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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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독자를 웃기고 울린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의 귀환!
이번에는 더 재미있고, 더 따뜻하다
맵고 짜고 눈물 나게 맛있는 인생의 맛!
세상 가장 낯설고도 눈부신 이웃의 탄생
한국현대사의 굵은 상흔을 남도의 구수한 입말과 뜨거운 인간애로 풀어내며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 2022). 그 신드롬의 주인공 정지아가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찌니주의보』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이념과 역사의 비극을 눈물겨운 해학으로 승화시키며 독보적인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한 그가 이번에 펼쳐 보이는 무대는 평균 연령 일흔여덟살의 산골 '수평마을'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역사와 이념 너머 한 인간의 전모를 발견하는 소설이었다면, 『찌니주의보』는 낯선 이웃과 밥을 나누며 정체성과 편견 너머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다. 전작이 거침없는 웃음 뒤에 묵직한 슬픔을 남겼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빠르고 경쾌한 소동 속에서 더 풍성한 감정의 파고를 만들어낸다.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토박이와 귀촌인, 한국인과 이주여성, 도시의 젊은이와 농촌의 노인들…… 살아온 시간도 사랑의 방식도 전혀 다른 이들이 한마을에 모여 흉을 보고 싸우고 밥을 먹이며 어느새 이웃이 되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펄떡인다. 정지아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유머는 한층 능청스러워졌고, 인간의 모순과 상처를 헤아리는 다정한 시선은 더욱 섬세해졌다. 익숙한 마을의 정서와 오늘의 첨예한 문제를 한데 품은 이 소설은 전작의 팬부터 처음 정지아를 만나는 독자까지, 세대와 취향 차이를 넘어 한자리에서 웃게 하는 힘을 지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의 귀환!
이번에는 더 재미있고, 더 따뜻하다
맵고 짜고 눈물 나게 맛있는 인생의 맛!
세상 가장 낯설고도 눈부신 이웃의 탄생
한국현대사의 굵은 상흔을 남도의 구수한 입말과 뜨거운 인간애로 풀어내며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 2022). 그 신드롬의 주인공 정지아가 4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찌니주의보』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이념과 역사의 비극을 눈물겨운 해학으로 승화시키며 독보적인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한 그가 이번에 펼쳐 보이는 무대는 평균 연령 일흔여덟살의 산골 '수평마을'이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역사와 이념 너머 한 인간의 전모를 발견하는 소설이었다면, 『찌니주의보』는 낯선 이웃과 밥을 나누며 정체성과 편견 너머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이야기다. 전작이 거침없는 웃음 뒤에 묵직한 슬픔을 남겼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빠르고 경쾌한 소동 속에서 더 풍성한 감정의 파고를 만들어낸다.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토박이와 귀촌인, 한국인과 이주여성, 도시의 젊은이와 농촌의 노인들…… 살아온 시간도 사랑의 방식도 전혀 다른 이들이 한마을에 모여 흉을 보고 싸우고 밥을 먹이며 어느새 이웃이 되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펄떡인다. 정지아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유머는 한층 능청스러워졌고, 인간의 모순과 상처를 헤아리는 다정한 시선은 더욱 섬세해졌다. 익숙한 마을의 정서와 오늘의 첨예한 문제를 한데 품은 이 소설은 전작의 팬부터 처음 정지아를 만나는 독자까지, 세대와 취향 차이를 넘어 한자리에서 웃게 하는 힘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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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평화롭던 촌구석에 발령된 '찌니주의보'
쫓아내려는 사람들과 문을 닫아건 두 여성
소설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수평마을 한가운데로 단숨에 끌고 들어간다. 오전 여덟시 반, 마을회관에 긴급 소집된 노인들 앞에서 자칭 지식인이자 마을의 실세인 '윤 선생'이 비장하게 폭로한 중대 사건은 서울에서 귀촌한 두 젊은 여성 성진과 혜진, 일명 '찌니들'이 "여자끼리 좋아하는" '레지'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촌로들이 아는 '레지'는 레즈비언이 아니라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을 일컫던 옛말. "새 레지가 왔으먼 나가 모를 리가 없제"라는 여든일곱 한씨의 호언장담에 엄숙했던 회의는 순식간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말의 뜻을 겨우 알아들은 뒤에도 '절골댁'은 태연하게 묻는다. "좋응게 항꾼에 살겄지라. 싫으먼 암만 같은 여자라도 항꾼에 살겄소?"
