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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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유해한 남성성의 시대
광장과 일터의 소년 소녀들
'소년' 호는 성북구 청소년 독립언론 《이음》 편집장 장효주의 글로 문을 연다. 「혐오 시대를 건너는 사랑」은 온갖 혐오발언이 스며들어 있는 교실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찾는다. 혐오가 높이 세운 경계와 좌우로 양분된 단어 목록을 넘어서는 힘은 이주민 당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일, 타자를 향해 나를 열어 놓는 사랑에 있다.
소년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그중에서도 남자아이를 향한다. 출판계에서 '폭주하는 남성성'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진 와중, 《한편》의 남성성 탐구는 폭력과 성이라는 소년기를 규정하는 두 요소를 들여다본다. 소년들은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며, 왜 여성을 대상화하고 착취하는가? 디지털 성범죄를 연구하는 개발자·활동가 조경숙의 「피해자가 된 가해자」는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어 범죄에 얽혀드는 피해자-가해자 중첩 현상을 분석하며, 소년 문제 앞에서 어른이 가져야 할 태도를 정초한다. 영화 연구자 유운기의 「출생주의 재발명하기」는 지금의 남성성을 '출생주의 남성성'으로 다시 명명한다. 출생주의란 누군가 태어나거나 태어나게 하는 것이 그 자체로 좋다는 사고방식으로, 유운기는 이 출생주의의 과잉에서 소년성의 문제를 찾는다.
이어지는 두 편의 인류학 연구는 소년 소녀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우리'를 들여다본다. 이길호의 「소년의 빈 얼굴」은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3개월 넘게 이어진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를 다룬다. 한여름 광장에 모여 '재투표'를 외치고 '국민의 기본권'을 호소한 이들이 있다. '소년', '이대남', '보수', '태극기' 같은 명명이 모두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이길호는 나이, 성별, 계층을 벗어나는 '익명'의 형식에 주목한다. 임지선의 「영화제를 만드는 소녀들」은 영화제에 모인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노동을 기록한다. 이들이 무보수의 고된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이해할 때 비로소 오늘날 청년들이 일자리에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성장 시대의 성장은
평범한 사람의 비범함으로
1908년 최초의 근대잡지 《소년》에서 '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신세대로 등장했다. 잘살아 보자는 성장주의와 개발주의를 지나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지금, 주식 시장의 활황과 인공지능의 발전 가운데 개인의 성장이 과연 필요할까?
청소년들은 여전히 수십 년 전과 비슷한 걱정 속에 있다. 바로 입시다. 국문학자 최배은의 「근대 소년과 입시 청소년」은 오늘날 소년을 '근대 소년'과 대비해 '입시 청소년'으로 규정한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21세기 교육은 청소년들을 교실과 학원, '스카'(스터디카페)에 고립시키고 있다. 불안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경제학자 양준석의 「인공지능 시대의 젊은이에게」는 인공지능의 발전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로 양분된 노동시장, 세대 간 갈등까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려운 현실을 짚는다. 잠재성장률 1% 시대의 성장을 직시하는 어른들의 도움말을 확인해 보자.
소년들은 고립되어서는 안 되며 이전 세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말할 때, 이 도움은 상호적이라는 것이 '소년' 호의 발견이다. 세월호를 연구한 인류학자 이예성의 「세월 속의 아이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이 언제나 '아이들'로 호명되는 상황을 비판하며, 이들을 만나 온 자신이 나이 들었듯 이들 역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나이 들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세월호 이후의 시간은 희생자와 주변 사람들 각자에게 다르게 흘렀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서로 다른 물결이 만나듯 접촉하고 뒤섞이면서" 서로의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어 놓기도 했다. 그렇게 어른과 소년이 서로를 돌보며 어려운 시절을 헤쳐 나가는 것. 평범한 사람들이 발휘하는 비범함이다.
새로운 세대의 인문잡지 《한편》
끊임없이 이미지가 흐르는 시대에도, 생각은 한편의 글에서 시작되고 한편의 글로 매듭지어진다. 2020년 창간한 인문잡지 《한편》은 글 한편 한편을 엮어서 의미를 생산한다. 민음사에서 철학, 문학 교양서를 만드는 젊은 편집자들이 원고를 청탁하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글을 쓴다.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을 통해, 지금 이곳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기쁨을 저자와 독자가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한편》 21호 '소년'에 적용된 글꼴은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접히고 연결되는 특징을 획으로 표현한 사월십육일체다. 인문잡지 《한편》은 연간 3회, 1월·5월·9월 발간되며 '혼자', '로봇', '소년'에 이어 2027년 1월 '사실'을 주제로 계속된다.
광장과 일터의 소년 소녀들
'소년' 호는 성북구 청소년 독립언론 《이음》 편집장 장효주의 글로 문을 연다. 「혐오 시대를 건너는 사랑」은 온갖 혐오발언이 스며들어 있는 교실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찾는다. 혐오가 높이 세운 경계와 좌우로 양분된 단어 목록을 넘어서는 힘은 이주민 당사자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일, 타자를 향해 나를 열어 놓는 사랑에 있다.
