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통합학교 기행(분단을 넘어서)(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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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사회의 폭력에 맞서는 평화와 화해의 힘!
차별과 배제를 넘어 ‘모든 어린이가 다 함께’ 교육받는
북아일랜드 통합학교에서 만난 행복한 얼굴들
통합교육은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교육의 주요방향으로 북아일랜드 시민사회로부터 시작되었다. 지역사회 간 분리주의가 편견을 심화시키고 증오범죄를 낳으며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북아일랜드에서 지역사회 간 교류 및 상호이해가 절실히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간 분리가 정치·사회적 분리를 반영하고 있고 그 뿌리에 종교적 분파주의가 깔려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조성되는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지역사회 간 장벽을 해체해야만 했다.
이 책은 북아일랜드 각지를 직접 방문하여 써낸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현장 탐방기이다. 특히 통합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갈등의 양 당사자이기도 한 학부모들이 보여준 용기가 마음 깊이 전해진다. 통합학교가 세워진 벨파스트, 뉴캐슬, 에니스킬렌, 오마, 데리 등의 지역은 폭력적 분쟁이 30년 이상 지속되는 동안 폭탄공격이 일어나 직접 고통받은 곳들이다. 하지만 처참한 비극 속에서도 평화를 향한 희망의 정신은 꺾이지 않았다. 모든 아이들이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무관하게 함께 교육받고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북아일랜드 시민들이 노력한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평화과정이 이 책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차별과 배제를 넘어 ‘모든 어린이가 다 함께’ 교육받는
북아일랜드 통합학교에서 만난 행복한 얼굴들
통합교육은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교육의 주요방향으로 북아일랜드 시민사회로부터 시작되었다. 지역사회 간 분리주의가 편견을 심화시키고 증오범죄를 낳으며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북아일랜드에서 지역사회 간 교류 및 상호이해가 절실히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 간 분리가 정치·사회적 분리를 반영하고 있고 그 뿌리에 종교적 분파주의가 깔려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조성되는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지역사회 간 장벽을 해체해야만 했다.
이 책은 북아일랜드 각지를 직접 방문하여 써낸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현장 탐방기이다. 특히 통합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갈등의 양 당사자이기도 한 학부모들이 보여준 용기가 마음 깊이 전해진다. 통합학교가 세워진 벨파스트, 뉴캐슬, 에니스킬렌, 오마, 데리 등의 지역은 폭력적 분쟁이 30년 이상 지속되는 동안 폭탄공격이 일어나 직접 고통받은 곳들이다. 하지만 처참한 비극 속에서도 평화를 향한 희망의 정신은 꺾이지 않았다. 모든 아이들이 정치적·종교적 신념과 무관하게 함께 교육받고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북아일랜드 시민들이 노력한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평화과정이 이 책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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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북아일랜드를 주목하는 이유 ― 하나의 민족이 적대적 문화로 반목하는 분단사회의 동병상련
분쟁 지역 갈등의 원인과 진행 과정은 그 지역 역사와 문화에 따라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비교연구는 현실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그릇된 결론을 도출할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나 각 분쟁 지역의 평화 프로세스가 마주하는 과제들에서는 분명 유사점이 발견된다. 이런 과제에 각 지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비교해본다면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독일 통일 과정에 대한 비교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이는 아마도 평화 프로세스보다 통일 프로세스에 초점이 맞추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일랜드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주목할 때 가장 유용한 점은, 이미 통일을 이룬 독일과 달리 북아일랜드 평화 프로세스는 한반도와 같은 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두 곳 모두 지정학적 상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고, 사회적경제적 격차라는 쟁점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북아일랜드와 한반도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 과제는 전쟁과 오랜 갈등으로 발생한 상호 불신이다.
북아일랜드에서 유니어니스트(Unionist, 영국과의 통합을 지지하는 개신교 세력)와 내셔널리스트(Nationalist, 아일랜드 공화국군 지지자(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과 아일랜드공화국으로의 통일을 주장해 온 가톨릭 세력)는 역사적으로 동일한 문화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침략과 대규모 이주, 종교 갈등으로 인한 문화적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와 유사하다. 북아일랜드 문제는 종교 갈등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문제, 계급적 문제, 민족의 문제가 결합된 결과다. 실제 신구교 간 음식, 옷, 여가생활 등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 주거지역과 언어, 음주문화 등 상징체계에서의 문화적 차이가 뚜렷하다. 이는 정치적 갈등이 사회문화적 갈등으로 증폭된 결과다.
이처럼 동일한 민족문화를 가지고서도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점에서 아일랜드와 남북한은 유사하다. 정치사회적 환경이 문화적 갈등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점, 문화적 갈등이 오히려 정치사회적 갈등을 강화시키는 데 작용하는 점, 문화갈등 해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 분단문제 전문가인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는 특히 "아일랜드 내에서 문화적 차이가 희석되는 과정이 유럽통합이나 경제성장 등에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것처럼, 문화사회적 통합이 사회구조 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맞이할 통일교육의 방향은?
