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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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빛나는 작품세계를 아름다운 꽃으로 탐구하다
박완서 소설에는 유독 꽃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꽃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 꽃을 주인공의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방식도 탁월하다. 박완서는 작품에서 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꽃이 지닌 특징을 인물이나 상황과 연결해 문학적 상징을 부여했다.
이 책의 저자 김민철은 박완서의 데뷔작『나목 』 에서부터 노년에 발표한 소설집 『 친절한 복희씨 』 까지 꽃이 등장하는 박완서 작품을 선정해 꽃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박완서 작품과 독자를 연결했다. 책의 각 장에서는 박완서 작품을 설명한 뒤 꽃이 등장하는 구절을 소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어떤 식물이며 작품 안에서의 역할, 의미, 상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접 찍은 생생한 꽃 사진이 함께 실렸고, 꽃에 얽힌 전설, 꽃말, 서식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생김새가 비슷한 꽃과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박완서의 작품과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개론서로서, 꽃에 대한 입문서로서 충분하다.
박완서 소설에는 유독 꽃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꽃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 꽃을 주인공의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방식도 탁월하다. 박완서는 작품에서 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꽃이 지닌 특징을 인물이나 상황과 연결해 문학적 상징을 부여했다.
이 책의 저자 김민철은 박완서의 데뷔작『나목 』 에서부터 노년에 발표한 소설집 『 친절한 복희씨 』 까지 꽃이 등장하는 박완서 작품을 선정해 꽃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박완서 작품과 독자를 연결했다. 책의 각 장에서는 박완서 작품을 설명한 뒤 꽃이 등장하는 구절을 소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어떤 식물이며 작품 안에서의 역할, 의미, 상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접 찍은 생생한 꽃 사진이 함께 실렸고, 꽃에 얽힌 전설, 꽃말, 서식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생김새가 비슷한 꽃과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박완서의 작품과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개론서로서, 꽃에 대한 입문서로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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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꽃의 작가' 박완서를 말하다
박완서의 소설을 읽으면서 '작품에 꽃이 많이 나오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꽃의 특징은 무엇이며, 작품에서 그 꽃의 역할은 무엇이고 작품의 주제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나요.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 김민철은 지난 17년간 꽃과 한국문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왔으며 관련 주제로 세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 과정에서 박완서의 소설에 유독 꽃과 나무가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박완서의 작품에서 꽃은 가볍게 스치는 배경이 아니었다. 박완서는 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꽃이 지닌 특징을 인물이나 상황과 연결해 문학적 상징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박완서 소설은 크게 네 가지 주제의식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비판했고, 둘째, 한국전쟁을 생생하게 증언했으며, 셋째, 인간으로서의 여성에 관심이 많았고, 넷째, 노년의 삶을 농밀하게 다뤘다. 이 책은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박완서 작품과 꽃의 관계성을 말한다. 꽃을 통해 박완서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저자가 찍은 꽃 사진도 함께 실었다. 박완서의 따뜻하고 빛나는 작품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꽃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는 책이다.
