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편지가(시공주니어 문고 독서 레벨 2 71)
Regular price
$10.11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사랑이 처음인 너를 위해!
초등학교 중학년의 독서 능력에 맞춰 재미와 감동을 주는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 레벨 2」 제71권 『멍청한 편지가』. 깊은 주제 의식과 치밀한 심리 묘사,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상징적 문장을 갖춘 개성 있는 동화를 꾸준히 발표하면서 한국 어린이문학을 대표해온 동화작가 황선미가, 잘못 전해진 편지와 함께 찾아온 첫사랑에 설레고 아파하는 열한 살 소년 '동주'의 성장통을 담아낸 동화다. 201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노인경의 그림을 함께 실었다. 동주는 열 살만 넘으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 작은 키, 마른 몸에 목소리까지 변하지 않은 것도 억울한데 어느 날 반장 호진이에게 가야 할 연애편지가 동주의 가방에 잘못 들어왔다. 편지를 쓴 여자 아이는 유치원 때는 친했지만 지금은 멀어지고 만 영서였는데…….
초등학교 중학년의 독서 능력에 맞춰 재미와 감동을 주는 「시공주니어 문고 독서 레벨 2」 제71권 『멍청한 편지가』. 깊은 주제 의식과 치밀한 심리 묘사, 그리고 간결하면서도 상징적 문장을 갖춘 개성 있는 동화를 꾸준히 발표하면서 한국 어린이문학을 대표해온 동화작가 황선미가, 잘못 전해진 편지와 함께 찾아온 첫사랑에 설레고 아파하는 열한 살 소년 '동주'의 성장통을 담아낸 동화다. 201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노인경의 그림을 함께 실었다. 동주는 열 살만 넘으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 작은 키, 마른 몸에 목소리까지 변하지 않은 것도 억울한데 어느 날 반장 호진이에게 가야 할 연애편지가 동주의 가방에 잘못 들어왔다. 편지를 쓴 여자 아이는 유치원 때는 친했지만 지금은 멀어지고 만 영서였는데…….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한국 어린이문학을 대표하는 황선미 작가가 그린
사랑스럽고, 이상하게 가슴이 뭉클하고, 아프기도 한 첫사랑의 순간!
나는 십대가 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
작은 키, 마른 몸, 목소리까지 그대로인 것도 억울한데
어느 날 내 가방에 잘못 들어온 멍청한 편지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생겨 버렸다!
짜증나고, 왠지 가슴이 찌르르하고 멍든 것처럼 아프다.
이렇게 이상한 기분은 처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처음 이성을 사랑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아주 놀랍고 어여쁜 순간. 그런 순간에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감정을 존중받으며 자란 아이는 남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훨씬 멋지게 살아갈 거예요. 사람에 대한 관심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에너지거든요."
_작가의 말 중에서
'사람의 처음인 어린이, 그들이 만나는 첫 책'.
지금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어린이책 작가 황선미가 생각하는 '동화'의 의미다. 비단 책만이 아니다. 어린이들은 무수히 많은 일들을 '처음' 겪는다. 어른들은 그것을 당연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사람의 처음이 어린이이고 보면 어린이가 겪는 일은 곧 한 사람의 인생에 '처음'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경험한 일들은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처음'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황선미 작가의 작품은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의 공감을 얻어 왔다. 그리고 미국 최고의 출판그룹인 펭귄 사를 비롯해 세계 8개국에서 출간되며, 문화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갖추었음을 증명했다.
처음으로 외로움이나 슬픔을 느낀 순간, 실패하고 극복하는 경험, 우정이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 작가는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수많은 '처음'을 진지하게 다루며 묵직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새 책 《멍청한 편지가!》에서 황선미 작가는 처음으로 유쾌하고 발랄한 첫사랑을 그렸다.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그 순간, 아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한국을 대표하는 어린이문학가 황선미와 201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노인경이 만들어 낸, 설레고 가슴 찡한 첫사랑 이야기를 만나 보자.
몸과 마음의 속도가 다른 '불쌍한 몸뚱이'들의 유쾌한 성장기
"난 아홉 살만 지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어. 한 자리 숫자랑 두 자리 숫자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어린애랑 소년처럼. 근데 12월 31일 다음에 1월 1일이 되는 거랑 똑같더라고. 아홉 살이나 열 살이나. 보라고! 열한 살도 다를 게 없잖아."(중략)
"그러게. 12월 31일이랑 1월 1일 사이에는 1년이 있는데, 그냥 하룻밤으로 슬쩍 넘어가 버리는 건 너무하지. 나도 아홉 살 때 옷이 지금까지 맞는다는 사실에 대실망이야."_본문 중에서
주인공 '동주'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이것이다. 아홉 살 때 입은 옷이 열한 살인 지금도 맞고, 10대가 되었는데도 인생에 변화가 없다는 것!
각각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동주처럼 이제 막 10대에 들어선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아동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능력도 가장 활발하다. 아동기의 정점에 달한, 이제 막 사춘기의 문턱에 들어서는 이 시기를 아동학자들은 '어린 날의 절정'이라고 부른다. 이때 어린이들은 자연스레 변화와 성장을 원하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동시에, 같은 방법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며, 막상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면 두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몸보다 마음의 성장이 먼저 찾아오는 동주, 반대로 몸은 다 자랐지만 마음은 자라지 않은 호진이, 몸도 마음도 크게 변화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끼는 영서, 자기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는 재영이. 친근하고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은 몸과 마음이 자라는 속도가 달라 혼란스러워하는 10대 초반 어린이들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을 대변한다. 등장인물들이 각기 다른 성장통을 겪는 모습은 성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어린이 독자들을 안심시키고, 북돋울 것이다.
