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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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서재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찾다!
금지와 소망이라는 실로 책의 그물을 엮고 생각의 집을 지은 한 여자의 이야기『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 이 책은 저자가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 읽기를 시작한 뒤 누리게 된 기적과도 같은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학교 때 꿈꾸었던 두 개의 사랑이 있는 집, 대학원 시절에 그렸던 두 개의 서재가 있는 집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오롯이 담고 있다. 결혼 후 13년 동안 여섯 번의 이사를 다닌 이야기와 함께 저자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린 그 순간 한줄기 빛이 되어준 책,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구원 같은 책, 그리하여 마침내 인생을 바꾸어놓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금지와 소망이라는 실로 책의 그물을 엮고 생각의 집을 지은 한 여자의 이야기『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 이 책은 저자가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 읽기를 시작한 뒤 누리게 된 기적과도 같은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학교 때 꿈꾸었던 두 개의 사랑이 있는 집, 대학원 시절에 그렸던 두 개의 서재가 있는 집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오롯이 담고 있다. 결혼 후 13년 동안 여섯 번의 이사를 다닌 이야기와 함께 저자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린 그 순간 한줄기 빛이 되어준 책,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구원 같은 책, 그리하여 마침내 인생을 바꾸어놓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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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
-금지와 소망이라는 실로 책의 그물을 엮고 생각의 집을 지은 한 여자의 이야기
아침부터 밤까지 나의 하루는 공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었다. 오전과 오후의 작업 시간은 내 서재에서 보냈고, 점심시간에는 대학의 도서관과 커피전문점을 이용했다. 그리고 아침 휴식시간은 남편의 서재에서, 밤의 휴식시간은 응접실에서 보냈다. 아울러 해가 뜬 동안에는 각성을 위한 카페인 음료를, 해가 진 동안에는 이완을 위한 알코올 음료를 마셨으며, 그러는 짬짬이 아이돌 그룹과 지나가는 남자를 훔쳐보았다. 이 모두는 한때 여성에게는 철저히 금지된 것들이었다.
-<본문> 중에서
"남편이 뭐 하는 분이길래 공부방을 두 개나 쓴대요?"
"세상에 서재가 두 개인 집이 어디 있어?"
오랫동안 자신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한 여자가 있었다. 그는 "왜 서재를 따로 쓰세요?"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으며, 세상의 선입견과 편견이 담긴 시선을 늘 받아왔다.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집우 집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등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었던 건축칼럼니스트 서윤영. 이번에 그가 내놓은 『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은 이전에 써왔던 책들과는 달리, 저자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엮었다.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읽기를 시작한 뒤 그것이 자신에게 만들어준 기적 같은 변화들의 실타래를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중학교 때부터 아내의 사랑(舍廊), 남편의 사랑이 따로 마련된, 두 개의 사랑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소녀시절의 꿈일 뿐 실제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레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한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 후 10년 뒤 저자는 학교 설계실에 앉아 또 다른 20년 후를 그리고 있었다. 자녀 없는 40대 부부가 사는 집을 설계하되, 각자 아내의 서재, 남편의 서재를 따로 마련하라는 것이 당시 내려진 설계지침이었다.
세상에 이런 집이 과연 얼마나 된다고……. 그때 저자를 비롯한 학생들은 그렇게 수군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건축학과 대학원생들의 작품들을 보러 초대된 외부 건축가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세상 어느 집에서 여자가 서재를 따로 쓴단 말이니, 서재는 남편 서재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야.' 이때 저자가 가진 의문은 집안의 공동 서재가 어째서 당연히 남편의 서재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 무렵 여성잡지의 설문조사를 보면, 방이 하나 여유가 있다면 가장 만들고 싶은 공간 1위가 남편의 서재, 2위가 아내의 작업실이었다. 다시 말해서 여성 스스로가 남편에게는 서재가 필요하고, 자신에게는 작업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었다. 저자는 무언가 이상하다며 그런 의문들을 이 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래서 정말 중학교 때 꿈꾸었던 두 개의 사랑이 있는 집, 대학원 시절에 그렸던 두 개의 서재가 있는 집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열심히 기록했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결혼을 하고 옮겨 다닌 여섯 개 아파트의 도면과 그곳에서 읽은 책의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재와 독서'라는 두 가지 요소를 서로 교직시켜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대개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해놓은 독서일기류의 책은 많다. 또한 혹은 서재 꾸미기, 내집 마련 등 개인주택의 이야기를 다룬 책도 흔한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서재를 마련하고 그 서재에서 책을 읽다 마침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이루어진 극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결혼 후 13년 동안 여섯 번 이사 다닌 이야기, 그리고 600권의 책을 읽은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면서 놀라운 무늬를 자아내고 있다.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읽기를 시작한 뒤
30대에 찾아와주었던 기적 같은 시간들!