통일은 상이한 이념과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 왔던 사람들이 공존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따라서 분단시대 한국의 통일교육은 기존의 방식, 즉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주입식으로 지도하고, 북한 사회의 비참한 실상에 집중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확산에 중점을 둔 구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일교육은 남과 북이 공존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초 역량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통일된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선입견을 극복하는 '반(反)편견 역량'을 비롯해 '상호문화의 이해'와 '갈등해결의 역량'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통일교육 방향의 총체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기행: 분단을 넘어』의 저자 강순원 교수는 북아일랜드 통합학교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 오랫동안 평화교육연구에 헌신하며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넘어설 방법을 모색해온 저자는 과거 북아일랜드의 적대적 학교교육이 갈등을 재생산하는 결과를 낳아왔지만 통합교육의 시행으로 사회적 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학교교육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북아일랜드 평화교육의 실천적 현장인 통합학교 13곳을 방문해 그곳의 교사, 학부모, 학생을 만나고 온 생생한 탐방기를 한국 사회에 전한다.
평화교육, 사회적 장벽을 허물고 갈등을 해소하는 통일시대의 밑거름
북아일랜드에서 반편견, 평화교육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온 교육운동 진영이 양 종파 간의 분리주의 위에 민족적 감정이 응고된 북아일랜드의 종파주의 교육을 넘어서자고 한 통합학교다. 북아일랜드에서 통합교육이란 말 그대로 모든 다양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한 캠퍼스에서 공부하게 한다는 이념을 전제한 평화교육이다. 이것은 단순히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통합해서 함께 교육시킨다는 특수교육적 맥락에서의 통합교육이 아니다. 다양한 능력의 아이들이 차이로 인한 갈등을 비폭력적 방법으로 해소하도록 하는 평화교육 활동은 매우 긴요하다. 북아일랜드 통합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평화적 감수성을 지니고 사회문제에 대한 비폭력적 갈등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또래조정이나 반편견교육 활동을 비롯한 모든 학교교육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고무한다. 특히 오늘날 다문화적 환경에 노출된 북아일랜드에서는 폴란드나 필리핀 등 이주가정의 어린이들이 약 20%가 넘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두 종파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족이나 문화에서 유래하는 냄새 또는 색 등에 대한 문화 간 이해교육 없이는 충돌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자칫 혐오범죄 같은 식의 학교폭력이 일어날 수 있기에 이러한 폭력예방 교육 및 반편견 교육 활동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평화교육은 구조적 폭력에서 야기된 사회적 악에 대항하는 평화적 본성을 자극하고 도전 역량을 길러주는 의식적인 교육과정이다. 그런 관점에서 사회적 폭력이 내재화된 일상에서의 폭력성을 해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학교는 미래세대를 기르는 곳이므로 학교의 변화는 사회변화의 밑바탕이 된다. 북아일랜드가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는 역사적 선례가 될 수 있을지는 북아일랜드와 한국인들의 앞으로의 선택에 달렸다.
[책속으로 추가]
다음해 1월 11일엔 가톨릭학교 교사가 살해당했으며 12일에는 헤이즐우드 졸업생인 20세 청년이 종파분리주의자의 총에 살해되었다. 학교 공동체가 와해되기 직전이었다. 경찰이 학교를 상시 순찰했고 아예 상주했다.
노린 캠벨 교장은 침착하게 당시 진행 중인 지역사회 폭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학습시켰다. 교사들과 함께 지역을 탐방하면서 학생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점을 교사들이 이해하게 했고, 분쟁을 어떻게 극복하며 화해에 이를 것인지 토론하게 했다. 이 지역을 어떻게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학교의 사회적 주제학습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벨파스트 아이스하키팀의 경기를 단체로 관전하는 행사를 기획하여 600명이 넘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학교 정체성을 경험하게 했다. 한편 학교에서는 모두가 자기의 이야기를 하도록 권장받으며 상호 이해의 소통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종파분리주의에 대항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쟁 시간을 가졌는데, 이것이 2002년 5월부터 시작한 '네 평화를 이야기하는 날(speak your peace day) '이다. _132쪽, 04 진보적인 열린 교육의 가능성, 헤이즐우드 통합칼리지
지역 여건상 학부모들도 어려운 사람이 많아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보조 역할을 많이 찾으려고 하고 있고, 이미 학급보조를 비롯한 필요 인력을 학부모 중에서 많이 채용하고 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패트리샤 머타 교장은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여 학부모들을 위한 학교 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학교가 낯선 곳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는 인식이 요청됩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요. 워낙 어려우신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께 도움이 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죠. 경제적 어려움이 큰 학부모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학교는 학부모들이 만든 학교이기에 학부모의 역량을 키워 계속 협력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학부모 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상담과 지도도 아주 필요합니다.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이 많아요. 아동 발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기를 발견하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_148~149쪽, 05 가난한 아이들의 천국, 헤이즐우드 통합초등학교