이처럼《멍청한 편지가!》에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찬 아이들이 사춘기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기 시작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그 시작은 바로 주인공 동주에게 일어난 특별하고 짜릿한 사건이다!
처음 받은 연애편지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소동
'고백 편지'나 '첫사랑'은 언제나 독자들을 설레게 하는 소재이지만, 동화에서도 여러 번 다루어진 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멍청한 편지가!》는 보통의 수줍고 평범한 첫사랑 이야기와는 시작부터 다르다.
"웬 편지?"
분홍색 겉봉에 아무 글자도 없는, 봉투 입구에 반짝이 하트 스티커를 다닥다닥 붙인 거였다. 별안간 가슴이 찌릿했다. 얼굴도 확 뜨거워졌다. 태어나서 이런 편지는 처음이다._본문 중에서
동주가 가방 속에서 발견한 편지는 같은 반 영서가 반장 호진이에게 쓴 것. 거기에는 호진이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함께 어린이날이 지나면 전학 갈 거라며 동네 잡화점에서 파는 '잠자는 코알라' 인형을 선물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영서가 실수로 편지를 호진이 것과 똑같은 동주 가방에 넣은 것이다. 동주는 왠지 화나고, 김새고, 머리가 아파 온다. 편지는 이미 뜯어 버려서 돌려 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다. 똑 같은 편지를 만들어 호진이의 가방에 넣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어린이날 축구 시합'을 남자아이들만으로 하려던 호진이와 거기에 반대하는 영서가 크게 다투자, 동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 둘 사이가 나빠지면 편지를 돌려 줄 필요가 없고, 둘이 친해지면 어떻게든 호진이 가방 속에 편지를 넣어야 하니까. 축구팀을 짜기 위해 제비뽑기를 하는 순간, 호진이의 치사한 꼼수를 눈치 챈 동주는 자기도 모르게 쪽지들 사이에 멍청한 편지를 넣는다. 호진이도 영서도 골탕 먹이고 싶어서 순간적으로 벌인 일이지만, 막상 영서가 망신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자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 하필 그 쪽지를 집어든 사람이 바로 영서라니! 과연 멍청한 편지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
똑 같은 가방 때문에 편지가 뒤바뀌는 사건이나 축구 시합을 둘러싼 갈등은 어느 교실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거기에 뜻밖의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멍청한 편지 소동은 꼬여만 가고, 아이들의 감정도 고조된다. 독자들은 멍청한 편지 소동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드디어 어린이날, 건성으로 뛰려던 축구 시합에서 동주는 골대를 지키고, 영서가 페널티킥을 차는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영서는 아주 오래전 동주에게 보냈던 비밀 신호를 보낸다. 동주는 그 골을 막을 수 있을까? 영서의 비밀 신호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작가는 최고의 이야기꾼답게 영서의 마음과 호진이의 치사한 꼼수, 그 모든 것을 아는 동주의 시선을 절묘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독자들은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에 몰입하고, 그 속에서 세 주인공의 마음을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멍청한 편지가!》는 지금껏 어린이들이 만난 어떤 첫사랑 이야기보다도 흥미진진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 내는 '책 읽기'의 재미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동화다.
두근거리고, 가슴 아프고, 설레는 첫사랑의 수많은 얼굴
이렇게 이상한 느낌은 처음이다. 정말 싫다. 짜증 난다. 마음이라는 것도 모양이 있을까. 그건 물컹할까. 그런가 보다. 내 속에서 꾸역꾸역 물컹한 게 생겨나 목구멍까지 올라오고, 삼키고 또 삼켜도 목에 달라붙어 나를 답답하게 했다. 열이 나는 것 같고, 울고 싶고. _본문 중에서
멍청한 편지를 받고부터 동주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눈앞에 나타나는 영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사실은 정말로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 아니라, 동주가 영서를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짐작할 수 있다. 영서를 지켜보는 동주의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유치원 때까지만 해도 울보에 오줌싸개라서 동주가 지켜 주어야 했던 영서가 이제는 머리 하나는 더 큰 말괄량이에 같은 반 남자애한테 고백도 할 줄 아는 여자 아이가 되다니! 동주는 영서와의 추억을 새삼 떠올리기도 하고, 유치원 때는 친했던 둘이 왜 멀어졌는지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열한 살이 된 지금의 영서에게서 몰랐던 모습도 발견한다. 좋아하는 남자애에게 똑 부러지게 의견을 말하고, 자기 의견이 옳다는 걸 증명하려고 축구에 참여하는 용감한 모습. 그 바람에 따돌림당할 때는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자기도 모르게 영서를 편들기도 한다. 동주는 가슴 한쪽이 멍든 것처럼 뻐근하고 진짜 아픈 것도 같은, 이상한 기분에 빠진다.
