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시인의 몸 감성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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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사전!
'시인의 감성사전'은 사전의 방대함과 감성의 세세함, 그리고 그림의 상징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로, 첫 번째 주제를 ‘몸’으로 삼아 두툼한 사전 형식으로 담아냈다. 권혁웅의 감성사전, 그 첫번째 이야기 ‘몸’『미주알고주알』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문단 안팎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권혁웅의 산문집으로, ‘미주알고주알’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을 쳐다보고 사람에 집중하게 한다.
이 책은 ‘몸’에 관한 사유를 펼쳐낸다. 몸을 이루는 지체들도 각자가 몸이므로 이 책은 ‘몸들’에 관한 이야기고, 몸이 향한 곳에 사람이 있기에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 시작하여, 챕터마다 많게는 40여 개에서 적게는 20여 개에 이르는 이야기들이 활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독서노트였다가 일기였다가 시작메모였다가 산문시였다가 하며 자유로운 스타일로 우리 몸에 대한 다각도의 이해를 구한다.
책에 실린 글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그가 ‘몸’에 관해 사유해온 생각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총 1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은 몸의 부위에 따라 그 기능을 토대로 분류했다. 저자 권혁웅은 그 안에서 파생되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몸이 뿜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특유의 감각적인 논조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글만큼 맛깔 나는 삽화와 드로잉은 서양화가 이연미가 함께하여 특별함을 더했다.
'시인의 감성사전'은 사전의 방대함과 감성의 세세함, 그리고 그림의 상징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로, 첫 번째 주제를 ‘몸’으로 삼아 두툼한 사전 형식으로 담아냈다. 권혁웅의 감성사전, 그 첫번째 이야기 ‘몸’『미주알고주알』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문단 안팎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권혁웅의 산문집으로, ‘미주알고주알’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을 쳐다보고 사람에 집중하게 한다.
이 책은 ‘몸’에 관한 사유를 펼쳐낸다. 몸을 이루는 지체들도 각자가 몸이므로 이 책은 ‘몸들’에 관한 이야기고, 몸이 향한 곳에 사람이 있기에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 시작하여, 챕터마다 많게는 40여 개에서 적게는 20여 개에 이르는 이야기들이 활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독서노트였다가 일기였다가 시작메모였다가 산문시였다가 하며 자유로운 스타일로 우리 몸에 대한 다각도의 이해를 구한다.
책에 실린 글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그가 ‘몸’에 관해 사유해온 생각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총 1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은 몸의 부위에 따라 그 기능을 토대로 분류했다. 저자 권혁웅은 그 안에서 파생되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몸이 뿜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특유의 감각적인 논조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글만큼 맛깔 나는 삽화와 드로잉은 서양화가 이연미가 함께하여 특별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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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책은 424개의 시작메모이고, 424개의 산문시이며, 424개의 에세이다!
권혁웅의 감성사전, 그 첫번째 이야기 [몸]
『미주알고주알』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문단 안팎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권혁웅의 산문집 『미주알고주알』을 펴낸다. 책에 붙은 시리즈 이름이 '시인의 감성사전'인 데서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듯 이 기획은 사전의 방대함과 감성의 세세함과 그림의 상징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다시 말해 책을 읽는 맛과 책을 쓰는 맛과 책을 보는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쓰이고 그려지고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첫 주제를 '몸'으로 삼아 여기 496페이지의 두툼한 사전 형식의 책 한 권으로 빚어냈다.
책의 무시무시한 두께에 입이 떡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겠다. 술술 읽혀나가기 때문이다. 일단은 재미나다.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 유연성과 탄력이 그 속도를 좌우한다면 권혁웅은 타고난 단거리 주자다. 한달음에 치고나가는 근육의 힘이 여간 아니라서 아무리 복잡하고 아무리 어려운 사유가 뻗어나간다 해도 읽는 우리들로 하여금 금세 만만하게 따라잡게 만든다. 무엇보다 정확한 문장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다. 아무렴, 유머와 위트는 기본이다. 다독과 다작이 절묘하게 균형감을 이뤘을 때 선보일 수 있는 글쓰기의 전형적인 스타일, 그 선례이다.
책에 실린 글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그가 '몸'에 관해 사유해온 생각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총 1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은 몸의 부위에 따라 그 기능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나열을 해본다. '잡다, 만지다'는 손, 손 주름, 손가락을, '찾아가다'는 다리와 발을, '웃다, 울다'는 얼굴을, '보다'는 눈과 눈썹을, '맡다'는 코를, '말하다, 맞추다'는 입술, 혀, 입을, '듣다'는 귀를, '생각하다'는 머리를, '겪다'는 몸을, '떠맡다'는 등과 어깨를, '안다'는 배, 가슴을, '부풀어오르다'는 젖가슴을, '앉다'는 엉덩이와 볼기를, '달아오르다'는 성기를, '닿다'는 피부를, '두근거리다'는 심장을 각기 지표로 삼았는데, 저자 권혁웅은 그 안에서 파생되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몸이 뿜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특유의 감각적인 논조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예컨대 이런 방식의 글쓰기다.
