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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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같이 살 수 없는 이 시대의 싱글족!
'나와 내 이웃'으로 맺어진 세상에 대한 표명희의 소설집 『하우스 메이트』.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대한 예민한 시선을 바탕으로 독특한 리얼리즘적 세계를 쌓아온 작가 표명희. 6년 만에 펴낸 이번 두 번째 소설집에는 지난 5년간 각종 지면에 발표한 단편들 중에서 '나와 내 이웃'이라는 동일한 정서를 지닌 8편을 담았다. 주인공의 일상에 느닷없이 낯선 타인이 들어와 고요하고 완전무결했던 혼자만의 세계를 휘저어놓고 사라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타인의 이기심과 속물성이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성가시고 피곤하게 하는지, 사회의 약자로서 살아가려면 스스로를 타인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타인과 같이 살 수 없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를 절감하는 이 시대의 싱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나와 내 이웃'으로 맺어진 세상에 대한 표명희의 소설집 『하우스 메이트』.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대한 예민한 시선을 바탕으로 독특한 리얼리즘적 세계를 쌓아온 작가 표명희. 6년 만에 펴낸 이번 두 번째 소설집에는 지난 5년간 각종 지면에 발표한 단편들 중에서 '나와 내 이웃'이라는 동일한 정서를 지닌 8편을 담았다. 주인공의 일상에 느닷없이 낯선 타인이 들어와 고요하고 완전무결했던 혼자만의 세계를 휘저어놓고 사라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타인의 이기심과 속물성이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성가시고 피곤하게 하는지, 사회의 약자로서 살아가려면 스스로를 타인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타인과 같이 살 수 없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를 절감하는 이 시대의 싱글족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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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대한 예민한 시선을 토대로 독특한 리얼리즘적 작품 세계를 만들어온 소설가 표명희가 6년 만에 새로운 소설집을 내놓았다. 첫 소설집에서 보여주었던 하층계급민의 삶을 다루는 서늘하고 건조한 문장은 더욱 진일보하여, 때로는 성스럽고 때로는 비천한 나와 내 이웃들의 모습을 '일상적 환상성'이라고 할 만한 특유의 필치로 펼쳐 보인다.
가족은 붕괴되었고 연인은 떠났다. 내 곁에 남은 것은 괴이쩍고 불편한 이웃들뿐
지난해 출간한 첫 장편소설로 50개 출판사 편집장들이 뽑은 '2010년 기억할 만한 책'에 선정되기도 한 소설가 표명희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하여 직장 생활과 창작을 병행하다가 전업 작가를 선언한 것이 2005년, 그 후 5년간 각종 지면에 왕성하게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나와 내 이웃'이라는 동일한 정서를 지닌 8편을 선택해 '하우스메이트'라는 타이틀로 책을 묶었다. 등단 이래 그의 소설은 가족 혹은 연인 관계의 허구성과 속물성을 탁월하게 포착해오면서 그런 관계를 가능케 하는 자본주의 사회 속 계급과 권력의 문제까지도 보여주었다. 그럼으로써 그 작품들은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인 여성의 모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현하는 페미니즘 성향에 그치지 않고, 한 인간을 둘러싼 사회상과 그 속에서 다른 인간과 맺는 관계의 근원적인 의미를 묻는 지점에까지 나아간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서 '하우스메이트 3부작'이라 불러도 될「피아노와 찌루」,「방문객」,「란이 왔다」같은 작품에 작가의 그러한 태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까다롭고 폐쇄적인 성격의 프리랜서 노처녀가 급한 빚 때문에 마지못해 애완견이 딸린 젊은 세입자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되는 변화무쌍한 동거생활을 그린「피아노와 찌루」, 동거녀로부터 버림받고 새로운 생활 터전을 찾는 레즈비언 소설가와 대화상대가 되어줄 여성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싱글족 남성 간의 이메일 교류를 담은「방문객」, 대학 시절 하우스메이트였던 '란'이 어느 날 느닷없이 이혼녀 '경'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되는「란이 왔다」등은 홀로 완전무결하다 느끼는 주인공의 일상에 느닷없이 낯선 타인이 들어와 그 고요한 세계를 온통 휘저어놓고 사라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혼자가 된 이의 황망함과 남겨진 타인의 온기, 그럼에도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잘 구획된 콘크리트 섬" 속의 "고립에 가깝도록 완벽하게 보장되는 독립생활"이 싱글족에겐 어떠한 의미인지 독자는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듯이 파악할 수 있다.
