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우석이다
갑신정변 김옥균의 그림자이며 고대수라 불렸던 7척 장신 궁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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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김옥균의 그림자, 고대수라고 불리웠던 7척 장신의 궁녀 이우석을 국내에 알리는 첫 발굴 작업
『나는 이우석이다』는 갑신정변에 참여한 역사적 인물 ‘고대수’, ‘7척 장신의 무수리’라는 짧은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여성의 삶을 추적한 에세이·전기다. 이 책은 허구적 서사를 구축하는 소설이 아니다. 작가는 사료와 시대적 정황, 개인의 질문과 성찰을 토대로 기록의 틈새를 조심스럽게 잇는다. 그 과정에서 역사에서 지워진 한 인간의 선택과 사유를 복원한다.
강화섬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관의 결정에 따라 입궁한 무수리, 궁궐이라는 권력의 중심부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서 있었던 여성은 왕비의 호위 궁녀가 되며 정치의 한복판을 목도한다. 그가 마주한 것은 백성의 삶과 괴리된 국가, 사익에 매달린 관료, 신분과 성별에 따라 인간의 존엄을 가르는 질서였다.
이우석은 질문한다.
국가는 무엇인가, 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디까지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작가는 IMF 외환 위기라는 개인적·사회적 단절의 경험 속에서 이 인물을 다시 만났다고 말한다. 국가부도 사태, 삶의 기반을 잃은 개인들, 무너지는 공동체의 풍경은 19세기 말 조선이 맞닥뜨렸던 위기와 겹쳐진다. 『나는 이우석이다』는 과거의 이야기를 빌려 현재를 비판하고, 현재의 질문으로 역사를 다시 읽는다.
이 책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체제를 향해 나아가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위협받아 왔고, 또 어떻게 지켜져 왔는지를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난 갑신정변의 역사가 아니라, 그 실패 속에서도 ‘왕이 없는 나라’,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선택의 의미를 묻는다.
『나는 이우석이다』는 갑신정변에 참여한 역사적 인물 ‘고대수’, ‘7척 장신의 무수리’라는 짧은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여성의 삶을 추적한 에세이·전기다. 이 책은 허구적 서사를 구축하는 소설이 아니다. 작가는 사료와 시대적 정황, 개인의 질문과 성찰을 토대로 기록의 틈새를 조심스럽게 잇는다. 그 과정에서 역사에서 지워진 한 인간의 선택과 사유를 복원한다.
강화섬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관의 결정에 따라 입궁한 무수리, 궁궐이라는 권력의 중심부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서 있었던 여성은 왕비의 호위 궁녀가 되며 정치의 한복판을 목도한다. 그가 마주한 것은 백성의 삶과 괴리된 국가, 사익에 매달린 관료, 신분과 성별에 따라 인간의 존엄을 가르는 질서였다.
이우석은 질문한다.
국가는 무엇인가, 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인간은 어디까지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
작가는 IMF 외환 위기라는 개인적·사회적 단절의 경험 속에서 이 인물을 다시 만났다고 말한다. 국가부도 사태, 삶의 기반을 잃은 개인들, 무너지는 공동체의 풍경은 19세기 말 조선이 맞닥뜨렸던 위기와 겹쳐진다. 『나는 이우석이다』는 과거의 이야기를 빌려 현재를 비판하고, 현재의 질문으로 역사를 다시 읽는다.