겪다→몸
ː 가슴, 배, 등으로 이루어진 몸의 중심부분. 척추가 몸통을 지탱하고 갈비뼈가 가슴과 배의 주요 내장기관들을 보호한다. 내장기관은 소화기, 호흡기, 요생식기尿生殖器의 세 가지 계통으로 분류된다. 혹은 위와 대장, 방광, 요도, 정관, 자궁과 같은 관管이나 주머니 모양의 내장과 간, 신장, 정소, 난소, 갑상선, 부신과 같은 특유의 세포들로 이루어진 실질성 장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머리와 팔, 다리, 생식기가 여기서 나 있다. (p241)
정육점과 사창가에서 붉은 전등을 켜놓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싱싱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말도 못할 슬픔이 거기에 있다. 끝내 가지 못하는 것, 그게 그리움의 속성이다. 홍등紅燈?먼 곳의 불빛을 살肉의 일로, 그것만으로 알린다는 것. 한 사람이 가진 식욕과 성욕 중 어느 게 더 큰지는 그곳에 출입한 횟수가 일러줄 테지만, 끝내 가지 못하는 곳이 또한 있는 법이다. (p259 「정육점과 사창가」 전문 )
웃다, 울다→얼굴
ː 두부頭部의 앞부분. 곧 눈, 코, 입이 있는 부분. 눈썹을 윗부분 경계로, 귓바퀴 앞부분을 옆부분 경계로, 턱을 아래 경계로 삼은 피부 영역이다. 이마는 표정의 일부를 이루지만, 얼굴이 아니라 머리에 속한다. 얼굴에는 한 쌍의 눈썹과 그 아래쪽에 안구가 있고, 눈꺼풀이 이를 덮는다. 아래위 눈꺼풀이 맞닿는 자리를 안검열眼瞼裂이라 부른다. 코는 특히 삼각뿔형으로 융기한 부분을 외비外鼻라고 하고, 외비의 봉우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비척鼻脊: 콧등이며, 그 아래쪽이 비첨鼻尖: 코끝이다. 입에는 아래위 입술과 그 사이에 구열口裂이 있다. 뺨과 윗입술과의 사이에는 비순구鼻脣溝가 있고, 아랫입술과 하악 사이에는 이순구燎脣溝가 있다. 얼굴의 표정은 안면근표정근이라 불리는 근육이 담당한다. (P71)
옮긴이의 말을 믿지 말아요. 소문은 무성한 거랍니다. (P73 「닫힌 책」 전문)
"당신을 만났을 때 나는 얼굴빛도 좋고 나이도 젊고 옷도 많았지"라고 여자는 조신에게 말했다. 이제 당신과 같이 나눌 거울은 없다고 그녀는 다시 말했다. 파경破鏡이란 거울을 깨뜨린다는 뜻이다. 사랑하던 이들이 서로를 마주보지 못한다는 것. 서로에게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 (P75 「파경」 전문)
이렇듯 우리 몸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 포문을 연 챕터마다 많게는 40여 개에서 적게는 20여 개에 이르는 이야기들이 활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묘한 지점이라고 하면 글마다 그 스타일이라는 게 무대 뒤에서 디자이너의 스케치에 따라 훌렁훌렁 옷을 잘도 갈아입는 모델처럼 변신을 잘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서노트였다가 일기였다가 시작메모였다가 산문시였다가 글의 섭동에서 오는 스타일의 자유로움을 자랑하며 우리 몸에 대한 다각도의 이해를 구하는 이 책은 그러므로 전방위 글쓰기 교본이라 해도 무리이지는 않을 것만 같다. 그 다양성을 다음의 예시를 통해 증명해보자면 이렇다.
여기 이런 시작메모들이 있다.
무심한 손가락이 잊혀진 사람의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수가 있다. 천관녀 집을 찾아간 것이 말이 아니라 손가락이었다면 김유신은 손가락을 잘랐을까. (p19 「김유신의 손가락」 전문)
길이 인생에 대한 은유라면, 교차로는 사랑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p47 「교차로」 전문)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 안쪽에 있는 것, 그것이 안심安心이다. (p490 「안심」전문)
가출한 지 오래인데도, 그가 내 방안에 들앉아 있다고 여겼다. 마음을 그 방에 놓아두고 외출했던 거다. (p493 「방심」 전문)
더불어 이런 산문시들이 있다.
골목길 모퉁이가 긁혀 있다. 누군가 범퍼로 모퉁이를 밀고 갔다. 쪼글쪼글한 주름들이 모여 있다. 그곳이 처음으로 그대가 입술을 내민 곳이다. 누군가 그대를 열려고 했던 거다. 그대 입술을 모른 체 지나갈 수 없었던 거다. 그러나 담은 문이 아니어서, 그대는 소심했고 그래서 완강했다. 그대는 다만 허공虛空을 품은 자루처럼 앙다물었고 결국 쪼글쪼글해졌고 마침내 닫혔다. 그 사람도 그대를 지나치며 조마조마했을 것이다. 초보였을 것이다. 두근두근 그대 쪽으로 진입했을 것이다. 그러곤 열리지 않는 벽 앞에 몇 마디 탄식을 놓아두고 사라졌을 것이다. 누군가, 그렇게, 그대를 지나쳐갔다. (p153 「누군가 그대를 지나쳐갔다」 전문)
여자들은 대개 왼쪽 젖가슴이 오른쪽 젖가슴보다 크다고 한다. 심장 때문이다. 안에서 두근거리니, 밖에서 부풀어오르는 거다. 동덕여대 뒤편, 산정에 큰 정자가 있는데, 새벽이면 주현미나 심수봉의 노래에 맞춰, 동네 아줌마들이 정자 주변을 무리지어 돈다. 다른 사람들과 부딪칠까봐 꼭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돈다. 심장박동이 트로트 박자란 걸 거기서 알았다. (p339 「박자에 맞춰서……」 전문)
그리고 이런 에세이들이 있다.
'우두커니'란 부사는 본래, 한옥 지붕 위에 일렬종대로 선 채 하늘을 보는 짐승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일심으로 높은 곳을 사모하는데, 왜 그들의 모습에 '넋이 나간 듯, 빈둥거리며'와 같은 어감을 추가했을까. (p247 「우두커니」 전문)
'어처구니'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처구니없다'는 말은, 일이 너무 엄청나거나 뜻밖이어서 기가 막힌다는 뜻이다. 그대에게, 어처구니 있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p248 「어처구니」 전문)
'미주알'은 똥꼬를 말하는데', 고주알'에는 뜻이 없다. '미주알고주알'이란' 아주 하찮은 일까지 속속들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고주알'은 미주알 주변에 붙은, 사소하고 하찮은 부스러기를 말하는 게 아닐까? 미주알을 잘 쓰다듬어야 고주알이 따라온다는, 뭐 그런 용례. (p380 「미주알고주알 A」 전문)
책의 제목으로 삼기도 한 우리말의 조합 '미주알고주알'에 대한 새로운 '앎'은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을 쳐다보고 사람에 집중하게 하는 어떤 요령을 터득하게도 해주는 바, 이런 안팎으로의 시선두기는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몸이 하는 말을 받아적고 싶었다. 몸이 하나의 우주라는 말은 상투어가 아니다. 우주는 적어도 다른 우주를 꿈꾸어야 한다. 그 꿈을 이르는 말로, 나는 '사랑'보다 적절한 말을 찾지 못했다."(P7 「자서」 중에서)라는 자기 고백은 너무도 당연한 지론일 터, 몸이 향하는 그곳에 당신이 있으니 사랑이고 말고가 아니겠는가.
글만큼 맛깔 나는 삽화는 서양화가 이연미가 맡아주었다. 글만큼 맛깔 나는 드로잉은 서양화가 이연미가 맡아주었다. 한 권의 책으로 한 세계를 엿보는 거시적인 무게감도 큰 의의가 있겠지만 한 챕터의 글로 한 세계를 엿본다 할 때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이 바로 이 『미주알고주알』이다. 이연미의 그림은 글과 나란히 놓였을 때와 글 없이 홀로 놓였을 때 그 뉘앙스를 매우 다르게 풍긴다. 그 차이를 감안해서 책장을 넘겨봐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을 '몸에 대한 한 권의 백과전서'라 부를 수 있는 데는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읽으면서 찾고 또 보면서 찾으라는 시인과 화가의 친절한 배려가 합작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일 거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전은 브리태니커도 위키피디아도 아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고 또 없을 내가 만든 나만의 사전! 우리 모두 저마다의 관심사로 저마다의 사전을 편찬해보자는 야심한 포부 아래 이 책은 그저 소박한 샘플이라 여겨주시길.