박완서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꽃에 비유하거나 꽃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 그 남자네 집 』의「작가의 말」에서 박완서는 "문학은 내 마음의 연꽃"이라고 했다. "진흙탕에서 피어난 아름다움이었고, 범속하고 따분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박완서의 산문집을 보면 꽃에 대한 묘사가 셀 수 없이 많다. 꽃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작가가 정말 신바람이 났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_p.338
그동안 박완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론과 연구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박완서 소설에 등장하는 꽃과 식물에 주목한 논문이나 책은 없었다. 꽃과 문학은 독립적인 영역이라 이를 아울러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책은 국내외를 통틀어 꽃으로 박완서 작품에 접근한 첫 시도다. 참고할 만한 자료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저자 김민철은 오랜 시간 박완서 작품을 읽어온 독자로서, 꽃을 사랑하는 작가로서 박완서의 작품과 꽃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꽃이라는 한 가지 소재로 대(大)작가의 삶과 대부분의 작품을 치밀하게 파헤쳤다. 2020년 박완서 9주기를 맞아 정성스럽게 만든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박완서의 삶과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고찰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박완서를 "자기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처럼 쓴 작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완서는 작품을 쓸 때 상당 부분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했고, 여러 작품에서 내용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으로 한국전쟁을 겪기까지 과정을 담은 소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에서 싱아는 여덟 살 소녀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상징한다.(_p.88)
박완서는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1992년),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1995년), 『 그 남자네 집』 (2004년)을 출간하면서 '자전 소설 3부작'을 완성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의 후속편인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는 주인공이 1951년 1·4후퇴 직후 피난을 떠나지 못하고 서울에 남아 겪은 '적치'(赤治) 체험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의 경험을 담고 있다. 주인공이 미군 PX 초상화부에서 일하다 만난 박수근 화백 이야기, 먼 친척뻘인 지섭과의 연애 이야기, 남편과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박수근 화백과의 일화는
『 나목』 , 지섭과의 연애 이야기는 『 그 남자네 집』 과 겹친다. 따라서 독자들은 박완서의 작품을 통해 박완서의 생애 가운에 일부를 공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박완서는 TV에 출연해 "소설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이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주시고,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주시면 됩니다. 재미있게만 읽어주세요." _pp.114-115
박완서는 1970년에 데뷔한 후 40년간 15편의 장편과 10여 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 김민철은 그 가운데 꽃이 주요 소재나 상징으로 쓰인 24편을 선정했다. 꽃이 나오지 않지만 주제나 소재가 비슷해서 소개한 작품까지 합하면 대략 35편 정도를 다룬다. 박완서의 데뷔작 『 나목』 에서부터 노년에 발표한 소설집 『 친절한 복희씨』 까지 작가의 작품이 골고루 포함되었고,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박완서 소설은 거의 모두 담았다.
그만큼 이 책은 박완서의 작품과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개론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박완서와 관련한 에피소드와 육성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작가 박완서와 작품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자연의 일부였다"
박완서는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에서 자신의 고향 개풍군 박적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아름다운 문체로 복원했다. 박완서의 고향집 "너른 뒤란과 앞뜰에선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쉬지 않고 꽃들이 피었다 지곤" 했다. 박완서는 "우리는 그저 자연의 일부였다"는 말로 그 시절을 표현했다. 박완서가 "꽃을 사랑하고 그 꽃을 소설 곳곳에 피게 한 것은 이 같은 성장 환경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p.297)
그래서인지 박완서 소설에는 유독 꽃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꽃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 꽃을 주인공의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방식도 탁월하다. 이는 꽃의 모습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꽃이 지닌 특징을 잘 알고 있던 박완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능소화는 주택가 담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박완서 소설 『 아주 오래된 농담』 에서 능소화는 여주인공 현금처럼 '팜므파탈' 이미지를 지닌 꽃으로 등장한다. 화려한 자태로 요염함을 자랑하다 마지막까지 시들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기생꽃'이라는 별칭이 붙었다.(_p.46)
