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진짜 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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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와 한계의 선을 넘는 록스피릿!
유머와 위트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아낸 소설 『15번 진짜 안 와』. <이원식 씨의 타격 폼>의 작가 박상이 펴낸 장편소설로, 꿈 많은 청춘들을 위한 현실 초월 멜로디를 전한다. 적당히 돈도 벌고 하고 싶은 록 밴드도 하면서 아쉬울 것 없이 살아가던 고남일에게 갑자기 되는 일이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한국 사회의 한계와 경계의 선을 넘기 위해 고남일은 무작정 런던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우연히 옛 여자친구 미영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켄세이라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고남일은 로잔나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네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힘을 합쳐 데모 앨범까지 제작하는데….
유머와 위트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아낸 소설 『15번 진짜 안 와』. <이원식 씨의 타격 폼>의 작가 박상이 펴낸 장편소설로, 꿈 많은 청춘들을 위한 현실 초월 멜로디를 전한다. 적당히 돈도 벌고 하고 싶은 록 밴드도 하면서 아쉬울 것 없이 살아가던 고남일에게 갑자기 되는 일이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한국 사회의 한계와 경계의 선을 넘기 위해 고남일은 무작정 런던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우연히 옛 여자친구 미영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켄세이라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고남일은 로잔나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네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힘을 합쳐 데모 앨범까지 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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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포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살아 있는 것에 대한,
끝내 살아남는 것에 대한
박상의 현실 초월 멜로디!
『이원식 씨의 타격 폼』 박상의
2011년 신작 장편소설 『15번 진짜 안 와』
특유의 유머와 위트 속에 담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지금껏 안 되면 죽으면 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버텼다면 이제부턴 이런저런 복잡한 현실을 초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고 싶었다. 사랑의 궁극엔 사랑이 없다. 그것이 사랑의 초월이다. 진짜 사랑, 진짜 한 명과 죽도록 사랑하는 것, 그런 건 비현실적이다. 고남일은 모두를 사랑한다는 초극의 플라토닉 사랑과 어떤 대상과의 자유로운 성애를 접목하는 부분에서 문득 감을 잡고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락정신'으로 무장한 박상의 공중부양 헤드뱅잉 샤우팅!
- 꿈 많은 청춘들에게 쏘는 현실 초월 멜로디!
박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15번 진짜 안 와』는 인터넷 웹진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연재 당시부터 서사를 이끌어가는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로 『15번 진짜 안 와』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유머'와 '웃음'이라는 코드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화제가 되었던 『이원식 씨의 타격 폼』과 마찬가지로, 소외된 소시민의 삶과 무질서가 하나의 질서가 되어버린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그들만의 극복 의지를 관철시킨다. 그와 동시에, 단편에서는 잘 드러내기 힘들었던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고, 문장과 서사는 더욱 밀도가 깊어졌다. 작가의 말에도 드러나 있듯이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등단 후부터 지금까지 써왔던 이야기들의 대단원을 장식하고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을 열려 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든 박상은 자신만의 소설 스타일을 굳건히 지켜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그마한 성과들을 조금씩 이루어내고 있다. 이번 소설 『15번 진짜 안 와』는 자신만의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작가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한국 문단에서 박상이라는 소설가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락'의 본고장 런던에서 폭발하는 락스피릿!
