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담장의 커브(민음의 시 103)(양장본 Hardcover)
이수명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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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시집. 시간성이 제거된 순수한 세계를 노래한 50여편의 시를 수록했다. <공원에 앉아 있었다. 거리는 모두 증발했다. 공중에 떠있는 건물들이 서로 부딪쳤다. 나는 도피중인 수목들을 표시했다. 내가 상속한 이 수목들을 모두 잊었다. 숲의 은유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 - 공원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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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수명은 1994년 <<작가세계>>로 등단하여 1995년 첫시집『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1998년『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를 출간하면서 문단에 새롭고 독특한 이미지를 불어넣는 시인으로 자리매김되었다. 시인은 첫시집에서 폐쇄적이고 파편화된 현실에 주목하면서 그로 인해 개인이 처하게 된 절망적 상황을 이질적인 문법으로 표현하였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그간 보여주었던 파격과 이질성을 한껏 밀어올린다.
닫힌 세계에 대한 개인의 감정적 반응은 완고하게 거세된 채 <차갑게 발음되는 어휘들, 간결하고 완강한 문장, 금속의 기계음에 가까운 어조>, 환유와 은유의 비약적인 자리바꿈은 의미론적 단절을 넘어서 불가해한 느낌마저 준다. 이 불가해한 느낌은 다른 말로 바꾸자면 익숙하지 않다, 새롭다는 것인데 사실 새롭다는 말만으론 부족하다. 이수명의 시는 <우리 시의 주류가 행해온 시적 문법과는 훨씬 다른 위치에 자리하고 있>(신철하)으며 <모더니즘의 생장 한계선에서 자생하는 극지식물에 비유될 수 있다>(김수이).
소통불가능한 현실을 향한 어두운 환상곡
각각의 시는 대부분 제목 「케익」, 「오렌지 먹는 사람들」, 「그네」, 「공원에서」, 「일요일」, 「공놀이」, 「세수」 등에서 보듯 분명 일상에서 출발하지만 시로 완성된 편편은 전혀 예기치 않은 이미지를 도출한다. 각각의 이미지는 연속성이나 맥락 없이 나열되는 동시에 폐쇄적이다.
공원에 앉아 있었다. 거리는 모두 증발했다. 공중에 떠 있는 건물들이 서로 부딪혔다. 나는 도피중인 수목들을 표시했다. 내가 상속한 이 수목들을 모두 잊었다. 숲의 은유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건들은 점점 흐려졌다. 흐려지고 비슷해졌다. 나를 데려가주오. 빛이 중얼거렸다. 빛이 없는 곳에서 빛이 중얼거렸다. --「공원에서」중에서
나무는 땅을 버리고 <도피중>이고 건물들은 서로 맞부딪치며 현실이라 믿고 있는 일상의 장면들은 점점 흐려지면서 빛을 잃는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물리적 시간의 흐름을 배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시간의 흐름이 뒤엉켜 있는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심지어 <빛이 없는 곳에서 빛이 중얼거리는> 현상마저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시인의 눈에 포착된 현실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그것은 현실과 존재 간의 괴리가 빚어낸 착란적인 환상이다. 또한 그것은 시인 자신이 편입될 수 없는 세계에 대해 <존재가 제기하는 이의>이며 자신만의 세계를 향한 슬픈 꿈이다. 그 꿈이 슬픈 이유는 이루어질 수 없는 갈망이기 때문이다.
가령 시에 등장하는 <그>로 대표되는 3인칭 화자들은 이 환각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현실로 복귀하기 위해 달리고 달리지만 <그>의 시도는 번번히 실패한다.
그는 달린다. 원 밖으로 달린다. 운동장 밖으로, 자신이 높이 날려보낸 그의 얼굴 밖으로 달린다. 그는 달아난다.// 죽을힘을 다하여 그는 작아진다.// 그는 쓰러진다. 사람들이 일제히 그를 에워싼다. 그리고 목에// 그의 얼굴을 걸어준다. --「야구 선수 K」중에서
저자 소개
이수명
6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94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출간. 2001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
닫힌 세계에 대한 개인의 감정적 반응은 완고하게 거세된 채 <차갑게 발음되는 어휘들, 간결하고 완강한 문장, 금속의 기계음에 가까운 어조>, 환유와 은유의 비약적인 자리바꿈은 의미론적 단절을 넘어서 불가해한 느낌마저 준다. 이 불가해한 느낌은 다른 말로 바꾸자면 익숙하지 않다, 새롭다는 것인데 사실 새롭다는 말만으론 부족하다. 이수명의 시는 <우리 시의 주류가 행해온 시적 문법과는 훨씬 다른 위치에 자리하고 있>(신철하)으며 <모더니즘의 생장 한계선에서 자생하는 극지식물에 비유될 수 있다>(김수이).
