤에야 자신이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글을 써서 '작품'을 만든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노동자와 다른 존재처럼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니 자신 역시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밤을 새우고 휴가 없이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러면서 50년 전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과 지금을 잇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결혼 퇴직에 반대하고, 남녀 임금 차별에 문제를 제기하고, 여성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요구하며 닦아놓은 길 위에서 지금의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물론 오늘의 노동은 공장 노동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프리랜서로 계약하고, 창작하는 일을 능동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확인하고, 부당함을 견디거나 맞서고, 더 나은 노동의 자리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고 싶다는 마음은 50년 전과 지금을 가로질러 이어진다. 저자는 이 책을 "노동의 길을 닦아 온 선배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는 이야기"인 동시에 "몰랐던 나의 노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노동의 길을 가늠하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투쟁'은 거창한 구호만을 뜻하지 않는다. 새벽잠을 이기고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것, 지친 몸을 움직이는 것, 타인의 시선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믿는 것, 망설이면서도 가보지 않은 길로 한 걸음 내딛는 것. 일상을 살아가며 노동하는 일 자체가 모두의 작은 투쟁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한 적 없는 자신의 어머니 정수자의 삶까지 책의 마지막에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생 가족을 돌보고 봉제공장과 청소 현장을 오가며 일한 어머니의 노동 역시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오래된 싸움이었다.
책장을 덮어도, 인생은 길고 투쟁은 계속된다
50년 전의 '여공'들은 이제 노년의 여성 노동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과거형이 아니다. 여전히 일하고, 배우고, 누군가를 돌보고, 때로는 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낸다. 저자는 "누군가에게는 옛 여자들의 흘러간 과거이겠지만, 아직 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싸우는 나의 영웅들에게는 뚜렷하게 현재 진행 중인 삶"이라고 쓴다. 책장을 덮어도 인생은 길고 투쟁은 계속된다.
르포 작가 은유는 이들의 "일상을 쓸고 닦는 감각, 부당함에 맞서는 기세"가 세월에도 녹슬지 않았다며 "사는 게 막막할 때 나는 '운동 좀 해본 할머니들' 이야기를 펼칠 것"이라고 추천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 원소윤은 "피를 봐봤고 되는 데까지 버텨본 이들의 역사"가 가진 "흉내 낼 수 없는 위엄"이 이 책에 있다고 추천사에 썼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은 이름 없이 일하고 버티고 싸워 온 여자들에게 보내는 기록이자, 그들이 만들어놓은 길 위에서 오늘도 자기 몫의 일을 해내며 살아가는 지금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건네는 응원이다.
하지만 당시 사진 속 이들의 얼굴은 앳되기만 하고, 오히려 말갛게 활짝 웃고 있다. 공장이 쉬는 날이면 한껏 꾸미고 명동에 나가 놀고, 좋아하는 나훈아 노래를 부르고, 글을 쓰고 싶었고, 사진 찍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던 스무 살 전후의 여성들이었다. 인간답게 살기도 일하기도 쉽지 않았던 시대, 이 책은 그 당시 운동 좀 했던 할머니들, 아니 치열하게 일하고 신나게 싸웠던 그 시대 언니들의 이야기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은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본 이야기다. 거대한 노동운동사의 중심이 아니라 그 안을 살아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간다. 지금 그들은 요가를 가르치고, 미싱을 돌리고, 밭을 갈고, 보험 일을 하고, 아파트를 청소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집회에 나가고, 누군가는 자녀와 손주를 돌보며 평범한 노년을 산다. 한때 경찰과 회사에 맞서 싸웠던 '여공'들은 이제 동네 문화센터와 시장, 아파트와 거리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할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 평범한 얼굴 뒤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싸움을 발견한다. 책 속 인물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별거 없다"라고 하지만, 저자는 "한 사람의 생은 오롯이 하나의 역사를 품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 '별거 없는 싸움'들이 모여 오늘의 사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선배 노동자들은 "그때는 진 싸움처럼 느껴졌지만 결국은 이겼다"라는 말을 여전히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 시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전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일 자체가 작은 투쟁
그들이 닦아놓은 길 위에서 나 역시 노동하며 살아왔다
이 책이 과거의 여성 노동운동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 이유는 저자 자신의 질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방송작가로 오래 일했던 저자 변정정희는 일을 그만둔 뒤에야 자신이 '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글을 써서 '작품'을 만든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노동자와 다른 존재처럼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니 자신 역시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밤을 새우고 휴가 없이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러면서 50년 전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과 지금을 잇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결혼 퇴직에 반대하고, 남녀 임금 차별에 문제를 제기하고, 여성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요구하며 닦아놓은 길 위에서 지금의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물론 오늘의 노동은 공장 노동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프리랜서로 계약하고, 창작하는 일을 능동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확인하고, 부당함을 견디거나 맞서고, 더 나은 노동의 자리를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고 싶다는 마음은 50년 전과 지금을 가로질러 이어진다. 저자는 이 책을 "노동의 길을 닦아 온 선배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는 이야기"인 동시에 "몰랐던 나의 노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노동의 길을 가늠하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투쟁'은 거창한 구호만을 뜻하지 않는다. 새벽잠을 이기고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것, 지친 몸을 움직이는 것, 타인의 시선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믿는 것, 망설이면서도 가보지 않은 길로 한 걸음 내딛는 것. 일상을 살아가며 노동하는 일 자체가 모두의 작은 투쟁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한 적 없는 자신의 어머니 정수자의 삶까지 책의 마지막에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생 가족을 돌보고 봉제공장과 청소 현장을 오가며 일한 어머니의 노동 역시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오래된 싸움이었다.