적당히 돈 벌면서 하고 싶은 록 밴드를 하고 아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던 고남일. 그런 고남일에게 갑자기 되는 일이 콧구멍만큼도 없어지는 봉변이 찾아왔다. 한국 사회의 한계와 경계의 선을 넘기 위해 고남일은 런던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왜 하필 런던이냐고? 고남일이 좋아하는 밴드들이 죄다 영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집을 급매물로 내놓고 목숨보다 아끼는 기타와 오토바이를 친구 이원식에게 팔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런던으로 떠난다. 그렇게 무작정 떠난 영국에서 우연히 옛 여자친구 미영을 만나게 되고 미영에게 런던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도움을 받게 된다. 고남일은 원하지 않던 이별을 했기에 미영에 대한 마음이 아직 남아 있지만 미영은 이미 켄세이라는 일본인 남자친구가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던 중에 스시 가게에서 배달을 하게 된 고남일은 거기에서 로잔나라는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고남일과 미영, 켄세이와 로잔나 네 명은 모두 타국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고 결국에는 같은 집에서 넷이 모두 함께 살게 된다. 그렇지만 이국의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이 젊은이들에게 런던에서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남일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운도 지지리도 없게, 되는 일이라곤 없다. 배달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고, 일하던 가게가 문을 닫아 일자리를 잃었다. 돈은 점점 떨어져가고,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락음악과 기타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넷의 힘을 합쳐 데모 앨범까지 제작하게 된다. 그러던 중 고남일의 비자 만료 날짜는 다가오는데……
부조리한 세상 속, 부끄럽지 않을 날들에 대한 박상의 기다림!
작가는 이 소설이 기다림에 대한 소설이라고 짐짓 연막을 피우듯 의뭉을 떨고 있지만, 저는 그가 숨기고 있는 것이, 그러니까 그가 숨기긴 숨겼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가 알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기다림으로부터의 떠남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것으로 여겨질 어느 날, 마치 제우스의 번개처럼, 어쩌면 예고치 않은 '락 정신'처럼, 그렇게 내리꽂히듯 등장할 메시아란, 그리고 그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이란, 지금 여기의 가장 현재적인 시간을 무한정 유예시키는 노예적인 체념의 판본, 어쩌면 리버티 백화점에서 만난 어떤 억압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판치는 신'자유'주의의 백화점 안에서 '억압'받는 마음이라니, 이런 모순이 또 있을까요). 이 기다림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이 기다림으로부터, 보란 듯이, 훌쩍 떠나버릴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차라리 불가능해 보입니다. 박상의 소설은 고남일을 통해서 바로 이 가장 오래된 불가능의 질문을, 하지만 또한 언제나 가장 생경할 수밖에 없는 이 가능성의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것은 또한 그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래서 작가가 의뭉스럽게도 스스로 '고도(Godot)'라는 상징의 또 다른 상징이라고 말하고 있는 저 '15번 버스'란, 아마도 이러한 불가능성의 다른 가능한 이름일 것입니다.
- 해설 중에서
『15번 진짜 안 와』는 기다림에 대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작가가 이 소설에서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 기다림이 무엇인지가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내준 숙제가 아닐까 한다. 작가 박상의 모습으로 소설 속에 투영된 고남일이 기다리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끄럽지 않을 날들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예상한다면 주인공이 기다리는 부끄럽지 않을 날은 음악으로 성공해 부끄럽지 않은 로커로서 살 수 있는 날이다. 그러나 단순히 구체적인 어떤 기다림의 의미를 넘어 조금 더 확장해보면 이 기다림은 구체적인 어떤 것에 대한 기다림이 아니다. 『15번 진짜 안 와』에서 끝까지 드러나지 않는 이 기다림의 구체성은 어쩌면 우리의 의식 속에서 만들어낸 것일 수 있다. 이 소설에서 표현하고 있는 묘사와 이야기들, 또는 농담처럼 뱉어내는 수많은 의미심장한 말들이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그랬던 것처럼 끝없는 방황과 기다림의 순환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기다림으로부터의 떠남'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에 대한 답을 소설 속에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우리에게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결코 오지 않는 고도(godot)와 같은, 헛된 기다림의 반복이 현재 우리 삶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 자체가 원동력이 되어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15번 버스는 이런 기다림을, 기다리지만 쉽게 오지 않는 것들을, 어쩌면 오지 않을 것들을 상징하는 하나의 알레고리다. 『15번 진짜 안 와』는 고남일이란 인물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미래의 날들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정작 그 행복과 즐거움이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을 기다리며 살고 있을까?