나와 타인 사이에 존재하는 깊고 날카로운 심연과 소통의 불가능성
가족 때문에, 연인 때문에, 혹은 동료 때문에 사회 주변부로 점점 밀려나 끝내는 자기 안으로 도피해버리는 다양한 여성 인물상을 보여준 전작과는 달리 이번 소설집에서는 지난 5년간 표명희의 소설세계에서 일어난 미묘한 시점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최근작인「피아노와 찌루」가 대표적인데, 자기 주변의 모든 타인을 무심하게, 때로는 공격적으로 대했던 표명희 소설의 역대 주인공으로서는 처음으로 '서령'은 경계심을 거두고 손을 뻗어 고통받는 '진아'의 복부 흉터를 잠깐이나마 어루만진다. 그가 진아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느끼는 '온기'는 단독자의 개별성이 무너지고 주체와 타자 간의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을, 이 둘의 "무한한 만남의 순간"을 증명한다.
주인공이 "어차피 온전한 이해라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중얼거릴 때, 이는 무관심이 아니라, 냉정한 사람이 보여주는 열렬한 관심이다. 그렇게 말하는 자야말로 소통을 시도하다가 그 불가능성에 기만당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다시 어렵게 손을 내밀어 이웃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깊고 날카로운 심연 앞에서 이웃과의 불가능한 만남이 무한하게 펼쳐지려 한다. 표명희는 첫 장편소설 출간에 이어 이번 여름부터 문예지에 두번째 장편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세계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소설을 낸 끝에 비로소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앞으로도 그는 '나와 내 이웃'으로 맺어진 이 세상에 대해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고 우리에게 더 확장된 '이웃'의 모습을, 더 견고해진 '나'의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추천사]
표명희의 이번 소설집에는 '솔로판타지'라 명명해도 좋을 만큼 고독한 개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사별과 이혼을 되풀이한 여자, 레즈비언 야설 작가, 2급 장애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여자, 록밴드 보컬 출신의 노점상, 퀵서비스맨과 스무 살의 동거녀, 사십 대의 게이 피아노 선생·······. 작가가 '유령'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자기만의 은폐된 공간에 머물며 '세상과 접촉하는 유일한 방식'으로 함께 살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상대와 가까워지는 순간 각자 뒷걸음질을 치는 '도착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바로 나의 메이트일 가능성을 이제는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윤대녕(소설가)
[해설 중에서]
『하우스메이트』에서 가족이라는 친밀한 공동체는 일찌감치 붕괴되어 치명적인 상처로 남아 있다. 부모는 이혼하고, 배우자는 죽거나 바람을 피우며, 반려동물 역시 장애가 있거나 죽음을 맞이한다. 가진 것이 없고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어떻게든 의지할 가족을 만들고자 하는 일반 사람들과 달리, 표명희의 소설 속 인물들은 "남과 같이 살 수 없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절감"하는 이 시대의 싱글족이다.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깊고 날카로운 심연 앞에서 이웃과의 불가능한 만남이 무한하게 펼쳐지고 있다. 강지희(문학평론가)
[줄거리]
피아노와 찌루- 까다롭고 폐쇄적인 성격의 노처녀가 주인공. 회사도 다니지 않고 오랜 기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해 왔으나 불황으로 인해 일감이 끊기면서 카드 빚을 지게 된다. 하루도 빠짐없이 걸려오는 서슬퍼런 카드사의 독촉전화에 못 견뎌 보증금을 원하는 대로 즉시 내겠다는 21살의 젊은 여성 세입자를 받아들이지만, 그 세입자에게는 애완견이 네 마리나 딸려 있다. 우물 안처럼 고요하던 주인공의 일상은 세입자와 애완견들을 맞이하면서 변화무쌍하게 요동치는데…….