저자 김민철은 꽃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박완서 작품과 독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의 각 장은 박완서 작품을 설명한 뒤 꽃이 등장하는 구절을 소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어떤 식물이며 작품 안에서의 역할, 의미, 상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에 얽힌 전설, 꽃말, 서식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생김새가 비슷한 꽃과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박완서 소설 『그 남자네 집』에서 '그 남자네 집을 찾는 열쇠'였던 보리수나무가 뜰보리수인지, 부처님이 성불했다는 보리수인지, 슈베르트 가곡에서 말하는 보리수인지 확실하게 구분해준다. 같은 꽃이 등장하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 작품에서는 어떻게 쓰였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동안 저자가 꽃에 대해 공부하며 직접 찍어온 꽃 사진이 함께 실려 꽃에 대한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박완서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주로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이제 독자들은 길가에 핀 꽃을 보며 소설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 속에서 문학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다시 그리워지는 박완서
복수초는 박완서의 노란집 마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꽃이다. 박완서는 황금색 복수초를 중학생 아들의 교복 단추에 비유했다.(p.311)
이 책의 제5장「마음에 핀 꽃을 그리다」에서는 박완서의 작품을 통해 그녀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고향 개풍군 박적골에 핀 꽃과 1998년부터 2011년 별세할 때까지 살았던 구리 아치울마을 노란집에 핀 꽃에 대해 살펴본다. 박완서는 지인들에게 "우리 집 마당에 백 가지도 넘는 꽃이 핀다"고 자랑한 적이 있다.(_p.309) 또한 "그것들이 한꺼번에 피었을 때 나는 나의 작은 집과 함께 붕 공중으로 떠오를 것 같은 황홀감을 맛본다"고 말했다.(_p.322)
"내가 우리 마당에 있는 꽃들의 이름이라도 다 익히려고 하는 것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리고 거의 매일 아침 그것들이 나에게 기쁨을 주기 때문이고, 제때 안 보이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 교감 때문에 식구 같다 보니 이름을 모르면 토라질 것 같은 느낌까지 들 때가 있다." _p.321
2017년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박완서 작가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완서가 생전에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자인데, 요즘 젊은 작가들은 게을러서인지 '이름 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 질책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박완서는 그 많은 꽃의 이름과 특징을 정확히 알고 작품의 적재적소에 녹여냈다. 그것은 꽃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년초 씨를 뿌릴 때도 흙을 정성스럽게 토닥거리면서 말을 걸고, 싹 트면 반갑다고, 꽃 피면 어머머 예쁘다고 소리 내서 인사한다. (…) 꽃이 한창 많이 필 때는 이 꽃 저 꽃 어느 꽃도 섭섭지 않게 말을 거느라, 또 손님이 오면 요 예쁜 짓 좀 보라고 자랑하느라 수다쟁이가 된다." _p.326
박완서 주변에는 언제나 꽃이 가득했고, 꽃은 그녀에게 단순한 작품 소재가 아닌 행복이자 희망이었다. 손수 정성스럽게 가꾸고 오래 관찰했기에 그 특징과 아름다움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었다. 이제 박완서가 사랑한 그 꽃들은 박완서 소설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 박완서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작품에서는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2020년 1월이면 박완서 서거 9주기다. 얼마나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작가였는가. 작은 들꽃까지 소중하고 아름답게 여겼던 '꽃의 작가' 박완서가 다시금 그리워진다.
박완서의 소설을 읽으면서 '작품에 꽃이 많이 나오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꽃의 특징은 무엇이며, 작품에서 그 꽃의 역할은 무엇이고 작품의 주제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나요.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 김민철은 지난 17년간 꽃과 한국문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왔으며 관련 주제로 세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 과정에서 박완서의 소설에 유독 꽃과 나무가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박완서의 작품에서 꽃은 가볍게 스치는 배경이 아니었다. 박완서는 꽃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꽃이 지닌 특징을 인물이나 상황과 연결해 문학적 상징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박완서 소설은 크게 네 가지 주제의식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비판했고, 둘째, 한국전쟁을 생생하게 증언했으며, 셋째, 인간으로서의 여성에 관심이 많았고, 넷째, 노년의 삶을 농밀하게 다뤘다. 이 책은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박완서 작품과 꽃의 관계성을 말한다. 꽃을 통해 박완서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저자가 찍은 꽃 사진도 함께 실었다. 박완서의 따뜻하고 빛나는 작품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꽃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는 책이다.