추천의 글
나에게 궁극의 시인은 과학자 같은 존재이다. 과학자보다 더 정확하고 더 비밀스런 사실을, 더 정밀한 방법을 통해 나에게 알려주는 과학자. 내가 미처 보지 못하는 일상의 사실들을 보아내고,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더이상 정확해질 수 없는 명징한 언어로 되살려준다. 이 궁극의 단어들은 신비롭고, 세상의 미스터리는 구체화되고, 깊어진다.
『미주알고주알』은 벽돌 같은 책이다. 화날 때 던지거나 피곤할 때 베고 잘 수 있는, 무엇보다 여러 겹의 종이이고, 오랜 시간의 생각이다. '몸이 하는 말을 받아적고 싶었다'는 겸손한 시인의 집요한 기록이다. 시와 세상에 몸을 겹치기 위한 몸짓, 몸에 대한 사실과 관찰과 연구와 은유로 가득하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도 방향이 있다. 여기에 나 아니면 네가 누워 있었을 것이다." 같은 문장들엔 조금의 과장이나 수사가 없다. 하지만 바닥을 향하는 내 시선에 연민을 묻힌다. 화날 때 던져볼까 모르겠지만 뭔가 궁금할 때, 내 시선이 답답해질 때 사전처럼 이 책을 찾게 될 것 같다. 수백 장의 종이를 넘기면 코끝에 종이 냄새가 배고, 아코디언처럼 펼쳐지는 책 속에서 단어들이 열린다.
─박상미(번역가. 에세이스트)
작가의 말
혼자서 아끼던 책이 다시 빛을 보게 되어서 반갑고 기쁘다. 책을 쓰면서 새로운 글쓰기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물들'과' 동물들'에 관한 후속 작업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몸을 이루는 지체들도 각자가 몸이므로 이 책은 '몸들'에 관한 이야기고, 몸이 향한 곳에 그대가 있으므로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사물들'은 세상을 향해 있고, '동물들'은 삶을 향해 있다. 이로써 '상상 이야기' 3부작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많지는 않지만 몸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 추가했다. 이번에도 편집자인 김민정 시인에게 신세를 졌다. 책을 다시 떠나보내니, 이번에는 세상에서 좀더 오래 겪는 운명이 되기를.
2014년 11월
권혁웅
권혁웅의 감성사전, 그 첫번째 이야기 [몸]
『미주알고주알』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문단 안팎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권혁웅의 산문집 『미주알고주알』을 펴낸다. 책에 붙은 시리즈 이름이 '시인의 감성사전'인 데서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듯 이 기획은 사전의 방대함과 감성의 세세함과 그림의 상징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다시 말해 책을 읽는 맛과 책을 쓰는 맛과 책을 보는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쓰이고 그려지고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첫 주제를 '몸'으로 삼아 여기 496페이지의 두툼한 사전 형식의 책 한 권으로 빚어냈다.
책의 무시무시한 두께에 입이 떡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겠다. 술술 읽혀나가기 때문이다. 일단은 재미나다.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 유연성과 탄력이 그 속도를 좌우한다면 권혁웅은 타고난 단거리 주자다. 한달음에 치고나가는 근육의 힘이 여간 아니라서 아무리 복잡하고 아무리 어려운 사유가 뻗어나간다 해도 읽는 우리들로 하여금 금세 만만하게 따라잡게 만든다. 무엇보다 정확한 문장들이 책장을 채우고 있다. 아무렴, 유머와 위트는 기본이다. 다독과 다작이 절묘하게 균형감을 이뤘을 때 선보일 수 있는 글쓰기의 전형적인 스타일, 그 선례이다.
책에 실린 글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그가 '몸'에 관해 사유해온 생각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총 1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책은 몸의 부위에 따라 그 기능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나열을 해본다. '잡다, 만지다'는 손, 손 주름, 손가락을, '찾아가다'는 다리와 발을, '웃다, 울다'는 얼굴을, '보다'는 눈과 눈썹을, '맡다'는 코를, '말하다, 맞추다'는 입술, 혀, 입을, '듣다'는 귀를, '생각하다'는 머리를, '겪다'는 몸을, '떠맡다'는 등과 어깨를, '안다'는 배, 가슴을, '부풀어오르다'는 젖가슴을, '앉다'는 엉덩이와 볼기를, '달아오르다'는 성기를, '닿다'는 피부를, '두근거리다'는 심장을 각기 지표로 삼았는데, 저자 권혁웅은 그 안에서 파생되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몸이 뿜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특유의 감각적인 논조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예컨대 이런 방식의 글쓰기다.