방문객- '디디'는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최고 조회 수의 '야설'을 연재 중인 레즈비언 소설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신의 동거녀 '빈'에게 버림받고 괴로워한다. 어떻게든 새 출발을 하고자 이번에는 자신이 누군가의 하우스메이트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인터넷카페에서 동거인을 찾는 '마이너 블루'라는 닉네임의 부유한 싱글족 남성과 이메일 면접을 본다. 무려 석 달이 넘도록 이메일로 지속된 마이너 블루의 심층 면접. 디디는 마침내 그의 '허락'을 받는데, 과연 그녀의 최종선택은?
너와 나의 도서관- 호텔로 치면 5성급에 해당될 서울의 어느 대형 공공도서관에서 의문의 사건이 벌어진다. 사서 U가 새로 부임한 관장을 설득해 시작된 도서관 휴식공간 확충을 위한 실내 정원 프로젝트, 일명 'U 가든'이 정체불명의 범인에 의해 마구 훼손된 것. 관장의 신임을 얻어 정규직 전환을 노리는 비정규직 사서 U와 군 제대 이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도서관 아르바이트에서 첫사랑이었던 대학 선배를 만난 게이 청년, 이 둘이 짝을 이루어 U 가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고 나섰다!
란이 왔다- 네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사별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386운동권 출신의 NGO활동가 '란', 그녀가 어느 날 바람처럼 '경'의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한 달만 지내게 해줘." 네 번째 이혼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인 것. 경 역시 한 번의 이혼 경력을 가진 번역가로 가장 힘들었던 이혼 직후에 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대학 시절 하우스메이트였던 그녀들은 마흔이 넘은 중년이 되어 다시 어색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이 여행을 떠난다.
그녀의 등 뒤- 프리랜서 작가인 주인공은 당일치기 마감의 원고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다. 관련 자료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원고 삼매경에 빠지지만, 어떤 험악한 사내에게 "키보드 소리가 시끄럽다"라고 위협당한 후부터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온갖 소음에 민감해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커피를 마시러 나간 도서관 밖에서 사소한 시비가 폭행으로 번지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원고를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홀로 히스테리적 망상에 빠져버리는데…….
열대의 크리스마스- 필리핀 마닐라로 장기출장 온 주인공은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자신의 생활을 돌봐준 현지의 한국인 이민자들과 필리핀 인들과 친구가 된다. 한국 내에서 급격히 팽창하는 실버산업와 이민사업을 위한 해외리조트 개발의 최전선에 서게 된 주인공이 목격한 마닐라의 모습, 현지인과 외지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호의와 무례와 몰이해와 허영의 이야기.
목격자를 찾습니다- 변두리 동네의 사거리에서 온갖 싸구려 잡화를 늘어놓고 파는 만물장수 '찬'. 그는 과거 록밴드의 베이시스트 겸 리드보컬이었으나 생활고로 동거녀가 떠나고 둘의 아이는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은 후로 음악을 포기하고 노점상을 시작했다. 그의 단골손님인 젊은 동거 커플 '링'과 '수'의 모습은 꿈으로 가득 찼던 자기의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날, '링'이 바로 그 사거리에서 뺑소니사고를 당해 죽자, 수는 목격자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고 다닌다. 목격자인 찬은 그 전단지가 불편해 견딜 수 없다.