박완서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꽃에 비유하거나 꽃으로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 그 남자네 집 』의「작가의 말」에서 박완서는 "문학은 내 마음의 연꽃"이라고 했다. "진흙탕에서 피어난 아름다움이었고, 범속하고 따분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박완서의 산문집을 보면 꽃에 대한 묘사가 셀 수 없이 많다. 꽃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작가가 정말 신바람이 났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_p.338
그동안 박완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론과 연구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박완서 소설에 등장하는 꽃과 식물에 주목한 논문이나 책은 없었다. 꽃과 문학은 독립적인 영역이라 이를 아울러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책은 국내외를 통틀어 꽃으로 박완서 작품에 접근한 첫 시도다. 참고할 만한 자료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저자 김민철은 오랜 시간 박완서 작품을 읽어온 독자로서, 꽃을 사랑하는 작가로서 박완서의 작품과 꽃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꽃이라는 한 가지 소재로 대(大)작가의 삶과 대부분의 작품을 치밀하게 파헤쳤다. 2020년 박완서 9주기를 맞아 정성스럽게 만든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박완서의 삶과 작품세계를 전반적으로 고찰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박완서를 "자기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처럼 쓴 작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완서는 작품을 쓸 때 상당 부분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의존했고, 여러 작품에서 내용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생으로 한국전쟁을 겪기까지 과정을 담은 소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에서 싱아는 여덟 살 소녀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상징한다.(_p.88)
박완서는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1992년),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1995년), 『 그 남자네 집』 (2004년)을 출간하면서 '자전 소설 3부작'을 완성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의 후속편인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는 주인공이 1951년 1·4후퇴 직후 피난을 떠나지 못하고 서울에 남아 겪은 '적치'(赤治) 체험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의 경험을 담고 있다. 주인공이 미군 PX 초상화부에서 일하다 만난 박수근 화백 이야기, 먼 친척뻘인 지섭과의 연애 이야기, 남편과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박수근 화백과의 일화는
『 나목』 , 지섭과의 연애 이야기는 『 그 남자네 집』 과 겹친다. 따라서 독자들은 박완서의 작품을 통해 박완서의 생애 가운에 일부를 공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박완서는 TV에 출연해 "소설 내용이 어디까지 사실이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주시고,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주시면 됩니다. 재미있게만 읽어주세요." _pp.114-115
박완서는 1970년에 데뷔한 후 40년간 15편의 장편과 10여 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 김민철은 그 가운데 꽃이 주요 소재나 상징으로 쓰인 24편을 선정했다. 꽃이 나오지 않지만 주제나 소재가 비슷해서 소개한 작품까지 합하면 대략 35편 정도를 다룬다. 박완서의 데뷔작 『 나목』 에서부터 노년에 발표한 소설집 『 친절한 복희씨』 까지 작가의 작품이 골고루 포함되었고, 초·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박완서 소설은 거의 모두 담았다.
그만큼 이 책은 박완서의 작품과 삶을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개론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박완서와 관련한 에피소드와 육성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작가 박완서와 작품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자연의 일부였다"
박완서는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에서 자신의 고향 개풍군 박적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아름다운 문체로 복원했다. 박완서의 고향집 "너른 뒤란과 앞뜰에선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쉬지 않고 꽃들이 피었다 지곤" 했다. 박완서는 "우리는 그저 자연의 일부였다"는 말로 그 시절을 표현했다. 박완서가 "꽃을 사랑하고 그 꽃을 소설 곳곳에 피게 한 것은 이 같은 성장 환경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p.297)
