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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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압박과 공포를 물리치고, 우리는 살아남아야만 한다!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 저술업자 겸 문화비평가인 이명석이《나는 전설이다》,《로스트》,《로빈슨 크루소》등과 같은 영화, 소설, 만화 등의 다양한 대중문화 속 위기일발 재난과 생존의 상황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서바이벌의 밑바닥에 뛰어내려 그 지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어떤 식으로 파국이 일어날 수 있는지, 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파리대왕》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생존의 압박과 종말의 공포가 사람들의 이성을 어떻게 마비시키고 공멸의 길로 이끄는지 보여준다. 재난전문가들이 전하는 실질적인 정보와는 차별화되는 철학적 메시지를 던지고, 공포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2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입니다.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 저술업자 겸 문화비평가인 이명석이《나는 전설이다》,《로스트》,《로빈슨 크루소》등과 같은 영화, 소설, 만화 등의 다양한 대중문화 속 위기일발 재난과 생존의 상황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서바이벌의 밑바닥에 뛰어내려 그 지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어떤 식으로 파국이 일어날 수 있는지, 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파리대왕》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생존의 압박과 종말의 공포가 사람들의 이성을 어떻게 마비시키고 공멸의 길로 이끄는지 보여준다. 재난전문가들이 전하는 실질적인 정보와는 차별화되는 철학적 메시지를 던지고, 공포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2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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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
텅 빈 지구에 혼자 살아남은 인류,
무인도에 표류되어 옴쭉달싹 못하는 생존자,
쪽방촌에서 식어가는 온수통 하나에 기대 겨울을 보내는 빈민,
골판지 박스에 들어가 작은 틈으로 세상을 내다보는 상자 인간……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
우리는 지금 당장 자신의 생존 상자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된다.
살아남고 싶은가? 여기 당신에게 주어진 세 가지 모양의 카드가 있다.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내 발밑의 '구멍' ●
- 내가 살아가야 할 좁은 '섬' ▲
- 나의 생존을 결정할 작은 '상자' ■
당신은 이 카드를 쥐고 다음의 질문들을 통과해야 한다.
*내 발밑의 이 구멍은 무엇인가?((0장)
*내가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밑바닥은 어디인가?(1장)
*나의 생존 상자에는 무엇이 담겨 있어야 하나?(2장)
*왜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먼저 붕괴하는가?(3장)
*어찌하여 세상은 좀비로 가득 차게 되었나?(4장)
*이 깜깜한 마피아 게임의 탈출구는 어디인가?(5장)
*나는 야수인가, 수도자인가, 희생양인가?(6장)
*리얼리티 쇼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부루마블인가?(7장)
*왜 유토피아는 파국의 디스토피아와 닮아 있나?(8장)
*은둔형 외톨이는 골방의 표류자인가, 미래 인류인가?(9장)
*나는 왜 서바이벌의 도상 훈련에 나섰나?(10장)
이 책의 주인공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수감되어 있다. 바로 '지금', 밀폐된 자본주의에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우리'의 처지가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이 세계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지진도 쓰나미도 지구 온난화도 아니다. 진정한 공포는 사람이다. 퀭한 눈빛의 좀비들을 끝없이 양산해내는 이 바보 같은 시스템이다.
생존의 압박과 공포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생각의 프로젝트!