진짜 갈등은 이제부터다. 여자끼리 함께 살 수는 있어도 사랑할 수는 없다는 뿌리 깊은 믿음 앞에서 찌니들은 졸지에 해괴하고 위험한 존재가 된다. 윤 선생은 "마귀 새끼"를 당장 쫓아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세상의 날 선 시선을 피해 수평마을까지 흘러온 찌니들은 다시 문을 걸어 잠근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찌니들은 그들의 폭력적인 무례함을 견딜 수 없다. 고요하던 수평마을에는 마침내 일촉즉발의 '찌니주의보'가 발령된다.
입만 열면 웃음 터지고 돌아서면 마음 쓰이는
별난 이웃들의 대환장 마당극
하지만 윤 선생의 계획은 좀처럼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장의 베트남인 아내 쑤언이 찌니들을 몰아내려는 마을 사람들 앞을 가로막는다. 이십년 전 낯선 땅으로 시집와 이방인으로 살아온 쑤언에게 찌니들의 처지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갸들이 사램을 죽였어, 도둑질을 혔어? 머슬 워쨌다고 지랄옘벵을 떨어싼대?"
수평마을 누구보다 거침없는 언변을 자랑하는 쑤언의 등장은 이야기에 예측 불허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찌니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완고한 시선보다 촌로들의 모순된 행동이다. 내쫓아야 한다고 수군거리면서도 찌니들의 집 문고리에 시래깃국과 가지나물을 슬며시 걸어두고, 낯 뜨거운 질문으로 사람을 질리게 하고는 돌아서다 말고 갓 부친 호박전을 손에 쥐여준다. 자신들을 미워하는 것인지 아끼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치명상을 입혀놓고 음식을 먹이는" 기묘한 이웃들 앞에서 찌니들이 굳게 믿어온 선과 악, 예의와 무례의 경계도 조금씩 흔들린다.
여기에 찌니들의 서울 친구 기희가 반려 닭 '삐돌이와 삐순이'를 데리고 나타나면서 마을은 또 한번 발칵 뒤집힌다. 닭을 자식처럼 유모차에 태우는 도시 여성과 평생 닭을 가축 이외의 존재로 생각해본 적 없는 노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소동은 폭소를 자아내는 동시에,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얼마나 엉뚱한 방식으로 뒤섞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지아는 차별과 이주, 고령화와 돌봄 같은 무거운 사회적 의제를 훈계조로 설명하지 않는다. "주뎅이 닫고 묵기나 해야"라는 핀잔에 "주뎅이를 닫고 워치케 밥을 먹는대?"라고 응수하는 생생한 입말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 속에서 서로 다른 삶의 기준을 유쾌하게 충돌시킬 뿐이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주거니 받거니 벌이는 소동은 한순간도 늘어질 틈 없이 독자를 끌고 간다.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완전한 이해보다 먼저 도착하는 한 끼의 마음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소설은 예기치 않은 깊이와 울림을 더해간다. 찌니들을 가장 격렬하게 배척하던 윤 선생에게 마지막 삶의 터전마저 잃을 위기가 닥친 것이다. 평생 밉상으로 군 그가 막다른 곳에 몰리자 마을 사람들은 혀를 차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한다. "암만 미와도 워쩌겄냐.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그리고 뜻밖의 인물이 윤 선생에게 손을 내민다. 미움이 사라졌기 때문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했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날마다 얼굴을 마주하고 밥을 나누어온 한 이웃이 곤경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선택을 기점으로 떠들썩했던 마을 소동극은 약한 존재들이 벼랑 끝에서 어떻게 서로의 숨을 붙드는지를 보여주는 벅찬 사람살이의 서사로 확장된다.
정지아는 사람들이 갑자기 계몽되고 편견을 깨끗이 씻어내는 아름다운 화해를 그리지 않는다. 수평마을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무례하고 제멋대로이며 찌니들의 삶을 자기 기준으로 해석한다. 윤 선생 역시 정중히 사과하는 대신 먹어치우기도 버거운 양의 반찬을 요령없이 보낼 따름이다. 받아들이기에도 버리기에도 난처한 음식에는 고마움과 자존심, 미안함과 오기가 징글징글하게 뒤엉켜 있다. 바로 그 불완전함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더욱 현실적인 설득력과 긴 여운을 얻는다.