꽤나 난감한 등장, 소설가 박상
지난 2009년 첫 소설집 『이원식 씨의 타격 폼』을 출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소설가 박상. 박상은 소설가가 되기 전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면서 치열한 삶의 터전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몸으로 느끼며 살아왔다. 이런 치열하고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 재산이 되어 그의 소설 속에 고스란히 묻어 나오고 있다. 전업 소설가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웬만한 대기업 임원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야구광인 그는 최초의 문인야구단 '구인회'의 단장으로, 초창기 팀 창단 당시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지금의 '구인회'가 있게 한 장본인이다. 또한 국내 최초의 문인 밴드 '말도안돼'의 기타리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말도안돼'는 소설가 노희준, 박상, 하재영이 각각 보컬, 기타, 베이스를 맡고 있다. 소설가 노희준이 한때 록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소설가 박상에게 제안을 했고, 젊은 여성작가 하재영이 베이스기타를 맡아 밴드를 전격 결성했다. '젊은 작가들과 함께하는 한강 선상파티'에서 첫 공연을 하며 화려하게 데뷔 무대를 장식했다. 그 후 꾸준히 여러 공연을 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답답하고 고루한 작가의 이미지를 탈피해 독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싶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밴드 활동이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 박상의 이런 노력들은 그의 소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심하게 코믹하고 장난스러운 박상의 소설은 마치 문학은 "진지한 자세로 해야 한다는 통념을 허무는, 아예 세상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태도 자체를 허무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박상 소설의 근본적인 뿌리이고 앞으로도 이런 작업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설을 접한 소설가 박민규는 박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에는 네시가 산다. 네팔과 히말라야에는 예티가, 북아메리카에는 빅풋이, 중남미에선 추파카브라가, 또 아마존에선 마핀과리가 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박상이 산다. 꽤나,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 뒷담화
"어이, 근데 소설가라는 놈이 없는 얘기를 뻥 쳐야지 소싯적에 영국 갔다 온 자랑이나 하고 자빠졌어."
"지랄하네. 영국이고 나발이고 거지 같은 나라 기어 나가서 일본 식당에서 설거지하다 일본어만 배우고 온 게 잘도 자랑이겠다."
"아니지. 넌 거기서 인생의 밑바닥을 겪고 온 걸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
"쌈 싸 먹고 자빠졌네. 그건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는 거거든? 밑바닥은 만국 공통인데 그게 뭐가 자랑스러워?"
"알았어. 그렇게 화낼 건 없잖아. 그런데 만약 그 밑바닥에서 락이 피어나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면 좀 잘 쓰지 그랬어? 소설은 박상이 잘 쓴다, 하고 떠들고 다니더니 이게 그거야?"
"내가 아까부터 얘기했잖아! 이건 기다림에 대한 얘기라고. 그런 얘기를 잘 쓰면 뭘 해. 그냥 열심히 쓰고 열심히 기다리면 되는 거야."
"그게 말이 돼? 그래서 뭐? 뭘 기다린다고 썼는데?"
"그 질문은 아주 마음에 드는군. 내가 기다리는 건 말이야, 부끄럽지 않을 날이야. 나는 지금껏 늘 부끄러웠어. 그렇지만 난 '점층 스타일'이 좋아. 성장소설처럼 점차 발전해가는 플롯을 직접 구현해보고 싶어. 내가 지금 당장이라도 최고의 작품을 못 써낼 것 같아? 응? (박상 씨는 맞을까 봐 잠깐 눈치를 본다.) 그런데 지금 써버리면 재미가 없잖아. 작가라면 작품 활동 과정에도 구조가 있어야 할 것 아냐.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이게 그냥 단순한 순서가 아냐. 위기를 극복하고 절정의 작품을 써내야 구조적인 재미가 있는 거야. 어때, 졸라 멋지지 않아?"
