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기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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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달 소설집『환풍기와 달』은 표제작인 <환풍기와 달>을 포함한 10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은 힘겨운 일상을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비루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부도로 망하게 된 회사, 사장조차 사원들의 물품 횡령을 오히려 눈감아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회사 물품 하나 챙길 줄 모르는 소심한 사내가 환풍기라도 뜯어오라는 아내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분노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뜯어왔지만 결국 무용지물이 되어 거북등처럼 짊어지고 달빛 밝은 밤길을 휘청거리며 걷는 사내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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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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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삶의 순결한 영혼을 보는 눈
- 김성달 소설집 『환풍기와 달』-
소설가 김성달의 첫 창작집 『환풍기와 달』이 도서출판 새미에서 발간되었다. 표제작인「환풍기와 달」을 포함한 10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은 힘겨운 일상을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비루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부도로 망하게 된 회사, 사장조차 사원들의 물품 횡령을 오히려 눈감아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회사 물품 하나 챙길 줄 모르는 소심한 사내가 환풍기라도 뜯어오라는 아내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분노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뜯어왔지만 결국 무용지물이 되어 거북등처럼 짊어지고 달빛 밝은 밤길을 휘청거리며 걷는 사내.(「환풍기와 달」) 소심하고 어수룩하나 뻔뻔스럽고, 비겁하나 부끄러움을 아는, 그러나 호감이 가지 않는 미결수 김 회장과 누구나 사장이 되어 서로를 사장으로 부르며 서로의 누더기 같은 삶을 보면서도 모른 척 그러나 집요한 쥐처럼 갉아대는 감방 안 미결수들.(「미결인간 577」) 지하셋방에 살며 아련한 일탈을 꿈꾸는 아이 딸린 이혼남.(「십자가와 도살장」) 가난과 병마의 깊은 늪에 빠져 살다 천천히 말라죽은 아버지의 제삿날 제사 음식이 담긴 그릇을 들고 정한 곳 하나 못 찾아 헤매는 남자.(「가난아 웃어다오」) 닳디 닳은 내복을 한사코 벗으려하지 않은 채 새벽길을 나섰다가 뺑소니에 치여 죽은 선혜, 세차장 주인 아들의 칼에 찔려죽은 정선아이. 그리고 그들을 잊으려 애쓰며 살지만 자신도 언제나 아무도 없는 추운 방에 웅크릴 수밖에 없는 철우.(「추운 방」) 머리에 배설 구멍이 따로 없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이혼을 당한 남자. 그가 만난 정신 나간 노파와 먹고 살기 위해 콩팥을 판 남자와 길거리에 몸을 파는 여자 아이.(「배설, 요설」) 무당의 딸로 태어나 세상의 무시와 경멸과 그리고 사내들의 사랑과 배신에 익숙해져버린 영애와 다시 한 번 제대로 깡패 짓을 해보고 싶다는, 그러나 소심한 겁쟁이가 되어버린 지금의 남편.(「해바라기 심는 여자」) 세상을 피해 폐교에 혼자 지내면서 몸 하나 제대로 펴고 자지를 못해서, 억지로 몸을 펴고 잘 수밖에 없는 마루 밑에서야 그런대로 잠이 드는 사내.(「마루 밑에서」) 함께 살지도 그렇다고 헤어지지도 못하는 서글픈 남자와 여자.(「저녁과 초 저녁사이」) 내 어머니 같고, 할머니 같고 내 누이 같은 어머니.(「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시간」)
이처럼 이 소설에서는 편안한 일상을 누리는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개인적인 아픔을 지닌 채 힘겹게 살아가거나 혹은 그 싸움에서 지쳐 스러지거나 무기력한 채 냉정한 도시의 더러운 길바닥에서 휴지나 흙먼지가 되어 떠돌고 있다. 아스파트 길바닥에 어울리지 않는 흙덩어리처럼 길바닥을, 골목을 떠도는 비루한 인생들이다.
작가는 이 비루한 인생들의 삶을 현재적이고 진행형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 머나멀거나 있지 않은 곳, 예전이거나 오지 않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삶 그 자체이고 극적이지 않고 일상적이며 소설 속에서도 소설이 끝난 후에도 그들의 삶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스산하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작가는 이런 그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작가는 비명을 지르거나 혹은 지르게 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비명을 지를 수 없다. 속으로 끙 하고 울컥 울음을 삼킬 뿐이다. 이 소설집은 그렇게 비루한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렇게 읽게 만든다.
