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모아드림 기획시선 149)
장현우 시집
장현우 시집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 섬에서 태어나서 바다를 보고 자랐고, 이제는 어엿한 농부가 되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장현우 시인이 첫 시집 《귀농일기》 이후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으로 돌아왔다. 총 53편의 신작시를 수록한 이 시집에는 농부시인의 정성스런 자기 탐구 과정과 생의 심원한 형식에 대한 애착의 시간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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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장현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
섬에서 태어나서 바다를 보고 자랐고, 이제는 어엿한 농부가 되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장현우 시인이 첫 시집『귀농일기』 이후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를 도서출판 모아드림에서 출간했다.
총 53편의 신작시를 수록한 이 시집에는 농부시인의 정성스런 자기 탐구 과정과 생의 심원한 형식에 대한 애착의 시간이 녹아 있다. 그래서 이번 시집은, 오래도록 돌아오는 시인 자신의 기억들에 대한 선연한 재구(再構) 과정을 보여주는 깊은 시간의 도록(圖錄)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선하고도 단정한 이미지와 그 안에 담긴 속 깊은 서사(narrative)는 이러한 도록을 채워가는 실제적인 질료들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기억의 원리를 가능케 해주는 핵심 소재는 바로 '고향'이다. 물론 '고향'은 '바다'나 '섬', '어머니' 같은 구체적 계열체들을 거느리고 있고, 장현우의 이번 시집에서 가장 견고한 서사적 얼개를 형성하고 있는 것 역시 바로 '고향'을 향한 시인의 정서적 흐름일 것이다. 그 점에서 장현우는 서정시가 시간적 흐름을 재현하고 다시 경험하는 '기억의 예술'임을 재차 입증한다. 다시 말해서 장현우 시편은 시간에 대한 시적 경험으로서의 기억과 성찰을 노래하는 세계이다. 결국 '섬/바다/어머니'라는 고향의 상관물들을 통해 시간의 생태학을 드러내는 것이 그가 노래하는 서정의 원리인 셈이다.
바다는
소리 죽여 우는 법이 없다
슬플 때는 슬픔으로
기쁠 때는 기쁨으로
자나 깨나 철썩이며 운다
가진 것 없는 낮은 지붕 아래서
쉽게 버리지 못하는 바다에
닻을 내리며 사는 사람들
- 「거금도」 중
시집의 제목을 그 안에 품고 있는 이 시편은, '거금도'라는 실명의 섬이 바로 시인 자신의 존재론적 기원(origin)임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잔잔한 듯 보이는 바다일지라도 소리 죽여 우는 것은 아니라는 이 잠언(箴言)은,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을 환기하는 더없는 유추적 진실이 된다. "슬플 때는 슬픔으로/기쁠 때는 기쁨으로/자나 깨나 철썩이며" 우는 바다는 희로애락의 격정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비유한다. 더구나 "가진 것 없는 낮은 지붕 아래서/쉽게 버리지 못하는 바다에/닻을 내리며 사는 사람들"로서는 더더욱 바다의 철썩임이 "한 번 밀어내고/두 번 끌어안기 위하여" 존재한다는 의미로 다가오지 않겠는가. 그 철썩이는 자리에서는 "상처 잊지 말자고//아문 자리에 흉터가 또렷"(「흉터」)하게 돋아나지 않겠는가. 그 점에서 시인의 '고향'은 "곁에서 지켜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어머니 사진으로/내 배경은 유년처럼 든든하다"(「사진」)라고 말할 때의 그 원천적 '배경'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유성호(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장현우 시편은 간결하고 선명한 시간의 삽화를 통해, 한 시절의 구체적 경험들을 아스라하게 보여준다. 그 안에서 우리는 가장 원형적인 삶의 심층이 미학적으로 되살아나고 있음을 바라보고, 또 가장 멀고도 가까운 근원적 시간들이 힘있게 농울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것은 그 이면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가난과 사랑의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가난과 사랑의 마음이 자연 사물과의 깊은 연대감으로 피어나고 있는 순간의 미학, 그것이 장현우 시학의 깊은 내질(內質)인 셈"이라고 평한다.
이처럼 장현우의 이번 시집에 들어앉아 있는 자연 사물과 사람의 자취들은 이렇게 알맞은 화음으로 서로 어울리면서 가볍게 출렁이고 있다. 그러나 그 어울림과 출렁임은 격렬하지 않고, 사물과 사물 사이를 환하게 채우는 밝은 파동으로 존재한다. 그 섬세하고도 강렬한 시간과 풍경 속에서 장현우 시인은 이미 제 영토를 확보하고 있는 자연 사물들에게 새로운 이름과 기억을 주고, 그들끼리 서로 소통하게 하며, 그들이 시인의 경험 속에 어떻게 깃들이게 되었는가를 사유하고 표현한다. 이때 시인이 바라보는 사물들은 외따로운 존재자들이 아니라, 서로 촘촘한 연관성을 가지는 유기체의 일부가 된다.
깊어가는 가을날, "끝물 국화 한 아름 안고/집으로 간다 첫물 같은 아내의/환한 얼굴이 미리 보인다"(「끝물 국화」)라고 노래하는, 오래도록 돌아오는 자신의 소중한 기억들을 애틋하게 보여주는 농부 시인 장현우의 맑은 시편을 만나보자.
목차
목차
거미집 15
신전리 골짝 16
청명淸明 17
버무린 봄 18
안개 19
냉이 20
대추벌 21
고사리잡이 22
흉터 23
까마귀떼 24
보름달 25
늦가을 26
떡갈나무숲 27
쥐눈이콩 28
입동立冬 29
겨울 꽃눈 30
끝물 국화 31
장미 32
앞산 33
이팝나무 34
동짓날 35
함박눈 36
2부
손님들 39
전등 40
헛간 41
김장 담그기 42
이슬방울 43
가죽나무 44
무논 45
삼백초 46
단감나무 자리 47
연임이 아버지 48
달팽이 49
홍시 50
붉은 달 51
사선대에서 52
입동立冬 53
산마을 54
사진 55
겨울비 56
귀가歸家 57
그림자 58
3부
거금도 61
백사장 62
태풍 63
시집을 읽다 64
일성호 65
시산도 66
김장하는 날 67
저 소리는 68
엄마의 얼굴 69
집 70
새해 71
■ 해설
오래도록 돌아오는 기억들 / 유성호 72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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