추천사_ 해이수, 전아리
오늘의 젊은 소설가들 사이에서 박상은 독보적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로 손꼽힌다. 그는 우아하게 베이스볼과 기타 연주를 즐기며 부지런히 타인을 흠모하고 거침없이 소설을 집필한다. 이런 작가에게 부산이 육체적 출생지라면, 런던은 문화적 탄생지이다. 런던은 정형성과 분주함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대척점이자 그의 정신이 탐미하는 음악과 사랑, 동경과 우울, 모험과 자유가 함축된 공간이다.
사무엘 존슨은 일찍이 런던에서는 인생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했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저 이방의 도시에서 남루한 청춘이 누릴 수 있는 모든 난관과 곡절을 여기의 우리를 대신하여 빠짐없이 누리고야 만다. 한때 『호밀밭의 파수꾼』에 등장하는 홀든 콜필드에게 열광했던 독자라면 이 소설의 고남일을 위해 건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해이수 (소설가)
아무리 기다리고 있어도~ 아무리 죽어라 기다려도~
이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든다.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붙여서 흥얼거리게 된다. 15번 버스는 '담배를 피우려고 테라스에 서 있으면 죽도록 자주 지나가는데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안 오는 게 미스터리'인 버스. 오랜만에 책 읽으면서 신나게 웃었다. 주인공과 이렇게까지 빠르고 깊게 정이 드는 소설도 드물 것이다. 이 글은 애써 꾸미거나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힘들 땐 힘내라는 사람보다, 힘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다. 여기, 헤드뱅잉을 하며 락스피릿을 외치며 그런 위로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
전아리 (소설가)
<책 속으로 추가>
그는 진정한 락정신이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느끼며 황홀감에 휩싸였다. 뜨겁고, 매섭고, 처절하고, 멋지며, 최초에 자신을 매료시켰던 그 무언가! 그가 한없이 기다리고 있던 감각이 돌아온 것임에 틀림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이번엔 우주의 모든 별들이 자신의 음악에 열광적인 헤드뱅잉을 하고 있다는 환상까지 깃들었다.
고남일은 그들을 위해 아주 그냥 하얗게 태워버리겠다는 심정이 되어 오버하기 시작했다.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것, 그가 가진 인생의 비의(悲意), 그것 때문에 느껴야 했던 거지 같은 지랄들, 죽어라 똥 빠지게 기다렸던 것들, 락음악은 진화할 뿐 끝나지 않았다는 항변, 나아가서는 시간과 인생의 허무에 대한 신랄한 조롱. 뭐 그런 걸 모조리 꺼내놓는 것이었다.
마치 그것들이 하나로 뭉쳐지면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고 마음과 생각, 기쁨과 슬픔을 초월하고, 사랑과 사랑 아닌 것, 음악과 음악 아닌 것을 초월해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고남일은 그 상태로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를 연주했다. 앰프에서 나는 기타 소리는 작았지만 그가 만들고 있는 진동은 우주의 끝에 닿을 듯 폭발적이었다. 그는 뜨겁게 소리 지르며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리를 쫙 찢은 채 쉴 틈 없이 머리를 마구 돌렸고, 잔디 위에 무릎을 대고 미끄러지며 기타 애드리브를 넣었고, 곡이 끝날 땐 달을 터치할 수 있을 만큼 높이 점프했다.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에서 뭔가 부족해 보이던 일말의 것이 그 순간 가볍게 해소되었다. 그가 보여주는 모든 메시지는 진정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확연한 전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어서 세상에 락정신의 정수를 바가지로 끼얹어 개떡 같은 현실을 몽둥이로 때리고 비틀고 잡아 뜯는 듯했다. 고남일의 기타는 아주 기타줄 한 가닥 한 가닥으로 별들의 심장을 찢어놓을 듯 강력한 사운드를 뿜어냈다. 그렇게 연주한 곡은 최고의 락넘버이자 락정신 그 자체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버렸다. (pp. 319 ~ 320)
끝내 살아남는 것에 대한
박상의 현실 초월 멜로디!
