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슬하(창비시선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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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성취한 가벼움과 애써 도달한 수월성으로 빚어낸 직접直接의 세계
유홍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저녁의 슬하』. 등단 이후 ‘독자적인 발성법으로 해체시와 민중시 사이에 새로운 길을 하나 내고 있다’는 평을 들으며 독자적인 발성법과 시세계를 구축해온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주석이 없는 ‘직접(直接)’의 세계를 보여준다. 얼마쯤 한쪽으로 비켜서서 옆을 사유하며 고단한 삶의 풍경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감각으로 고스란히 담아낸다. 쓸모를 향해 질주하는 세계의 불모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위로하는 ‘오후의 병문안’, ‘모래밥’, ‘인공수정’, ‘어머니의 자궁을 보다’ 등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폐쇄병동에 관한 기록
글씨를 깨알같이 쓰는 사람들이 긴 복도를 오가며 무어라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다
하루에 세 번 약을 먹으면
흐릿하게― 일식(日蝕)과
월식(月蝕)만이
진행되는 곳
여기는
절대로 한자리에 만나
머무를 수 없는
해와 달이
밤과
낮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토록 오래, 모여, 밥 같이 먹고 잠자는 곳
알아들을 수 없는, 알아들어서는 안되는
분절의 말들이
폐쇄병동 복도를 굴러다닌다
더럽다, 그만두자, 기록해서는 안되는
해와 달의
밤과
낮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이상 태양은 뜨겁지가 않고 더 이상 달은 차갑지가 않다고
유홍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저녁의 슬하』. 등단 이후 ‘독자적인 발성법으로 해체시와 민중시 사이에 새로운 길을 하나 내고 있다’는 평을 들으며 독자적인 발성법과 시세계를 구축해온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주석이 없는 ‘직접(直接)’의 세계를 보여준다. 얼마쯤 한쪽으로 비켜서서 옆을 사유하며 고단한 삶의 풍경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감각으로 고스란히 담아낸다. 쓸모를 향해 질주하는 세계의 불모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위로하는 ‘오후의 병문안’, ‘모래밥’, ‘인공수정’, ‘어머니의 자궁을 보다’ 등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폐쇄병동에 관한 기록
글씨를 깨알같이 쓰는 사람들이 긴 복도를 오가며 무어라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다
하루에 세 번 약을 먹으면
흐릿하게― 일식(日蝕)과
월식(月蝕)만이
진행되는 곳
여기는
절대로 한자리에 만나
머무를 수 없는
해와 달이
밤과
낮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토록 오래, 모여, 밥 같이 먹고 잠자는 곳
알아들을 수 없는, 알아들어서는 안되는
분절의 말들이
폐쇄병동 복도를 굴러다닌다
더럽다, 그만두자, 기록해서는 안되는
해와 달의
밤과
낮의 일거수일투족을
더 이상 태양은 뜨겁지가 않고 더 이상 달은 차갑지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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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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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일몰 앞에서
버드나무집 女子
유월
여름
모래밥
구름
몸무게를 다는 방법
그리운 쇠스랑
짐승에게도 욕을
빵 위에 쓴 글씨
입술의 죽음
짚을 만졌던 느낌
물고기 주둥이
나무까마귀
혈서
나비리본
유리창의 눈꺼풀
맞장을 뜨다
도축장 옆 아침
달리는 뼈
손목을 부치다
노란 참외를 볼 때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간다는 것은
폐쇄병동에 관한 기록
운전
십이월
슬하
소설(小雪)
십이월
평상
작약
사람을 쬐다
옆구리
손톱깎이 이야기
저녁
네일 건
중국집 오토바이의 행동반경에 대하여
붕어낚시
미소를 닦다
붉은 태반
귀뚜라미의 노래
키보드 두드리는 참새
계단 위에 앉은 사람
연잎 위에 아기를,
새는 왜 우는지?
어머니의 자궁을 보다
내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자들
구름에 달 가듯이
육포
묶인 불
신위
저녁의 접시
사과를 반으로
들깻잎을 묶으며
저수지는 웃는다
두근 반 세근 반
밤의 등성이
자두를 만나다
나무눈동자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손수건
푸른 가빠의 저녁
바다로 떠난 포클레인
숟가락은 말한다
비엔날레
오후의 병문안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인공수정
쟁반 위의 사랑
당신의 발은 내 머리 위에
사북
발문 | 김언희
시인의 말
버드나무집 女子
유월
여름
모래밥
구름
몸무게를 다는 방법
그리운 쇠스랑
짐승에게도 욕을
빵 위에 쓴 글씨
입술의 죽음
짚을 만졌던 느낌
물고기 주둥이
나무까마귀
혈서
나비리본
유리창의 눈꺼풀
맞장을 뜨다
도축장 옆 아침
달리는 뼈
손목을 부치다
노란 참외를 볼 때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간다는 것은
폐쇄병동에 관한 기록
운전
십이월
슬하
소설(小雪)
십이월
평상
작약
사람을 쬐다
옆구리
손톱깎이 이야기
저녁
네일 건
중국집 오토바이의 행동반경에 대하여
붕어낚시
미소를 닦다
붉은 태반
귀뚜라미의 노래
키보드 두드리는 참새
계단 위에 앉은 사람
연잎 위에 아기를,
새는 왜 우는지?
어머니의 자궁을 보다
내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자들
구름에 달 가듯이
육포
묶인 불
신위
저녁의 접시
사과를 반으로
들깻잎을 묶으며
저수지는 웃는다
두근 반 세근 반
밤의 등성이
자두를 만나다
나무눈동자
발톱 깎는 사람의 자세
손수건
푸른 가빠의 저녁
바다로 떠난 포클레인
숟가락은 말한다
비엔날레
오후의 병문안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인공수정
쟁반 위의 사랑
당신의 발은 내 머리 위에
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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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저자
저자
유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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