그래서인지 박완서 소설에는 유독 꽃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꽃에 대한 묘사가 훌륭하다. 꽃을 주인공의 성격이나 감정에 이입하는 방식도 탁월하다. 이는 꽃의 모습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꽃이 지닌 특징을 잘 알고 있던 박완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능소화는 주택가 담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박완서 소설 『 아주 오래된 농담』 에서 능소화는 여주인공 현금처럼 '팜므파탈' 이미지를 지닌 꽃으로 등장한다. 화려한 자태로 요염함을 자랑하다 마지막까지 시들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기생꽃'이라는 별칭이 붙었다.(_p.46)
저자 김민철은 꽃과 나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박완서 작품과 독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의 각 장은 박완서 작품을 설명한 뒤 꽃이 등장하는 구절을 소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어떤 식물이며 작품 안에서의 역할, 의미, 상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에 얽힌 전설, 꽃말, 서식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생김새가 비슷한 꽃과 구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박완서 소설 『그 남자네 집』에서 '그 남자네 집을 찾는 열쇠'였던 보리수나무가 뜰보리수인지, 부처님이 성불했다는 보리수인지, 슈베르트 가곡에서 말하는 보리수인지 확실하게 구분해준다. 같은 꽃이 등장하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 작품에서는 어떻게 쓰였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동안 저자가 꽃에 대해 공부하며 직접 찍어온 꽃 사진이 함께 실려 꽃에 대한 입문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박완서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주로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이제 독자들은 길가에 핀 꽃을 보며 소설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 속에서 문학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다시 그리워지는 박완서
복수초는 박완서의 노란집 마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꽃이다. 박완서는 황금색 복수초를 중학생 아들의 교복 단추에 비유했다.(p.311)
이 책의 제5장「마음에 핀 꽃을 그리다」에서는 박완서의 작품을 통해 그녀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고향 개풍군 박적골에 핀 꽃과 1998년부터 2011년 별세할 때까지 살았던 구리 아치울마을 노란집에 핀 꽃에 대해 살펴본다. 박완서는 지인들에게 "우리 집 마당에 백 가지도 넘는 꽃이 핀다"고 자랑한 적이 있다.(_p.309) 또한 "그것들이 한꺼번에 피었을 때 나는 나의 작은 집과 함께 붕 공중으로 떠오를 것 같은 황홀감을 맛본다"고 말했다.(_p.322)
"내가 우리 마당에 있는 꽃들의 이름이라도 다 익히려고 하는 것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리고 거의 매일 아침 그것들이 나에게 기쁨을 주기 때문이고, 제때 안 보이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 교감 때문에 식구 같다 보니 이름을 모르면 토라질 것 같은 느낌까지 들 때가 있다." _p.321
2017년 TV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소설가 김영하는 박완서 작가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박완서가 생전에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자인데, 요즘 젊은 작가들은 게을러서인지 '이름 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 질책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박완서는 그 많은 꽃의 이름과 특징을 정확히 알고 작품의 적재적소에 녹여냈다. 그것은 꽃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년초 씨를 뿌릴 때도 흙을 정성스럽게 토닥거리면서 말을 걸고, 싹 트면 반갑다고, 꽃 피면 어머머 예쁘다고 소리 내서 인사한다. (…) 꽃이 한창 많이 필 때는 이 꽃 저 꽃 어느 꽃도 섭섭지 않게 말을 거느라, 또 손님이 오면 요 예쁜 짓 좀 보라고 자랑하느라 수다쟁이가 된다." _p.326
박완서 주변에는 언제나 꽃이 가득했고, 꽃은 그녀에게 단순한 작품 소재가 아닌 행복이자 희망이었다. 손수 정성스럽게 가꾸고 오래 관찰했기에 그 특징과 아름다움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었다. 이제 박완서가 사랑한 그 꽃들은 박완서 소설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 박완서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작품에서는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2020년 1월이면 박완서 서거 9주기다. 얼마나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작가였는가. 작은 들꽃까지 소중하고 아름답게 여겼던 '꽃의 작가' 박완서가 다시금 그리워진다.