이 책은 민주 공화국이라는 체제를 향해 나아가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위협받아 왔고, 또 어떻게 지켜져 왔는지를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난 갑신정변의 역사가 아니라, 그 실패 속에서도 ‘왕이 없는 나라’, ‘사람이 주인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선택의 의미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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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한국 인물 500' 발간 현황'
일송북은 '한국 인물 500'을 5백 권 예정으로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단체·분야별로 기획하여 순차적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치우천황이다』(이경철), 『나는 사임당이다』(이순원), 『나는 퇴계다』(박상하), 『나는 율곡이다』(박상하), 『나는 백석이다』(이동순), 『나는 윤이상이다』(박선욱),『나는 이회영이다』(이덕일), 『나는 홍범도다』(이동순), 『나는 단군왕검이다』(박선식), 『나는 김만덕이다』(박상하), 『나는 소서노다』(윤선미), 『나는 이사부다』(김문주), 『나는 왕평이다』(이동순), 『나는 이육사다』(고은주), 『나는 강감찬이다』(박선욱),『 나는 해모수다』(윤명철), 『나는 김지하다』(이경철), 『나는 박완서다』(이경식), 『나는 김자야다』(이동순), 『나는 천추태후다』(윤선미), 『나는 삼한갑족이다』(박상하), 『나는 이병철이다』(박상하), 『나는 정주영이다』(박상하), 『나는 왕건이다』(박선욱), 『나는 일연이다』(이종문), 『나는 우씨왕후다』(윤선미) 등 26권을 선보여 언론과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금번에는 『나는 이우석이다』(노지민)를 내보내게 되어,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김옥균의 그림자, 고대수라고 불리웠던 7척 장신의 궁녀 이우석을 국내에 첫 번째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국인물 500' 총서는 총27권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인물 500 발간의 목적과 기획 방향'
'한국인물500'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며 지금 우리 시대와 삶을 보다 낫게 이끌기 위해서 기획됐습니다. 아울러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폭넓고 심도 있게 탐구하는, 출판사상 최고·최대의 한국 인물 총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각 권 제목은 '나는 누구다'로 통일했습니다. '누구'에는 한 인물이나 성격 등의 이름이 들어갑니다. 한 인물의 삶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정수를 독자 여러분께 인상적·효율적으로 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왜 이 인물을 읽어야 하는가에 충분히 답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한국인물500'의 전문성을 위해 일송북에서는 역사, 사회, 출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선정위원회에서는 단군 시대 너머 신화와 전설쯤으로 전해오는 아득한 상고대로부터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20세기 최근세 인물들과 함께 그 인물과 시대에 정통한 필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최첨단 문명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혹은 직접 몸으로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신유목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인공지능 (AI)의 무서운 발전으로 인간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인간의, 한국인의 정체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 정체성은 개인과 나라의 편협한 개인주의나 국수주의는 물론 아닐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이념을 초월하여 선정하는 '한국 인물 500' 총서는 해당 인물, 성격의 육성으로 인간 개인의 생생한 정체성은 물론 글로벌한 세계와 첨단 문명시대를 끈질기게 이끌어나갈 반만년 한국인의 정체성, 그 본질과 뚝심을 들려줄 것입니다.
총서이면서도 각 권이 단행본으로 독립되어 훌륭히 읽히게 한 '한국인물 500'을 아래 보도자료와 함께 살펴보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나는 이우석이다
신흥 세도 가문으로 등장한 왕비와 민씨 척족들이 공직을 이용해 개인의 곳간을 채우지 않았다면 임오년에 군인들이 왕비를 죽이겠다고 궐문을 열고 들어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망간 왕비가 청에 지원군을 청하지 않았다면 청나라 군사 3,000명이 조선 땅에 들어올 빌미를 주지 않았을 것이고, 조선 땅에서 일본군과 청군이 동시에 주둔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라 곳간이 비어 옥균이 일본에 차관하러 다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진수성찬으로 굿상을 차리고 치성을 드리며 옥균의 발목을 잡는 왕비를 곁에서 보면서, 나는 더욱 '왕이 없는 나라'에 살고 싶었다. 왕비는 사재를 털어 일본의 개화 실태를 보러 다녀온 옥균을 어찌 경계하는가? 조선의 밝은 미래를 위해 사익을 내려놓고 함께 힘을 합해 공익을 추구함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찌하여 나랏일을 보는 사람들은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고 하는가? 슬프고 답답한 일이었다.
나 역시 평범한 지아비를 만나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진주 나인과 함께 궐 밖 어디선가의 자유로운 삶을 꿈꾸었다. 하지만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 모든 일이 하루 만에 일어났다. 왕십리 청무밭에서 일본에서 차관 교섭에 실패하고 돌아와 위기에 몰린 옥균을 만나 위로한 날 밤에 왕비는 후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우석을 웃음거리로 내몰았다. 그리고 그날, 진주 나인은 원치 않은 승은을 입고 왕비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나는 누구의 도구가 아니다. 나는 사람이다. 개화는 그런 것이다. 신분 차별 없이 사람은 누구나 존엄한 존재라는 것. 따라서 누구나 독립된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옥균의 개화당과 함께 그런 개인들이 사는 '부강한 자주 조선'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조선인 최초로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영익은 기대와 달리 개화의 방향을 뒤로 돌렸다.