《멍청한 편지가!》는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고, 고민하던 동주가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세심하게 따라간다. 작가는 어른의 눈으로 동주의 감정을 해석하거나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열한 살 남자 아이 동주가 이해하는 만큼, 느낀 만큼만을 보여준다. 서툴지만 솔직한 감정 표현은 어른스럽게 꾸민 어떤 말보다도 신선하고, 어린이 독자들을 공감하게 한다. 독자들은 이성에 대한 낯선 감정에 두렵거나 혼란스러웠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영서가 짧은 입맞춤을 해 주고 떠나 버린 골목에 동주가 혼자 남는 마지막 장면은 많은 설명 없이도 첫사랑의 수많은 감정을 폭발적으로 전달하는 문학적이고 인상적인 결말이다. 갑작스러운 첫 뽀뽀만큼이나 놀랍고, 달콤하면서도 가슴 찡한 마지막 장면은 독자들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온 세상이 달라 보이는, 건강한 사랑의 힘
멍청한 편지가 동주에게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모든 것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호진이의 꼼수를 알고도 모른척한 자신과는 달리 공평하지 못하다고 따지는 영서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예쁜 척이나 하는 줄 알았던 여자애들이 의리 있고 용감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축구하기가 귀찮아서 가출할 궁리나 했던 것이 창피해지고,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못마땅한 체육선생님이라도 억지로라도 운동을 시키는 건 선생님답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주변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나름의 판단을 하기도 한다. 다리가 불편한 아이라고만 생각했던 친구에게서 단호한 모습을 발견하고, 어른들이나 좋아하는 곳이라고 여겼던 동네 중고 잡화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힘들고 귀찮은 것은 싫고, 낯선 이성 대신 익숙하고 편한 단짝 친구하고만 있으려 하던 동주. 그런 동주가 주변의 사건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은 모두 멍청한 편지와 영서 덕분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익숙한 세계에만 머무르려 하는 어린이들을 자극하고, 더 넓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보게 한다.
설렘과 아픔, 낯섦이라는 첫사랑의 여러 감정은 무척 자연스러운 것이자 성장의 과정이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건강한 에너지다. 작가는 발랄하고 유쾌한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삶의 모든 '첫' 순간이 그렇듯 처음 느낀 사랑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간직하라고 말한다.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오래된 동네의 소중함
이 작품에서 나는 오래된 동네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오래된 동네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오래된 학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풍경과 교실 구석구석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 누구네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심은 느티나무가 있고, 작은 커피 가게 앞의 상자에서 딸기가 익어가고, 뜨개질 가게 쇼윈도에 새로 짠 아기 모자가 걸리고, 햇빛을 쐬러 나온 노인이 앉아 있고, 어떤 아이가 난생처음 느낀 사랑을 떠나보낸 골목._작가의 말 중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아이들끼리 우정을 나누고, 엄마들끼리는 동네 잡화점에서 쓰던 물건을 나누고, 다른 학교는 모두 휴교하는 어린이날 동네잔치가 벌어지는 오래된 학교. 소박하고 평범해 보이는 동주네 동네의 모습은 사실 모든 것이 빠르게 사라지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점점 찾기 어려운 풍경이다. 키 작은 동주나 성숙한 영서나 아이들이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고, 그 모습을 너그럽게 지켜보고 기억해 주는 이웃들이 있는 동네. 영서네 집 앞 골목이 동주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된 것처럼, 아이들은 동네 곳곳에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며 천천히 성장해 갈 것이다. 작가는 《멍청한 편지가!》를 통해 마을 전체가 아이들을 기르던 오래된 동네,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동네'의 소중함을 전한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따뜻한 연필선에 담긴 떨림과 설렘
좀 더 빨리 자랐으면 하는 동주의 조바심을 동주가 머릿속에 그렸을 멋진 '10대의 모습'과 작고 마른 지금을 함께 보여주는 것으로 표현한 장면은 노인경 화가의 기발함과 재치가 잘 드러난 컷이다. 2012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한 노인경 화가는 글에 담긴 감정을 다양한 기법과 아이디어로 전달한다. 화가의 그런 장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첫사랑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림 속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복잡한 선, 미묘한 표정에 담긴 아이들의 감정을 읽는 것은 작품의 또 다른 재미다.
줄거리
또래에 비해 작고 마른 '헐랭이' 동주는 가방 속에서 하트 스티커가 붙은 분홍색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는 같은 반 영서가 반장 호진이에게 쓴 것. 영서는 그 편지에 호진이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함께, 어린이날이 지나면 아프리카로 전학 갈 거라며 자신에게 '호 아줌마네' 가게에서 파는 '잠자는 코알라' 목 베개를 선물해 달라고 썼다. 영서가 실수로, 호진이 것과 똑같은 동주의 가방에 편지를 넣은 것이다. 유치원 때까지만 해도 키 작은 울보라서 늘 동주가 지켜 주어야 했던 영서가 어느새 동주보다 키가 크고, 같은 반 남자애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여자아이'가 되다니! 더구나 바보같이 편지를 잘못 보내고, 곧 전학을 간다니! 동주는 편지를 돌려주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영서를 지켜보며 낯설음과 호기심을 느낀다. 어린이날 열릴 축구 시합 때문에 영서와 호진이가 다투자, 동주는 자기도 모르게 영서를 편들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왠지 기분 나쁘고, 짜증나고, 설레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드디어 어린이날. 축구 시합이 끝나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동주는 골키퍼를 맡고, 상대편인 영서가 페널티 킥을 얻는다. 골대를 뒤로 하고 마주 선 순간, 갑자기 영서가 유치원 때 동주에게 '도와 달라'는 표정으로 보냈던, 둘만 아는 손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힘껏 슛을 날렸다! 축구 시합이 끝나고 영서가 떠나는 날. 복잡하고 이상한 기분에 일찍 잠에서 깬 동주는 호 아줌마네에서 '잠자는 코알라' 대신 '왕눈이 개구리' 목 베개를 산다. 이삿짐차를 따라 저도 모르게 영서네 집 앞으로 간 동주는 영서와 맞닥뜨린다. 동주와 영서는 유치원 때에도, 축구시합에서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둘 다 손 신호에 담긴 의미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헤어지는 순간, 영서는 왕눈이 개구리를 받고 동주에게 첫 뽀뽀를 해 준다!
