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를 깁다(시와사람 서정시선 87)
홍영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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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숙 시인의 『조각보를 깁다』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그의 첫 시집은 시적 진정성을 잘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매우 쉽게 읽히는 친화력이 있다. 그런데도 첫 시집은 그의 언어가 대부분 사전적 의미 안에서 직조되었다. 시적 언어 구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홍영숙 시인만의 시적 목소리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변별력 또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시는 잘 읽히고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하여 모두 좋은 시라고 말하기 힘들다. 시를 말할 때 흔히 ‘말하는 방식의 새로움’, 또는 ‘발견’이라고 한다. 대중가요의 원곡자를 잘 흉내 내는 모창 가수를 훌륭한 가수라고 말하지 않고, 누구의 노래든 자신만의 것으로 해석하는 가수만이 훌륭한 가수인 것처럼 시도 자신만의 개성을 지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첫 시집을 펴낸 지 10여 년, 그동안 홍영숙 시인의 시는 문학성의 질적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진중한 언어, 그리고 적절한 언어 선택과 내밀해진 정신성과 밀도 있는 언어가 그것을 말해준다.
홍영숙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진 시적 경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삶을 지향하는 실존 방식, 자연, 특히 꿈과 나무에 대한 서정을 통한 다양한 세계관, 가족애를 보여주는 작품 세계,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 태도 등이 그것들이다.
첫 시집을 펴낸 지 10여 년, 그동안 홍영숙 시인의 시는 문학성의 질적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진중한 언어, 그리고 적절한 언어 선택과 내밀해진 정신성과 밀도 있는 언어가 그것을 말해준다.
홍영숙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진 시적 경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삶을 지향하는 실존 방식, 자연, 특히 꿈과 나무에 대한 서정을 통한 다양한 세계관, 가족애를 보여주는 작품 세계,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 태도 등이 그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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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홍영숙 시인은 "모반 위에 오곡밥 덮어놓은 듯한 상차림"을 하듯 아름다운 시를 쓴다. 순식간에 산동네를 "모자이크 비단길"로 바꾸기도 하고 덧댈수록 아름답다는 신념으로 누덕누덕한 생에도 엇박자와 패랭이꽃을 피워낸다.(「조각보를 깁다」) "창문이 시(詩)로 도배된 구두수선 집"(「시가 된 구두」)에서는 재미를 "날개가 꺾이고 추락하다가도" 지상을 날아오르는 비상에서는 용기를(「새」) 얻게 된다. 「아버지의 열쇠」에는 신뢰와 사랑이 있고, 투혼의 고사리에는 전율과 아픔이 있으며(「쉽게 꺾지마」) 내소사 천년 느티나무에는 구원과 희망이 있다.(「느티나무」) '장독대'를 "천불전 부처님들"의 묵언수행이나 "적요한 경전들"로 형상화하고(「장독대」) "눈 위에 매화"를 붉은 "인감도장"으로 찍어내는 비유에서는(「매화 인장을 찍다」) 탄탄한 서정의 힘이 느껴진다.