겪다→몸
ː 가슴, 배, 등으로 이루어진 몸의 중심부분. 척추가 몸통을 지탱하고 갈비뼈가 가슴과 배의 주요 내장기관들을 보호한다. 내장기관은 소화기, 호흡기, 요생식기尿生殖器의 세 가지 계통으로 분류된다. 혹은 위와 대장, 방광, 요도, 정관, 자궁과 같은 관管이나 주머니 모양의 내장과 간, 신장, 정소, 난소, 갑상선, 부신과 같은 특유의 세포들로 이루어진 실질성 장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머리와 팔, 다리, 생식기가 여기서 나 있다. (p241)
정육점과 사창가에서 붉은 전등을 켜놓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싱싱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말도 못할 슬픔이 거기에 있다. 끝내 가지 못하는 것, 그게 그리움의 속성이다. 홍등紅燈?먼 곳의 불빛을 살肉의 일로, 그것만으로 알린다는 것. 한 사람이 가진 식욕과 성욕 중 어느 게 더 큰지는 그곳에 출입한 횟수가 일러줄 테지만, 끝내 가지 못하는 곳이 또한 있는 법이다. (p259 「정육점과 사창가」 전문 )
웃다, 울다→얼굴
ː 두부頭部의 앞부분. 곧 눈, 코, 입이 있는 부분. 눈썹을 윗부분 경계로, 귓바퀴 앞부분을 옆부분 경계로, 턱을 아래 경계로 삼은 피부 영역이다. 이마는 표정의 일부를 이루지만, 얼굴이 아니라 머리에 속한다. 얼굴에는 한 쌍의 눈썹과 그 아래쪽에 안구가 있고, 눈꺼풀이 이를 덮는다. 아래위 눈꺼풀이 맞닿는 자리를 안검열眼瞼裂이라 부른다. 코는 특히 삼각뿔형으로 융기한 부분을 외비外鼻라고 하고, 외비의 봉우리에 해당하는 부분이 비척鼻脊: 콧등이며, 그 아래쪽이 비첨鼻尖: 코끝이다. 입에는 아래위 입술과 그 사이에 구열口裂이 있다. 뺨과 윗입술과의 사이에는 비순구鼻脣溝가 있고, 아랫입술과 하악 사이에는 이순구燎脣溝가 있다. 얼굴의 표정은 안면근표정근이라 불리는 근육이 담당한다. (P71)
옮긴이의 말을 믿지 말아요. 소문은 무성한 거랍니다. (P73 「닫힌 책」 전문)
"당신을 만났을 때 나는 얼굴빛도 좋고 나이도 젊고 옷도 많았지"라고 여자는 조신에게 말했다. 이제 당신과 같이 나눌 거울은 없다고 그녀는 다시 말했다. 파경破鏡이란 거울을 깨뜨린다는 뜻이다. 사랑하던 이들이 서로를 마주보지 못한다는 것. 서로에게서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 (P75 「파경」 전문)
이렇듯 우리 몸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 포문을 연 챕터마다 많게는 40여 개에서 적게는 20여 개에 이르는 이야기들이 활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묘한 지점이라고 하면 글마다 그 스타일이라는 게 무대 뒤에서 디자이너의 스케치에 따라 훌렁훌렁 옷을 잘도 갈아입는 모델처럼 변신을 잘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서노트였다가 일기였다가 시작메모였다가 산문시였다가 글의 섭동에서 오는 스타일의 자유로움을 자랑하며 우리 몸에 대한 다각도의 이해를 구하는 이 책은 그러므로 전방위 글쓰기 교본이라 해도 무리이지는 않을 것만 같다. 그 다양성을 다음의 예시를 통해 증명해보자면 이렇다.
여기 이런 시작메모들이 있다.
무심한 손가락이 잊혀진 사람의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수가 있다. 천관녀 집을 찾아간 것이 말이 아니라 손가락이었다면 김유신은 손가락을 잘랐을까. (p19 「김유신의 손가락」 전문)
길이 인생에 대한 은유라면, 교차로는 사랑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p47 「교차로」 전문)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 안쪽에 있는 것, 그것이 안심安心이다. (p490 「안심」전문)
가출한 지 오래인데도, 그가 내 방안에 들앉아 있다고 여겼다. 마음을 그 방에 놓아두고 외출했던 거다. (p493 「방심」 전문)
더불어 이런 산문시들이 있다.
골목길 모퉁이가 긁혀 있다. 누군가 범퍼로 모퉁이를 밀고 갔다. 쪼글쪼글한 주름들이 모여 있다. 그곳이 처음으로 그대가 입술을 내민 곳이다. 누군가 그대를 열려고 했던 거다. 그대 입술을 모른 체 지나갈 수 없었던 거다. 그러나 담은 문이 아니어서, 그대는 소심했고 그래서 완강했다. 그대는 다만 허공虛空을 품은 자루처럼 앙다물었고 결국 쪼글쪼글해졌고 마침내 닫혔다. 그 사람도 그대를 지나치며 조마조마했을 것이다. 초보였을 것이다. 두근두근 그대 쪽으로 진입했을 것이다. 그러곤 열리지 않는 벽 앞에 몇 마디 탄식을 놓아두고 사라졌을 것이다. 누군가, 그렇게, 그대를 지나쳐갔다. (p153 「누군가 그대를 지나쳐갔다」 전문)
여자들은 대개 왼쪽 젖가슴이 오른쪽 젖가슴보다 크다고 한다. 심장 때문이다. 안에서 두근거리니, 밖에서 부풀어오르는 거다. 동덕여대 뒤편, 산정에 큰 정자가 있는데, 새벽이면 주현미나 심수봉의 노래에 맞춰, 동네 아줌마들이 정자 주변을 무리지어 돈다. 다른 사람들과 부딪칠까봐 꼭 시계 반대 방향으로만 돈다. 심장박동이 트로트 박자란 걸 거기서 알았다. (p339 「박자에 맞춰서……」 전문)
그리고 이런 에세이들이 있다.
'우두커니'란 부사는 본래, 한옥 지붕 위에 일렬종대로 선 채 하늘을 보는 짐승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일심으로 높은 곳을 사모하는데, 왜 그들의 모습에 '넋이 나간 듯, 빈둥거리며'와 같은 어감을 추가했을까. (p247 「우두커니」 전문)
'어처구니'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처구니없다'는 말은, 일이 너무 엄청나거나 뜻밖이어서 기가 막힌다는 뜻이다. 그대에게, 어처구니 있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p248 「어처구니」 전문)
'미주알'은 똥꼬를 말하는데', 고주알'에는 뜻이 없다. '미주알고주알'이란' 아주 하찮은 일까지 속속들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고주알'은 미주알 주변에 붙은, 사소하고 하찮은 부스러기를 말하는 게 아닐까? 미주알을 잘 쓰다듬어야 고주알이 따라온다는, 뭐 그런 용례. (p380 「미주알고주알 A」 전문)
책의 제목으로 삼기도 한 우리말의 조합 '미주알고주알'에 대한 새로운 '앎'은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을 쳐다보고 사람에 집중하게 하는 어떤 요령을 터득하게도 해주는 바, 이런 안팎으로의 시선두기는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몸이 하는 말을 받아적고 싶었다. 몸이 하나의 우주라는 말은 상투어가 아니다. 우주는 적어도 다른 우주를 꿈꾸어야 한다. 그 꿈을 이르는 말로, 나는 '사랑'보다 적절한 말을 찾지 못했다."(P7 「자서」 중에서)라는 자기 고백은 너무도 당연한 지론일 터, 몸이 향하는 그곳에 당신이 있으니 사랑이고 말고가 아니겠는가.