서평
우아, 영서는 정말 멋있다. 힘센 남자아이들 틈에서 씩씩하게 축구도 잘하고, 거기에 동주 코피까지 터뜨릴 정도로 강력한 슛을 날리다니! 나는 영서처럼 여자아이지만 영서가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 동주가 왜 영서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영서도 동주를 좋아하게 됐으면 좋겠다. - 김은영(초등학교 4학년 독자)
축구공에 맞을 때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첫사랑! 우리 아이도 그런 감정을 느낄 때가 된 것 같아, 걱정도 되고 괜히 설레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감정을 이성에게 고백할 줄 아는?영서의?모습보다는 자신에게 잘못 배달된 영서의 고백 편지를 보고, 그 마음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면?부끄러워하게 될 영서의 마음을 생각할 줄 아는, 동주의 배려심이 정말 멋집니다. 그런 배려심과 함께 싹트는 이성에 대한?감정, 동주는?마음이 건강한, 정말 멋진 아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도 동주의 그런 건강한 마음을 먼저 배웠으면 합니다.
- 황은교(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낸 첫 사랑 동화라! 아하하, 사랑이구나! 찌르르한 통증, 감기 걸린 듯 온몸은 뜨겁지만 조명이 반짝 켜진 듯 세상은 찬란하다. 나무도 풀도 심지어 전봇대마저 새롭게 보이는 너는 바로 사랑에 빠진 열한 살 동주. 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익살과 유머 속에 녹아든 눈부신 동주의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니 아, 사랑하고 싶다.
_ 한미화(출판칼럼니스트)
반짝이 하트 스티커, 그 이상의 빛나는 설렘! 공들여 쓴 편지를 핑크빛 봉투에 접어 넣고, 마지막 마무리로 반짝이 하트 스티커를 줄맞춰 붙일 때의 그 긴장감이란! 온 신경이 손끝에 집중될 때의 느낌이랄까. 영서와 동주가 부딪힐 때마다 나는 그런 상태였다.
_ 김혜진(고래가숨쉬는도서관 도서 선정 위원?어린이책기획자)
난생처음 받은 연애편지가 사실은 잘못 온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11살 소년의 이야기라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별안간 가슴이 찌릿했다가 열이 나다가 짜증이 나고, 그러다가 또 울고 싶어지는 알 수 없는 기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날아든 느낌이 낯설어 자기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동주의 마음이 생생하게 다가와 읽는 내내 '엄마 미소'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별안간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더니, 궁금해졌다. 우리에게 '처음'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처음을 두 번째, 세 번째보다 오래 기억하고 곱씹는다. 그리고 그 '처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의 삶을 수정하며 살아간다. 때문에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요정의 시간'이라 할지라도, 처음의 기억은 소중한 것이다. 《멍청한 편지가!》는 아이들이 '난생처음' 낯선 세계와 조우하는 순간을 포착한 동화이다. 난생처음 생리를 경험하고, 변성기를 겪고, 사랑에 빠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주인공 동주가 사랑에 빠진 순간 주변의 모든 것은 그대로이지만, 동주의 눈에는 분명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그것이 '성장'이고, 경험의 결실이니까. 아이들에게는 수많은 '다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자연스레 헐랭이 동주와 콩새 영서의 다음 사랑이 궁금해졌다. 나이가 두 자리 숫자가 되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의 삶에 깜짝 놀랄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 아이들에게, 그래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마법의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_ 강미연(어린이청소년책 편집자)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로 열 살 소년의 심리를 담백하게 담았다. 가방이 똑같아서 잘못 전해 받은 '멍청한 편지' 한 통으로 인해 유치원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친구의 짝사랑을 알게 된 헐랭이, 동주. 그런데 바로 그 시점부터 동주의 마음이 서서히 영서에게로 향해 간다. 열 살, 아직 사랑을 논하기 이르다 싶은 나이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 또래의 느낌과 방식에 꼭 맞는 사랑 이야기를 풀어냈다. 동주의 마음을 대변하는 제목과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노인경씨의 그림 또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_ 최은영(어린이청소년책 작가)
"난 아홉 살만 지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어.(…) 근데 12월 31일 다음에 1월 1일이 되는 거랑 똑같더라고. 아홉 살이나 열 살이나(…)." "그러게. 12월 31이랑 1월 1일 사이에는 1년이 있는데, 그냥 하룻밤으로 슬쩍 넘어가 버리는 건 너무하지."