『이원식 씨의 타격 폼』 박상의
2011년 신작 장편소설 『15번 진짜 안 와』
특유의 유머와 위트 속에 담긴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지금껏 안 되면 죽으면 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버텼다면 이제부턴 이런저런 복잡한 현실을 초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고 싶었다. 사랑의 궁극엔 사랑이 없다. 그것이 사랑의 초월이다. 진짜 사랑, 진짜 한 명과 죽도록 사랑하는 것, 그런 건 비현실적이다. 고남일은 모두를 사랑한다는 초극의 플라토닉 사랑과 어떤 대상과의 자유로운 성애를 접목하는 부분에서 문득 감을 잡고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락정신'으로 무장한 박상의 공중부양 헤드뱅잉 샤우팅!
- 꿈 많은 청춘들에게 쏘는 현실 초월 멜로디!
박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15번 진짜 안 와』는 인터넷 웹진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연재 당시부터 서사를 이끌어가는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로 『15번 진짜 안 와』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유머'와 '웃음'이라는 코드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화제가 되었던 『이원식 씨의 타격 폼』과 마찬가지로, 소외된 소시민의 삶과 무질서가 하나의 질서가 되어버린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그들만의 극복 의지를 관철시킨다. 그와 동시에, 단편에서는 잘 드러내기 힘들었던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고, 문장과 서사는 더욱 밀도가 깊어졌다. 작가의 말에도 드러나 있듯이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등단 후부터 지금까지 써왔던 이야기들의 대단원을 장식하고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을 열려 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든 박상은 자신만의 소설 스타일을 굳건히 지켜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그마한 성과들을 조금씩 이루어내고 있다. 이번 소설 『15번 진짜 안 와』는 자신만의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작가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한국 문단에서 박상이라는 소설가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락'의 본고장 런던에서 폭발하는 락스피릿!
적당히 돈 벌면서 하고 싶은 록 밴드를 하고 아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던 고남일. 그런 고남일에게 갑자기 되는 일이 콧구멍만큼도 없어지는 봉변이 찾아왔다. 한국 사회의 한계와 경계의 선을 넘기 위해 고남일은 런던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왜 하필 런던이냐고? 고남일이 좋아하는 밴드들이 죄다 영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집을 급매물로 내놓고 목숨보다 아끼는 기타와 오토바이를 친구 이원식에게 팔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런던으로 떠난다. 그렇게 무작정 떠난 영국에서 우연히 옛 여자친구 미영을 만나게 되고 미영에게 런던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도움을 받게 된다. 고남일은 원하지 않던 이별을 했기에 미영에 대한 마음이 아직 남아 있지만 미영은 이미 켄세이라는 일본인 남자친구가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던 중에 스시 가게에서 배달을 하게 된 고남일은 거기에서 로잔나라는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고남일과 미영, 켄세이와 로잔나 네 명은 모두 타국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고 결국에는 같은 집에서 넷이 모두 함께 살게 된다. 그렇지만 이국의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이 젊은이들에게 런던에서의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남일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운도 지지리도 없게, 되는 일이라곤 없다. 배달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고, 일하던 가게가 문을 닫아 일자리를 잃었다. 돈은 점점 떨어져가고,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락음악과 기타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넷의 힘을 합쳐 데모 앨범까지 제작하게 된다. 그러던 중 고남일의 비자 만료 날짜는 다가오는데……
부조리한 세상 속, 부끄럽지 않을 날들에 대한 박상의 기다림!