옥균에게 대나무 통에 담긴 화약과 성냥을 받았을 때, 나는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 거사는 실패했고, 나는 대역 죄인이 되어 돌에 맞아 죽었다. 나는 억울한가? 그렇지 않다. '부강한 자주 조선', '왕이 없는 나라', '민주 공화국'으로 가는 길을 닦는 일이 내 몫이었으므로, 나는 왔던 곳으로 고요히 돌아갔다.
세상은 나를 고대수라 불렀다. 왕비는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크고 기괴한 사람'이라 불렀고, 옥균은 '약한 사람을 돌보아 주는 아주머니'라 불렀다. 그러나 둘 다 그들, 즉 타인의 말이었다. 나는 강화섬 길상촌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관의 뜻으로 입궁한 무수리였으나 타고난 사주와 튼튼한 몸으로 왕비의 호위 궁녀가 되었고, 왕조가 아닌 개화된 세상에 살고 싶어서 정변의 행동대원으로 참여했다가 죽임을 당한 사람! 즉,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고 나의 존엄을 되찾아 미래로 가는 꿈을 꾸었던 내 삶의 주인, 이우석이다.
■ 기록이 아닌 이름으로
이 책은 '고대수'라는 타인의 호명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을 규정하고자 했던 이름 '이우석'을 호출한다. 그는 영웅도, 완성된 혁명가도 아니다. 그러나 주어진 신분과 운명을 넘어 자신의 삶을 사유하고 선택하려 했던 존재였다. 『나는 이우석이다』는 그 삶을 통해 말한다.
민주 공화국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질문과 선택 위에 서 있는 역사라고.
■ 작가 노지민이 『나는 이우석이다』를 쓴 이유를 직접 말한다
참고 1) 여는 글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에 온 방문객이니 자신이 온 세상, 즉 자신이 태어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성장하며 영향을 주고 받다가 떠난다. 그것이 삶의 내용이다. 역사란 이런 사람들이 직조한 이야기다. 누가, 어떤 시간과 공간에 와서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떠났는가? 그의 삶은 그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이는 우리가 역사 속 인물을 만나는 이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 또한 과거의 그들처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는 1945년 10월 24일, 국제연합기구(UN)를 만들었다. 이들은 UN의 목적을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며', '민족들의 평등권 및 자결 원칙에 기초하여 국가간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며', '국제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달성하며', 이를 위해 '각국의 활동을 조화시키는 중심'이 된다고 표방하였다. 즉, 인류가 다시는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사람을 살상하는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고 누구나 평등한 인권을 보장받는 '문명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는 '위대한 약속'을 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8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아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지는 끔찍한 폭력의 야만을 수년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또 각 나라 안에서도 빈부의 양극화는 나날이 극심해지고, 봉건왕조를 무너뜨리고 인류가 만들어 낸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정치체제는 수시로 위협을 받는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계엄사태는 손바닥에 〈왕(王)〉 자를 쓰고 나온 시대착오적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결과였다. 이 땅에서 500년 조선 왕조가 무너지고, 상해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이미 10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을 봉건왕조의 왕으로 착각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흔들리며 꽃을 피우고, 굳세게 뿌리를 내려오지 않았던가?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 또 계엄을 물리치고 우리가 원하는 나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더욱 단단히 만들고 있다. 지난 겨울 우리 국민들은 아주 중요한 질문 앞에 섰다. 그 질문은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였고, 그 답은 "국민이 주인이고, 모두가 평등한 민주공화국"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 전, 이 질문 앞에 섰고 그 답을 구현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고대수'라 불린 한 무수리 여인을 만난 것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였다. 우리나라는 그때 준비되지 못한 채로 세계화를 맞아, 그 급물살에 휩쓸려 난파 직전이었다. 국가부도 사태는 나라의 존망이 달린 거대한 공포였다. 대통령은 외화를 유치하러 해외로 나갔고, 국내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에 팔렸다. 나라 곳간이 텅텅 비어 세계금융기구 IMF에서 거대한 빚을 내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빚을 진 나라의 처지였다. 그룹과 작은 회사들이 우수수 무너지고,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가장들은 망연자실했다. 연쇄부도를 맞거나 낸 중소기업 사장들은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나도 그 급물살에 휩쓸렸다.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 가족은, 나는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가? 그것은 처절한 생존의 문제였다. 나는 알고 싶었다. 내가, 우리 가족이 그런 상황을 맞이한 이유를! 거대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침몰 직전에 이른 이유를! 그래야 나아갈 길을 찾을 것 아니겠는가?