수많은 형태의 절망들이 현대사회를 가로지른다. 해직당한 한 남자가 술김에 차를 몰고 가다 사람을 치어죽이고, 평생 모은 돈을 저축은행에 부은 노인이 부도 뉴스를 보고 달려가다 목을 잡고 쓰러졌다. 학교에 적응 못해 등교를 거부하던 수천 명의 아이들이 골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우리는 이런 모습들을 목격할 때마다 '난 절대 저럴리가 없다'며, 그 추락의 가능성을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예외는 없는 법. 경제적ㆍ물질적ㆍ심리적으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면 주변의 사물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은 결코 안전하지 않은 곳이었다. 깜빡 졸다가 자동차 사고를 내든지, 형제의 빚보증을 잘못 서주든지, 내가 돈을 맡겨둔 저축은행이 망하든지… 우리 삶의 뿌리를 일거에 도려낼 가능성은 도처에서 다채로운 시나리오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전방위 문화비평가 이명석의 『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는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왜 파국 이후를 다룰까? 파국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일본의 대지진, 동남아의 쓰나미, 사스와 전염병 공포, 세계 경제 동시 침체… 지난 10년간 우리는 이러한 사건들에 연이어 얻어맞았다. 저자는 여기서 '불가항력'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개인의 힘으로 아무리 버텨봤자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올 파국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세상 전체, 한 국가가 무너질 수도 있고 혹은 그 전체는 근근히 유지되어도, 한 개인이나 가정은 속절없이 몰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우리를 뒤덮고 있다. 막연한 불안은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방법까지 봉쇄한다. 그래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거기에서 살아날 가능성을 얻는다면, 지금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 불안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므로.
나는 왜 서바이벌의 도상훈련에 나섰나?
재난전문가나 미래학자가 아니라 문화비평가인 저자가 이 주제에 어떻게 접근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나는 전설이다』, <로스트>, 『로빈슨 크루소』, 『파리대왕』 같은 영화, 소설, 만화 등의 다양한 대중문화 속 위기일발 재난과 생존의 상황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서바이벌의 밑바닥에 뛰어내려 그 지옥을 만져보게끔 한다. 이는 곧 우리의 일상을 거울을 통해 비춰보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사람들을 만날 때 이렇게 물어보곤 한다. 당신의 밑바닥은 어디인가요? 어디까지 떨어져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의 상황이라면 거기에서 행복까지 얻어낼 수 있다고 여깁니까?
저자는 15년 이상 만화, 영화, TV, 게임 등에 대해 연구하고 비평해온 과정을 통해, 이 주제에 대한 상상력들을 다양하게 섭렵하고 있었다. 20세기 말에는 근미래의 세기말을 다룬 일본 만화, 2000년대 중반에는 급속히 늘어난 좀비 영화와 소수의 인간들을 한계상황으로 몰아넣는 리얼리티 TV쇼, 그 이후에는 오다쿠, 은둔형 외톨이 등 대중문화의 과소비와 겹쳐지는 새로운 인간상… 저자가 매달려 왔던 소재들이 일관되게 '파국으로 고립된 상황에서의 서바이벌'을 다루고 있었다. 비슷한 문제에 대한 고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0장에서는 '파국으로 고립된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1장~3장에서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파국 시나리오들을 소개하면서 육체적ㆍ정신적ㆍ경제적인 패닉에 맞서 대중문화 속 주인공들은 살아남고자 어떻게 몸부림쳤는지를 소개한다. 4장~6장에서는 이 지구상에 나 혼자 남게 되었을 경우, 혹은 여럿이 살아남았을 경우 생겨나는 고독과 경쟁, 협동과 배신 등 인간 군상의 다양한 내면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7장에서는 최근 들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리얼리티 쇼에 열광하는 팬덤과 미디어의 시선들을 통해 이 시대의 인간상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8장에서는 때로는 인간이 실낙원을 꿈꾸며 원초적인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지, 남몰래 왜 로빈슨 크루소의 삶을 동경하는지, 나만의 낙원을 만들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그려내고 있다. 9장에서는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개인들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도시의 어느 뒷골목에 놓인 상자 속에서 살아가면서 문밖의 타인들을 좀비 혹은, 외계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그리고 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10장에서는 결국 다양한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을 통해 안락한 삶의 관성을 떨쳐내고, 우리가 살아가는 '매뉴얼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임을 강조한다.
이제 생계가 아니라 생존이다, 당신의 밑바닥은 과연 어디인가?