작가는 이 소설이 기다림에 대한 소설이라고 짐짓 연막을 피우듯 의뭉을 떨고 있지만, 저는 그가 숨기고 있는 것이, 그러니까 그가 숨기긴 숨겼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가 알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기다림으로부터의 떠남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역사적이고 결정적인 것으로 여겨질 어느 날, 마치 제우스의 번개처럼, 어쩌면 예고치 않은 '락 정신'처럼, 그렇게 내리꽂히듯 등장할 메시아란, 그리고 그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이란, 지금 여기의 가장 현재적인 시간을 무한정 유예시키는 노예적인 체념의 판본, 어쩌면 리버티 백화점에서 만난 어떤 억압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판치는 신'자유'주의의 백화점 안에서 '억압'받는 마음이라니, 이런 모순이 또 있을까요). 이 기다림을 놓아버릴 수 있을까요, 이 기다림으로부터, 보란 듯이, 훌쩍 떠나버릴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차라리 불가능해 보입니다. 박상의 소설은 고남일을 통해서 바로 이 가장 오래된 불가능의 질문을, 하지만 또한 언제나 가장 생경할 수밖에 없는 이 가능성의 질문을 던지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것은 또한 그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래서 작가가 의뭉스럽게도 스스로 '고도(Godot)'라는 상징의 또 다른 상징이라고 말하고 있는 저 '15번 버스'란, 아마도 이러한 불가능성의 다른 가능한 이름일 것입니다.
- 해설 중에서
『15번 진짜 안 와』는 기다림에 대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작가가 이 소설에서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 기다림이 무엇인지가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내준 숙제가 아닐까 한다. 작가 박상의 모습으로 소설 속에 투영된 고남일이 기다리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끄럽지 않을 날들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예상한다면 주인공이 기다리는 부끄럽지 않을 날은 음악으로 성공해 부끄럽지 않은 로커로서 살 수 있는 날이다. 그러나 단순히 구체적인 어떤 기다림의 의미를 넘어 조금 더 확장해보면 이 기다림은 구체적인 어떤 것에 대한 기다림이 아니다. 『15번 진짜 안 와』에서 끝까지 드러나지 않는 이 기다림의 구체성은 어쩌면 우리의 의식 속에서 만들어낸 것일 수 있다. 이 소설에서 표현하고 있는 묘사와 이야기들, 또는 농담처럼 뱉어내는 수많은 의미심장한 말들이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그랬던 것처럼 끝없는 방황과 기다림의 순환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기다림으로부터의 떠남'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에 대한 답을 소설 속에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우리에게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결코 오지 않는 고도(godot)와 같은, 헛된 기다림의 반복이 현재 우리 삶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 자체가 원동력이 되어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15번 버스는 이런 기다림을, 기다리지만 쉽게 오지 않는 것들을, 어쩌면 오지 않을 것들을 상징하는 하나의 알레고리다. 『15번 진짜 안 와』는 고남일이란 인물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미래의 날들을 기다리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정작 그 행복과 즐거움이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을 기다리며 살고 있을까?
꽤나 난감한 등장, 소설가 박상
지난 2009년 첫 소설집 『이원식 씨의 타격 폼』을 출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소설가 박상. 박상은 소설가가 되기 전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면서 치열한 삶의 터전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몸으로 느끼며 살아왔다. 이런 치열하고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 재산이 되어 그의 소설 속에 고스란히 묻어 나오고 있다. 전업 소설가이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웬만한 대기업 임원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야구광인 그는 최초의 문인야구단 '구인회'의 단장으로, 초창기 팀 창단 당시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지금의 '구인회'가 있게 한 장본인이다. 또한 국내 최초의 문인 밴드 '말도안돼'의 기타리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말도안돼'는 소설가 노희준, 박상, 하재영이 각각 보컬, 기타, 베이스를 맡고 있다. 소설가 노희준이 한때 록밴드의 기타리스트였던 소설가 박상에게 제안을 했고, 젊은 여성작가 하재영이 베이스기타를 맡아 밴드를 전격 결성했다. '젊은 작가들과 함께하는 한강 선상파티'에서 첫 공연을 하며 화려하게 데뷔 무대를 장식했다. 그 후 꾸준히 여러 공연을 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답답하고 고루한 작가의 이미지를 탈피해 독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싶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밴드 활동이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것이다. 소설가 박상의 이런 노력들은 그의 소설에서도 잘 드러난다. 심하게 코믹하고 장난스러운 박상의 소설은 마치 문학은 "진지한 자세로 해야 한다는 통념을 허무는, 아예 세상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태도 자체를 허무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박상 소설의 근본적인 뿌리이고 앞으로도 이런 작업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설을 접한 소설가 박민규는 박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에는 네시가 산다. 네팔과 히말라야에는 예티가, 북아메리카에는 빅풋이, 중남미에선 추파카브라가, 또 아마존에선 마핀과리가 살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는 박상이 산다. 꽤나,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 뒷담화
"어이, 근데 소설가라는 놈이 없는 얘기를 뻥 쳐야지 소싯적에 영국 갔다 온 자랑이나 하고 자빠졌어."