그때, 19세기 후반 조선의 상황이 떠올랐다. 서세동점으로 동아시아가 요동치던 그때 조선의 위정자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했을까?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러한 물음 끝에 나는 '갑신정변에 참여한 7척 장신의 무수리, 고대수'를 만났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98년 KBS 극본공모전에서 〈무수리 고대수〉라는 극본으로 당선하였다.
"나라는 무엇입니까? 지존은 무엇입니까? 관이 무엇입니까? 백성들의 피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며, 백성들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하고, 백성들의 웃음을 앗아 제 배를 채우는 관료들을 어찌 믿고 살겠습니까? 저는 왜 제 뜻대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지 못하고, 그들을 위해 살아야 합니까? 누가 그리 정했답니까? 그것을 바꾸고 함께 살아가는 길이 있지 않겠습니까?"
나의 고대수는 이리 많은 물음을 던졌다. 자신에게, 스승에게, 동지에게, 그리고 세상에! 지난 시간은 갑신일록에 이름 없이 한 줄로 남은 그녀의 삶을 상상하고 추측하며 자료를 찾아 꿰맨 시간이었다. 글쓰기의 허무함과 무용함에 시달리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한다. 주어진 운명과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삶의 주인으로 살고자 했던 한 존엄한 인간의 이야기를!
참고 2) 왜 '고대수'가 아닌 '이우석'인가?
'고대수'는 별칭이다. 좋은 뜻이든, 비웃는 뜻이든 타인들이 붙여준 별칭이다. 나는 그녀에게 제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다. 타인들이 규정하는 그녀가 아닌, 자신이 올곧이 받아들인 자기 존재로서 그녀의 삶을 세상에 소개하고 싶었다.
세상은 묻는다. 너는 고작 무엇이냐고? 명문가의 자제도 아니고, 고매한 학자의 가르침은 받아 본 적도 없고, 세상의 시스템을 만들 힘도, 변화시킬 생각도 없을 것이 분명한 고작 너 따위가 어찌하여 잘난 옥균의 꼬득임에 빠지지 않고서야 목숨을 건 그런 행동을 했을 리가 없다고! 심지어 옥균조차 그녀에게 '왜?'를 묻지 않고 갑신일록에 그녀가 '무슨 이유인지' 개화파에게 정보를 건네주었다고 적었다. 나는 그 간극을 파고들어 그녀, 이우석을 인터뷰하고 싶었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당신은 내명부에 기록조차 되지 않는 최하위 궁녀 무수리에서 왕비의 총애를 받는 호위궁녀가 되지 않았는가? 당신의 일생에서 그만하면 인생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진 것인데 어찌하여 '왕이 없는 나라'를 꿈꾸었는가? 그리고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당신이 그렇게 떠난 후 이 땅에 많은 일이 있었다고, 불과 35년 후에 비록 임시정부였으나 우리는 당신이 꿈꾸었던 왕이 없는 나라, 민주공화국을 세웠다고,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민주공화국을 더 깊이 뿌리내리는 중이라고.
참고 3) 왜 지금 '이우석'인가?
정치와 개인의 삶은 필수불가분의 관계다. 우석은 안타까웠다. 자신의 고향 강화에 침범해 아비를 죽게 한 서양 세력들 앞에 왜 조선의 조정은 힘을 합해 대응하지 못하는가? 심지어 개화파까지도 분열되어 서로를 견제하고 있지 않는가? 미리견국을 너머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온 영익이 옥균을 제거하려 하였을 때, 우석은 사익을 추구하는 영익으로부터 공익을 추구하는 옥균을 지키려 하였다.
