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영화관에 들어서다
영화와 인문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영화관에 들어서다』. 죄의식, 사랑, 역사, 미래사회, 그리고 꿈과 한상 등 5개의 주제로 나누어 30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고전 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잘 알려진 영화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까지를 넘나든다. 특히 영화 속에 다양하게 변주되어 등장하는 기억 모티프를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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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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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렵고도 달콤한 유혹 속으로
'왜 영화에는 기억상실증 환자가 자주 나올까?'
본 도서는 이런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다. 하나의 흥행 코드로 자리잡았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영상 장르에서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는 기억 모티프. 그것은 그 자체로 서사를 전혀 다르게 이끌어 갈 수 있는 힘이 되고, 이야기의 갈등이나 긴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장치이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이 기억상실 코드에 왜 열광하는가?
기억을 잃게 된다는 것, 그 자체로 얼마나 끔찍하면서 동시에 달콤한 상상이기 때문이다. 나의 주변인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며, 나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 끔찍함, 그리고 동시에 미련이나 죄책감 등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달콤함의 욕망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기억의 문제는 관객을 심오한 철학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가령 사이버 펑크 영화에서 기억이나 망각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게 되는데, 이는 기억의 문제가 정체성과 직결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증명해주는 것은 주민등록증과 같은 서류가 아니라 기억이다. 이러한 점에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억을 잃은 인간과 인간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기계 중에서 무엇이 진짜 인간인 것일까? <매트릭스>나 <13층>과 같은 영화는 우리를 더 극단적인 가정으로 이끈다. 우리가 진짜라고 믿어 온 것들이 한낱 가상일지 모른다고 말이다. 간단히만 보더라도 영화 속 기억과 망각의 모티프는 만만치 않은 사안과 논쟁점을 포함하고 있다.
영화 장르에서 나타난 기억 모티프의 의미를 해명하기 위해, 저자들은 1년 가까운 시간을 영화를 보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죄의식', '사랑', '역사', '환상', '미래 사회', 이렇게 다섯 분야로 영화를 분류해 집필을 해왔다. 영화에 나타난 기억의 의미를 해명하고 필자 개인의 견해나 고유한 글쓰기는 최대한 존중하며 대중문화적 현상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했기 때문이다.
서장인 <영화 속 기억 이야기>는 기억의 정의로부터 문화사적 의미까지를 전체적으로 조망한 글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가급적 잘 알려진 영화를 예로 들었다. 책의 본장은 죄의식, 사랑, 역사, 꿈과 환상, 미래사회 등 다섯 개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장에서는 6편의 영화를 다루었다. 그런데 우리는 다섯 개의 분류가 꼭 들어맞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가령, '죄의식' 장에 속한 <솔라리스>는 '사랑' 장에서 이야기되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분류와 설명은 기억 담론과 영화적 현상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사례라는 것이다. 해당 주제를 선명하게 보여주는가라는 기준에 따라 6편의 영화를 선정하되, 고전 영화로부터 최근 영화까지, 유명 영화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이 두루 포함되도록 하였다. 그리고도 미처 다루지 못한 영화들은 '필름 라이브러리'에 소개하여 아쉬움을 달랬다.
[추천의 말]
대중들이 기억상실이나 기억조작이라는 소재에 크게 매료되는 이유가 있다. 가령, 영화는 관객에게 '기억을 잃게 된다면?'이라고 가정해 보도록 유도한다. 기억을 잃게 된다니……. 이건 얼마나 끔찍하면서도 동시에 달콤한 상상인가? 나의 가족이라며 말을 걸어오는데 나는 그 사람을 전혀 알아보지 못할 것이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보다 끔찍한 일은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괴로울 일도 없게 된다. 기억을 잃었으니 미련이나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억상실과 더불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셈이다. 그러니 기억상실증은 대단히 두렵고도 달콤한 유혹이리라.
- 본문 중에서
목차
목차
서장: 영화 속 기억 이야기
죄의식과 기억: 과거에 예속된 오이디푸스의 후예들
카오스의 네거티브, 불가능한 현재 ― 〈나비효과〉
손에 피를 묻히다! ― 〈혈의 누〉
지울 수 없는 기억의 흔적들 ― 〈장화, 홍련〉
정신분석학적 의미의 성숙 ― 〈스펠바운드〉
나르시스, 자신의 거울을 깨뜨리다 ― 〈멀홀랜드 드라이브〉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 〈솔라리스〉
필름 라이브러리(Film Library) ― 죄의식과 기억
사랑과 기억: 아픔이자 환희, 사랑의 기억이 지니는 두 얼굴
부재(不在)하기에 여전히 존재하는 사랑 ― 〈2046〉
사랑의 '시차(時差)'를 통과하는 법 ― 〈옥희의 영화〉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 〈초속 5센티미터〉
운명적 사랑에 대한 찬가 ― 〈이터널 선샤인〉
낭만적 사랑을 위한 전략적 장치, 기억상실증 ― 〈마음의 행로〉
알츠하이머와 섬뜩한 가정법 ― 〈내일의 기억〉
필름 라이브러리(Film Library) ― 사랑과 기억
역사와 기억: 역사와 이야기의 만남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슬픈 형제, 그리고 전쟁
― 〈태극기 휘날리며〉
봉인된 기억, 역사가 되기 위해 기록되다 ― 〈작은 연못〉
선(善)의 승리가 선사하는 감동 ― 〈쉰들러 리스트〉
도살과 도륙, 그리고 만개하는 봄꽃들 ― 〈바시르와 왈츠를〉
불꽃놀이처럼, 안녕! ― 〈굿바이, 레닌!〉
보답 받지 못한 용기가 전하는 메시지 ― 〈랜드 앤 프리덤〉
필름 라이브러리(Film Library) ― 역사와 기억
환상과 기억: 기억의 왜곡과 환상 그리고 꿈
거부할 수 없는 상상의 매력 ―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위로와 애도, 결별의 기억술 ― 〈삼거리극장〉
모자, 새로운 여행을 위한 준비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특별하고 바보 같은 어른-아이의 꿈 ― 〈수면의 과학〉
달콤하고도 끔찍한 도피, 루시드 드림 ― 〈오픈 유어 아이즈〉
나는 회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인셉션〉
필름 라이브러리(Film Library) ― 환상과 기억
미래 사회와 기억: 과학적 상상력과 기억 조작
'순수'라는 이름의 폭력 ― 〈이노센스〉
불온한 가족의 탄생, 창조된 악몽 ―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나를 만들어가는 무언(無言)의 목소리 ― 〈토탈리콜〉
시간여행자와 운명의 대결, 그 서글픈 기록 ― 〈12 몽키즈〉
저항하는 모성애의 승리 ― 〈포가튼〉
나는 아바타입니다 ― 〈13층〉
필름 라이브러리(Film Library) ― 미래 사회와 기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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