열 살 동주와 재영이의 대화에 고개를 끄덕였다가도, 피식 웃음이 터졌다. 사실 아이들은 신비롭게도 하룻밤 사이에 소소한 일상들을 겪으며 성장한다. 《멍청한 편지가》도 아이들이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성장 과정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첫사랑의 순수한 가슴 떨림. 동주의 '물컹한' 첫사랑의 성장통을 함께 경험하고 동주의 성장을 지켜보며 우리 아이들을 떠올렸다. 자기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오가며 몸도 마음도 자라는 아이들.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이들만의 가슴시린 첫사랑과 성장통을 아이들 마음의 눈으로 여실히 잘 담아낸 작품 덕분이다. - 이지혜(신갈 초등학교 교사)
사랑스럽고, 이상하게 가슴이 뭉클하고, 아프기도 한 첫사랑의 순간!
나는 십대가 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
작은 키, 마른 몸, 목소리까지 그대로인 것도 억울한데
어느 날 내 가방에 잘못 들어온 멍청한 편지 때문에
골치 아픈 일이 생겨 버렸다!
짜증나고, 왠지 가슴이 찌르르하고 멍든 것처럼 아프다.
이렇게 이상한 기분은 처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처음 이성을 사랑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아주 놀랍고 어여쁜 순간. 그런 순간에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감정을 존중받으며 자란 아이는 남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훨씬 멋지게 살아갈 거예요. 사람에 대한 관심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에너지거든요."
_작가의 말 중에서
'사람의 처음인 어린이, 그들이 만나는 첫 책'.
지금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어린이책 작가 황선미가 생각하는 '동화'의 의미다. 비단 책만이 아니다. 어린이들은 무수히 많은 일들을 '처음' 겪는다. 어른들은 그것을 당연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사람의 처음이 어린이이고 보면 어린이가 겪는 일은 곧 한 사람의 인생에 '처음'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 경험한 일들은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처음'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황선미 작가의 작품은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의 공감을 얻어 왔다. 그리고 미국 최고의 출판그룹인 펭귄 사를 비롯해 세계 8개국에서 출간되며, 문화를 뛰어넘는 보편성을 갖추었음을 증명했다.
처음으로 외로움이나 슬픔을 느낀 순간, 실패하고 극복하는 경험, 우정이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 작가는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수많은 '처음'을 진지하게 다루며 묵직한 감동을 전하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새 책 《멍청한 편지가!》에서 황선미 작가는 처음으로 유쾌하고 발랄한 첫사랑을 그렸다.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그 순간, 아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한국을 대표하는 어린이문학가 황선미와 201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노인경이 만들어 낸, 설레고 가슴 찡한 첫사랑 이야기를 만나 보자.
몸과 마음의 속도가 다른 '불쌍한 몸뚱이'들의 유쾌한 성장기
"난 아홉 살만 지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어. 한 자리 숫자랑 두 자리 숫자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어린애랑 소년처럼. 근데 12월 31일 다음에 1월 1일이 되는 거랑 똑같더라고. 아홉 살이나 열 살이나. 보라고! 열한 살도 다를 게 없잖아."(중략)
"그러게. 12월 31일이랑 1월 1일 사이에는 1년이 있는데, 그냥 하룻밤으로 슬쩍 넘어가 버리는 건 너무하지. 나도 아홉 살 때 옷이 지금까지 맞는다는 사실에 대실망이야."_본문 중에서
주인공 '동주'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이것이다. 아홉 살 때 입은 옷이 열한 살인 지금도 맞고, 10대가 되었는데도 인생에 변화가 없다는 것!
각각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동주처럼 이제 막 10대에 들어선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아동기'에 나타나는 신체적인 능력도 가장 활발하다. 아동기의 정점에 달한, 이제 막 사춘기의 문턱에 들어서는 이 시기를 아동학자들은 '어린 날의 절정'이라고 부른다. 이때 어린이들은 자연스레 변화와 성장을 원하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동시에, 같은 방법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며, 막상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면 두려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몸보다 마음의 성장이 먼저 찾아오는 동주, 반대로 몸은 다 자랐지만 마음은 자라지 않은 호진이, 몸도 마음도 크게 변화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끼는 영서, 자기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는 재영이. 친근하고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은 몸과 마음이 자라는 속도가 달라 혼란스러워하는 10대 초반 어린이들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을 대변한다. 등장인물들이 각기 다른 성장통을 겪는 모습은 성장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어린이 독자들을 안심시키고, 북돋울 것이다.
이처럼《멍청한 편지가!》에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찬 아이들이 사춘기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기 시작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그 시작은 바로 주인공 동주에게 일어난 특별하고 짜릿한 사건이다!
처음 받은 연애편지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소동
'고백 편지'나 '첫사랑'은 언제나 독자들을 설레게 하는 소재이지만, 동화에서도 여러 번 다루어진 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멍청한 편지가!》는 보통의 수줍고 평범한 첫사랑 이야기와는 시작부터 다르다.
"웬 편지?"