벨파스트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찰리 채플린이 뉴캐슬에 사는 애인을 만나러 올 때마다 묵었다는 슬리브도너드 호텔 로비에서 아이리시해의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올칠드런스에서 내려다본 바닷가를 벌써 그리워하게 된다. 작은 시골 학교 같지만 모두가 열렬한 통합교육 지지자인 올칠드런스 통합학교 공동체는 분명 벨파스트 외곽에서 최초로 시작한 통합학교라는 자부심을 지니기에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굳이 큰 학교를 지향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자기 학교만의 자율을 구가하려고 하지도 않고, 국가교육과정이나 지역 교육청과 충분히 좋은 교육에 대해 논의할 만하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학교는 오히려 일반 종파학교도 이러한 교육을 같이하자고, 어깨동무하자고 손을 내밀게 하는 예쁜 모습이다. _181쪽, 06 조그맣고 예쁜 희망의 공간, 올칠드런스 통합초등학교
심나에서는 교사들의 요구에 따라 일부 교과에서는 능력별 반편성을 허락하고 있다. 사실 잉글랜드 종합교육에서도 능력별 반편성을 다양성 존중, 개인차 존중이라는 각도에서 문제 삼지는 않는다. 통합교육에서는 일단 능력별 통합이라는 원칙하에 대체로 꺼리는 정책이지만 수학과 과학 교과의 경우 인지력 이해의 문제가 있어 학생도 희망하고 교사도 요구하므로 부분적으로 허용한다. 영어 교과의 경우 담당교사가 반대하여 안 하는데, 그럼에도 GCSE에서 영어 평가 결과가 아주 좋아서 심나에서 는 능력별 반편성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 중에는 분명 아주 우수한 아이도 있고 아주 모자란 아이도 있어서, 함께 섞어 교육적 효과가 높은 교과는 당연히 섞고 서로 어려워하는 교과일 경우엔 능력별 반편성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는데, 단지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하에서만 가능하다. 이렇게 교육과정을 운영한 결과 2014년 교육청 장학보고서에 따르면 심나(34.5%)는 다른 비선발 학교(22%)보다 대학 진학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직업학교나 기타 취업률 부분에서도 전체가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_197쪽, 07 통합교육정신을 지키며 경쟁력을 기르는 심나 칼리지
1979년 여름, 슬라이고 카운티의 멀라모어(Mullaghmore) 항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인 마운트배튼 경과 14세 손자가 아일랜드공화군(IRA)의 폭탄테러로 살해당했는데, 이때 그 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존 맥스웰 선생의 아들 폴도 사망했다. 테러로 딸을 잃은 고든 윌슨과 아들을 잃은 존 맥스웰은 공동으로 평화와 화해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고, 이때 존 맥스웰은 아이들에게 에니스킬렌의 정신을 구체화하는 운동이 통합교육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파분리주의적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집단적 지역주민운동으로 어려서부터 함께 교육하자는 의미의 '에니스킬렌 투게더'가 1988년 창설되었다. 여기서 희생자 가족 대표로 존 맥스웰은 가톨릭도 아니고 개신교도 아닌 종파를 초월한 통합학교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개신교 공립학교 교사였던 자신도 학교 설립준비위원이 되어 에니스킬렌 통합초등학교 설립 운동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_208쪽, 08 폭력에서 평화로, 에니스킬렌 통합초등학교
수업 후 서맨사 선생과 함께 간단히 반대쪽 교실을 한 바퀴 둘러봤는데 자신이 학교 다녔을 때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지를 신나게 설명했다. 자기는 통합학교에 가도록 정해진 운명이었다고 한다. 이미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칼리지 설립 운동 때부터 참여하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자기는 가톨릭 일반초등학교를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에른에 반드시 가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좋건 싫건 여기에 와야만 했다고 한다. 결과는 환상이었고 자기 인생은 성공했다고 웃는다. 그래서 지금은 교사로서 에른을 잘 만들고 싶다고 한다. 충분히 잠재력이 있고 지금의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낙관한단다. _240~241쪽, 09 오늘을 고민하며 내일을 열어가는 에른 통합칼리지
놀라지 말라며 보여준 초등학교는 정말 시설만 보면 허름한 간이시설이었다. 그 안에 350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너무나 재미있게 놀면서 수업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시설이 나쁘니 다른 학교에 가겠느냐'고 해도 '누가 뭐래도 난 이 학교에 남겠다'고 한단다. 도대체 이 학교의 교육풍토가 어떻기에 그러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학교 시설이 헐고 나빠 아이들이 위험하니 새 건물을 지어달라고 시위라도 하라고 해도, 학부모들은 이것으로도 충분한데 뭘 더 바라느냐는 심정으로 25년간 이곳을 지켜왔다고 한다. 하여간 이상한 학부모들이다.
… 당시 학부모들의 열의가 정말 대단해서 매일 학교에 나와 페인트칠하고, 청소하고, 교재교구를 사러 돌아다니고, 집에 있는 것 중 학교에 필요한 것은 죄다 갖다 놓았다고 한다. 정말로 살아 있는 학교였다고 캐럴라인은 회상했다. "통합학교가 이 지역에 생긴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라는 캐럴라인의 회고 속에 이 학교가 지역민에게 얼마나 큰 자부심인지를 알 수 있었다. _247~248쪽, 10 컨테이너 교실에서도 행복한 오마 통합초등학교
나이절 프리스 교장의 입장은 통합교육 이념을 따르긴 하지만 배타적으로 통합교육만 옳다는 입장보다는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그래머스쿨의 교육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처음엔 교사나 학부모들이 의아해했지만 이제는 학교 방침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지지하는 것 같다고 한다.
