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과 모더니티(한국문학연구총서 2)(양장본 HardCover)
한국근대소설에 나타난 인간상
한국근대소설에 나타난 인간상을 문학사회학의 관점에서 탐구한 책이다. 총 19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910년대의 이광수의 소설로부터 1950년대의 손창섭?장용학의 소설을 거쳐 1970년대의 홍성원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대략 60여 년 동안의 한국근대소설사를 형성해간 주요 작품을 다룬다. 저자는 소설 작품에 그려진 인간의 이미지, 즉 인간상에 주목하고 있는데, 계몽적 교사상으로부터 사변적 혼란 속에서 탄생한 비인간의 형상을 거쳐 도시문명의 핏기 없는 일상성에서 벗어나고자 한 야성적 인간상에 이르는 다양한 인간의 이미지를 읽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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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물론 이 책은 속류 문학사회학의 구태의연하고 소박한 관점을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문학과 사회 사이의 복잡한 관련성을 존중하는 문학사회학의 유산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근대소설에 나타난 인간의 이미지, 즉 사회역사적 의미를 지닌 인간상을 해명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근대소설사가 내포하고 있는 191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사회역사적 현실의 주요 변곡점과 이와 관련된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변동 과정을 조망하는 것이다.
먼저 이 책의 전반부(1장∼10장)에서는 일차적으로 이광수, 김동인, 현진건, 나도향, 최서해의 소설을 대상으로 개인을 지지하면서도 사회를 포기하지 않는 근대적 사회화의 계몽주의적 이상이 와해되어간 과정을 살피면서, 여기서 '교사'와 '상인', '예술가'와 '혁명가'라는 인간의 이미지를 추출한다.
다음으로 김유정과 이상의 소설을 통해서 전통적 권위와 관습에 의해 결속된 남녀관계가 근대적 주체화에 따른 개인적 감정의 오만과 배신으로 점철된 남녀관계로 대체되는 과정이 '희극적 인간'의 이미지로 드러난다. 또 채만식과 염상섭의 소설을 통해 서술자의 위상 변화를 고찰하는 가운데 풍자적 도덕주의가 경제적 이해관계를 내면화한 냉소적 무도덕주의로 이행해간 과정에서 드러난 '판사'와 '은행원'이라는 인간상을 포착하고 있다.
이태준 소설의 경우에는 그의 단편을 초점화하면서 젊음의 형식으로서의 근대소설에 대한 내재적 비판이라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선택된 늙음에 대한 상징적 형식이라는 관점이 부각된다. 이때 '노인'이라는 인간의 이미지가 작동하는 방식이 탐구된다. 그리고 정비석, 오영수, 김동리의 소설을 대상으로는 세계의 탈마법화 과정에 상응하며 자연의 주체성이 인간의 주체성으로 대체되는 자연의 세속화 과정을 보여주면서 '종교적 인간', '자연인', '세속적 인간'이라는 인간상이 자라났다가 스러져가는 경로를 탐색한다.
이어서 이 책의 후반부(11장∼19장)는 우선 손창섭, 장용학, 이호철, 황순원의 소설을 통해 한국전쟁이라는 사변적 현실이 초래한 아이러니의 맥락에 말려 인간성에 내재하는 '비인간'이 전경화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불길한 인간상의 형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사변적 현실 속에서 전쟁의 트라우마와 거대한 상실의 슬픔을 자기 삶의 일부로 만들며 그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으로 시작되는 '애도하는 인간'이라는 고결한 인간 이미지의 탄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음으로는 김승옥, 이청준, 최인훈, 이호철, 서정인의 소설을 대상으로 인간상이 탐구된다. 여기서 논의의 초점은 장르문학의 서사적 문법, 예컨대 환상, 메타, 격자, 멜로, 공포, 추리 등이 본격문학 속에 차용되면서 일어나는 변형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각되는 것은 전쟁 이후 산업화 과정의 부조리와 더불어 형성된 '조직 인간', '편집자', '장인', '소비자', '소시민', '탐정' 등의 인간상인데, 이들은 그 시대의 모순과 문제에 순응하는 인간의 이미지와 그것들에 저항하는 인간의 이미지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끝으로 김승옥과 홍성원의 소설의 경우에는 반복성과 획일성으로 구조화된 산업사회적 일상으로 인해 자연적인 생기와 활력을 빼앗기고 만 사람들의 일탈적 삶에 대한 갈망으로부터 '야성적 인간'의 이미지를 도출한다.
이 책의 각 장은 한국근대소설에 나타난 인간상을 탐구한다는 일관성과 연속성으로 묶여 있다. 그러나 각 장은 식민지 근대화 초기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산업화 시대에 이르는 시대 상황과 그때그때 결부되어 독립적으로 소설작품의 인간상을 탐구하고 있기에 관심이 가는 시대 혹은 작가를 따라서 어느 장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이광수의 소설로부터 홍성원의 소설에 이르는 각 장의 논의는 문학사적 흐름에 입각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순서를 지켜 읽는다면 사회역사적 현실에 결부된 인간상의 윤곽과 그 변화를 좀 더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1부_개인과 사회 1917~1927
1장_계몽의 위안-이광수 소설과 교사
2장_교환의 사회학-김동인 소설과 상인
3장_상인에 대한 반대-현진건 소설과 예술가
4장_이해관계와 열정-나도향?최서해 소설과 혁명가
2부_서술과 상징적 형식 1936~1949
5장_남녀관계의 불안-김유정?이상 소설과 희극적 인간
6장_모럴과 속셈-채만식?염상섭 소설과 판사?은행원
7장_늙은 형식으로서의 소설-이태준 소설과 노인
3부_자연의 세속화 1936~1966
8장_운문 대 산문-정비석?김동리 소설과 종교적 인간
9장_숭고로서의 자연-오영수 소설과 자연인
10장_자연의 풍경화-김동리 소설과 세속적 인간
4부_아이러니와 애도 1955~1956
11장_아이러니와 변신-손창섭?장용학 소설과 비인간
12장_감사와 용서-이호철?황순원 소설과 애도하는 인간
5부_형식의 정치성 Ⅰ 1963~1969
13장_소외와 환상-김승옥?이청준 소설과 조직 인간?기계 인간
14장_서사적 자의식-이청준 소설과 편집자
15장_줄광대?궁사?매잡이-이청준 소설과 장인
6부_형식의 정치성 Ⅱ 1962~1977
16장_낭만주의적 상상력의 행방-김승옥 소설과 소비자
17장_공포의 정치학-최인훈?이호철 소설과 소시민
18장_부조리와 서술, 그리고 독자-서정인 소설과 탐정
19장_야성적 상상력에 대하여-김승옥?홍성원 소설과 야성적 인간
저자
저자
1969년 인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중앙일보》가 주관한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 문학평론 부문에 「김영하론」이 당선되어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설의 비인간화』(2008), 『중심의 옹호』(2008), 『데카당스』(2008), 『쉰 목소리로』(2013), 『문학적 서사와 서사적 문화』(2013), 『물러섬의 비평』(2014) 등이 있고, 그 외에도 다수의 논문들이 있다. 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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