분홍색 겉봉에 아무 글자도 없는, 봉투 입구에 반짝이 하트 스티커를 다닥다닥 붙인 거였다. 별안간 가슴이 찌릿했다. 얼굴도 확 뜨거워졌다. 태어나서 이런 편지는 처음이다._본문 중에서
동주가 가방 속에서 발견한 편지는 같은 반 영서가 반장 호진이에게 쓴 것. 거기에는 호진이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함께 어린이날이 지나면 전학 갈 거라며 동네 잡화점에서 파는 '잠자는 코알라' 인형을 선물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영서가 실수로 편지를 호진이 것과 똑같은 동주 가방에 넣은 것이다. 동주는 왠지 화나고, 김새고, 머리가 아파 온다. 편지는 이미 뜯어 버려서 돌려 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다. 똑 같은 편지를 만들어 호진이의 가방에 넣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어린이날 축구 시합'을 남자아이들만으로 하려던 호진이와 거기에 반대하는 영서가 크게 다투자, 동주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 둘 사이가 나빠지면 편지를 돌려 줄 필요가 없고, 둘이 친해지면 어떻게든 호진이 가방 속에 편지를 넣어야 하니까. 축구팀을 짜기 위해 제비뽑기를 하는 순간, 호진이의 치사한 꼼수를 눈치 챈 동주는 자기도 모르게 쪽지들 사이에 멍청한 편지를 넣는다. 호진이도 영서도 골탕 먹이고 싶어서 순간적으로 벌인 일이지만, 막상 영서가 망신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자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 하필 그 쪽지를 집어든 사람이 바로 영서라니! 과연 멍청한 편지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
똑 같은 가방 때문에 편지가 뒤바뀌는 사건이나 축구 시합을 둘러싼 갈등은 어느 교실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거기에 뜻밖의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멍청한 편지 소동은 꼬여만 가고, 아이들의 감정도 고조된다. 독자들은 멍청한 편지 소동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드디어 어린이날, 건성으로 뛰려던 축구 시합에서 동주는 골대를 지키고, 영서가 페널티킥을 차는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영서는 아주 오래전 동주에게 보냈던 비밀 신호를 보낸다. 동주는 그 골을 막을 수 있을까? 영서의 비밀 신호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작가는 최고의 이야기꾼답게 영서의 마음과 호진이의 치사한 꼼수, 그 모든 것을 아는 동주의 시선을 절묘하게 드러내며 독자들을 긴장하게 한다. 독자들은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에 몰입하고, 그 속에서 세 주인공의 마음을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멍청한 편지가!》는 지금껏 어린이들이 만난 어떤 첫사랑 이야기보다도 흥미진진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읽어 내는 '책 읽기'의 재미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동화다.
두근거리고, 가슴 아프고, 설레는 첫사랑의 수많은 얼굴
이렇게 이상한 느낌은 처음이다. 정말 싫다. 짜증 난다. 마음이라는 것도 모양이 있을까. 그건 물컹할까. 그런가 보다. 내 속에서 꾸역꾸역 물컹한 게 생겨나 목구멍까지 올라오고, 삼키고 또 삼켜도 목에 달라붙어 나를 답답하게 했다. 열이 나는 것 같고, 울고 싶고. _본문 중에서
멍청한 편지를 받고부터 동주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눈앞에 나타나는 영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사실은 정말로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 아니라, 동주가 영서를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독자들은 짐작할 수 있다. 영서를 지켜보는 동주의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유치원 때까지만 해도 울보에 오줌싸개라서 동주가 지켜 주어야 했던 영서가 이제는 머리 하나는 더 큰 말괄량이에 같은 반 남자애한테 고백도 할 줄 아는 여자 아이가 되다니! 동주는 영서와의 추억을 새삼 떠올리기도 하고, 유치원 때는 친했던 둘이 왜 멀어졌는지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열한 살이 된 지금의 영서에게서 몰랐던 모습도 발견한다. 좋아하는 남자애에게 똑 부러지게 의견을 말하고, 자기 의견이 옳다는 걸 증명하려고 축구에 참여하는 용감한 모습. 그 바람에 따돌림당할 때는 안됐다는 생각도 들고, 자기도 모르게 영서를 편들기도 한다. 동주는 가슴 한쪽이 멍든 것처럼 뻐근하고 진짜 아픈 것도 같은, 이상한 기분에 빠진다.
《멍청한 편지가!》는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고, 고민하던 동주가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세심하게 따라간다. 작가는 어른의 눈으로 동주의 감정을 해석하거나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열한 살 남자 아이 동주가 이해하는 만큼, 느낀 만큼만을 보여준다. 서툴지만 솔직한 감정 표현은 어른스럽게 꾸민 어떤 말보다도 신선하고, 어린이 독자들을 공감하게 한다. 독자들은 이성에 대한 낯선 감정에 두렵거나 혼란스러웠던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영서가 짧은 입맞춤을 해 주고 떠나 버린 골목에 동주가 혼자 남는 마지막 장면은 많은 설명 없이도 첫사랑의 수많은 감정을 폭발적으로 전달하는 문학적이고 인상적인 결말이다. 갑작스러운 첫 뽀뽀만큼이나 놀랍고, 달콤하면서도 가슴 찡한 마지막 장면은 독자들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온 세상이 달라 보이는, 건강한 사랑의 힘
멍청한 편지가 동주에게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모든 것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호진이의 꼼수를 알고도 모른척한 자신과는 달리 공평하지 못하다고 따지는 영서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예쁜 척이나 하는 줄 알았던 여자애들이 의리 있고 용감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축구하기가 귀찮아서 가출할 궁리나 했던 것이 창피해지고,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못마땅한 체육선생님이라도 억지로라도 운동을 시키는 건 선생님답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주변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나름의 판단을 하기도 한다. 다리가 불편한 아이라고만 생각했던 친구에게서 단호한 모습을 발견하고, 어른들이나 좋아하는 곳이라고 여겼던 동네 중고 잡화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힘들고 귀찮은 것은 싫고, 낯선 이성 대신 익숙하고 편한 단짝 친구하고만 있으려 하던 동주. 그런 동주가 주변의 사건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은 모두 멍청한 편지와 영서 덕분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익숙한 세계에만 머무르려 하는 어린이들을 자극하고, 더 넓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것을 보게 한다.