"선발고사에는 반대하지만, 일단 들어온 학생 가운데 더 영리한 학생들은 그들이 그래머를 포기하고 여기에 온 데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통합교육이념에 맞춰 그들의 능력도 균형 있게 향상시켜줄 책임이 학교에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일부 교과에 한해 능력별 반편성을 하여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좀 더 능력을 향상시키게 하고, 반면에 못 따라가는 학생들에게 는 그들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다양하게 진로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숙제 도우미를 제공하고, 학생 간의 관계를 더 효과적으로 맺게 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학교폭력예방교육도 합니다. 그 결과 드럼라가 작년에 NICIE 최우수 통합학교로 선정되었지요." _277~278쪽, 11 지역 교육을 주도하는 명문학교, 드럼라 통합칼리지
비폭력적 갈등 해결 방법인 또래조정은 크고 작은 학교폭력 예방에 아주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평화교육 활동이다. 6학년 담임인 쿨터 선생이 주관하고 있다. 쿨터 선생 말에 의하면 또래조정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경청을 통해 소통이 확대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재미있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활동이다. 그녀가 내게 보여준 한 사례에는 꼬마 아이들의 갈등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었다. 갈등의 두 당사자인 질과 앤디는 서로 다른 이유에서 기분이 나빠져 화가 났다. …
이 사례에서 또래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또래조정자가 구체적인 지침을 조정 단계별로 실천해간 실례를 살펴볼 수 있다. 또래조정을 신청하고 전 과정에 동의하면 조정자가 배정된다. 두 사람의 또래조정자에게 자기들의 갈등을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이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게 되는가를 이해한다. 이에 대해 각자 조정자에게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시 만나 갈등의 원인과 쟁점이 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분석한 후, 서로 원만한 해결을 원하면 가능한 해결 방안을 이야기하고 최종적으로 합의한다. 이렇게 15단계의 절차를 거치는 동안 문제가 분명해지고, 이 과정에서 갈등 당사자나 조정자가 모두 성숙해진다. _305~306쪽, 12 바비큐파티에서 시작된 학교 만들기, 오크그로브 통합초등학교
오크그로브 칼리지는 북아일랜드 교육과정을 부정하지 않으며, 그것을 중심으로 교사 자신의 철학과 학교의 통합교육 원칙에 맞게 스스로 개발하여 교육한다. … 유니세프 인권존중학교(RRS)에 참여하는 만큼 세계적인 보편관점도 중요하다고 코완 교장은 말한다.
"보편성을 토대로 모든 능력을 평등하게 개발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종교는 세계종교를 다루고 특정 신앙 교육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세속화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에요. 북아일랜드 교육 자체가 기독교 신앙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관계로 기독교 정신을 중심으로 하지요. 매주 한 번씩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조회를 엽니다. 이때 교장인 제가 강의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지역 종교인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기독교 정신의 생활화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교리 주입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습니다."
종파분리주의에 갇힌 학생들이 북아일랜드를 답답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답답함을 해소하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조국으로 남게 해야 한다며, 마리 코완 교장은 국제 인사들의 방문도 그런 면에서 아주 좋다고 덧붙였다. _3210~321쪽, 13 지역 통합학교체계를 완성한 오크그로브 통합칼리지
우리에게 낯선 북아일랜드지만 사실은 우리와 참으로 비슷하다. 사람들이 술과 노래를 즐기고 떠들기를 좋아하며 낯선 사람에게 기꺼이 먹을 것을 내놓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 만나면 금방 친해진다. 그런데 우리와 더 가깝게 하는 것은 역사적 배경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300년 넘게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아온 아일랜드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의 희망에 부풀었지만 그 희망은 잠깐이었고, 식민지 시절 영국에서 얼스터(오늘의 북아일랜드)로 이주하여 살던 스코틀랜드인들이 '여기는 우리 선조들이 일군 땅이니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아일랜드공화국(남아일랜드)과 영국의 일부로 남게 된 북아일랜드로 분단되는 비극을 맞게 되었다. 북아일랜드는 식민지화의 귀결로 분단된 우리의 역사와 유사하나 그 분단의 성격은 분명 다르다. 그리고 분단극복의 방향도 우리와는 아주 다르다. 분단의 비극과 분단극복의 과정을 제3자 관점에서 추적해봄으로써 우리의 문제를 객관화해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탐방을 시작했다. _347~348쪽, 에필로그
평화가 이루어졌다는 상징인 성금요일 평화협정의 실제적 의미를 살리려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과거는 잊히지 않고 현재적 사실로 이야기되고 긴장감 있게 오늘의 생활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그렇게 하여 일상의 삶에 분단의 뿌리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평화활동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모든 교과에 정의로운 평화가 핵심주제로 자리 잡도록 촉구하며 분리장벽 치우기에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 이것이 북아일랜드 통합교육이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교육에 주는 시사점이다. 분단극복 평화교육은 미래 지향적 역사관에 입각한, 시민이 주도하는 아동 중심적 포용교육이어야 함을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선례가 말해준다.
'평화교육은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적이고 미래사회를 위해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말을 되새겨본다. 이제 우리도 분단극복의 일상을 평화교육으로 시작해야 할 듯하다. _355쪽, 에필로그
분쟁 지역 갈등의 원인과 진행 과정은 그 지역 역사와 문화에 따라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비교연구는 현실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그릇된 결론을 도출할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러나 각 분쟁 지역의 평화 프로세스가 마주하는 과제들에서는 분명 유사점이 발견된다. 이런 과제에 각 지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비교해본다면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독일 통일 과정에 대한 비교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이는 아마도 평화 프로세스보다 통일 프로세스에 초점이 맞추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일랜드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주목할 때 가장 유용한 점은, 이미 통일을 이룬 독일과 달리 북아일랜드 평화 프로세스는 한반도와 같은 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두 곳 모두 지정학적 상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고, 사회적경제적 격차라는 쟁점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북아일랜드와 한반도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 과제는 전쟁과 오랜 갈등으로 발생한 상호 불신이다.