이 책은 '어떤 식으로 파국이 일어날 수 있는가?', 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재난전문가들이 전하는 실질적인 정보와는 차별화되는 어떤 철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제목으로 '살아남아 버렸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일시적인 생존을 확보한 후에 더욱 다양하고 혼란스러운 문제들에 부딪힐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차라리 그때 죽어버렸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후회가 몰려오는 순간, 우리는 일어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야 한다. 『파리대왕』을 비롯해 이 책에서 예시하는 여러 작품들은 생존의 압박과 종말의 공포가 사람들의 이성을 어떻게 마비시키고 공멸의 길로 이끄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그 공포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생각의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이라는 주제를 좀비워크, 리얼리티 쇼, 오다쿠, 은둔형 외톨이, 초식남 등과 같은 사회 현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저자는 여러 종류의 서바이벌 진행 과정에서 파국을 가져온 원인이 어떻든 간에 주인공들이 매우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의 서두에 정리해둔 '서바이벌 노트'가 그 공통의 조건인데, 그 핵심은 '고립'이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문명 세계, 혹은 타인과의 단절 속에서 혼자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곧이어 이것이 지진, 화산과 같은 대재난의 피해자만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사건의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은둔형 외톨이, 묻지마 살인자는 물론이고, 좀비 분장을 하고 월스트리트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사람들, 리얼리티 쇼에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게임을 하는 자들, 나아가 여성과의 연애를 포기하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남자들까지 고립 속에서 생존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이후 《뉴욕타임스》는 '덜 가지고 살기(Living with Less)'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어, 독자들에게 거대한 경제적 파국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렇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다만 아무리 몰락해도 살아갈 수 있는 기초를 찾자고 주장한다. 유치원 때부터 선행학습하며 악착같이 친구들을 밀어내고 일류 대학에 가서 여러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취직하고… 이런 식의 매뉴얼이 쌀 한 톨의 가치도 없는 때가 언제든 닥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조건으로 보다 단순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자는 것.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것은 우리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고 최악의 파국이 닥치지 않더라도, 이런 관점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답을 전해주었다. 덜 가지고 사는 연습을 하면, 무언가가 좀더 생기면 그걸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개인주의자이고, 이 책의 주어도 이기적인 욕망에 따라 자신의 살길을 궁리하는 개인이다. 애초에 국가, 사회, 집단의 관점에서 나를 희생시킨다는 시나리오는 없다. 그러니 영민한 독자는 이런 지적을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왜 이러한 서바이벌의 지식과 전략들을 공개하는가? 감추어두고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않은가?" 현명한 지적이다. 나도 그런 밀봉의 전략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발견한 미약한 진실들을 비밀 저장고에 넣어두고 혼자 읽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피아 게임의 가면을 쓰고 있기보다는 서로의 맨 얼굴을 맞대고 함께 생존의 전략을 찾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362쪽)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가 파국을 기꺼이 이겨낼 수 있을까? 혹은 나아가 파국이 정말 필요할까? 최악의 파국을 그리는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따라가던 저자는 어느 순간, 이 상황에서 어떤 묘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좀비들에게 쫓기며 빗물을 받아마시며 겨우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하면서, '이게 정말 살아 있다는 게 아닐까'라며 생각을 한 번 뒤집어본다. 물론 진짜 그런 고통을 직접 겪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 자신의 근본적인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이러한 위험에 부딪히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여러 게임이 그와 같은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 책도 파국을 다룬 하나의 게임일 수 있다.
살아남아 버렸다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
텅 빈 지구에 혼자 살아남은 인류,
무인도에 표류되어 옴쭉달싹 못하는 생존자,
쪽방촌에서 식어가는 온수통 하나에 기대 겨울을 보내는 빈민,
골판지 박스에 들어가 작은 틈으로 세상을 내다보는 상자 인간……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
우리는 지금 당장 자신의 생존 상자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된다.
살아남고 싶은가? 여기 당신에게 주어진 세 가지 모양의 카드가 있다.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내 발밑의 '구멍' ●
- 내가 살아가야 할 좁은 '섬' ▲
- 나의 생존을 결정할 작은 '상자' ■
당신은 이 카드를 쥐고 다음의 질문들을 통과해야 한다.