실컷 웃고 나면 기어이 사람이 그리워지는
우리 시대 가장 유쾌하고 뜨거운 공동체의 풍경
이렇듯 『찌니주의보』가 특별한 이유는 첨예한 갈등을 안전하고 예쁜 정답으로 마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인을 반듯하게 재단하고 생각이 다르면 쉽게 잘라내는 시대, 정지아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편'을 만들어야만 함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흉을 보고 다투면서도 누군가 아프면 밥을 챙기고, 미운 이웃이 위험에 빠지면 먼저 손을 내미는 구체적인 시간이 거창한 관념보다 강하다고. 황석영 소설가는 이 작품을 두고 "우리가 잘 알면서도 잊고 지냈던 이 해학적 마당극 같은 소설은 고리타분하기는커녕 요즘 말로 참 '글로컬'하다. 당장 눈앞에 영상이 펼쳐지듯 단숨에 빨려드는 재미 또한 탁월하다"라고 찬탄했다. 여기에는 가장 지역적인 남도의 입말로 퀴어와 이주, 노년과 가족, 돌봄과 공동체라는 오늘의 문제를 생생한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오래된 마을의 정겨움과 지금 여기의 새로운 관계를 함께 품은 까닭에, 『찌니주의보』는 특정한 세대나 취향에 갇히지 않고 폭넓은 독자를 웃기고 뭉클하게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이념 너머의 한 사람을 발견하게 했다면, 『찌니주의보』는 편견 너머의 이웃을 발견하게 한다. 첫 장부터 한바탕 웃기고 마지막 장에서는 기어이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이야기. 도무지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이 좌충우돌 부대끼며 마침내 서로의 곁에 남는다. 정지아는 이번에도 누군가를 쉽사리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사람에게 지쳤으면서도 끝내 사람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맵고 짜고 눈물 나게 맛있는 인생 한상이다.
쫓아내려는 사람들과 문을 닫아건 두 여성
소설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수평마을 한가운데로 단숨에 끌고 들어간다. 오전 여덟시 반, 마을회관에 긴급 소집된 노인들 앞에서 자칭 지식인이자 마을의 실세인 '윤 선생'이 비장하게 폭로한 중대 사건은 서울에서 귀촌한 두 젊은 여성 성진과 혜진, 일명 '찌니들'이 "여자끼리 좋아하는" '레지'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촌로들이 아는 '레지'는 레즈비언이 아니라 다방에서 일하는 여성을 일컫던 옛말. "새 레지가 왔으먼 나가 모를 리가 없제"라는 여든일곱 한씨의 호언장담에 엄숙했던 회의는 순식간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말의 뜻을 겨우 알아들은 뒤에도 '절골댁'은 태연하게 묻는다. "좋응게 항꾼에 살겄지라. 싫으먼 암만 같은 여자라도 항꾼에 살겄소?"
진짜 갈등은 이제부터다. 여자끼리 함께 살 수는 있어도 사랑할 수는 없다는 뿌리 깊은 믿음 앞에서 찌니들은 졸지에 해괴하고 위험한 존재가 된다. 윤 선생은 "마귀 새끼"를 당장 쫓아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세상의 날 선 시선을 피해 수평마을까지 흘러온 찌니들은 다시 문을 걸어 잠근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찌니들은 그들의 폭력적인 무례함을 견딜 수 없다. 고요하던 수평마을에는 마침내 일촉즉발의 '찌니주의보'가 발령된다.
입만 열면 웃음 터지고 돌아서면 마음 쓰이는
별난 이웃들의 대환장 마당극
하지만 윤 선생의 계획은 좀처럼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장의 베트남인 아내 쑤언이 찌니들을 몰아내려는 마을 사람들 앞을 가로막는다. 이십년 전 낯선 땅으로 시집와 이방인으로 살아온 쑤언에게 찌니들의 처지는 남의 일이 아니다. "갸들이 사램을 죽였어, 도둑질을 혔어? 머슬 워쨌다고 지랄옘벵을 떨어싼대?"
수평마을 누구보다 거침없는 언변을 자랑하는 쑤언의 등장은 이야기에 예측 불허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찌니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완고한 시선보다 촌로들의 모순된 행동이다. 내쫓아야 한다고 수군거리면서도 찌니들의 집 문고리에 시래깃국과 가지나물을 슬며시 걸어두고, 낯 뜨거운 질문으로 사람을 질리게 하고는 돌아서다 말고 갓 부친 호박전을 손에 쥐여준다. 자신들을 미워하는 것인지 아끼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치명상을 입혀놓고 음식을 먹이는" 기묘한 이웃들 앞에서 찌니들이 굳게 믿어온 선과 악, 예의와 무례의 경계도 조금씩 흔들린다.