북아일랜드에서 유니어니스트(Unionist, 영국과의 통합을 지지하는 개신교 세력)와 내셔널리스트(Nationalist, 아일랜드 공화국군 지지자(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과 아일랜드공화국으로의 통일을 주장해 온 가톨릭 세력)는 역사적으로 동일한 문화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침략과 대규모 이주, 종교 갈등으로 인한 문화적 갈등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와 유사하다. 북아일랜드 문제는 종교 갈등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문제, 계급적 문제, 민족의 문제가 결합된 결과다. 실제 신구교 간 음식, 옷, 여가생활 등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 주거지역과 언어, 음주문화 등 상징체계에서의 문화적 차이가 뚜렷하다. 이는 정치적 갈등이 사회문화적 갈등으로 증폭된 결과다.
이처럼 동일한 민족문화를 가지고서도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점에서 아일랜드와 남북한은 유사하다. 정치사회적 환경이 문화적 갈등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점, 문화적 갈등이 오히려 정치사회적 갈등을 강화시키는 데 작용하는 점, 문화갈등 해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한국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 분단문제 전문가인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는 특히 "아일랜드 내에서 문화적 차이가 희석되는 과정이 유럽통합이나 경제성장 등에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것처럼, 문화사회적 통합이 사회구조 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맞이할 통일교육의 방향은?
통일은 상이한 이념과 가치관을 지니고 살아 왔던 사람들이 공존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따라서 분단시대 한국의 통일교육은 기존의 방식, 즉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주입식으로 지도하고, 북한 사회의 비참한 실상에 집중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확산에 중점을 둔 구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일교육은 남과 북이 공존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초 역량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통일된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선입견을 극복하는 '반(反)편견 역량'을 비롯해 '상호문화의 이해'와 '갈등해결의 역량'을 증진하는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통일교육 방향의 총체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기행: 분단을 넘어』의 저자 강순원 교수는 북아일랜드 통합학교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 오랫동안 평화교육연구에 헌신하며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넘어설 방법을 모색해온 저자는 과거 북아일랜드의 적대적 학교교육이 갈등을 재생산하는 결과를 낳아왔지만 통합교육의 시행으로 사회적 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학교교육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북아일랜드 평화교육의 실천적 현장인 통합학교 13곳을 방문해 그곳의 교사, 학부모, 학생을 만나고 온 생생한 탐방기를 한국 사회에 전한다.
평화교육, 사회적 장벽을 허물고 갈등을 해소하는 통일시대의 밑거름
북아일랜드에서 반편견, 평화교육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온 교육운동 진영이 양 종파 간의 분리주의 위에 민족적 감정이 응고된 북아일랜드의 종파주의 교육을 넘어서자고 한 통합학교다. 북아일랜드에서 통합교육이란 말 그대로 모든 다양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한 캠퍼스에서 공부하게 한다는 이념을 전제한 평화교육이다. 이것은 단순히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통합해서 함께 교육시킨다는 특수교육적 맥락에서의 통합교육이 아니다. 다양한 능력의 아이들이 차이로 인한 갈등을 비폭력적 방법으로 해소하도록 하는 평화교육 활동은 매우 긴요하다. 북아일랜드 통합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평화적 감수성을 지니고 사회문제에 대한 비폭력적 갈등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또래조정이나 반편견교육 활동을 비롯한 모든 학교교육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고무한다. 특히 오늘날 다문화적 환경에 노출된 북아일랜드에서는 폴란드나 필리핀 등 이주가정의 어린이들이 약 20%가 넘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두 종파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족이나 문화에서 유래하는 냄새 또는 색 등에 대한 문화 간 이해교육 없이는 충돌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자칫 혐오범죄 같은 식의 학교폭력이 일어날 수 있기에 이러한 폭력예방 교육 및 반편견 교육 활동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평화교육은 구조적 폭력에서 야기된 사회적 악에 대항하는 평화적 본성을 자극하고 도전 역량을 길러주는 의식적인 교육과정이다. 그런 관점에서 사회적 폭력이 내재화된 일상에서의 폭력성을 해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학교는 미래세대를 기르는 곳이므로 학교의 변화는 사회변화의 밑바탕이 된다. 북아일랜드가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는 역사적 선례가 될 수 있을지는 북아일랜드와 한국인들의 앞으로의 선택에 달렸다.
[책속으로 추가]
다음해 1월 11일엔 가톨릭학교 교사가 살해당했으며 12일에는 헤이즐우드 졸업생인 20세 청년이 종파분리주의자의 총에 살해되었다. 학교 공동체가 와해되기 직전이었다. 경찰이 학교를 상시 순찰했고 아예 상주했다.