저자는 서른두 살 때 오랫동안 잊고 있던 책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 목록이 어느새 600권을 넘어가는 중이다. 100권, 200권, 300권……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일정 분량의 책들을 읽었을 때 인생의 어떤 변화가 뚜렷하게 생겼다고 고백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은 불행들이 다가와 인생을 짓밟을 때가 있는데, 그때 구원이 되어준 것이 책이었다. 그 순간을 넘기기 위해, 슬픔을 잊기 위해 책을 펼쳤는데, 50권쯤 읽고 나니 입이 몹시 근질근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는 느낌… 그건 마치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울렁거림에 시달리다가 어느 순간 벌컥 쏟아지고야 마는 멀미와 같은 것이었다.
대개 글을 쓰는 일을 산고에 비유하거나 암탉의 배를 가르고 생기다 만 알을 억지로 꺼내는 일에 빗대기도 하는데, 저자에게는 정말 구토와 같은 것이었다. 이를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 어떤 결정적 순간이 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쏟아내야 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글을 썼고, 그러다가 인터넷 신문에 칼럼을 연재할 기회를 얻으며 난생처음 고료를 받았다. 자신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때가 100권의 책을 읽었을 무렵이었다. 그리고 200권의 책을 읽었을 때, 저자가 썼던 글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2003, 궁리)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300권을 읽고 나니 두 번째 책과 세 번째 책인 『집우집주』(2005, 궁리),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2005, 서해문집)의 저자가 되어 있었고, 여기저기서 원고 청탁이 날아들었다. 400권을 읽었을 때 네 번째 책 『우리가 살아온 집, 우리가 살아갈 집』(2007, 역사비평사)을 썼고 고려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하였으며, 500권을 읽었을 때 다섯 번째 책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2009, 궁리)를 썼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앞으로 읽어나갈 책들은 저자를 또 어디로 이끌 것인가.
거실, 내게 금지된 공간,
응접실, 내가 소망한 공간
얼마 전 저자는 자신만의 응접실을 마련했다. 거실이 있는데, 이 공간을 따로 왜 마련했을까 언뜻 궁금증이 인다. 응접실은 그에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어쩌면 어린 시절의 한 장면 때문이기도 한데,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놀러 와서 주방 한켠에 놓인 식탁에서 차를 마시는 장면이었어요, 이상스러울 것은 없지만, 그러나 여성은 왜 남의 집에 가서도 제대로 된 손님대접이 아닌, 부엌에서 차를 마셔야 하나요?" 예전에 남자들은 방안에서 밥상을 받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먹는 장면, 그걸 보며 옛날에는 어떻게 저렇게 살았나 하지만,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경우가 많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꾸며졌을망정 여전히 부엌인 그곳, 그 옆에 놓인 식탁에서 지금도 여성들은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다.
더구나 여성지와 인테리어 잡지에서는 아예 여성들끼리의 모임이라면 차라리 주방 앞 아일랜드 식탁에 테이블을 차리는 것도 좋다고 권하고 있다. 또한 요즘에는 주방 한켠에 가계부 작성과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맘스 데스크(Mom's desk, 엄마 책상)를 두는 아파트도 생겨났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응접실을 저자가 굳이 마련하려 한 것은 바로 그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서재가 내 자신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응접실은 자신의 집에 초대된 여성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삼고 싶었던 것이다.