글만큼 맛깔 나는 삽화는 서양화가 이연미가 맡아주었다. 글만큼 맛깔 나는 드로잉은 서양화가 이연미가 맡아주었다. 한 권의 책으로 한 세계를 엿보는 거시적인 무게감도 큰 의의가 있겠지만 한 챕터의 글로 한 세계를 엿본다 할 때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이 바로 이 『미주알고주알』이다. 이연미의 그림은 글과 나란히 놓였을 때와 글 없이 홀로 놓였을 때 그 뉘앙스를 매우 다르게 풍긴다. 그 차이를 감안해서 책장을 넘겨봐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을 '몸에 대한 한 권의 백과전서'라 부를 수 있는 데는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읽으면서 찾고 또 보면서 찾으라는 시인과 화가의 친절한 배려가 합작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일 거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전은 브리태니커도 위키피디아도 아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고 또 없을 내가 만든 나만의 사전! 우리 모두 저마다의 관심사로 저마다의 사전을 편찬해보자는 야심한 포부 아래 이 책은 그저 소박한 샘플이라 여겨주시길.
추천의 글
나에게 궁극의 시인은 과학자 같은 존재이다. 과학자보다 더 정확하고 더 비밀스런 사실을, 더 정밀한 방법을 통해 나에게 알려주는 과학자. 내가 미처 보지 못하는 일상의 사실들을 보아내고, 연구하고 또 연구해서, 더이상 정확해질 수 없는 명징한 언어로 되살려준다. 이 궁극의 단어들은 신비롭고, 세상의 미스터리는 구체화되고, 깊어진다.
『미주알고주알』은 벽돌 같은 책이다. 화날 때 던지거나 피곤할 때 베고 잘 수 있는, 무엇보다 여러 겹의 종이이고, 오랜 시간의 생각이다. '몸이 하는 말을 받아적고 싶었다'는 겸손한 시인의 집요한 기록이다. 시와 세상에 몸을 겹치기 위한 몸짓, 몸에 대한 사실과 관찰과 연구와 은유로 가득하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도 방향이 있다. 여기에 나 아니면 네가 누워 있었을 것이다." 같은 문장들엔 조금의 과장이나 수사가 없다. 하지만 바닥을 향하는 내 시선에 연민을 묻힌다. 화날 때 던져볼까 모르겠지만 뭔가 궁금할 때, 내 시선이 답답해질 때 사전처럼 이 책을 찾게 될 것 같다. 수백 장의 종이를 넘기면 코끝에 종이 냄새가 배고, 아코디언처럼 펼쳐지는 책 속에서 단어들이 열린다.
─박상미(번역가. 에세이스트)
작가의 말
혼자서 아끼던 책이 다시 빛을 보게 되어서 반갑고 기쁘다. 책을 쓰면서 새로운 글쓰기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물들'과' 동물들'에 관한 후속 작업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책 덕분이다. 몸을 이루는 지체들도 각자가 몸이므로 이 책은 '몸들'에 관한 이야기고, 몸이 향한 곳에 그대가 있으므로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사물들'은 세상을 향해 있고, '동물들'은 삶을 향해 있다. 이로써 '상상 이야기' 3부작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많지는 않지만 몸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 추가했다. 이번에도 편집자인 김민정 시인에게 신세를 졌다. 책을 다시 떠나보내니, 이번에는 세상에서 좀더 오래 겪는 운명이 되기를.
2014년 11월
권혁웅
목차
목차
개정판 자서
자서
잡다, 만지다━손, 손 주름, 손가락
수위표
김유신의 손가락
스며드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
할아버지의 힘
돋아난 손
산수 공부
시계 지나간 자리
약손
마술사의 손
사랑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든다
잔에 관하여
이항대립의 손가락
손끝에 맺힌 미로
운명론자
회고주의자
불가지론자
달뜨다
점강법
보굿
타잔의 고백
찾아가다━다리, 발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이……"A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이……"B
길 저쪽에
전족의 슬픔
교차로
먼지의 길
대도무문
미소를 띠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낭패
거리에서
이인삼각二人三脚
언 발에 오줌 누기
미노타우로스
슬하膝下
사랑을 건너가는 두 가지 방법
주저흔躊躇痕
방어흔防禦痕
삼인행三人行
성인식
만보객의 꿈
머뭇거리다
11월
12월
연륙교
쥐구멍에 볕이 들어선 안 된다
지구는 둥그니까
웃다, 울다━얼굴
열린 책
닫힌 책
불태운 책과 감춘 책
파경
눈 녹은 자리
2차원과 3차원
어머니
물결과 꿈결
뜯어낸 포장지처럼
얼굴 비빈 자리
도장 파는 노인
과부촌
고통스런 웃음
철판 볶음밥 집에서
습곡褶曲
신문절대사절
밑줄
기미 A
기미 B
버짐나무에 핀 버짐처럼
그 울음
바닷물이 짠 이유
야누스
보다━눈, 눈썹
바라본다는 것
마리오네트
막간幕間
눈의 개수
나는 나 자신의 꿈이다
9미터짜리 슬픔
바보들 A
바보들 B
어리둥절한 슬픔
회전문과 회전문 사이
활동사진처럼……
백락과 천리마
무심한 시선
시선의 끝
타산지석
잠든다는 것
불 끈 나라의 황급한 사라짐이여
이상주의자
현실주의자
부처님 가운데 토막
사시斜視A
사시斜視B
눈물의 힘
판옵티콘
피라미드식 관찰법
맡다━코
콧구멍은 왜 아래에 나 있나?
콧구멍은 왜 둘인가?
코는 왜 하나인가?
코는 왜 얼굴 앞에 나와 있나?
슬픔의 종류
또 봄
경계라는 것 A
경계라는 것 B
전속력으로……
개에게서 배워야 할 일
코끝에 맺힌 기억
행복의 조건
눈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
코를 베어도 눈감지 않는 세상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
코가 뱃머리를 닮은 이유
클레오파트라의 코
방귀
말하다, 맞추다━입술, 혀, 입
붉은 등
누군가 그대를 지나쳐갔다
"혀끝에 맴도는 이름"
두 개의 구멍
우물의 깊이 A
우물의 깊이 B
우물의 깊이 C
우물의 깊이 D
건너온 사람
맥놀이
입술소리들
날아간 것
항아리 일가
누군가 뒤에서 잡아당긴 것처럼
무심한 봉투
하수구에 고인 머리카락
할머니
독순술
실어증
봄날의 에로스
두부처럼……
사랑의 감옥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고백
은유법으로 울다 A
은유법으로 울다 B
혼자 먹는 밥
비밀
로미오와 줄리엣
권태에 관하여
말을 않거나, 계속 말하거나……
침묵에 관하여
몽니를 부리다
양변기
사랑하는 게 사랑보다 먼저인 나라
허무주의자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듣다━귀
내가 사랑하는 두 꼬마
식목植木의 밤
고래밥
호접몽
어두운 동굴에 관한 기억
하늘의 귀
"집에 오는 길은……"
지음知音
처마 아래 떨어지는 빗소리
고약한 사람들
옥탑방 고양이
파동波動이라는 것 A
파동波動이라는 것 B
사람은 얼마만큼 떨어야 하는가?