골목길 포에버- 재개발이 결정 난 낡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낙타 등처럼 생겨서 낙타고개라고 부르는 그곳은 눈이라도 내리면 마을버스조차 다니지 못한다. 사고로 전 재산을 날리고 보증금 없는 셋방을 찾아 흘러들어온 바텐더 헤라, 프레스 기계에 한쪽 손이 망가진 일용직 남자,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절름발이 피아노 선생, 지적장애를 가진 늙은 딸을 데리고 살며 식당 주방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모……. 그 골목길 담벼락의 능소화 넝쿨처럼 서로 기대고 뒤엉켜서 살아가는 도시 빈민의 일상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가족은 붕괴되었고 연인은 떠났다. 내 곁에 남은 것은 괴이쩍고 불편한 이웃들뿐
지난해 출간한 첫 장편소설로 50개 출판사 편집장들이 뽑은 '2010년 기억할 만한 책'에 선정되기도 한 소설가 표명희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하여 직장 생활과 창작을 병행하다가 전업 작가를 선언한 것이 2005년, 그 후 5년간 각종 지면에 왕성하게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나와 내 이웃'이라는 동일한 정서를 지닌 8편을 선택해 '하우스메이트'라는 타이틀로 책을 묶었다. 등단 이래 그의 소설은 가족 혹은 연인 관계의 허구성과 속물성을 탁월하게 포착해오면서 그런 관계를 가능케 하는 자본주의 사회 속 계급과 권력의 문제까지도 보여주었다. 그럼으로써 그 작품들은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인 여성의 모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현하는 페미니즘 성향에 그치지 않고, 한 인간을 둘러싼 사회상과 그 속에서 다른 인간과 맺는 관계의 근원적인 의미를 묻는 지점에까지 나아간다. 특히 이번 소설집에서 '하우스메이트 3부작'이라 불러도 될「피아노와 찌루」,「방문객」,「란이 왔다」같은 작품에 작가의 그러한 태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까다롭고 폐쇄적인 성격의 프리랜서 노처녀가 급한 빚 때문에 마지못해 애완견이 딸린 젊은 세입자를 받아들이면서 시작되는 변화무쌍한 동거생활을 그린「피아노와 찌루」, 동거녀로부터 버림받고 새로운 생활 터전을 찾는 레즈비언 소설가와 대화상대가 되어줄 여성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싱글족 남성 간의 이메일 교류를 담은「방문객」, 대학 시절 하우스메이트였던 '란'이 어느 날 느닷없이 이혼녀 '경'의 집을 찾아오면서 시작되는「란이 왔다」등은 홀로 완전무결하다 느끼는 주인공의 일상에 느닷없이 낯선 타인이 들어와 그 고요한 세계를 온통 휘저어놓고 사라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혼자가 된 이의 황망함과 남겨진 타인의 온기, 그럼에도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잘 구획된 콘크리트 섬" 속의 "고립에 가깝도록 완벽하게 보장되는 독립생활"이 싱글족에겐 어떠한 의미인지 독자는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듯이 파악할 수 있다.
나와 타인 사이에 존재하는 깊고 날카로운 심연과 소통의 불가능성
가족 때문에, 연인 때문에, 혹은 동료 때문에 사회 주변부로 점점 밀려나 끝내는 자기 안으로 도피해버리는 다양한 여성 인물상을 보여준 전작과는 달리 이번 소설집에서는 지난 5년간 표명희의 소설세계에서 일어난 미묘한 시점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최근작인「피아노와 찌루」가 대표적인데, 자기 주변의 모든 타인을 무심하게, 때로는 공격적으로 대했던 표명희 소설의 역대 주인공으로서는 처음으로 '서령'은 경계심을 거두고 손을 뻗어 고통받는 '진아'의 복부 흉터를 잠깐이나마 어루만진다. 그가 진아의 피부를 쓰다듬으며 느끼는 '온기'는 단독자의 개별성이 무너지고 주체와 타자 간의 전환이 일어나는 순간을, 이 둘의 "무한한 만남의 순간"을 증명한다.