작가는 비루한 자들이 지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제대로 보아내는 따뜻한 시선과 그들이 서로 서로 흩어져 소외되어 있지 않음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강한 공감과 유대감을 지니고 있는 지점을 치밀하고도 생생한 포착과 표현으로 형상하여 사실성과 진정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며 너무나 생생한 인간들의 안타깝고 안쓰러운 불행이 가슴으로 읽히게 될 것이다. 힘겹게 살아감에도 다른 안타깝고 서러운 사연의 인간들을 마음에 품고 외면하지 못하는 순결한 영혼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이 불행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희망과 의지가 빛나는 환한 곳으로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게 된다. 왜냐하면 이 소설집이 성취한 빛나는 지점은 바로 외로운 자들의 외로움이 모여 서로 비비적거리는 것, 그것을 작가가 마음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해설]
김성달의 소설읽기는 불편하다. 도대체 편한 구석이 없다. 현란한 장식적 문체도 없고 영화처럼 확확 지나가는 그럴싸한 장면도 없고 무엇보다 신나고 야릇한, 우리의 관음증과 대리만족을 채워줄 흥미와 오락성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그가 진정한 소설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며 진솔한 자기 인생을 녹여 자신이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진정한 소설을 써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의 소설은 진지하고 장난기가 없다.
그래서 짠하고 그만큼 귀하다. 희소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진정성이, 그가 우리에게 내보이는 비루한 삶 가운데 순결한 영혼을 지닌 인생이 눈물겹기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 앞에 소중한 거울이자 현실이고 우리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설이 근대 이후 현대 문학의 중심이 되어 온 까닭이고 소설의 존재이유이다. 그런데 그런 소설을 지금 누가 써내고 있는가?
-이호규/동의대학교 교수 해설 중에서-
- 김성달 소설집 『환풍기와 달』-
소설가 김성달의 첫 창작집 『환풍기와 달』이 도서출판 새미에서 발간되었다. 표제작인「환풍기와 달」을 포함한 10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은 힘겨운 일상을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비루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부도로 망하게 된 회사, 사장조차 사원들의 물품 횡령을 오히려 눈감아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회사 물품 하나 챙길 줄 모르는 소심한 사내가 환풍기라도 뜯어오라는 아내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분노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뜯어왔지만 결국 무용지물이 되어 거북등처럼 짊어지고 달빛 밝은 밤길을 휘청거리며 걷는 사내.(「환풍기와 달」) 소심하고 어수룩하나 뻔뻔스럽고, 비겁하나 부끄러움을 아는, 그러나 호감이 가지 않는 미결수 김 회장과 누구나 사장이 되어 서로를 사장으로 부르며 서로의 누더기 같은 삶을 보면서도 모른 척 그러나 집요한 쥐처럼 갉아대는 감방 안 미결수들.(「미결인간 577」) 지하셋방에 살며 아련한 일탈을 꿈꾸는 아이 딸린 이혼남.(「십자가와 도살장」) 가난과 병마의 깊은 늪에 빠져 살다 천천히 말라죽은 아버지의 제삿날 제사 음식이 담긴 그릇을 들고 정한 곳 하나 못 찾아 헤매는 남자.(「가난아 웃어다오」) 닳디 닳은 내복을 한사코 벗으려하지 않은 채 새벽길을 나섰다가 뺑소니에 치여 죽은 선혜, 세차장 주인 아들의 칼에 찔려죽은 정선아이. 그리고 그들을 잊으려 애쓰며 살지만 자신도 언제나 아무도 없는 추운 방에 웅크릴 수밖에 없는 철우.(「추운 방」) 머리에 배설 구멍이 따로 없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이혼을 당한 남자. 그가 만난 정신 나간 노파와 먹고 살기 위해 콩팥을 판 남자와 길거리에 몸을 파는 여자 아이.(「배설, 요설」) 무당의 딸로 태어나 세상의 무시와 경멸과 그리고 사내들의 사랑과 배신에 익숙해져버린 영애와 다시 한 번 제대로 깡패 짓을 해보고 싶다는, 그러나 소심한 겁쟁이가 되어버린 지금의 남편.(「해바라기 심는 여자」) 세상을 피해 폐교에 혼자 지내면서 몸 하나 제대로 펴고 자지를 못해서, 억지로 몸을 펴고 잘 수밖에 없는 마루 밑에서야 그런대로 잠이 드는 사내.(「마루 밑에서」) 함께 살지도 그렇다고 헤어지지도 못하는 서글픈 남자와 여자.(「저녁과 초 저녁사이」) 내 어머니 같고, 할머니 같고 내 누이 같은 어머니.(「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시간」)
이처럼 이 소설에서는 편안한 일상을 누리는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모두가 개인적인 아픔을 지닌 채 힘겹게 살아가거나 혹은 그 싸움에서 지쳐 스러지거나 무기력한 채 냉정한 도시의 더러운 길바닥에서 휴지나 흙먼지가 되어 떠돌고 있다. 아스파트 길바닥에 어울리지 않는 흙덩어리처럼 길바닥을, 골목을 떠도는 비루한 인생들이다.