이명耳鳴
귀가 하수구도 아닌데……
"그날이 오면"
생각하다━머리
한 숟가락
두 숟가락
결승문자結繩文字들
표백表白
체머리
노년기 지형
까치집에 관한 생각
이름에 관하여 A
이름에 관하여 B
이름에 관하여 C
명함에 관하여
일방통행로
달하 노피곰 도다샤……
돼지꼬리
꿈은 꿈이다
저 수많은 돼지머리들
뿔이 나다
전설의 고향 A
전설의 고향 B
좀비의 식사
배고픈 사랑
60촉이거나 30촉이거나
황화식물의 꿈
겪다━몸
거푸집 A
거푸집 B
거푸집 C
복고적인 소풍
우두커니
어처구니
어이
막다른 길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포개진 몸 A
포개진 몸 B
떨어진 몸 A
떨어진 몸 B
부처님의 서른두 가지 길상
동사로서의 몸
정육점과 사창가
음과 양
사자와 소의 사랑
윤곽 A
윤곽 B
그때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이데아와 이데올로기
우주적인 유혹 A
우주적인 유혹 B
양파의 실존학
자본주의의 실존학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납작한 사람
희나리
평생이라는 것
부활절의 수사
자식이 아니라, 원수야 원수!
화양연화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진보와 반동
칠뜨기와 팔불출
난생신화卵生神話A
난생신화卵生神話B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일요일의 연인
월요일의 연인
만인의 연인
떠맡다━등, 어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음지
디스크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오십견
비견比肩
대견
"그대 어깨 위에 놓인 짐이……"
사실주의
우화등선羽化登仙
우주의 등을 밀다
필화사건筆禍事件 A
필화사건筆禍事件 B
누가 주체인가?
안다━배, 가슴
1억 년 동안의 고독
계단의 꿈
흉곽에 걸린 사람
어머니의 마음
서정시에 관하여
넓은 사람
좌고우면左顧右眄
이 짐승!
밀물
썰물
회회아비쌍화점 생각
갈비에 관한 아홉 가지 오해
당신의 옆자리
포옹
'계단'과'단계'라는 애너그램
빈방
너무 자주 만진 손잡이처럼
배꼽시계가 가리키는 것
세상에서 가장 큰 가슴
아담의 식사 328
부풀어오르다━젖가슴
사랑이라는 발음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무덤의 역사 A
무덤의 역사 B
그 너머에 있는 것
그녀를 떠나다
B컵이거나 C컵이거나……
박자에 맞춰서……
작용과 반작용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티끌 모아 태산
고향 가는 길
배치의 문제
은하수의 유래
형식주의자
쌍문동 지나면 수유리, 수유리 지나면 미아동
항우項羽의 항복
화룡점정
선문답
에어 서플라이 생각
호빵맨 생각
황진이 생각
심형래 생각
그리우면 닮아간다
벗은 것을 다시 벗는 일
앉다━엉덩이, 볼기
몸과 꼬리는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 A
몸과 꼬리는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 B
소용돌이
호모에렉투스
출렁임, 출렁임
겨우 존재하는 것들
지나간 것 A
지나간 것 B
광장에서
삼겹살집에서
기도의 형식 A
기도의 형식 B
갈 수 없는 나라
동음이의어법으로 울다
순장의 꿈
빗살무늬토기
아녀자들에게 말하는 법
부복俯伏한 사람들
취중진담 A
취중진담 B
미주알고주알 A
미주알고주알 B
빅뱅 A
빅뱅 B
빅뱅 C
공즉시색空卽是色 A
공즉시색空卽是色 B
좌충우돌
삼단논법
달아오르다━성기
중심의 괴로움
폭포 앞에서
어두운 숲에 대한 기억
천일야화千一夜話
마중나온다는 것
배웅한다는 것
바닐라
진로眞露를 먹는 사람
첫번째 구멍
두번째 구멍
세번째 구멍
처녀에 관하여 A
처녀에 관하여 B
처녀에 관하여 C
순환선
알리바이 A
알리바이 B
알리바이 C
질투에 관하여
네가 누운 곳에 내 머리를 누일 수 있다면……
섹스와 계단의 공통점
섹스와 포옹의 차이점
야곱의 사다리
여성 상위 시대
그대 안의 바다 A
그대 안의 바다 B
그대 안의 바다 C
금기에 관하여
어휘 공부
부자지간父子之間
자위대自衛隊 생각
광우병 생각
음모론
너 자신을 알라큰 소리로
방충망 앞에서
맷돌에 관한 우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나무들의 기억
벌레 같은
벌레만도 못한
"삽질하네"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은 왜 보나?
달이라는 경전 A
달이라는 경전 B
베스트셀러의 날
방아타령
봄날은 간다
유모가 전하는 말
닿다━피부
햇살
사마귀
팔복八福 A
팔복八福 B
팔복八福 C
팔복八福 D
아름드리
삯바느질
주름 A
주름 B
집과 몸
소용돌이를 품는다는 것
물살 A
물살 B
물살 C
밀고 당기기
구상성단
별자리
소름
착하게 살자
물집
세월의 물결
부러진 살
인종주의로 선탠하는 일
두근거리다━심장
비극적 파토스에 대한 나의 견해
운명과 팔자의 차이
매혹된다는 것
매혹의 뒤에 남는 것
할증
종량제 봉투처럼……
널 사랑하니까……
"당신만을 사랑해"
문밖에서
영원한 사랑 A
영원한 사랑 B
기다림
계속 기다림
여전히 기다림
은유와 그 너머
그리워하다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접시물의 깊이를 재기
절망과 타락은 어느 것이 먼저인가?
욕망에 관하여
도를 좋아하세요?