설렘과 아픔, 낯섦이라는 첫사랑의 여러 감정은 무척 자연스러운 것이자 성장의 과정이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건강한 에너지다. 작가는 발랄하고 유쾌한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삶의 모든 '첫' 순간이 그렇듯 처음 느낀 사랑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간직하라고 말한다.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오래된 동네의 소중함
이 작품에서 나는 오래된 동네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오래된 동네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 오래된 학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풍경과 교실 구석구석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 누구네 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심은 느티나무가 있고, 작은 커피 가게 앞의 상자에서 딸기가 익어가고, 뜨개질 가게 쇼윈도에 새로 짠 아기 모자가 걸리고, 햇빛을 쐬러 나온 노인이 앉아 있고, 어떤 아이가 난생처음 느낀 사랑을 떠나보낸 골목._작가의 말 중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아이들끼리 우정을 나누고, 엄마들끼리는 동네 잡화점에서 쓰던 물건을 나누고, 다른 학교는 모두 휴교하는 어린이날 동네잔치가 벌어지는 오래된 학교. 소박하고 평범해 보이는 동주네 동네의 모습은 사실 모든 것이 빠르게 사라지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점점 찾기 어려운 풍경이다. 키 작은 동주나 성숙한 영서나 아이들이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고, 그 모습을 너그럽게 지켜보고 기억해 주는 이웃들이 있는 동네. 영서네 집 앞 골목이 동주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된 것처럼, 아이들은 동네 곳곳에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며 천천히 성장해 갈 것이다. 작가는 《멍청한 편지가!》를 통해 마을 전체가 아이들을 기르던 오래된 동네,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동네'의 소중함을 전한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따뜻한 연필선에 담긴 떨림과 설렘
좀 더 빨리 자랐으면 하는 동주의 조바심을 동주가 머릿속에 그렸을 멋진 '10대의 모습'과 작고 마른 지금을 함께 보여주는 것으로 표현한 장면은 노인경 화가의 기발함과 재치가 잘 드러난 컷이다. 2012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한 노인경 화가는 글에 담긴 감정을 다양한 기법과 아이디어로 전달한다. 화가의 그런 장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첫사랑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림 속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복잡한 선, 미묘한 표정에 담긴 아이들의 감정을 읽는 것은 작품의 또 다른 재미다.
줄거리
또래에 비해 작고 마른 '헐랭이' 동주는 가방 속에서 하트 스티커가 붙은 분홍색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는 같은 반 영서가 반장 호진이에게 쓴 것. 영서는 그 편지에 호진이를 좋아한다는 고백과 함께, 어린이날이 지나면 아프리카로 전학 갈 거라며 자신에게 '호 아줌마네' 가게에서 파는 '잠자는 코알라' 목 베개를 선물해 달라고 썼다. 영서가 실수로, 호진이 것과 똑같은 동주의 가방에 편지를 넣은 것이다. 유치원 때까지만 해도 키 작은 울보라서 늘 동주가 지켜 주어야 했던 영서가 어느새 동주보다 키가 크고, 같은 반 남자애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여자아이'가 되다니! 더구나 바보같이 편지를 잘못 보내고, 곧 전학을 간다니! 동주는 편지를 돌려주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영서를 지켜보며 낯설음과 호기심을 느낀다. 어린이날 열릴 축구 시합 때문에 영서와 호진이가 다투자, 동주는 자기도 모르게 영서를 편들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왠지 기분 나쁘고, 짜증나고, 설레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드디어 어린이날. 축구 시합이 끝나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동주는 골키퍼를 맡고, 상대편인 영서가 페널티 킥을 얻는다. 골대를 뒤로 하고 마주 선 순간, 갑자기 영서가 유치원 때 동주에게 '도와 달라'는 표정으로 보냈던, 둘만 아는 손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힘껏 슛을 날렸다! 축구 시합이 끝나고 영서가 떠나는 날. 복잡하고 이상한 기분에 일찍 잠에서 깬 동주는 호 아줌마네에서 '잠자는 코알라' 대신 '왕눈이 개구리' 목 베개를 산다. 이삿짐차를 따라 저도 모르게 영서네 집 앞으로 간 동주는 영서와 맞닥뜨린다. 동주와 영서는 유치원 때에도, 축구시합에서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둘 다 손 신호에 담긴 의미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헤어지는 순간, 영서는 왕눈이 개구리를 받고 동주에게 첫 뽀뽀를 해 준다!
서평
우아, 영서는 정말 멋있다. 힘센 남자아이들 틈에서 씩씩하게 축구도 잘하고, 거기에 동주 코피까지 터뜨릴 정도로 강력한 슛을 날리다니! 나는 영서처럼 여자아이지만 영서가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 동주가 왜 영서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영서도 동주를 좋아하게 됐으면 좋겠다. - 김은영(초등학교 4학년 독자)
축구공에 맞을 때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첫사랑! 우리 아이도 그런 감정을 느낄 때가 된 것 같아, 걱정도 되고 괜히 설레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감정을 이성에게 고백할 줄 아는?영서의?모습보다는 자신에게 잘못 배달된 영서의 고백 편지를 보고, 그 마음이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면?부끄러워하게 될 영서의 마음을 생각할 줄 아는, 동주의 배려심이 정말 멋집니다. 그런 배려심과 함께 싹트는 이성에 대한?감정, 동주는?마음이 건강한, 정말 멋진 아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도 동주의 그런 건강한 마음을 먼저 배웠으면 합니다.