책장을 덮어도, 인생은 길고 투쟁은 계속된다
50년 전의 '여공'들은 이제 노년의 여성 노동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과거형이 아니다. 여전히 일하고, 배우고, 누군가를 돌보고, 때로는 거리로 나가 목소리를 낸다. 저자는 "누군가에게는 옛 여자들의 흘러간 과거이겠지만, 아직 현장 노동자로 일하며 싸우는 나의 영웅들에게는 뚜렷하게 현재 진행 중인 삶"이라고 쓴다. 책장을 덮어도 인생은 길고 투쟁은 계속된다.
르포 작가 은유는 이들의 "일상을 쓸고 닦는 감각, 부당함에 맞서는 기세"가 세월에도 녹슬지 않았다며 "사는 게 막막할 때 나는 '운동 좀 해본 할머니들' 이야기를 펼칠 것"이라고 추천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작가 원소윤은 "피를 봐봤고 되는 데까지 버텨본 이들의 역사"가 가진 "흉내 낼 수 없는 위엄"이 이 책에 있다고 추천사에 썼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은 이름 없이 일하고 버티고 싸워 온 여자들에게 보내는 기록이자, 그들이 만들어놓은 길 위에서 오늘도 자기 몫의 일을 해내며 살아가는 지금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건네는 응원이다.
목차
목차
여는 글
운동하며 운동하는 요가 선생님
: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 출신 요가 강사 이정화
불꽃을 품고 시를 쓰는 사람
: 동일방직 노동조합 출신 시인 정명자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 청계피복 노동조합 출신 재봉사 박연준
따로 또 같이 '우리'를 인쇄하는 사람
: YH무역 노동조합 출신 인쇄인 권순갑
잘 봐! 이게 바로 진짜 언니의 싸움이다
: 반도상사 노동조합 출신 농민 허성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여자의 일생
: 학출 출신 보험설계사 김숙연
씩씩하게 자신의 자리를 쓸고 닦는 사람
: 노동조합 출신이 아닌 청소 노동자 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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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운동하며 운동하는 요가 선생님
: 콘트롤데이타 노동조합 출신 요가 강사 이정화
불꽃을 품고 시를 쓰는 사람
: 동일방직 노동조합 출신 시인 정명자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 청계피복 노동조합 출신 재봉사 박연준
따로 또 같이 '우리'를 인쇄하는 사람
: YH무역 노동조합 출신 인쇄인 권순갑
잘 봐! 이게 바로 진짜 언니의 싸움이다
: 반도상사 노동조합 출신 농민 허성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여자의 일생
: 학출 출신 보험설계사 김숙연
씩씩하게 자신의 자리를 쓸고 닦는 사람
: 노동조합 출신이 아닌 청소 노동자 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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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변정정희 주로 TV 다큐멘터리와 라디오 방송에서 글을 써 왔고, 『작가노동 선언』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를 함께 썼다.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르포문학교실에서 노동을 주제로 한 글쓰기를 시작하며, 우리가 너무 오래 잊고 지낸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했다. 2년에 걸쳐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러 다니다 보니 자신의 노동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역사 속 여성 노동운동을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이 책은 그 쉽지 않은 시대를 누구보다 용감하고 씩씩하게 걸었던 여자들의 가장 반짝이는 순간을 꺼내 온 이야기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역사 속 여성 노동운동을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이 책은 그 쉽지 않은 시대를 누구보다 용감하고 씩씩하게 걸었던 여자들의 가장 반짝이는 순간을 꺼내 온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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