소통불가능한 현실을 향한 어두운 환상곡
각각의 시는 대부분 제목 「케익」, 「오렌지 먹는 사람들」, 「그네」, 「공원에서」, 「일요일」, 「공놀이」, 「세수」 등에서 보듯 분명 일상에서 출발하지만 시로 완성된 편편은 전혀 예기치 않은 이미지를 도출한다. 각각의 이미지는 연속성이나 맥락 없이 나열되는 동시에 폐쇄적이다.
공원에 앉아 있었다. 거리는 모두 증발했다. 공중에 떠 있는 건물들이 서로 부딪혔다. 나는 도피중인 수목들을 표시했다. 내가 상속한 이 수목들을 모두 잊었다. 숲의 은유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건들은 점점 흐려졌다. 흐려지고 비슷해졌다. 나를 데려가주오. 빛이 중얼거렸다. 빛이 없는 곳에서 빛이 중얼거렸다. --「공원에서」중에서
나무는 땅을 버리고 <도피중>이고 건물들은 서로 맞부딪치며 현실이라 믿고 있는 일상의 장면들은 점점 흐려지면서 빛을 잃는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물리적 시간의 흐름을 배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시간의 흐름이 뒤엉켜 있는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심지어 <빛이 없는 곳에서 빛이 중얼거리는> 현상마저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시인의 눈에 포착된 현실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그것은 현실과 존재 간의 괴리가 빚어낸 착란적인 환상이다. 또한 그것은 시인 자신이 편입될 수 없는 세계에 대해 <존재가 제기하는 이의>이며 자신만의 세계를 향한 슬픈 꿈이다. 그 꿈이 슬픈 이유는 이루어질 수 없는 갈망이기 때문이다.
가령 시에 등장하는 <그>로 대표되는 3인칭 화자들은 이 환각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현실로 복귀하기 위해 달리고 달리지만 <그>의 시도는 번번히 실패한다.
그는 달린다. 원 밖으로 달린다. 운동장 밖으로, 자신이 높이 날려보낸 그의 얼굴 밖으로 달린다. 그는 달아난다.// 죽을힘을 다하여 그는 작아진다.// 그는 쓰러진다. 사람들이 일제히 그를 에워싼다. 그리고 목에// 그의 얼굴을 걸어준다. --「야구 선수 K」중에서
저자 소개
이수명
6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94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출간. 2001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
목차
목차
1부
케익
살인자들
가든 파티
새와 함께
테니스 써클
밧줄
대화법
트럼펫
유리 끼우기
구경꾼
공원에서
장미 한 다발
신사의 식사
푸른 사과
철제 의자
야구 선수 K
나는 고양이와 회의를 한다
칼
나의 식물
소풍
프로그램
검은 자동차
민들레 총
부서진 계단
앉아 있는 새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2부
무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바다의 프리즘
붉은 담장의 커브
침입자
정원사
벽지
오렌지 먹는 사람들
오렌지 나무의 농담
나우 속에서 파리를 불었다
호도나무를 베다
그의 초승달
흉기
모래주머니
달팽이 시계
식당에서
나는 나뭇잎을 물고
숲을 지나가는 법
안내
나의 연주
그네
얼음의 세목
먹구름
해바라기
늙은 빵
일요일
호수
벌레
연분홍 타이어
나무 젓가락
잠
나는 너의 방을 노랗게 칠한다
어항
공놀이
세수
태양과의 통화
지하실
인조 과일
화물 열차
망고
벌목꾼들
그가 유리를 닦을 때
못
얼굴
검은 구두
케익
살인자들
가든 파티
새와 함께
테니스 써클
밧줄
대화법
트럼펫
유리 끼우기
구경꾼
공원에서
장미 한 다발
신사의 식사
푸른 사과
철제 의자
야구 선수 K
나는 고양이와 회의를 한다
칼
나의 식물
소풍
프로그램
검은 자동차
민들레 총
부서진 계단
앉아 있는 새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2부
무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바다의 프리즘
붉은 담장의 커브
침입자
정원사
벽지
오렌지 먹는 사람들
오렌지 나무의 농담
나우 속에서 파리를 불었다
호도나무를 베다
그의 초승달
흉기
모래주머니
달팽이 시계
식당에서
나는 나뭇잎을 물고
숲을 지나가는 법
안내
나의 연주
그네
얼음의 세목
먹구름
해바라기
늙은 빵
일요일
호수
벌레
연분홍 타이어
나무 젓가락
잠
나는 너의 방을 노랗게 칠한다
어항
공놀이
세수
태양과의 통화
지하실
인조 과일
화물 열차
망고
벌목꾼들
그가 유리를 닦을 때
못
얼굴
검은 구두
저자
저자
이수명
이수명
6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94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출간. 2001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
이수명
65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문학과 졸업. 94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새로운 오독이 거리를 메웠다』,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출간. 2001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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