*내 발밑의 이 구멍은 무엇인가?((0장)
*내가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밑바닥은 어디인가?(1장)
*나의 생존 상자에는 무엇이 담겨 있어야 하나?(2장)
*왜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먼저 붕괴하는가?(3장)
*어찌하여 세상은 좀비로 가득 차게 되었나?(4장)
*이 깜깜한 마피아 게임의 탈출구는 어디인가?(5장)
*나는 야수인가, 수도자인가, 희생양인가?(6장)
*리얼리티 쇼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부루마블인가?(7장)
*왜 유토피아는 파국의 디스토피아와 닮아 있나?(8장)
*은둔형 외톨이는 골방의 표류자인가, 미래 인류인가?(9장)
*나는 왜 서바이벌의 도상 훈련에 나섰나?(10장)
이 책의 주인공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수감되어 있다. 바로 '지금', 밀폐된 자본주의에 살아가고 있는 '대다수-우리'의 처지가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이 세계에서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지진도 쓰나미도 지구 온난화도 아니다. 진정한 공포는 사람이다. 퀭한 눈빛의 좀비들을 끝없이 양산해내는 이 바보 같은 시스템이다.
생존의 압박과 공포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생각의 프로젝트!
수많은 형태의 절망들이 현대사회를 가로지른다. 해직당한 한 남자가 술김에 차를 몰고 가다 사람을 치어죽이고, 평생 모은 돈을 저축은행에 부은 노인이 부도 뉴스를 보고 달려가다 목을 잡고 쓰러졌다. 학교에 적응 못해 등교를 거부하던 수천 명의 아이들이 골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우리는 이런 모습들을 목격할 때마다 '난 절대 저럴리가 없다'며, 그 추락의 가능성을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예외는 없는 법. 경제적ㆍ물질적ㆍ심리적으로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면 주변의 사물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은 결코 안전하지 않은 곳이었다. 깜빡 졸다가 자동차 사고를 내든지, 형제의 빚보증을 잘못 서주든지, 내가 돈을 맡겨둔 저축은행이 망하든지… 우리 삶의 뿌리를 일거에 도려낼 가능성은 도처에서 다채로운 시나리오를 준비해두고 있었다.
전방위 문화비평가 이명석의 『어느 날 갑자기, 살아남아 버렸다』는 '파국의 불안을 딛고 일어서는 서바이벌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왜 파국 이후를 다룰까? 파국을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일본의 대지진, 동남아의 쓰나미, 사스와 전염병 공포, 세계 경제 동시 침체… 지난 10년간 우리는 이러한 사건들에 연이어 얻어맞았다. 저자는 여기서 '불가항력'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개인의 힘으로 아무리 버텨봤자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올 파국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세상 전체, 한 국가가 무너질 수도 있고 혹은 그 전체는 근근히 유지되어도, 한 개인이나 가정은 속절없이 몰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우리를 뒤덮고 있다. 막연한 불안은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방법까지 봉쇄한다. 그래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거기에서 살아날 가능성을 얻는다면, 지금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 불안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므로.
나는 왜 서바이벌의 도상훈련에 나섰나?
재난전문가나 미래학자가 아니라 문화비평가인 저자가 이 주제에 어떻게 접근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나는 전설이다』, <로스트>, 『로빈슨 크루소』, 『파리대왕』 같은 영화, 소설, 만화 등의 다양한 대중문화 속 위기일발 재난과 생존의 상황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서바이벌의 밑바닥에 뛰어내려 그 지옥을 만져보게끔 한다. 이는 곧 우리의 일상을 거울을 통해 비춰보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사람들을 만날 때 이렇게 물어보곤 한다. 당신의 밑바닥은 어디인가요? 어디까지 떨어져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의 상황이라면 거기에서 행복까지 얻어낼 수 있다고 여깁니까?