목차
목차
꽃의 작가 박완서를 말하다
프롤로그
제1부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드러내다
조잘대는 시냇물에 떠내려 오는 복사꽃잎
「그리움을 위하여」|복사꽃
누워서 보는 꽃
「거저나 마찬가지」|때죽나무
화려한 팜므파탈
『아주 오래된 농담』|능소화
달맞이꽃 터지는 소리
「티타임의 모녀」|달맞이꽃
살아갈 힘을 주는 작은 희망
「옥상의 민들레꽃」|민들레
바람은 우아한 물결을 일으키고
「자전거 도둑」|보리밭
제2부 한국전쟁을 증언하다
여덟 살 소녀의 고향 그리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싱아
피난길에 피어난 꽃망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목련
그 남자네 집을 찾는 열쇠
『그 남자네 집』|보리수나무
핏빛 칸나
『목마른 계절』|칸나
남편이 묶인 미루나무 어루만지며
「돌아온 땅」|미루나무
나무와 두 여인
『나목』|플라타너스
비로드처럼 부드럽고 푸른 옥수수 밭
「카메라와 워커」|옥수수
연인을 지키는 꼬마 파수꾼의 초롱불
「그 여자네 집」|꽈리
제3부 용기 있는 여성의 삶을 담다
눈독 들면 피지 않는 꽃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분꽃
40년 전에 쓴 『82년생 김지영』
『서 있는 여자』|노란 장미
모성애로 구원한 세상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할미꽃
꽃이 된 아기
「그 가을의 사흘 동안」|채송화
행운목꽃 향기에 밴 어머니의 슬픔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행운목
토종 라일락의 향기
『미망』|수수꽃다리
제4부 노년의 삶을 위로하다
노년에 찾아온 감미롭고 싱그러운 울림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여」|오동나무
순박한 시골 처녀의 떨림
「친절한 복희씨」|박태기나무
피할 수 없는 운명
「저문 날의 삽화 5」|은방울꽃
지붕 위에 앉은 보름달
「해산바가지」|박
제5부 마음에 핀 꽃을 그리다
고향 박적골에 핀 꽃들
구리 노란집에 핀 꽃들
이름 모를 꽃은 없다
꽃의 작가, 박완서
꽃 이름 찾아보기
프롤로그
제1부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드러내다
조잘대는 시냇물에 떠내려 오는 복사꽃잎
「그리움을 위하여」|복사꽃
누워서 보는 꽃
「거저나 마찬가지」|때죽나무
화려한 팜므파탈
『아주 오래된 농담』|능소화
달맞이꽃 터지는 소리
「티타임의 모녀」|달맞이꽃
살아갈 힘을 주는 작은 희망
「옥상의 민들레꽃」|민들레
바람은 우아한 물결을 일으키고
「자전거 도둑」|보리밭
제2부 한국전쟁을 증언하다
여덟 살 소녀의 고향 그리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싱아
피난길에 피어난 꽃망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목련
그 남자네 집을 찾는 열쇠
『그 남자네 집』|보리수나무
핏빛 칸나
『목마른 계절』|칸나
남편이 묶인 미루나무 어루만지며
「돌아온 땅」|미루나무
나무와 두 여인
『나목』|플라타너스
비로드처럼 부드럽고 푸른 옥수수 밭
「카메라와 워커」|옥수수
연인을 지키는 꼬마 파수꾼의 초롱불
「그 여자네 집」|꽈리
제3부 용기 있는 여성의 삶을 담다
눈독 들면 피지 않는 꽃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분꽃
40년 전에 쓴 『82년생 김지영』
『서 있는 여자』|노란 장미
모성애로 구원한 세상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할미꽃
꽃이 된 아기
「그 가을의 사흘 동안」|채송화
행운목꽃 향기에 밴 어머니의 슬픔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행운목
토종 라일락의 향기
『미망』|수수꽃다리
제4부 노년의 삶을 위로하다
노년에 찾아온 감미롭고 싱그러운 울림
「오동梧桐의 숨은 소리여」|오동나무
순박한 시골 처녀의 떨림
「친절한 복희씨」|박태기나무
피할 수 없는 운명
「저문 날의 삽화 5」|은방울꽃
지붕 위에 앉은 보름달
「해산바가지」|박
제5부 마음에 핀 꽃을 그리다
고향 박적골에 핀 꽃들
구리 노란집에 핀 꽃들
이름 모를 꽃은 없다
꽃의 작가, 박완서
꽃 이름 찾아보기
저자
저자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기자다. 학창 시절부터 수많은 소설을 읽었고, 기자 생활을 하면서도 문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박완서의 열렬한 팬인 것은 물론이다. 17년 전부터 야생화에 빠져 전국을 누비며 예쁜 꽃을 만나고 이에 관한 이야기를 칼럼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꽃이 등장하는 한국소설을 좋아한다. 꽃 이야기가 아이디어로 떠오르면 자다가도 일어나 메모한다. 그 글을 모아 『문학 속에 핀 꽃들』 『문학이 사랑한 꽃들』『서울 화양연화』 를 펴냈다. 『조선일보』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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