"지랄하네. 영국이고 나발이고 거지 같은 나라 기어 나가서 일본 식당에서 설거지하다 일본어만 배우고 온 게 잘도 자랑이겠다."
"아니지. 넌 거기서 인생의 밑바닥을 겪고 온 걸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
"쌈 싸 먹고 자빠졌네. 그건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는 거거든? 밑바닥은 만국 공통인데 그게 뭐가 자랑스러워?"
"알았어. 그렇게 화낼 건 없잖아. 그런데 만약 그 밑바닥에서 락이 피어나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면 좀 잘 쓰지 그랬어? 소설은 박상이 잘 쓴다, 하고 떠들고 다니더니 이게 그거야?"
"내가 아까부터 얘기했잖아! 이건 기다림에 대한 얘기라고. 그런 얘기를 잘 쓰면 뭘 해. 그냥 열심히 쓰고 열심히 기다리면 되는 거야."
"그게 말이 돼? 그래서 뭐? 뭘 기다린다고 썼는데?"
"그 질문은 아주 마음에 드는군. 내가 기다리는 건 말이야, 부끄럽지 않을 날이야. 나는 지금껏 늘 부끄러웠어. 그렇지만 난 '점층 스타일'이 좋아. 성장소설처럼 점차 발전해가는 플롯을 직접 구현해보고 싶어. 내가 지금 당장이라도 최고의 작품을 못 써낼 것 같아? 응? (박상 씨는 맞을까 봐 잠깐 눈치를 본다.) 그런데 지금 써버리면 재미가 없잖아. 작가라면 작품 활동 과정에도 구조가 있어야 할 것 아냐.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이게 그냥 단순한 순서가 아냐. 위기를 극복하고 절정의 작품을 써내야 구조적인 재미가 있는 거야. 어때, 졸라 멋지지 않아?"
추천사_ 해이수, 전아리
오늘의 젊은 소설가들 사이에서 박상은 독보적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로 손꼽힌다. 그는 우아하게 베이스볼과 기타 연주를 즐기며 부지런히 타인을 흠모하고 거침없이 소설을 집필한다. 이런 작가에게 부산이 육체적 출생지라면, 런던은 문화적 탄생지이다. 런던은 정형성과 분주함으로 대변되는 서울의 대척점이자 그의 정신이 탐미하는 음악과 사랑, 동경과 우울, 모험과 자유가 함축된 공간이다.
사무엘 존슨은 일찍이 런던에서는 인생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고 했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저 이방의 도시에서 남루한 청춘이 누릴 수 있는 모든 난관과 곡절을 여기의 우리를 대신하여 빠짐없이 누리고야 만다. 한때 『호밀밭의 파수꾼』에 등장하는 홀든 콜필드에게 열광했던 독자라면 이 소설의 고남일을 위해 건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해이수 (소설가)
아무리 기다리고 있어도~ 아무리 죽어라 기다려도~
이 가사가 정말 마음에 든다.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붙여서 흥얼거리게 된다. 15번 버스는 '담배를 피우려고 테라스에 서 있으면 죽도록 자주 지나가는데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안 오는 게 미스터리'인 버스. 오랜만에 책 읽으면서 신나게 웃었다. 주인공과 이렇게까지 빠르고 깊게 정이 드는 소설도 드물 것이다. 이 글은 애써 꾸미거나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힘들 땐 힘내라는 사람보다, 힘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다. 여기, 헤드뱅잉을 하며 락스피릿을 외치며 그런 위로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
전아리 (소설가)
<책 속으로 추가>
그는 진정한 락정신이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느끼며 황홀감에 휩싸였다. 뜨겁고, 매섭고, 처절하고, 멋지며, 최초에 자신을 매료시켰던 그 무언가! 그가 한없이 기다리고 있던 감각이 돌아온 것임에 틀림없었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이번엔 우주의 모든 별들이 자신의 음악에 열광적인 헤드뱅잉을 하고 있다는 환상까지 깃들었다.