작가는 이 비루한 인생들의 삶을 현재적이고 진행형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그들의 삶이 머나멀거나 있지 않은 곳, 예전이거나 오지 않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삶 그 자체이고 극적이지 않고 일상적이며 소설 속에서도 소설이 끝난 후에도 그들의 삶은 여전히 불투명하며 스산하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작가는 이런 그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작가는 비명을 지르거나 혹은 지르게 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비명을 지를 수 없다. 속으로 끙 하고 울컥 울음을 삼킬 뿐이다. 이 소설집은 그렇게 비루한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렇게 읽게 만든다.
작가는 비루한 자들이 지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제대로 보아내는 따뜻한 시선과 그들이 서로 서로 흩어져 소외되어 있지 않음을, 그래서는 안 된다는 강한 공감과 유대감을 지니고 있는 지점을 치밀하고도 생생한 포착과 표현으로 형상하여 사실성과 진정성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며 너무나 생생한 인간들의 안타깝고 안쓰러운 불행이 가슴으로 읽히게 될 것이다. 힘겹게 살아감에도 다른 안타깝고 서러운 사연의 인간들을 마음에 품고 외면하지 못하는 순결한 영혼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이 불행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희망과 의지가 빛나는 환한 곳으로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게 된다. 왜냐하면 이 소설집이 성취한 빛나는 지점은 바로 외로운 자들의 외로움이 모여 서로 비비적거리는 것, 그것을 작가가 마음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해설]
김성달의 소설읽기는 불편하다. 도대체 편한 구석이 없다. 현란한 장식적 문체도 없고 영화처럼 확확 지나가는 그럴싸한 장면도 없고 무엇보다 신나고 야릇한, 우리의 관음증과 대리만족을 채워줄 흥미와 오락성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그가 진정한 소설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며 진솔한 자기 인생을 녹여 자신이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진정한 소설을 써내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의 소설은 진지하고 장난기가 없다.
그래서 짠하고 그만큼 귀하다. 희소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진정성이, 그가 우리에게 내보이는 비루한 삶 가운데 순결한 영혼을 지닌 인생이 눈물겹기 때문이고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 앞에 소중한 거울이자 현실이고 우리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설이 근대 이후 현대 문학의 중심이 되어 온 까닭이고 소설의 존재이유이다. 그런데 그런 소설을 지금 누가 써내고 있는가?
-이호규/동의대학교 교수 해설 중에서-
목차
목차
환풍기와 달
미결인간 577
십자가와 도살장
가난아 웃어다오
추운 방
배설, 요설
해바라기 심는 여자
마루 밑에서
저녁과 초저녁 사이
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시간
해설
작가의 말
미결인간 577
십자가와 도살장
가난아 웃어다오
추운 방
배설, 요설
해바라기 심는 여자
마루 밑에서
저녁과 초저녁 사이
어머니 머리에 물들이던 시간
해설
작가의 말
저자
저자
김성달
경북 영덕 출생으로『한국문학』,『삶이 보이는 창』,『문예연구』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한국문학』에 평론 「소설 그 독자에 대한 예의」를 발표했다.
『국학자료원 편집장』,『문예주의보』편집인을 역임했고 현재『좋은뉴스』편집국장,『문학사계』편집주간으로 있다.
『국학자료원 편집장』,『문예주의보』편집인을 역임했고 현재『좋은뉴스』편집국장,『문학사계』편집주간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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