조선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았던 19세기 말, 우석은 그것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2026년 세계는 어떠한가? 인류는 다시 야만 앞에 섰다. 어찌해야 할까? 지금 우리가 19세기 말 목숨을 걸고 길을 찾았던 한 인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일송북은 '한국 인물 500'을 5백 권 예정으로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단체·분야별로 기획하여 순차적으로 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치우천황이다』(이경철), 『나는 사임당이다』(이순원), 『나는 퇴계다』(박상하), 『나는 율곡이다』(박상하), 『나는 백석이다』(이동순), 『나는 윤이상이다』(박선욱),『나는 이회영이다』(이덕일), 『나는 홍범도다』(이동순), 『나는 단군왕검이다』(박선식), 『나는 김만덕이다』(박상하), 『나는 소서노다』(윤선미), 『나는 이사부다』(김문주), 『나는 왕평이다』(이동순), 『나는 이육사다』(고은주), 『나는 강감찬이다』(박선욱),『 나는 해모수다』(윤명철), 『나는 김지하다』(이경철), 『나는 박완서다』(이경식), 『나는 김자야다』(이동순), 『나는 천추태후다』(윤선미), 『나는 삼한갑족이다』(박상하), 『나는 이병철이다』(박상하), 『나는 정주영이다』(박상하), 『나는 왕건이다』(박선욱), 『나는 일연이다』(이종문), 『나는 우씨왕후다』(윤선미) 등 26권을 선보여 언론과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금번에는 『나는 이우석이다』(노지민)를 내보내게 되어,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김옥균의 그림자, 고대수라고 불리웠던 7척 장신의 궁녀 이우석을 국내에 첫 번째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국인물 500' 총서는 총27권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인물 500 발간의 목적과 기획 방향'
'한국인물500'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며 지금 우리 시대와 삶을 보다 낫게 이끌기 위해서 기획됐습니다. 아울러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폭넓고 심도 있게 탐구하는, 출판사상 최고·최대의 한국 인물 총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각 권 제목은 '나는 누구다'로 통일했습니다. '누구'에는 한 인물이나 성격 등의 이름이 들어갑니다. 한 인물의 삶과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정수를 독자 여러분께 인상적·효율적으로 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왜 이 인물을 읽어야 하는가에 충분히 답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한국인물500'의 전문성을 위해 일송북에서는 역사, 사회, 출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선정위원회에서는 단군 시대 너머 신화와 전설쯤으로 전해오는 아득한 상고대로부터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20세기 최근세 인물들과 함께 그 인물과 시대에 정통한 필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최첨단 문명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혹은 직접 몸으로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신유목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인공지능 (AI)의 무서운 발전으로 인간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인간의, 한국인의 정체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 정체성은 개인과 나라의 편협한 개인주의나 국수주의는 물론 아닐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이념을 초월하여 선정하는 '한국 인물 500' 총서는 해당 인물, 성격의 육성으로 인간 개인의 생생한 정체성은 물론 글로벌한 세계와 첨단 문명시대를 끈질기게 이끌어나갈 반만년 한국인의 정체성, 그 본질과 뚝심을 들려줄 것입니다.
총서이면서도 각 권이 단행본으로 독립되어 훌륭히 읽히게 한 '한국인물 500'을 아래 보도자료와 함께 살펴보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나는 이우석이다
신흥 세도 가문으로 등장한 왕비와 민씨 척족들이 공직을 이용해 개인의 곳간을 채우지 않았다면 임오년에 군인들이 왕비를 죽이겠다고 궐문을 열고 들어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망간 왕비가 청에 지원군을 청하지 않았다면 청나라 군사 3,000명이 조선 땅에 들어올 빌미를 주지 않았을 것이고, 조선 땅에서 일본군과 청군이 동시에 주둔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라 곳간이 비어 옥균이 일본에 차관하러 다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진수성찬으로 굿상을 차리고 치성을 드리며 옥균의 발목을 잡는 왕비를 곁에서 보면서, 나는 더욱 '왕이 없는 나라'에 살고 싶었다. 왕비는 사재를 털어 일본의 개화 실태를 보러 다녀온 옥균을 어찌 경계하는가? 조선의 밝은 미래를 위해 사익을 내려놓고 함께 힘을 합해 공익을 추구함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어찌하여 나랏일을 보는 사람들은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고 하는가? 슬프고 답답한 일이었다.