고남일은 그들을 위해 아주 그냥 하얗게 태워버리겠다는 심정이 되어 오버하기 시작했다.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것, 그가 가진 인생의 비의(悲意), 그것 때문에 느껴야 했던 거지 같은 지랄들, 죽어라 똥 빠지게 기다렸던 것들, 락음악은 진화할 뿐 끝나지 않았다는 항변, 나아가서는 시간과 인생의 허무에 대한 신랄한 조롱. 뭐 그런 걸 모조리 꺼내놓는 것이었다.
마치 그것들이 하나로 뭉쳐지면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고 마음과 생각, 기쁨과 슬픔을 초월하고, 사랑과 사랑 아닌 것, 음악과 음악 아닌 것을 초월해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고남일은 그 상태로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를 연주했다. 앰프에서 나는 기타 소리는 작았지만 그가 만들고 있는 진동은 우주의 끝에 닿을 듯 폭발적이었다. 그는 뜨겁게 소리 지르며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리를 쫙 찢은 채 쉴 틈 없이 머리를 마구 돌렸고, 잔디 위에 무릎을 대고 미끄러지며 기타 애드리브를 넣었고, 곡이 끝날 땐 달을 터치할 수 있을 만큼 높이 점프했다. <종말을 조용히 시킬 시끄러운 발악>에서 뭔가 부족해 보이던 일말의 것이 그 순간 가볍게 해소되었다. 그가 보여주는 모든 메시지는 진정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확연한 전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어서 세상에 락정신의 정수를 바가지로 끼얹어 개떡 같은 현실을 몽둥이로 때리고 비틀고 잡아 뜯는 듯했다. 고남일의 기타는 아주 기타줄 한 가닥 한 가닥으로 별들의 심장을 찢어놓을 듯 강력한 사운드를 뿜어냈다. 그렇게 연주한 곡은 최고의 락넘버이자 락정신 그 자체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버렸다. (pp. 319 ~ 320)
목차
목차
떠나면 돼
만나면 돼
공부하면 돼
사랑하면 돼
벌면 돼
같이 살면 돼
15번 진짜 안 와
막 사랑하면 돼
해버리면 돼
그러면 돼
작가 뒷담화
해설
만나면 돼
공부하면 돼
사랑하면 돼
벌면 돼
같이 살면 돼
15번 진짜 안 와
막 사랑하면 돼
해버리면 돼
그러면 돼
작가 뒷담화
해설
저자
저자
박상
저자 박상은 어릴 땐 바보같이 빨리 어른이 되길 기다렸다. 지금은 노화를 방지하는 약이 발명되길 몹시 기다리며 감자 팩을 하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작가를 꿈꿨으나 등단하기까지 매우 오래 기다렸다. 작가가 된 뒤론 불후의 세계 명작을 써재끼게 될 날을 미친 듯이 기다리고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락음악과 일렉트로닉기타에 경도되었고 마티 프리드먼처럼 기타를 치게 될 날을 기다려왔다. 그건 이십년 째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 가장 간절히 기다리는 건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다. 하는 짓이 너무 부끄러워 빨리 철이 들길 기다리고 있지만 아마도 그 기다림엔 끝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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