- 황은교(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낸 첫 사랑 동화라! 아하하, 사랑이구나! 찌르르한 통증, 감기 걸린 듯 온몸은 뜨겁지만 조명이 반짝 켜진 듯 세상은 찬란하다. 나무도 풀도 심지어 전봇대마저 새롭게 보이는 너는 바로 사랑에 빠진 열한 살 동주. 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익살과 유머 속에 녹아든 눈부신 동주의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니 아, 사랑하고 싶다.
_ 한미화(출판칼럼니스트)
반짝이 하트 스티커, 그 이상의 빛나는 설렘! 공들여 쓴 편지를 핑크빛 봉투에 접어 넣고, 마지막 마무리로 반짝이 하트 스티커를 줄맞춰 붙일 때의 그 긴장감이란! 온 신경이 손끝에 집중될 때의 느낌이랄까. 영서와 동주가 부딪힐 때마다 나는 그런 상태였다.
_ 김혜진(고래가숨쉬는도서관 도서 선정 위원?어린이책기획자)
난생처음 받은 연애편지가 사실은 잘못 온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 11살 소년의 이야기라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별안간 가슴이 찌릿했다가 열이 나다가 짜증이 나고, 그러다가 또 울고 싶어지는 알 수 없는 기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날아든 느낌이 낯설어 자기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동주의 마음이 생생하게 다가와 읽는 내내 '엄마 미소'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별안간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더니, 궁금해졌다. 우리에게 '처음'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처음을 두 번째, 세 번째보다 오래 기억하고 곱씹는다. 그리고 그 '처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의 삶을 수정하며 살아간다. 때문에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요정의 시간'이라 할지라도, 처음의 기억은 소중한 것이다. 《멍청한 편지가!》는 아이들이 '난생처음' 낯선 세계와 조우하는 순간을 포착한 동화이다. 난생처음 생리를 경험하고, 변성기를 겪고, 사랑에 빠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 작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주인공 동주가 사랑에 빠진 순간 주변의 모든 것은 그대로이지만, 동주의 눈에는 분명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그것이 '성장'이고, 경험의 결실이니까. 아이들에게는 수많은 '다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자연스레 헐랭이 동주와 콩새 영서의 다음 사랑이 궁금해졌다. 나이가 두 자리 숫자가 되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기대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의 삶에 깜짝 놀랄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 아이들에게, 그래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마법의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_ 강미연(어린이청소년책 편집자)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로 열 살 소년의 심리를 담백하게 담았다. 가방이 똑같아서 잘못 전해 받은 '멍청한 편지' 한 통으로 인해 유치원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친구의 짝사랑을 알게 된 헐랭이, 동주. 그런데 바로 그 시점부터 동주의 마음이 서서히 영서에게로 향해 간다. 열 살, 아직 사랑을 논하기 이르다 싶은 나이의 주인공을 내세워 그 또래의 느낌과 방식에 꼭 맞는 사랑 이야기를 풀어냈다. 동주의 마음을 대변하는 제목과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노인경씨의 그림 또한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_ 최은영(어린이청소년책 작가)
"난 아홉 살만 지나면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어.(…) 근데 12월 31일 다음에 1월 1일이 되는 거랑 똑같더라고. 아홉 살이나 열 살이나(…)." "그러게. 12월 31이랑 1월 1일 사이에는 1년이 있는데, 그냥 하룻밤으로 슬쩍 넘어가 버리는 건 너무하지."
열 살 동주와 재영이의 대화에 고개를 끄덕였다가도, 피식 웃음이 터졌다. 사실 아이들은 신비롭게도 하룻밤 사이에 소소한 일상들을 겪으며 성장한다. 《멍청한 편지가》도 아이들이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다. 성장 과정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첫사랑의 순수한 가슴 떨림. 동주의 '물컹한' 첫사랑의 성장통을 함께 경험하고 동주의 성장을 지켜보며 우리 아이들을 떠올렸다. 자기들만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오가며 몸도 마음도 자라는 아이들.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아이들만의 가슴시린 첫사랑과 성장통을 아이들 마음의 눈으로 여실히 잘 담아낸 작품 덕분이다. - 이지혜(신갈 초등학교 교사)
목차
목차
불쌍한 몸뚱이들
감시자
내 잘못은 눈곱만큼도 없어
넌 빠져!
어른들은 참 좋겠다
최후의 한 골
왕눈이 개구리
감시자
내 잘못은 눈곱만큼도 없어
넌 빠져!
어른들은 참 좋겠다
최후의 한 골
왕눈이 개구리
저자
저자
황선미
저자 황선미는 서울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1995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깊은 주제 의식과 치밀한 심리 묘사,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문장을 갖춘 개성 있는 동화를 꾸준히 발표했다. 《멍청한 편지가!》는 잘못 전해진 편지와 함께 찾아온 첫사랑에 설레고 아파하는 열한 살 동주의 성장통을 그린 작품이다.《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 《은서야, 겁내지 마!》, 《트럭 속 파란눈이》, 《목걸이 열쇠》,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등 많은 작품으로 독자들을 만났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