스물여덟 살에 수학에서 건축으로 전과를 했고, 또한 서른네 살에 T자 대신 펜을 잡는 것으로 전업한 저자를 두고, 대개 사람들은 파란만장했다 혹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그런 행동은 용기보다는 열정이 필요한 일이었으리라. 대개 스물여덟 살과 서른네 살이라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나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하던 것도 중단하게 되는 시기이다. 특히 여성이라면 결혼 또는 임신과 육아 때문에 심각한 경력의 단절이 일어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는 한편으로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을 선택했다. 가슴이 뛰는 일들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또한 그렇게 심장이 뛰는 일들을 하도록 독려한 고마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또는 나의 부주의로 그 여행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릴 때가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한줄기 빛이 되어준 책,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그나마 견딜 수 있게 해준 구원 같은 책, 그리하여 마침내 내 인생을 바꾸어놓은 책에 관한 이야기이자,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번뜩이는 예지를 발휘하였던 내 인생의 여러 조력자(助力者)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자리를 옮겨야 했을 때 그나마 비서실이나 전산실이 아닌 자료실로 가게 해준 직장 상사, 인터넷에 쓴 글을 보고 그걸 출판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 익명의 독자, 내 안에 잠자고 있던 공간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준 지도교수, 내게 처음 서재를 마련해준 남편, 그리고 내게 처음으로 책을 쥐어준 아버지 등 내 인생의 모든 고마운 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는 글>에서
-금지와 소망이라는 실로 책의 그물을 엮고 생각의 집을 지은 한 여자의 이야기
아침부터 밤까지 나의 하루는 공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되었다. 오전과 오후의 작업 시간은 내 서재에서 보냈고, 점심시간에는 대학의 도서관과 커피전문점을 이용했다. 그리고 아침 휴식시간은 남편의 서재에서, 밤의 휴식시간은 응접실에서 보냈다. 아울러 해가 뜬 동안에는 각성을 위한 카페인 음료를, 해가 진 동안에는 이완을 위한 알코올 음료를 마셨으며, 그러는 짬짬이 아이돌 그룹과 지나가는 남자를 훔쳐보았다. 이 모두는 한때 여성에게는 철저히 금지된 것들이었다.
-<본문> 중에서
"남편이 뭐 하는 분이길래 공부방을 두 개나 쓴대요?"
"세상에 서재가 두 개인 집이 어디 있어?"
오랫동안 자신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한 여자가 있었다. 그는 "왜 서재를 따로 쓰세요?"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으며, 세상의 선입견과 편견이 담긴 시선을 늘 받아왔다.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집우 집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 등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었던 건축칼럼니스트 서윤영. 이번에 그가 내놓은 『내게 금지된 공간 내가 소망한 공간』은 이전에 써왔던 책들과는 달리, 저자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엮었다.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읽기를 시작한 뒤 그것이 자신에게 만들어준 기적 같은 변화들의 실타래를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중학교 때부터 아내의 사랑(舍廊), 남편의 사랑이 따로 마련된, 두 개의 사랑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소녀시절의 꿈일 뿐 실제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레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한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다. 그 후 10년 뒤 저자는 학교 설계실에 앉아 또 다른 20년 후를 그리고 있었다. 자녀 없는 40대 부부가 사는 집을 설계하되, 각자 아내의 서재, 남편의 서재를 따로 마련하라는 것이 당시 내려진 설계지침이었다.
세상에 이런 집이 과연 얼마나 된다고……. 그때 저자를 비롯한 학생들은 그렇게 수군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건축학과 대학원생들의 작품들을 보러 초대된 외부 건축가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세상 어느 집에서 여자가 서재를 따로 쓴단 말이니, 서재는 남편 서재 하나만 있으면 되는 거야.' 이때 저자가 가진 의문은 집안의 공동 서재가 어째서 당연히 남편의 서재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 무렵 여성잡지의 설문조사를 보면, 방이 하나 여유가 있다면 가장 만들고 싶은 공간 1위가 남편의 서재, 2위가 아내의 작업실이었다. 다시 말해서 여성 스스로가 남편에게는 서재가 필요하고, 자신에게는 작업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었다. 저자는 무언가 이상하다며 그런 의문들을 이 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래서 정말 중학교 때 꿈꾸었던 두 개의 사랑이 있는 집, 대학원 시절에 그렸던 두 개의 서재가 있는 집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열심히 기록했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결혼을 하고 옮겨 다닌 여섯 개 아파트의 도면과 그곳에서 읽은 책의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재와 독서'라는 두 가지 요소를 서로 교직시켜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대개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해놓은 독서일기류의 책은 많다. 또한 혹은 서재 꾸미기, 내집 마련 등 개인주택의 이야기를 다룬 책도 흔한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서재를 마련하고 그 서재에서 책을 읽다 마침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이루어진 극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결혼 후 13년 동안 여섯 번 이사 다닌 이야기, 그리고 600권의 책을 읽은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면서 놀라운 무늬를 자아내고 있다.