나 역시 평범한 지아비를 만나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진주 나인과 함께 궐 밖 어디선가의 자유로운 삶을 꿈꾸었다. 하지만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 모든 일이 하루 만에 일어났다. 왕십리 청무밭에서 일본에서 차관 교섭에 실패하고 돌아와 위기에 몰린 옥균을 만나 위로한 날 밤에 왕비는 후원에서 열린 잔치에서 우석을 웃음거리로 내몰았다. 그리고 그날, 진주 나인은 원치 않은 승은을 입고 왕비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나는 누구의 도구가 아니다. 나는 사람이다. 개화는 그런 것이다. 신분 차별 없이 사람은 누구나 존엄한 존재라는 것. 따라서 누구나 독립된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옥균의 개화당과 함께 그런 개인들이 사는 '부강한 자주 조선'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조선인 최초로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온 영익은 기대와 달리 개화의 방향을 뒤로 돌렸다.
옥균에게 대나무 통에 담긴 화약과 성냥을 받았을 때, 나는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 거사는 실패했고, 나는 대역 죄인이 되어 돌에 맞아 죽었다. 나는 억울한가? 그렇지 않다. '부강한 자주 조선', '왕이 없는 나라', '민주 공화국'으로 가는 길을 닦는 일이 내 몫이었으므로, 나는 왔던 곳으로 고요히 돌아갔다.
세상은 나를 고대수라 불렀다. 왕비는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크고 기괴한 사람'이라 불렀고, 옥균은 '약한 사람을 돌보아 주는 아주머니'라 불렀다. 그러나 둘 다 그들, 즉 타인의 말이었다. 나는 강화섬 길상촌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관의 뜻으로 입궁한 무수리였으나 타고난 사주와 튼튼한 몸으로 왕비의 호위 궁녀가 되었고, 왕조가 아닌 개화된 세상에 살고 싶어서 정변의 행동대원으로 참여했다가 죽임을 당한 사람! 즉,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고 나의 존엄을 되찾아 미래로 가는 꿈을 꾸었던 내 삶의 주인, 이우석이다.
■ 기록이 아닌 이름으로
이 책은 '고대수'라는 타인의 호명이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을 규정하고자 했던 이름 '이우석'을 호출한다. 그는 영웅도, 완성된 혁명가도 아니다. 그러나 주어진 신분과 운명을 넘어 자신의 삶을 사유하고 선택하려 했던 존재였다. 『나는 이우석이다』는 그 삶을 통해 말한다.
민주 공화국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질문과 선택 위에 서 있는 역사라고.
■ 작가 노지민이 『나는 이우석이다』를 쓴 이유를 직접 말한다
참고 1) 여는 글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은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에 온 방문객이니 자신이 온 세상, 즉 자신이 태어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성장하며 영향을 주고 받다가 떠난다. 그것이 삶의 내용이다. 역사란 이런 사람들이 직조한 이야기다. 누가, 어떤 시간과 공간에 와서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떠났는가? 그의 삶은 그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이는 우리가 역사 속 인물을 만나는 이유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 또한 과거의 그들처럼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는 1945년 10월 24일, 국제연합기구(UN)를 만들었다. 이들은 UN의 목적을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며', '민족들의 평등권 및 자결 원칙에 기초하여 국가간의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며', '국제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달성하며', 이를 위해 '각국의 활동을 조화시키는 중심'이 된다고 표방하였다. 즉, 인류가 다시는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사람을 살상하는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고 누구나 평등한 인권을 보장받는 '문명의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는 '위대한 약속'을 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8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아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지는 끔찍한 폭력의 야만을 수년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또 각 나라 안에서도 빈부의 양극화는 나날이 극심해지고, 봉건왕조를 무너뜨리고 인류가 만들어 낸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정치체제는 수시로 위협을 받는다.