노린 캠벨 교장은 침착하게 당시 진행 중인 지역사회 폭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학습시켰다. 교사들과 함께 지역을 탐방하면서 학생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점을 교사들이 이해하게 했고, 분쟁을 어떻게 극복하며 화해에 이를 것인지 토론하게 했다. 이 지역을 어떻게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학교의 사회적 주제학습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벨파스트 아이스하키팀의 경기를 단체로 관전하는 행사를 기획하여 600명이 넘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학교 정체성을 경험하게 했다. 한편 학교에서는 모두가 자기의 이야기를 하도록 권장받으며 상호 이해의 소통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종파분리주의에 대항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논쟁 시간을 가졌는데, 이것이 2002년 5월부터 시작한 '네 평화를 이야기하는 날(speak your peace day) '이다. _132쪽, 04 진보적인 열린 교육의 가능성, 헤이즐우드 통합칼리지
지역 여건상 학부모들도 어려운 사람이 많아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보조 역할을 많이 찾으려고 하고 있고, 이미 학급보조를 비롯한 필요 인력을 학부모 중에서 많이 채용하고 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패트리샤 머타 교장은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여 학부모들을 위한 학교 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학교가 낯선 곳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는 인식이 요청됩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지요. 워낙 어려우신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께 도움이 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죠. 경제적 어려움이 큰 학부모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학교는 학부모들이 만든 학교이기에 학부모의 역량을 키워 계속 협력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학부모 교육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상담과 지도도 아주 필요합니다.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이 많아요. 아동 발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기를 발견하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_148~149쪽, 05 가난한 아이들의 천국, 헤이즐우드 통합초등학교
벨파스트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찰리 채플린이 뉴캐슬에 사는 애인을 만나러 올 때마다 묵었다는 슬리브도너드 호텔 로비에서 아이리시해의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올칠드런스에서 내려다본 바닷가를 벌써 그리워하게 된다. 작은 시골 학교 같지만 모두가 열렬한 통합교육 지지자인 올칠드런스 통합학교 공동체는 분명 벨파스트 외곽에서 최초로 시작한 통합학교라는 자부심을 지니기에 충분하다고 단언한다. 굳이 큰 학교를 지향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자기 학교만의 자율을 구가하려고 하지도 않고, 국가교육과정이나 지역 교육청과 충분히 좋은 교육에 대해 논의할 만하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학교는 오히려 일반 종파학교도 이러한 교육을 같이하자고, 어깨동무하자고 손을 내밀게 하는 예쁜 모습이다. _181쪽, 06 조그맣고 예쁜 희망의 공간, 올칠드런스 통합초등학교
심나에서는 교사들의 요구에 따라 일부 교과에서는 능력별 반편성을 허락하고 있다. 사실 잉글랜드 종합교육에서도 능력별 반편성을 다양성 존중, 개인차 존중이라는 각도에서 문제 삼지는 않는다. 통합교육에서는 일단 능력별 통합이라는 원칙하에 대체로 꺼리는 정책이지만 수학과 과학 교과의 경우 인지력 이해의 문제가 있어 학생도 희망하고 교사도 요구하므로 부분적으로 허용한다. 영어 교과의 경우 담당교사가 반대하여 안 하는데, 그럼에도 GCSE에서 영어 평가 결과가 아주 좋아서 심나에서 는 능력별 반편성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 중에는 분명 아주 우수한 아이도 있고 아주 모자란 아이도 있어서, 함께 섞어 교육적 효과가 높은 교과는 당연히 섞고 서로 어려워하는 교과일 경우엔 능력별 반편성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보는데, 단지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하에서만 가능하다. 이렇게 교육과정을 운영한 결과 2014년 교육청 장학보고서에 따르면 심나(34.5%)는 다른 비선발 학교(22%)보다 대학 진학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직업학교나 기타 취업률 부분에서도 전체가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_197쪽, 07 통합교육정신을 지키며 경쟁력을 기르는 심나 칼리지
1979년 여름, 슬라이고 카운티의 멀라모어(Mullaghmore) 항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촌인 마운트배튼 경과 14세 손자가 아일랜드공화군(IRA)의 폭탄테러로 살해당했는데, 이때 그 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존 맥스웰 선생의 아들 폴도 사망했다. 테러로 딸을 잃은 고든 윌슨과 아들을 잃은 존 맥스웰은 공동으로 평화와 화해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고, 이때 존 맥스웰은 아이들에게 에니스킬렌의 정신을 구체화하는 운동이 통합교육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파분리주의적 폭력에 대항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집단적 지역주민운동으로 어려서부터 함께 교육하자는 의미의 '에니스킬렌 투게더'가 1988년 창설되었다. 여기서 희생자 가족 대표로 존 맥스웰은 가톨릭도 아니고 개신교도 아닌 종파를 초월한 통합학교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고, 개신교 공립학교 교사였던 자신도 학교 설립준비위원이 되어 에니스킬렌 통합초등학교 설립 운동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_208쪽, 08 폭력에서 평화로, 에니스킬렌 통합초등학교
수업 후 서맨사 선생과 함께 간단히 반대쪽 교실을 한 바퀴 둘러봤는데 자신이 학교 다녔을 때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지를 신나게 설명했다. 자기는 통합학교에 가도록 정해진 운명이었다고 한다. 이미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칼리지 설립 운동 때부터 참여하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자기는 가톨릭 일반초등학교를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에른에 반드시 가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좋건 싫건 여기에 와야만 했다고 한다. 결과는 환상이었고 자기 인생은 성공했다고 웃는다. 그래서 지금은 교사로서 에른을 잘 만들고 싶다고 한다. 충분히 잠재력이 있고 지금의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낙관한단다. _240~241쪽, 09 오늘을 고민하며 내일을 열어가는 에른 통합칼리지
놀라지 말라며 보여준 초등학교는 정말 시설만 보면 허름한 간이시설이었다. 그 안에 350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너무나 재미있게 놀면서 수업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시설이 나쁘니 다른 학교에 가겠느냐'고 해도 '누가 뭐래도 난 이 학교에 남겠다'고 한단다. 도대체 이 학교의 교육풍토가 어떻기에 그러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학교 시설이 헐고 나빠 아이들이 위험하니 새 건물을 지어달라고 시위라도 하라고 해도, 학부모들은 이것으로도 충분한데 뭘 더 바라느냐는 심정으로 25년간 이곳을 지켜왔다고 한다. 하여간 이상한 학부모들이다.