- 이지엽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시인)
첫 시집 이후 10여 년 가까운 시간 속에서 시가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이 더욱 문학적으로 승화되어 있다. 촘촘하게 짜인 언어의 밀도가 함의하는 의미와 시적 정서가 깊어지고 풍요로워졌다. 언어가 단순한 의미만을 드러내지 않고 다의적(多義的)으로 의미역을 확장하면서도 미학적 구조 또한 견고해졌다. 이러한 부분은 작품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지만, 작품을 신뢰하게 하고 진정성을 지니게 한다. 아무리 언어 구사가 화려해도 작품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진정성을 갖지 못한다면 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시인의 형식적 특징을 잘 형상화한 작품 세계는 특히 시인의 삶과 실존의 모습을 노래한 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시의 주제가 무겁다든가 형이상학적 세계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정서적 사건들을 시로 형상화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그의 시가 높은 지경에 이른 것은 그의 정신세계가 거기에 머무르기 때문이며 언어미학의 정교한 운용에서 비롯된다. - 강경호(시인·문학평론가)
텃밭을 가로지르는 산책길
짜투리 땅도 본을 뜬다
한 땀 한 땀 노루발 따라가듯,
자수 놀이하듯
노란 유채 꽃불이 심지 돋우면
상추, 배추, 파, 고추 모종들이
형형색색 조각보로 이어진다
능선에서 바라보니
아득한 여백이 짜맞춘 퍼즐처럼
이제야 아물었다
모반 위에 오곡밥 덮어놓은 듯한 상차림
산동네는 모자이크 비단길이다
누덕누덕 내 생도
조각보 하나 이으며 여기까지 왔나
한 생을 누벼온 종종 발걸음에
엇박자 길을 끼워서 넣었지
덧댈수록 아름답다는 조각보
벚꽃도 피고 패랭이꽃도 피어난다
- 「조각보를 깁다」 전문
- 이지엽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시인)
첫 시집 이후 10여 년 가까운 시간 속에서 시가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이 더욱 문학적으로 승화되어 있다. 촘촘하게 짜인 언어의 밀도가 함의하는 의미와 시적 정서가 깊어지고 풍요로워졌다. 언어가 단순한 의미만을 드러내지 않고 다의적(多義的)으로 의미역을 확장하면서도 미학적 구조 또한 견고해졌다. 이러한 부분은 작품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지만, 작품을 신뢰하게 하고 진정성을 지니게 한다. 아무리 언어 구사가 화려해도 작품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진정성을 갖지 못한다면 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시인의 형식적 특징을 잘 형상화한 작품 세계는 특히 시인의 삶과 실존의 모습을 노래한 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시의 주제가 무겁다든가 형이상학적 세계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정서적 사건들을 시로 형상화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그의 시가 높은 지경에 이른 것은 그의 정신세계가 거기에 머무르기 때문이며 언어미학의 정교한 운용에서 비롯된다. - 강경호(시인·문학평론가)
텃밭을 가로지르는 산책길
짜투리 땅도 본을 뜬다
한 땀 한 땀 노루발 따라가듯,
자수 놀이하듯
노란 유채 꽃불이 심지 돋우면
상추, 배추, 파, 고추 모종들이
형형색색 조각보로 이어진다
능선에서 바라보니
아득한 여백이 짜맞춘 퍼즐처럼
이제야 아물었다
모반 위에 오곡밥 덮어놓은 듯한 상차림
산동네는 모자이크 비단길이다
누덕누덕 내 생도
조각보 하나 이으며 여기까지 왔나
한 생을 누벼온 종종 발걸음에
엇박자 길을 끼워서 넣었지
덧댈수록 아름답다는 조각보
벚꽃도 피고 패랭이꽃도 피어난다
- 「조각보를 깁다」 전문
목차
목차
조각보를 깁다/ 차례
시인의 말
1 쉽게 꺾지 마
새
조각보를 깁다
시가 된 구두
장독대
쉽게 꺾지 마
호수에 가면
하눌타리
세한도
지리산 정령치에서
마중물
구름을 키우는 여자
몽돌 여자
거울아 누가 더 예쁘니
살아간다는 것은
빨간, 일회용
사랑니
자화상
중년의 자서전
겨울 두암초당
흑산도에 뜬 달
황혼의 블루스
절해고도 외도
2 맹물이 꽃을 피운다
느티나무 읽기
세량지細良池
회화나무
동백꽃 서설
매화 인장을 찍다
영산홍
가을 산
영매화?梅?