지난 2024년 12월 3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계엄사태는 손바닥에 〈왕(王)〉 자를 쓰고 나온 시대착오적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결과였다. 이 땅에서 500년 조선 왕조가 무너지고, 상해에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이미 10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을 봉건왕조의 왕으로 착각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흔들리며 꽃을 피우고, 굳세게 뿌리를 내려오지 않았던가?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 또 계엄을 물리치고 우리가 원하는 나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더욱 단단히 만들고 있다. 지난 겨울 우리 국민들은 아주 중요한 질문 앞에 섰다. 그 질문은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였고, 그 답은 "국민이 주인이고, 모두가 평등한 민주공화국"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 전, 이 질문 앞에 섰고 그 답을 구현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고대수'라 불린 한 무수리 여인을 만난 것은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였다. 우리나라는 그때 준비되지 못한 채로 세계화를 맞아, 그 급물살에 휩쓸려 난파 직전이었다. 국가부도 사태는 나라의 존망이 달린 거대한 공포였다. 대통령은 외화를 유치하러 해외로 나갔고, 국내 기업들은 외국 기업들에 팔렸다. 나라 곳간이 텅텅 비어 세계금융기구 IMF에서 거대한 빚을 내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빚을 진 나라의 처지였다. 그룹과 작은 회사들이 우수수 무너지고,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가장들은 망연자실했다. 연쇄부도를 맞거나 낸 중소기업 사장들은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나도 그 급물살에 휩쓸렸다.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 가족은, 나는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가? 그것은 처절한 생존의 문제였다. 나는 알고 싶었다. 내가, 우리 가족이 그런 상황을 맞이한 이유를! 거대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침몰 직전에 이른 이유를! 그래야 나아갈 길을 찾을 것 아니겠는가?
그때, 19세기 후반 조선의 상황이 떠올랐다. 서세동점으로 동아시아가 요동치던 그때 조선의 위정자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처했을까?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러한 물음 끝에 나는 '갑신정변에 참여한 7척 장신의 무수리, 고대수'를 만났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98년 KBS 극본공모전에서 〈무수리 고대수〉라는 극본으로 당선하였다.
"나라는 무엇입니까? 지존은 무엇입니까? 관이 무엇입니까? 백성들의 피눈물을 닦아주지 못하며, 백성들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하고, 백성들의 웃음을 앗아 제 배를 채우는 관료들을 어찌 믿고 살겠습니까? 저는 왜 제 뜻대로,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지 못하고, 그들을 위해 살아야 합니까? 누가 그리 정했답니까? 그것을 바꾸고 함께 살아가는 길이 있지 않겠습니까?"
나의 고대수는 이리 많은 물음을 던졌다. 자신에게, 스승에게, 동지에게, 그리고 세상에! 지난 시간은 갑신일록에 이름 없이 한 줄로 남은 그녀의 삶을 상상하고 추측하며 자료를 찾아 꿰맨 시간이었다. 글쓰기의 허무함과 무용함에 시달리기도 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한다. 주어진 운명과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삶의 주인으로 살고자 했던 한 존엄한 인간의 이야기를!
참고 2) 왜 '고대수'가 아닌 '이우석'인가?
'고대수'는 별칭이다. 좋은 뜻이든, 비웃는 뜻이든 타인들이 붙여준 별칭이다. 나는 그녀에게 제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다. 타인들이 규정하는 그녀가 아닌, 자신이 올곧이 받아들인 자기 존재로서 그녀의 삶을 세상에 소개하고 싶었다.
세상은 묻는다. 너는 고작 무엇이냐고? 명문가의 자제도 아니고, 고매한 학자의 가르침은 받아 본 적도 없고, 세상의 시스템을 만들 힘도, 변화시킬 생각도 없을 것이 분명한 고작 너 따위가 어찌하여 잘난 옥균의 꼬득임에 빠지지 않고서야 목숨을 건 그런 행동을 했을 리가 없다고! 심지어 옥균조차 그녀에게 '왜?'를 묻지 않고 갑신일록에 그녀가 '무슨 이유인지' 개화파에게 정보를 건네주었다고 적었다. 나는 그 간극을 파고들어 그녀, 이우석을 인터뷰하고 싶었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당신은 내명부에 기록조차 되지 않는 최하위 궁녀 무수리에서 왕비의 총애를 받는 호위궁녀가 되지 않았는가? 당신의 일생에서 그만하면 인생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진 것인데 어찌하여 '왕이 없는 나라'를 꿈꾸었는가? 그리고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당신이 그렇게 떠난 후 이 땅에 많은 일이 있었다고, 불과 35년 후에 비록 임시정부였으나 우리는 당신이 꿈꾸었던 왕이 없는 나라, 민주공화국을 세웠다고,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민주공화국을 더 깊이 뿌리내리는 중이라고.