… 당시 학부모들의 열의가 정말 대단해서 매일 학교에 나와 페인트칠하고, 청소하고, 교재교구를 사러 돌아다니고, 집에 있는 것 중 학교에 필요한 것은 죄다 갖다 놓았다고 한다. 정말로 살아 있는 학교였다고 캐럴라인은 회상했다. "통합학교가 이 지역에 생긴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라는 캐럴라인의 회고 속에 이 학교가 지역민에게 얼마나 큰 자부심인지를 알 수 있었다. _247~248쪽, 10 컨테이너 교실에서도 행복한 오마 통합초등학교
나이절 프리스 교장의 입장은 통합교육 이념을 따르긴 하지만 배타적으로 통합교육만 옳다는 입장보다는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그래머스쿨의 교육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처음엔 교사나 학부모들이 의아해했지만 이제는 학교 방침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지지하는 것 같다고 한다.
"선발고사에는 반대하지만, 일단 들어온 학생 가운데 더 영리한 학생들은 그들이 그래머를 포기하고 여기에 온 데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통합교육이념에 맞춰 그들의 능력도 균형 있게 향상시켜줄 책임이 학교에 있다고 봐요. 그래서 일부 교과에 한해 능력별 반편성을 하여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은 좀 더 능력을 향상시키게 하고, 반면에 못 따라가는 학생들에게 는 그들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다양하게 진로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숙제 도우미를 제공하고, 학생 간의 관계를 더 효과적으로 맺게 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학교폭력예방교육도 합니다. 그 결과 드럼라가 작년에 NICIE 최우수 통합학교로 선정되었지요." _277~278쪽, 11 지역 교육을 주도하는 명문학교, 드럼라 통합칼리지
비폭력적 갈등 해결 방법인 또래조정은 크고 작은 학교폭력 예방에 아주 효과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평화교육 활동이다. 6학년 담임인 쿨터 선생이 주관하고 있다. 쿨터 선생 말에 의하면 또래조정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경청을 통해 소통이 확대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재미있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활동이다. 그녀가 내게 보여준 한 사례에는 꼬마 아이들의 갈등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었다. 갈등의 두 당사자인 질과 앤디는 서로 다른 이유에서 기분이 나빠져 화가 났다. …
이 사례에서 또래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또래조정자가 구체적인 지침을 조정 단계별로 실천해간 실례를 살펴볼 수 있다. 또래조정을 신청하고 전 과정에 동의하면 조정자가 배정된다. 두 사람의 또래조정자에게 자기들의 갈등을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이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게 되는가를 이해한다. 이에 대해 각자 조정자에게 느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시 만나 갈등의 원인과 쟁점이 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분석한 후, 서로 원만한 해결을 원하면 가능한 해결 방안을 이야기하고 최종적으로 합의한다. 이렇게 15단계의 절차를 거치는 동안 문제가 분명해지고, 이 과정에서 갈등 당사자나 조정자가 모두 성숙해진다. _305~306쪽, 12 바비큐파티에서 시작된 학교 만들기, 오크그로브 통합초등학교
오크그로브 칼리지는 북아일랜드 교육과정을 부정하지 않으며, 그것을 중심으로 교사 자신의 철학과 학교의 통합교육 원칙에 맞게 스스로 개발하여 교육한다. … 유니세프 인권존중학교(RRS)에 참여하는 만큼 세계적인 보편관점도 중요하다고 코완 교장은 말한다.
"보편성을 토대로 모든 능력을 평등하게 개발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종교는 세계종교를 다루고 특정 신앙 교육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세속화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에요. 북아일랜드 교육 자체가 기독교 신앙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관계로 기독교 정신을 중심으로 하지요. 매주 한 번씩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조회를 엽니다. 이때 교장인 제가 강의를 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지역 종교인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기독교 정신의 생활화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지나친 교리 주입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습니다."