얼음의 정신
당산나무 귀
흰 뼈들의 주소
맹물이 꽃을 피운다
봄바람
밤바다
아둥바둥
서창 노을 속에 서다
알라스카의 뿌리
유채가 흐르는 강
나 대신 웃어주렴
청산도
꽃받침꽃
섬 바람꽃
3 어머니의 골무
아버지의 열쇠
물에 잠긴 어머니
거울 속의 당신
낙타
몽당연필
삼각산
시들지 않는 꽃
식지 않는 손
어머니의 골무
어머니를 낭송하다
어미 모母
어느 장인匠人 아버지의 공방
마주 보며 살아온
흙담장 너머
예담길 찾아서
고봉으로 내리는 비
해거름
빙붕氷棚
낯선 땅에 둥지 틀다
어린 모국어
돌이 된 송편
사랑, 끝이 없다
4 마침표 없는 오월
택시
이 빠진 하모니카
양동시장
입 다문 모정
우리가 낳은 우리
봄날의 나비 떼
웃자란 아파트의 비상
수어手語
잃어버린 길
하모니카 소리가 젖은 골목에서
헛소문
뉴욕의 매운맛
달빛에 별빛에
막대자석 요술
운림산방의 불빛
시애틀 추장의 메아리
나는 나는 물맷군
물음표와 느낌표는 한 빛이다
그녀가 날아가는 길
명옥헌 이방인
마침표 없는 오월
배터리 충전은
하늘 향기
끈
양림동 펭귄 마을
|해설| 진정성과 문학성 구현의 언어미학 /강경호
시인의 말
1 쉽게 꺾지 마
새
조각보를 깁다
시가 된 구두
장독대
쉽게 꺾지 마
호수에 가면
하눌타리
세한도
지리산 정령치에서
마중물
구름을 키우는 여자
몽돌 여자
거울아 누가 더 예쁘니
살아간다는 것은
빨간, 일회용
사랑니
자화상
중년의 자서전
겨울 두암초당
흑산도에 뜬 달
황혼의 블루스
절해고도 외도
2 맹물이 꽃을 피운다
느티나무 읽기
세량지細良池
회화나무
동백꽃 서설
매화 인장을 찍다
영산홍
가을 산
영매화?梅?
얼음의 정신
당산나무 귀
흰 뼈들의 주소
맹물이 꽃을 피운다
봄바람
밤바다
아둥바둥
서창 노을 속에 서다
알라스카의 뿌리
유채가 흐르는 강
나 대신 웃어주렴
청산도
꽃받침꽃
섬 바람꽃
3 어머니의 골무
아버지의 열쇠
물에 잠긴 어머니
거울 속의 당신
낙타
몽당연필
삼각산
시들지 않는 꽃
식지 않는 손
어머니의 골무
어머니를 낭송하다
어미 모母
어느 장인匠人 아버지의 공방
마주 보며 살아온
흙담장 너머
예담길 찾아서
고봉으로 내리는 비
해거름
빙붕氷棚
낯선 땅에 둥지 틀다
어린 모국어
돌이 된 송편
사랑, 끝이 없다
4 마침표 없는 오월
택시
이 빠진 하모니카
양동시장
입 다문 모정
우리가 낳은 우리
봄날의 나비 떼
웃자란 아파트의 비상
수어手語
잃어버린 길
하모니카 소리가 젖은 골목에서
헛소문
뉴욕의 매운맛
달빛에 별빛에
막대자석 요술
운림산방의 불빛
시애틀 추장의 메아리
나는 나는 물맷군
물음표와 느낌표는 한 빛이다
그녀가 날아가는 길
명옥헌 이방인
마침표 없는 오월
배터리 충전은
하늘 향기
끈
양림동 펭귄 마을
|해설| 진정성과 문학성 구현의 언어미학 /강경호
저자
저자
홍영숙
·아호 : 서인당(瑞仁堂), 홍그레
·수도여자사범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중고등학교 국어교사 역임
·2011년 《문학예술》 신인상
·2077년 시낭송 교육사
·2022년 《시와사람》 시 등단
·제20회 공무원연금문학상 수상
·기억하라 오월 콘텐츠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시극)
·(사)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 시낭송 회장
?저서
시집 『사랑 꽃으로 피고 외로움 잎으로 지다』
『조각보를 깁다』
·수도여자사범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중고등학교 국어교사 역임
·2011년 《문학예술》 신인상
·2077년 시낭송 교육사
·2022년 《시와사람》 시 등단
·제20회 공무원연금문학상 수상
·기억하라 오월 콘텐츠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시극)
·(사)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 시낭송 회장
?저서
시집 『사랑 꽃으로 피고 외로움 잎으로 지다』
『조각보를 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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