주인공이 "어차피 온전한 이해라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중얼거릴 때, 이는 무관심이 아니라, 냉정한 사람이 보여주는 열렬한 관심이다. 그렇게 말하는 자야말로 소통을 시도하다가 그 불가능성에 기만당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다시 어렵게 손을 내밀어 이웃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깊고 날카로운 심연 앞에서 이웃과의 불가능한 만남이 무한하게 펼쳐지려 한다. 표명희는 첫 장편소설 출간에 이어 이번 여름부터 문예지에 두번째 장편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의 소설세계는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소설을 낸 끝에 비로소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앞으로도 그는 '나와 내 이웃'으로 맺어진 이 세상에 대해 계속해서 써나갈 것이고 우리에게 더 확장된 '이웃'의 모습을, 더 견고해진 '나'의 세계를 보여줄 것이다.
[추천사]
표명희의 이번 소설집에는 '솔로판타지'라 명명해도 좋을 만큼 고독한 개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사별과 이혼을 되풀이한 여자, 레즈비언 야설 작가, 2급 장애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여자, 록밴드 보컬 출신의 노점상, 퀵서비스맨과 스무 살의 동거녀, 사십 대의 게이 피아노 선생·······. 작가가 '유령'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자기만의 은폐된 공간에 머물며 '세상과 접촉하는 유일한 방식'으로 함께 살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상대와 가까워지는 순간 각자 뒷걸음질을 치는 '도착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바로 나의 메이트일 가능성을 이제는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윤대녕(소설가)
[해설 중에서]
『하우스메이트』에서 가족이라는 친밀한 공동체는 일찌감치 붕괴되어 치명적인 상처로 남아 있다. 부모는 이혼하고, 배우자는 죽거나 바람을 피우며, 반려동물 역시 장애가 있거나 죽음을 맞이한다. 가진 것이 없고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어떻게든 의지할 가족을 만들고자 하는 일반 사람들과 달리, 표명희의 소설 속 인물들은 "남과 같이 살 수 없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절감"하는 이 시대의 싱글족이다. 나와 타인 사이에 놓인 깊고 날카로운 심연 앞에서 이웃과의 불가능한 만남이 무한하게 펼쳐지고 있다. 강지희(문학평론가)
[줄거리]
피아노와 찌루- 까다롭고 폐쇄적인 성격의 노처녀가 주인공. 회사도 다니지 않고 오랜 기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해 왔으나 불황으로 인해 일감이 끊기면서 카드 빚을 지게 된다. 하루도 빠짐없이 걸려오는 서슬퍼런 카드사의 독촉전화에 못 견뎌 보증금을 원하는 대로 즉시 내겠다는 21살의 젊은 여성 세입자를 받아들이지만, 그 세입자에게는 애완견이 네 마리나 딸려 있다. 우물 안처럼 고요하던 주인공의 일상은 세입자와 애완견들을 맞이하면서 변화무쌍하게 요동치는데…….
방문객- '디디'는 인터넷 성인사이트에서 최고 조회 수의 '야설'을 연재 중인 레즈비언 소설가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신의 동거녀 '빈'에게 버림받고 괴로워한다. 어떻게든 새 출발을 하고자 이번에는 자신이 누군가의 하우스메이트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인터넷카페에서 동거인을 찾는 '마이너 블루'라는 닉네임의 부유한 싱글족 남성과 이메일 면접을 본다. 무려 석 달이 넘도록 이메일로 지속된 마이너 블루의 심층 면접. 디디는 마침내 그의 '허락'을 받는데, 과연 그녀의 최종선택은?
너와 나의 도서관- 호텔로 치면 5성급에 해당될 서울의 어느 대형 공공도서관에서 의문의 사건이 벌어진다. 사서 U가 새로 부임한 관장을 설득해 시작된 도서관 휴식공간 확충을 위한 실내 정원 프로젝트, 일명 'U 가든'이 정체불명의 범인에 의해 마구 훼손된 것. 관장의 신임을 얻어 정규직 전환을 노리는 비정규직 사서 U와 군 제대 이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도서관 아르바이트에서 첫사랑이었던 대학 선배를 만난 게이 청년, 이 둘이 짝을 이루어 U 가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고 나섰다!