엎질러진다는 것
동거인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안심
등심
흑심
방심
사심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비트박스
자서
잡다, 만지다━손, 손 주름, 손가락
수위표
김유신의 손가락
스며드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
할아버지의 힘
돋아난 손
산수 공부
시계 지나간 자리
약손
마술사의 손
사랑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든다
잔에 관하여
이항대립의 손가락
손끝에 맺힌 미로
운명론자
회고주의자
불가지론자
달뜨다
점강법
보굿
타잔의 고백
찾아가다━다리, 발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이……"A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이……"B
길 저쪽에
전족의 슬픔
교차로
먼지의 길
대도무문
미소를 띠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낭패
거리에서
이인삼각二人三脚
언 발에 오줌 누기
미노타우로스
슬하膝下
사랑을 건너가는 두 가지 방법
주저흔躊躇痕
방어흔防禦痕
삼인행三人行
성인식
만보객의 꿈
머뭇거리다
11월
12월
연륙교
쥐구멍에 볕이 들어선 안 된다
지구는 둥그니까
웃다, 울다━얼굴
열린 책
닫힌 책
불태운 책과 감춘 책
파경
눈 녹은 자리
2차원과 3차원
어머니
물결과 꿈결
뜯어낸 포장지처럼
얼굴 비빈 자리
도장 파는 노인
과부촌
고통스런 웃음
철판 볶음밥 집에서
습곡褶曲
신문절대사절
밑줄
기미 A
기미 B
버짐나무에 핀 버짐처럼
그 울음
바닷물이 짠 이유
야누스
보다━눈, 눈썹
바라본다는 것
마리오네트
막간幕間
눈의 개수
나는 나 자신의 꿈이다
9미터짜리 슬픔
바보들 A
바보들 B
어리둥절한 슬픔
회전문과 회전문 사이
활동사진처럼……
백락과 천리마
무심한 시선
시선의 끝
타산지석
잠든다는 것
불 끈 나라의 황급한 사라짐이여
이상주의자
현실주의자
부처님 가운데 토막
사시斜視A
사시斜視B
눈물의 힘
판옵티콘
피라미드식 관찰법
맡다━코
콧구멍은 왜 아래에 나 있나?
콧구멍은 왜 둘인가?
코는 왜 하나인가?
코는 왜 얼굴 앞에 나와 있나?
슬픔의 종류
또 봄
경계라는 것 A
경계라는 것 B
전속력으로……
개에게서 배워야 할 일
코끝에 맺힌 기억
행복의 조건
눈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
코를 베어도 눈감지 않는 세상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
코가 뱃머리를 닮은 이유
클레오파트라의 코
방귀
말하다, 맞추다━입술, 혀, 입
붉은 등
누군가 그대를 지나쳐갔다
"혀끝에 맴도는 이름"
두 개의 구멍
우물의 깊이 A
우물의 깊이 B
우물의 깊이 C
우물의 깊이 D
건너온 사람
맥놀이
입술소리들
날아간 것
항아리 일가
누군가 뒤에서 잡아당긴 것처럼
무심한 봉투
하수구에 고인 머리카락
할머니
독순술
실어증
봄날의 에로스
두부처럼……
사랑의 감옥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고백
은유법으로 울다 A
은유법으로 울다 B
혼자 먹는 밥
비밀
로미오와 줄리엣
권태에 관하여
말을 않거나, 계속 말하거나……
침묵에 관하여
몽니를 부리다
양변기
사랑하는 게 사랑보다 먼저인 나라
허무주의자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듣다━귀
내가 사랑하는 두 꼬마
식목植木의 밤
고래밥
호접몽
어두운 동굴에 관한 기억
하늘의 귀
"집에 오는 길은……"
지음知音
처마 아래 떨어지는 빗소리
고약한 사람들
옥탑방 고양이
파동波動이라는 것 A
파동波動이라는 것 B
사람은 얼마만큼 떨어야 하는가?
이명耳鳴
귀가 하수구도 아닌데……
"그날이 오면"
생각하다━머리
한 숟가락
두 숟가락
결승문자結繩文字들
표백表白
체머리
노년기 지형
까치집에 관한 생각
이름에 관하여 A
이름에 관하여 B
이름에 관하여 C
명함에 관하여
일방통행로
달하 노피곰 도다샤……
돼지꼬리
꿈은 꿈이다
저 수많은 돼지머리들
뿔이 나다
전설의 고향 A
전설의 고향 B
좀비의 식사
배고픈 사랑
60촉이거나 30촉이거나
황화식물의 꿈
겪다━몸
거푸집 A
거푸집 B
거푸집 C
복고적인 소풍
우두커니
어처구니
어이
막다른 길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포개진 몸 A
포개진 몸 B
떨어진 몸 A
떨어진 몸 B
부처님의 서른두 가지 길상
동사로서의 몸
정육점과 사창가
음과 양
사자와 소의 사랑
윤곽 A
윤곽 B
그때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이데아와 이데올로기
우주적인 유혹 A
우주적인 유혹 B
양파의 실존학
자본주의의 실존학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납작한 사람
희나리
평생이라는 것
부활절의 수사
자식이 아니라, 원수야 원수!
화양연화
부처님 손바닥 위에서
진보와 반동
칠뜨기와 팔불출
난생신화卵生神話A
난생신화卵生神話B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일요일의 연인
월요일의 연인
만인의 연인
떠맡다━등, 어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음지
디스크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오십견
비견比肩
대견
"그대 어깨 위에 놓인 짐이……"
사실주의
우화등선羽化登仙
우주의 등을 밀다
필화사건筆禍事件 A
필화사건筆禍事件 B
누가 주체인가?
안다━배, 가슴
1억 년 동안의 고독
계단의 꿈
흉곽에 걸린 사람
어머니의 마음
서정시에 관하여
넓은 사람
좌고우면左顧右眄
이 짐승!
밀물
썰물
회회아비쌍화점 생각
갈비에 관한 아홉 가지 오해
당신의 옆자리
포옹
'계단'과'단계'라는 애너그램
빈방
너무 자주 만진 손잡이처럼
배꼽시계가 가리키는 것
세상에서 가장 큰 가슴
아담의 식사 328
부풀어오르다━젖가슴
사랑이라는 발음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무덤의 역사 A
무덤의 역사 B
그 너머에 있는 것
그녀를 떠나다
B컵이거나 C컵이거나……
박자에 맞춰서……
작용과 반작용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티끌 모아 태산
고향 가는 길
배치의 문제
은하수의 유래
형식주의자
쌍문동 지나면 수유리, 수유리 지나면 미아동
항우項羽의 항복
화룡점정
선문답
에어 서플라이 생각
호빵맨 생각
황진이 생각
심형래 생각
그리우면 닮아간다
벗은 것을 다시 벗는 일
앉다━엉덩이, 볼기
몸과 꼬리는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 A
몸과 꼬리는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 B
소용돌이
호모에렉투스
출렁임, 출렁임
겨우 존재하는 것들
지나간 것 A
지나간 것 B
광장에서
삼겹살집에서
기도의 형식 A
기도의 형식 B
갈 수 없는 나라
동음이의어법으로 울다
순장의 꿈
빗살무늬토기
아녀자들에게 말하는 법
부복俯伏한 사람들
취중진담 A
취중진담 B
미주알고주알 A
미주알고주알 B
빅뱅 A
빅뱅 B
빅뱅 C
공즉시색空卽是色 A
공즉시색空卽是色 B
좌충우돌
삼단논법
달아오르다━성기
중심의 괴로움
폭포 앞에서
어두운 숲에 대한 기억
천일야화千一夜話
마중나온다는 것
배웅한다는 것
바닐라
진로眞露를 먹는 사람
첫번째 구멍
두번째 구멍
세번째 구멍
처녀에 관하여 A
처녀에 관하여 B
처녀에 관하여 C
순환선
알리바이 A
알리바이 B
알리바이 C
질투에 관하여
네가 누운 곳에 내 머리를 누일 수 있다면……
섹스와 계단의 공통점
섹스와 포옹의 차이점
야곱의 사다리
여성 상위 시대
그대 안의 바다 A
그대 안의 바다 B
그대 안의 바다 C
금기에 관하여
어휘 공부
부자지간父子之間
자위대自衛隊 생각
광우병 생각
음모론
너 자신을 알라큰 소리로
방충망 앞에서
맷돌에 관한 우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나무들의 기억
벌레 같은
벌레만도 못한
"삽질하네"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은 왜 보나?