종파분리주의에 갇힌 학생들이 북아일랜드를 답답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답답함을 해소하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조국으로 남게 해야 한다며, 마리 코완 교장은 국제 인사들의 방문도 그런 면에서 아주 좋다고 덧붙였다. _3210~321쪽, 13 지역 통합학교체계를 완성한 오크그로브 통합칼리지
우리에게 낯선 북아일랜드지만 사실은 우리와 참으로 비슷하다. 사람들이 술과 노래를 즐기고 떠들기를 좋아하며 낯선 사람에게 기꺼이 먹을 것을 내놓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 만나면 금방 친해진다. 그런데 우리와 더 가깝게 하는 것은 역사적 배경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300년 넘게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아온 아일랜드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의 희망에 부풀었지만 그 희망은 잠깐이었고, 식민지 시절 영국에서 얼스터(오늘의 북아일랜드)로 이주하여 살던 스코틀랜드인들이 '여기는 우리 선조들이 일군 땅이니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아일랜드공화국(남아일랜드)과 영국의 일부로 남게 된 북아일랜드로 분단되는 비극을 맞게 되었다. 북아일랜드는 식민지화의 귀결로 분단된 우리의 역사와 유사하나 그 분단의 성격은 분명 다르다. 그리고 분단극복의 방향도 우리와는 아주 다르다. 분단의 비극과 분단극복의 과정을 제3자 관점에서 추적해봄으로써 우리의 문제를 객관화해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탐방을 시작했다. _347~348쪽, 에필로그
평화가 이루어졌다는 상징인 성금요일 평화협정의 실제적 의미를 살리려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과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과거는 잊히지 않고 현재적 사실로 이야기되고 긴장감 있게 오늘의 생활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그렇게 하여 일상의 삶에 분단의 뿌리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평화활동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모든 교과에 정의로운 평화가 핵심주제로 자리 잡도록 촉구하며 분리장벽 치우기에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 이것이 북아일랜드 통합교육이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교육에 주는 시사점이다. 분단극복 평화교육은 미래 지향적 역사관에 입각한, 시민이 주도하는 아동 중심적 포용교육이어야 함을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선례가 말해준다.
'평화교육은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적이고 미래사회를 위해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요한 갈퉁(Johan Galtung)의 말을 되새겨본다. 이제 우리도 분단극복의 일상을 평화교육으로 시작해야 할 듯하다. _355쪽, 에필로그
목차
목차
감사의 글
프롤로그
1부 평화를 염원하는 통합교육의 바람
01 통합교육의 새싹, 라간 칼라지에서 움트다
02 ACT의 힘겨운 노력이 모인 포지 통합초등학교
03 라간의 옛 터전에서 새롭게 시작한 로흐뷰 통합초등학교
2부 열악한 지역에서 싹튼 민중적 통합교육
04 진보적인 열린 교육의 가능성, 헤이즐우드 통합칼리지
05 가난한 아이들의 천국, 헤이즐우드 통합초등학교
3부 최초의 지방 통합학교가 주목받다
06 조그맣고 예쁜 희망의 공간, 올칠드런스 통합초등학교
07 통합교육정신을 지키며 경쟁력을 기르는 심나 칼리지
4부 테러의 아픔을 딛고 이룬 통합교육
08 폭력에서 평화로, 에니스킬렌 통합초등학교
09 오늘을 고민하며 내일을 열어가는 에른 통합칼리지
5부 평범한 지역시민들의 열망을 모은 통합학교
10 컨테이너 교실에서도 행복한 오마 통합초등학교
11 지역 교육을 주도하는 명문학교, 드럼과 통합칼리지
6부 블러디 선데이의 도시에서 일군 통합학교
12 바비큐파티에서 시작된 학교 만들기, 오크그롭 통합초등학교
13 지역 통합학교체계를 완성한 오크그로브 통합칼리지
에필로그
참고문헌
부록1 북아일랜드 연표(1967~2009년)
부록2 공유학교와 ACT
부록3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현황
프롤로그
1부 평화를 염원하는 통합교육의 바람
01 통합교육의 새싹, 라간 칼라지에서 움트다
02 ACT의 힘겨운 노력이 모인 포지 통합초등학교
03 라간의 옛 터전에서 새롭게 시작한 로흐뷰 통합초등학교
2부 열악한 지역에서 싹튼 민중적 통합교육
04 진보적인 열린 교육의 가능성, 헤이즐우드 통합칼리지
05 가난한 아이들의 천국, 헤이즐우드 통합초등학교
3부 최초의 지방 통합학교가 주목받다
06 조그맣고 예쁜 희망의 공간, 올칠드런스 통합초등학교
07 통합교육정신을 지키며 경쟁력을 기르는 심나 칼리지
4부 테러의 아픔을 딛고 이룬 통합교육
08 폭력에서 평화로, 에니스킬렌 통합초등학교
09 오늘을 고민하며 내일을 열어가는 에른 통합칼리지
5부 평범한 지역시민들의 열망을 모은 통합학교
10 컨테이너 교실에서도 행복한 오마 통합초등학교
11 지역 교육을 주도하는 명문학교, 드럼과 통합칼리지
6부 블러디 선데이의 도시에서 일군 통합학교
12 바비큐파티에서 시작된 학교 만들기, 오크그롭 통합초등학교
13 지역 통합학교체계를 완성한 오크그로브 통합칼리지
에필로그
참고문헌
부록1 북아일랜드 연표(1967~2009년)
부록2 공유학교와 ACT
부록3 북아일랜드 통합학교 현황
저자
저자
강순원
저자 강순원은 한신대학교 심리아동학부 교수이며, 한국국제이해교육학회 회장(2011~2015)을 지냈다. 교육사회학, 평화교육, 인권교육, 국제이해교육, 세계시민교육 등에 관한 글을 쓰며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의 정치경제학』(1990), 『평화·인권·교육』(2000), 『평화교육을 여는 또래중재』(2007), 『강순원의 대안학교기행』(2013) 등을 썼고, 『우리 시대를 위한 교육사회학 다시 읽기』(2011), 『극단주의에 맞서는 평화교육』(2014), 『정동적 평등: 누가 돌봄을 수행하는가』(2016)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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