결혼 후 서재를 만들고 책읽기를 시작한 뒤
30대에 찾아와주었던 기적 같은 시간들!
저자는 서른두 살 때 오랫동안 잊고 있던 책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 목록이 어느새 600권을 넘어가는 중이다. 100권, 200권, 300권……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일정 분량의 책들을 읽었을 때 인생의 어떤 변화가 뚜렷하게 생겼다고 고백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은 불행들이 다가와 인생을 짓밟을 때가 있는데, 그때 구원이 되어준 것이 책이었다. 그 순간을 넘기기 위해, 슬픔을 잊기 위해 책을 펼쳤는데, 50권쯤 읽고 나니 입이 몹시 근질근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는 느낌… 그건 마치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울렁거림에 시달리다가 어느 순간 벌컥 쏟아지고야 마는 멀미와 같은 것이었다.
대개 글을 쓰는 일을 산고에 비유하거나 암탉의 배를 가르고 생기다 만 알을 억지로 꺼내는 일에 빗대기도 하는데, 저자에게는 정말 구토와 같은 것이었다. 이를 참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 어떤 결정적 순간이 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쏟아내야 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글을 썼고, 그러다가 인터넷 신문에 칼럼을 연재할 기회를 얻으며 난생처음 고료를 받았다. 자신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때가 100권의 책을 읽었을 무렵이었다. 그리고 200권의 책을 읽었을 때, 저자가 썼던 글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2003, 궁리)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300권을 읽고 나니 두 번째 책과 세 번째 책인 『집우집주』(2005, 궁리),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2005, 서해문집)의 저자가 되어 있었고, 여기저기서 원고 청탁이 날아들었다. 400권을 읽었을 때 네 번째 책 『우리가 살아온 집, 우리가 살아갈 집』(2007, 역사비평사)을 썼고 고려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하였으며, 500권을 읽었을 때 다섯 번째 책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2009, 궁리)를 썼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앞으로 읽어나갈 책들은 저자를 또 어디로 이끌 것인가.
거실, 내게 금지된 공간,
응접실, 내가 소망한 공간
얼마 전 저자는 자신만의 응접실을 마련했다. 거실이 있는데, 이 공간을 따로 왜 마련했을까 언뜻 궁금증이 인다. 응접실은 그에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어쩌면 어린 시절의 한 장면 때문이기도 한데, 이웃집 아주머니들이 놀러 와서 주방 한켠에 놓인 식탁에서 차를 마시는 장면이었어요, 이상스러울 것은 없지만, 그러나 여성은 왜 남의 집에 가서도 제대로 된 손님대접이 아닌, 부엌에서 차를 마셔야 하나요?" 예전에 남자들은 방안에서 밥상을 받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먹는 장면, 그걸 보며 옛날에는 어떻게 저렇게 살았나 하지만,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경우가 많다.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꾸며졌을망정 여전히 부엌인 그곳, 그 옆에 놓인 식탁에서 지금도 여성들은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다.
더구나 여성지와 인테리어 잡지에서는 아예 여성들끼리의 모임이라면 차라리 주방 앞 아일랜드 식탁에 테이블을 차리는 것도 좋다고 권하고 있다. 또한 요즘에는 주방 한켠에 가계부 작성과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맘스 데스크(Mom's desk, 엄마 책상)를 두는 아파트도 생겨났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응접실을 저자가 굳이 마련하려 한 것은 바로 그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서재가 내 자신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응접실은 자신의 집에 초대된 여성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삼고 싶었던 것이다.