달이라는 경전 A
달이라는 경전 B
베스트셀러의 날
방아타령
봄날은 간다
유모가 전하는 말
닿다━피부
햇살
사마귀
팔복八福 A
팔복八福 B
팔복八福 C
팔복八福 D
아름드리
삯바느질
주름 A
주름 B
집과 몸
소용돌이를 품는다는 것
물살 A
물살 B
물살 C
밀고 당기기
구상성단
별자리
소름
착하게 살자
물집
세월의 물결
부러진 살
인종주의로 선탠하는 일
두근거리다━심장
비극적 파토스에 대한 나의 견해
운명과 팔자의 차이
매혹된다는 것
매혹의 뒤에 남는 것
할증
종량제 봉투처럼……
널 사랑하니까……
"당신만을 사랑해"
문밖에서
영원한 사랑 A
영원한 사랑 B
기다림
계속 기다림
여전히 기다림
은유와 그 너머
그리워하다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접시물의 깊이를 재기
절망과 타락은 어느 것이 먼저인가?
욕망에 관하여
도를 좋아하세요?
엎질러진다는 것
동거인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안심
등심
흑심
방심
사심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비트박스
저자
저자
권혁웅
저자 권혁웅은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덕에 혼자 있는 사람의 '외로울 권리'를 일찍 깨쳤고,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 만화에서 시집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지금도 그 두 버릇을 버리지 못해서 '방에서 혼자 있기'가 취미고 '계통 없이 책 읽기'가 특기다. 사춘기 때 애인보다 먼저 시가 찾아왔다. 지금까지 시집으로『황금나무 아래서』 『마징가 계보학』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소문들』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를 냈다. 동료, 선후배 들의 시를 읽다가 슬그머니 비평집 『미래파』 『입술에 묻은 이름』, 이론서『시론』, 시 해설집 『당신을 읽는 시간』 등을 냈지만 여전히 자신을 시인으로 생각한다. 신화 이야기가 사랑 이야기란 걸 말하고 싶어서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몬스터 멜랑콜리아』를 썼고, 문학과 영화의 만남을 주선한 『시네리테르』를 편집했다.
그런데 시집, 비평집, 연구서는 성격이 뚜렷한 글쓰기다. 그와는 다른, 남독가濫讀家에게 적합한 책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에 이르는 모든 분야를 관통하는 글, 고백에서 비평에 이르는 모든 어조를 포함한 글을 쓸 수는 없을까? 2008년에 혼자 써온 짧은 글들을 모아 '몸에 관한 어떤 산문시'란 부제를 붙인 에세이를 냈는데, 스타일은 산문집이지만 그게 오랜 소망을 실현한 글쓰기의 새로운 유형임을 알았다. 그뒤로 '필'을 받아 부지런히 글을 썼고 시리즈로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새로이 옷을 갈아입은 첫번째 책 『미주알고주알』은 '몸'을 주제로, 2013년 말에 출간한 두번째 책 『꼬리 치는 당신』은 '동물'을 주제로, 2014년 가을에 펴낸 세번째 책 『생각하는 연필』은 '사물'을 주제로 하여 두툼한 사전의 외향을 따랐다. 현재 「일상어 사전」을 《씨네 21》에 연재하고 있다. 몸이 다른 몸을 향한 지향, 곧 사랑을 품고 있다면 사물이나 동물도 그것으로 유비되는 몸을 거쳐 마찬가지의 사랑을 품는다. 감성학의 다른 이름이 미학이다. 몸의 감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감각이 아니고서는 어떤 매혹도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 한 독자가 다섯번째 시집을 낸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여섯번째 시집을 내야지. 뭐 이런 기분?"이라고 대답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같은 질문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 답은 같을 것이다. 사전은 본래 무한히 증식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 감성의 지평을 무한히 확장하는 일에 헌신하고 싶다고.
그런데 시집, 비평집, 연구서는 성격이 뚜렷한 글쓰기다. 그와는 다른, 남독가濫讀家에게 적합한 책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에 이르는 모든 분야를 관통하는 글, 고백에서 비평에 이르는 모든 어조를 포함한 글을 쓸 수는 없을까? 2008년에 혼자 써온 짧은 글들을 모아 '몸에 관한 어떤 산문시'란 부제를 붙인 에세이를 냈는데, 스타일은 산문집이지만 그게 오랜 소망을 실현한 글쓰기의 새로운 유형임을 알았다. 그뒤로 '필'을 받아 부지런히 글을 썼고 시리즈로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새로이 옷을 갈아입은 첫번째 책 『미주알고주알』은 '몸'을 주제로, 2013년 말에 출간한 두번째 책 『꼬리 치는 당신』은 '동물'을 주제로, 2014년 가을에 펴낸 세번째 책 『생각하는 연필』은 '사물'을 주제로 하여 두툼한 사전의 외향을 따랐다. 현재 「일상어 사전」을 《씨네 21》에 연재하고 있다. 몸이 다른 몸을 향한 지향, 곧 사랑을 품고 있다면 사물이나 동물도 그것으로 유비되는 몸을 거쳐 마찬가지의 사랑을 품는다. 감성학의 다른 이름이 미학이다. 몸의 감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감각이 아니고서는 어떤 매혹도 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 한 독자가 다섯번째 시집을 낸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여섯번째 시집을 내야지. 뭐 이런 기분?"이라고 대답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에게 같은 질문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 답은 같을 것이다. 사전은 본래 무한히 증식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 감성의 지평을 무한히 확장하는 일에 헌신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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