참고 3) 왜 지금 '이우석'인가?
정치와 개인의 삶은 필수불가분의 관계다. 우석은 안타까웠다. 자신의 고향 강화에 침범해 아비를 죽게 한 서양 세력들 앞에 왜 조선의 조정은 힘을 합해 대응하지 못하는가? 심지어 개화파까지도 분열되어 서로를 견제하고 있지 않는가? 미리견국을 너머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온 영익이 옥균을 제거하려 하였을 때, 우석은 사익을 추구하는 영익으로부터 공익을 추구하는 옥균을 지키려 하였다.
조선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았던 19세기 말, 우석은 그것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2026년 세계는 어떠한가? 인류는 다시 야만 앞에 섰다. 어찌해야 할까? 지금 우리가 19세기 말 목숨을 걸고 길을 찾았던 한 인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목차
목차
서문 ..8
여는 글 ..14
1장 크고 힘센 여자아이
19세기 말, 조선 ... 22
강화섬 소작농의 딸 ... 27
궁궐의 액을 막을 사주 ... 36
나도 알고 싶어 ... 45
어찌할 수 없는, 운명 ... 51
지존을 지키는 일 ... 57
2장 이름을 받는다는 것
약한 사람을 돕는 크고 강인한 사람 ... 70
입궁 ... 81
쥐부리 지져! 쥐부리 글려! ... 91
괴물 무수리의 유일한 생명줄 ... 99
불을 꺼라! 살고 싶거든 ... 104
3장 여기, 사람이 있다
임술년에 일어난 일 ... 116
조선은 어떤 나라인가? ... 129
병인년의 서양 도깨비들 ... 136
가족을 잃다 ... 145
왕비의 호위 궁녀, 고대수 ... 151
개화파 샛별, 옥균 ... 162
4장 왕이 없는 나라
왕이 없는 나라 ... 184
부강한 자주 조선 ... 192
누가, 왜 지존인가? ... 202
나라 밖 세상으로 ... 213
할 수 있는 방법으로 ... 224
왕비가 하사한 선물 ... 233
폭풍 전야 ... 241
갑신년의 그들 ... 245
왕십리 청무밭 ... 250
나는 이우석이다 ... 258
여는 글 ..14
1장 크고 힘센 여자아이
19세기 말, 조선 ... 22
강화섬 소작농의 딸 ... 27
궁궐의 액을 막을 사주 ... 36
나도 알고 싶어 ... 45
어찌할 수 없는, 운명 ... 51
지존을 지키는 일 ... 57
2장 이름을 받는다는 것
약한 사람을 돕는 크고 강인한 사람 ... 70
입궁 ... 81
쥐부리 지져! 쥐부리 글려! ... 91
괴물 무수리의 유일한 생명줄 ... 99
불을 꺼라! 살고 싶거든 ... 104
3장 여기, 사람이 있다
임술년에 일어난 일 ... 116
조선은 어떤 나라인가? ... 129
병인년의 서양 도깨비들 ... 136
가족을 잃다 ... 145
왕비의 호위 궁녀, 고대수 ... 151
개화파 샛별, 옥균 ... 162
4장 왕이 없는 나라
왕이 없는 나라 ... 184
부강한 자주 조선 ... 192
누가, 왜 지존인가? ... 202
나라 밖 세상으로 ... 213
할 수 있는 방법으로 ... 224
왕비가 하사한 선물 ... 233
폭풍 전야 ... 241
갑신년의 그들 ... 245
왕십리 청무밭 ... 250
나는 이우석이다 ... 258
저자
저자
노지민
1962년 서울 출생.
1998년 KBS TV극본공모에 〈무수리 고대수〉로 당선되며 역사 속 인물 '고대수'를 세상에 알렸다. 공저로 『바보들의 행복한 유언』이 있으며, 출판기획자이자 스토리텔링 디렉터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현재 도서출판 〈오후의 테이블〉 대표로, 기록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서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1998년 KBS TV극본공모에 〈무수리 고대수〉로 당선되며 역사 속 인물 '고대수'를 세상에 알렸다. 공저로 『바보들의 행복한 유언』이 있으며, 출판기획자이자 스토리텔링 디렉터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현재 도서출판 〈오후의 테이블〉 대표로, 기록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서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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