란이 왔다- 네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사별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386운동권 출신의 NGO활동가 '란', 그녀가 어느 날 바람처럼 '경'의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드린다. "한 달만 지내게 해줘." 네 번째 이혼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인 것. 경 역시 한 번의 이혼 경력을 가진 번역가로 가장 힘들었던 이혼 직후에 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어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대학 시절 하우스메이트였던 그녀들은 마흔이 넘은 중년이 되어 다시 어색한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이 여행을 떠난다.
그녀의 등 뒤- 프리랜서 작가인 주인공은 당일치기 마감의 원고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다. 관련 자료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원고 삼매경에 빠지지만, 어떤 험악한 사내에게 "키보드 소리가 시끄럽다"라고 위협당한 후부터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온갖 소음에 민감해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커피를 마시러 나간 도서관 밖에서 사소한 시비가 폭행으로 번지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원고를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홀로 히스테리적 망상에 빠져버리는데…….
열대의 크리스마스- 필리핀 마닐라로 장기출장 온 주인공은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자신의 생활을 돌봐준 현지의 한국인 이민자들과 필리핀 인들과 친구가 된다. 한국 내에서 급격히 팽창하는 실버산업와 이민사업을 위한 해외리조트 개발의 최전선에 서게 된 주인공이 목격한 마닐라의 모습, 현지인과 외지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호의와 무례와 몰이해와 허영의 이야기.
목격자를 찾습니다- 변두리 동네의 사거리에서 온갖 싸구려 잡화를 늘어놓고 파는 만물장수 '찬'. 그는 과거 록밴드의 베이시스트 겸 리드보컬이었으나 생활고로 동거녀가 떠나고 둘의 아이는 태어나지도 못한 채 죽은 후로 음악을 포기하고 노점상을 시작했다. 그의 단골손님인 젊은 동거 커플 '링'과 '수'의 모습은 꿈으로 가득 찼던 자기의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날, '링'이 바로 그 사거리에서 뺑소니사고를 당해 죽자, 수는 목격자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고 다닌다. 목격자인 찬은 그 전단지가 불편해 견딜 수 없다.
골목길 포에버- 재개발이 결정 난 낡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낙타 등처럼 생겨서 낙타고개라고 부르는 그곳은 눈이라도 내리면 마을버스조차 다니지 못한다. 사고로 전 재산을 날리고 보증금 없는 셋방을 찾아 흘러들어온 바텐더 헤라, 프레스 기계에 한쪽 손이 망가진 일용직 남자,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절름발이 피아노 선생, 지적장애를 가진 늙은 딸을 데리고 살며 식당 주방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모……. 그 골목길 담벼락의 능소화 넝쿨처럼 서로 기대고 뒤엉켜서 살아가는 도시 빈민의 일상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목차
목차
피아노와 찌루
방문객
너와 나의 도서관
란이 왔다
그녀의 등 뒤
열대의 크리스마스
목격자를 찾습니다
골목길 포에버
해설-무한히 만나는 이웃(강지희)
작가의 말
방문객
너와 나의 도서관
란이 왔다
그녀의 등 뒤
열대의 크리스마스
목격자를 찾습니다
골목길 포에버
해설-무한히 만나는 이웃(강지희)
작가의 말
저자
저자
표명희
저자 표명희는 1965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 수료했다. 2001년 제4회『창작과비평』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에 단편「야경」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2004)과 서울문화재단 신진작가 작품발간지원사업(2005) 지원금을 받았다. 지은책으로 소설집『3번 출구』(창비, 2005)와 장편소설『오프로드 다이어리』(창비,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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