여기에 찌니들의 서울 친구 기희가 반려 닭 '삐돌이와 삐순이'를 데리고 나타나면서 마을은 또 한번 발칵 뒤집힌다. 닭을 자식처럼 유모차에 태우는 도시 여성과 평생 닭을 가축 이외의 존재로 생각해본 적 없는 노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소동은 폭소를 자아내는 동시에,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얼마나 엉뚱한 방식으로 뒤섞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지아는 차별과 이주, 고령화와 돌봄 같은 무거운 사회적 의제를 훈계조로 설명하지 않는다. "주뎅이 닫고 묵기나 해야"라는 핀잔에 "주뎅이를 닫고 워치케 밥을 먹는대?"라고 응수하는 생생한 입말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 속에서 서로 다른 삶의 기준을 유쾌하게 충돌시킬 뿐이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주거니 받거니 벌이는 소동은 한순간도 늘어질 틈 없이 독자를 끌고 간다.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완전한 이해보다 먼저 도착하는 한 끼의 마음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소설은 예기치 않은 깊이와 울림을 더해간다. 찌니들을 가장 격렬하게 배척하던 윤 선생에게 마지막 삶의 터전마저 잃을 위기가 닥친 것이다. 평생 밉상으로 군 그가 막다른 곳에 몰리자 마을 사람들은 혀를 차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한다. "암만 미와도 워쩌겄냐.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그리고 뜻밖의 인물이 윤 선생에게 손을 내민다. 미움이 사라졌기 때문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했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날마다 얼굴을 마주하고 밥을 나누어온 한 이웃이 곤경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 선택을 기점으로 떠들썩했던 마을 소동극은 약한 존재들이 벼랑 끝에서 어떻게 서로의 숨을 붙드는지를 보여주는 벅찬 사람살이의 서사로 확장된다.
정지아는 사람들이 갑자기 계몽되고 편견을 깨끗이 씻어내는 아름다운 화해를 그리지 않는다. 수평마을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무례하고 제멋대로이며 찌니들의 삶을 자기 기준으로 해석한다. 윤 선생 역시 정중히 사과하는 대신 먹어치우기도 버거운 양의 반찬을 요령없이 보낼 따름이다. 받아들이기에도 버리기에도 난처한 음식에는 고마움과 자존심, 미안함과 오기가 징글징글하게 뒤엉켜 있다. 바로 그 불완전함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더욱 현실적인 설득력과 긴 여운을 얻는다.
실컷 웃고 나면 기어이 사람이 그리워지는
우리 시대 가장 유쾌하고 뜨거운 공동체의 풍경
이렇듯 『찌니주의보』가 특별한 이유는 첨예한 갈등을 안전하고 예쁜 정답으로 마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타인을 반듯하게 재단하고 생각이 다르면 쉽게 잘라내는 시대, 정지아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편'을 만들어야만 함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흉을 보고 다투면서도 누군가 아프면 밥을 챙기고, 미운 이웃이 위험에 빠지면 먼저 손을 내미는 구체적인 시간이 거창한 관념보다 강하다고. 황석영 소설가는 이 작품을 두고 "우리가 잘 알면서도 잊고 지냈던 이 해학적 마당극 같은 소설은 고리타분하기는커녕 요즘 말로 참 '글로컬'하다. 당장 눈앞에 영상이 펼쳐지듯 단숨에 빨려드는 재미 또한 탁월하다"라고 찬탄했다. 여기에는 가장 지역적인 남도의 입말로 퀴어와 이주, 노년과 가족, 돌봄과 공동체라는 오늘의 문제를 생생한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오래된 마을의 정겨움과 지금 여기의 새로운 관계를 함께 품은 까닭에, 『찌니주의보』는 특정한 세대나 취향에 갇히지 않고 폭넓은 독자를 웃기고 뭉클하게 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이념 너머의 한 사람을 발견하게 했다면, 『찌니주의보』는 편견 너머의 이웃을 발견하게 한다. 첫 장부터 한바탕 웃기고 마지막 장에서는 기어이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이야기. 도무지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이 좌충우돌 부대끼며 마침내 서로의 곁에 남는다. 정지아는 이번에도 누군가를 쉽사리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사람에게 지쳤으면서도 끝내 사람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맵고 짜고 눈물 나게 맛있는 인생 한상이다.
목차
목차
누구나 비밀은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나쁘다
누구나 이상한 구석이 있다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산다
누구나 이유가 있다
누구나 모르고 산다
작가의 말
누구나 조금씩은 나쁘다
누구나 이상한 구석이 있다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산다
누구나 이유가 있다
누구나 모르고 산다
작가의 말
저자
저자
정지아 정지아(鄭智我)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고욤나무」가 당선되었다.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소설집 『행복』 『봄빛』 『나의 아름다운 날들』 『자본주의의 적』 등이 있다. 이효석문학상, 올해의 소설상, 한무숙문학상, 노근리 평화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오영수문학상, 5·18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고욤나무」가 당선되었다.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소설집 『행복』 『봄빛』 『나의 아름다운 날들』 『자본주의의 적』 등이 있다. 이효석문학상, 올해의 소설상, 한무숙문학상, 노근리 평화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오영수문학상, 5·18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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