스물여덟 살에 수학에서 건축으로 전과를 했고, 또한 서른네 살에 T자 대신 펜을 잡는 것으로 전업한 저자를 두고, 대개 사람들은 파란만장했다 혹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그런 행동은 용기보다는 열정이 필요한 일이었으리라. 대개 스물여덟 살과 서른네 살이라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나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하던 것도 중단하게 되는 시기이다. 특히 여성이라면 결혼 또는 임신과 육아 때문에 심각한 경력의 단절이 일어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는 한편으로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을 선택했다. 가슴이 뛰는 일들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은 또한 그렇게 심장이 뛰는 일들을 하도록 독려한 고마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또는 나의 부주의로 그 여행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릴 때가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에 한줄기 빛이 되어준 책,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그나마 견딜 수 있게 해준 구원 같은 책, 그리하여 마침내 내 인생을 바꾸어놓은 책에 관한 이야기이자,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번뜩이는 예지를 발휘하였던 내 인생의 여러 조력자(助力者)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해 자리를 옮겨야 했을 때 그나마 비서실이나 전산실이 아닌 자료실로 가게 해준 직장 상사, 인터넷에 쓴 글을 보고 그걸 출판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 익명의 독자, 내 안에 잠자고 있던 공간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준 지도교수, 내게 처음 서재를 마련해준 남편, 그리고 내게 처음으로 책을 쥐어준 아버지 등 내 인생의 모든 고마운 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는 글>에서
목차
목차
여는 글|뒤바뀐 가방
1부 서재, 내게 금지된 공간
1. 두개의 사랑이 있는 집
2. 건축과 사랑에 빠지던 그 순간
3. 함께 쓰는 침실, 따로 쓰는 서재
4. 힘겨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5.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6. 아이가 고집이 세군요. 그것도 여자아이가
7. 자녀가 몇 살이세요, 남편이 뭐하는 분이길래
8. 그녀들이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2부 나의 천국, 커피 한잔과 책 한 권
9. 내 스스로 족두리를 벗고 기차를 타리니
10. 나는 그대를 내 서재에서 맞이하리라
11. 건축과 도시를 선물한 남자
12.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이었어
13. 됫박같이 작은 서재, 둥지같이 좁은 서재
14. 밥을 짓고 글을 짓고, 웃음 짓고 눈물짓는 공간
3부 응접실, 내가 소망한 공간
15.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베일
16. 101동 1404호,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을 때
17. 왜 서재를 따로 쓰세요?
18. 다섯 수레의 책이 나를 이끈 곳은
19. 내게 금지된 서재, 내가 소망한 응접실
20. 책보다 더 훌륭한 스승
닫는 글|연극이 끝나고 난 뒤
1부 서재, 내게 금지된 공간
1. 두개의 사랑이 있는 집
2. 건축과 사랑에 빠지던 그 순간
3. 함께 쓰는 침실, 따로 쓰는 서재
4. 힘겨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5.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6. 아이가 고집이 세군요. 그것도 여자아이가
7. 자녀가 몇 살이세요, 남편이 뭐하는 분이길래
8. 그녀들이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2부 나의 천국, 커피 한잔과 책 한 권
9. 내 스스로 족두리를 벗고 기차를 타리니
10. 나는 그대를 내 서재에서 맞이하리라
11. 건축과 도시를 선물한 남자
12.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이었어
13. 됫박같이 작은 서재, 둥지같이 좁은 서재
14. 밥을 짓고 글을 짓고, 웃음 짓고 눈물짓는 공간
3부 응접실, 내가 소망한 공간
15.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베일
16. 101동 1404호, 내가 너의 이름을 불렀을 때
17. 왜 서재를 따로 쓰세요?
18. 다섯 수레의 책이 나를 이끈 곳은
19. 내게 금지된 서재, 내가 소망한 응접실
20. 책보다 더 훌륭한 스승
닫는 글|연극이 끝나고 난 뒤
저자
저자
서윤영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서울 수유리에는 불란서 지붕을 한 미니 2층집이 많았다. 경사진 지붕 아래 다락방이 하나 있어 미니 2층이라 불렸는데, 우리집 다락에는 피아노 한대와 어린이 동화집이 놓여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책 읽기는 열아홉 살 때까지만이었다. 스무 살부터 나는 책을 읽지 않았으니까. 수학과 건축을 공부하고, 불어와 일본어를 배우며, 또한 놀고 여행을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그 시간은 채워졌다. 서른한 살, 졸업과 취직, 결혼을 쓰리쿠션으로 해결하고 서른두 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책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서른네 살, 100권의 책을 읽었고 인터넷 신문에 글을 쓰며 고료를 받았다. 서른다섯 살, 200권의 책을 읽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2003, 궁리)을 낳았다. 서른일곱 살, 300권의 책을 읽었고 『집우집주』(2005, 궁리),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담은 집』(2005, 서해문집)을 낳았다. 서른아홉 살, 400권의 책을 읽었고 고려대학교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시작했으며, 『우리가 살아온 집, 우리가 살아갈 집』(2007, 역사비평사)을 낳았다. 마흔한 살, 500권의 책을 읽었고 인하대와 홍익대에서 강의를 하였으며,『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2009, 궁리)를 낳았다. 그리고 마흔네 살인 지금, 600권의 책을 읽으며 여섯 번째 책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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