소년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은 그중에서도 남자아이를 향한다. 출판계에서 '폭주하는 남성성'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진 와중, 《한편》의 남성성 탐구는 폭력과 성이라는 소년기를 규정하는 두 요소를 들여다본다. 소년들은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며, 왜 여성을 대상화하고 착취하는가? 디지털 성범죄를 연구하는 개발자·활동가 조경숙의 「피해자가 된 가해자」는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가 되어 범죄에 얽혀드는 피해자-가해자 중첩 현상을 분석하며, 소년 문제 앞에서 어른이 가져야 할 태도를 정초한다. 영화 연구자 유운기의 「출생주의 재발명하기」는 지금의 남성성을 '출생주의 남성성'으로 다시 명명한다. 출생주의란 누군가 태어나거나 태어나게 하는 것이 그 자체로 좋다는 사고방식으로, 유운기는 이 출생주의의 과잉에서 소년성의 문제를 찾는다.
이어지는 두 편의 인류학 연구는 소년 소녀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우리'를 들여다본다. 이길호의 「소년의 빈 얼굴」은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3개월 넘게 이어진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를 다룬다. 한여름 광장에 모여 '재투표'를 외치고 '국민의 기본권'을 호소한 이들이 있다. '소년', '이대남', '보수', '태극기' 같은 명명이 모두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이길호는 나이, 성별, 계층을 벗어나는 '익명'의 형식에 주목한다. 임지선의 「영화제를 만드는 소녀들」은 영화제에 모인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노동을 기록한다. 이들이 무보수의 고된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이해할 때 비로소 오늘날 청년들이 일자리에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성장 시대의 성장은
평범한 사람의 비범함으로
1908년 최초의 근대잡지 《소년》에서 '소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신세대로 등장했다. 잘살아 보자는 성장주의와 개발주의를 지나 저성장 시대에 진입한 지금, 주식 시장의 활황과 인공지능의 발전 가운데 개인의 성장이 과연 필요할까?
청소년들은 여전히 수십 년 전과 비슷한 걱정 속에 있다. 바로 입시다. 국문학자 최배은의 「근대 소년과 입시 청소년」은 오늘날 소년을 '근대 소년'과 대비해 '입시 청소년'으로 규정한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21세기 교육은 청소년들을 교실과 학원, '스카'(스터디카페)에 고립시키고 있다. 불안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경제학자 양준석의 「인공지능 시대의 젊은이에게」는 인공지능의 발전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로 양분된 노동시장, 세대 간 갈등까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풍요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려운 현실을 짚는다. 잠재성장률 1% 시대의 성장을 직시하는 어른들의 도움말을 확인해 보자.
소년들은 고립되어서는 안 되며 이전 세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말할 때, 이 도움은 상호적이라는 것이 '소년' 호의 발견이다. 세월호를 연구한 인류학자 이예성의 「세월 속의 아이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이 언제나 '아이들'로 호명되는 상황을 비판하며, 이들을 만나 온 자신이 나이 들었듯 이들 역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나이 들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세월호 이후의 시간은 희생자와 주변 사람들 각자에게 다르게 흘렀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서로 다른 물결이 만나듯 접촉하고 뒤섞이면서" 서로의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어 놓기도 했다. 그렇게 어른과 소년이 서로를 돌보며 어려운 시절을 헤쳐 나가는 것. 평범한 사람들이 발휘하는 비범함이다.
새로운 세대의 인문잡지 《한편》
끊임없이 이미지가 흐르는 시대에도, 생각은 한편의 글에서 시작되고 한편의 글로 매듭지어진다. 2020년 창간한 인문잡지 《한편》은 글 한편 한편을 엮어서 의미를 생산한다. 민음사에서 철학, 문학 교양서를 만드는 젊은 편집자들이 원고를 청탁하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글을 쓴다.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을 통해, 지금 이곳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기쁨을 저자와 독자가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한편》 21호 '소년'에 적용된 글꼴은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접히고 연결되는 특징을 획으로 표현한 사월십육일체다. 인문잡지 《한편》은 연간 3회, 1월·5월·9월 발간되며 '혼자', '로봇', '소년'에 이어 2027년 1월 '사실'을 주제로 계속된다.
목차
목차
'소년'을 펴내며 소년의 성장 4
장효주 혐오 시대를 건너는 사랑 15
조경숙 피해자가 된 가해자 33
유운기 출생주의 재발명하기 55
이길호 소년의 빈 얼굴 77
임지선 영화제를 만드는 소녀들 103
최배은 근대 소년과 입시 청소년 123
양준석 인공지능 시대의 젊은이에게 141
이예성 세월 속의 아이들 161
참고 문헌 179
편집 후기 181
지난 호 목록 185
장효주 혐오 시대를 건너는 사랑 15
조경숙 피해자가 된 가해자 33
유운기 출생주의 재발명하기 55
이길호 소년의 빈 얼굴 77
임지선 영화제를 만드는 소녀들 103
최배은 근대 소년과 입시 청소년 123
양준석 인공지능 시대의 젊은이에게 141
이예성 세월 속의 아이들 161
참고 문헌 179
편집 후기 181
지난 호 목록 185
저자
저자
장효주 16살 청소년. 한성여자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생일이 늦어 친구들이 다 보러 가는 만15세 영화를 혼자만 못 본다는 서러움이 있다. 청소년 인권 증진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며, 성북구 청소년언론사 《이음》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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