저자는 15년 이상 만화, 영화, TV, 게임 등에 대해 연구하고 비평해온 과정을 통해, 이 주제에 대한 상상력들을 다양하게 섭렵하고 있었다. 20세기 말에는 근미래의 세기말을 다룬 일본 만화, 2000년대 중반에는 급속히 늘어난 좀비 영화와 소수의 인간들을 한계상황으로 몰아넣는 리얼리티 TV쇼, 그 이후에는 오다쿠, 은둔형 외톨이 등 대중문화의 과소비와 겹쳐지는 새로운 인간상… 저자가 매달려 왔던 소재들이 일관되게 '파국으로 고립된 상황에서의 서바이벌'을 다루고 있었다. 비슷한 문제에 대한 고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0장에서는 '파국으로 고립된 인간들은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1장~3장에서는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최악의 파국 시나리오들을 소개하면서 육체적ㆍ정신적ㆍ경제적인 패닉에 맞서 대중문화 속 주인공들은 살아남고자 어떻게 몸부림쳤는지를 소개한다. 4장~6장에서는 이 지구상에 나 혼자 남게 되었을 경우, 혹은 여럿이 살아남았을 경우 생겨나는 고독과 경쟁, 협동과 배신 등 인간 군상의 다양한 내면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7장에서는 최근 들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리얼리티 쇼에 열광하는 팬덤과 미디어의 시선들을 통해 이 시대의 인간상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 8장에서는 때로는 인간이 실낙원을 꿈꾸며 원초적인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지, 남몰래 왜 로빈슨 크루소의 삶을 동경하는지, 나만의 낙원을 만들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그려내고 있다. 9장에서는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개인들이 자기 방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도시의 어느 뒷골목에 놓인 상자 속에서 살아가면서 문밖의 타인들을 좀비 혹은, 외계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그리고 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10장에서는 결국 다양한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을 통해 안락한 삶의 관성을 떨쳐내고, 우리가 살아가는 '매뉴얼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임을 강조한다.
이제 생계가 아니라 생존이다, 당신의 밑바닥은 과연 어디인가?
이 책은 '어떤 식으로 파국이 일어날 수 있는가?', 또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재난전문가들이 전하는 실질적인 정보와는 차별화되는 어떤 철학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제목으로 '살아남아 버렸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일시적인 생존을 확보한 후에 더욱 다양하고 혼란스러운 문제들에 부딪힐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차라리 그때 죽어버렸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후회가 몰려오는 순간, 우리는 일어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야 한다. 『파리대왕』을 비롯해 이 책에서 예시하는 여러 작품들은 생존의 압박과 종말의 공포가 사람들의 이성을 어떻게 마비시키고 공멸의 길로 이끄는지 보여준다. 이 책은 그 공포를 물리치고 살아남기 위한 생각의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이라는 주제를 좀비워크, 리얼리티 쇼, 오다쿠, 은둔형 외톨이, 초식남 등과 같은 사회 현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저자는 여러 종류의 서바이벌 진행 과정에서 파국을 가져온 원인이 어떻든 간에 주인공들이 매우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의 서두에 정리해둔 '서바이벌 노트'가 그 공통의 조건인데, 그 핵심은 '고립'이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문명 세계, 혹은 타인과의 단절 속에서 혼자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곧이어 이것이 지진, 화산과 같은 대재난의 피해자만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사건의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아주 흡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은둔형 외톨이, 묻지마 살인자는 물론이고, 좀비 분장을 하고 월스트리트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사람들, 리얼리티 쇼에서 일확천금을 노리고 게임을 하는 자들, 나아가 여성과의 연애를 포기하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남자들까지 고립 속에서 생존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이후 《뉴욕타임스》는 '덜 가지고 살기(Living with Less)'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어, 독자들에게 거대한 경제적 파국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이렇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다만 아무리 몰락해도 살아갈 수 있는 기초를 찾자고 주장한다. 유치원 때부터 선행학습하며 악착같이 친구들을 밀어내고 일류 대학에 가서 여러 스펙을 쌓아 대기업에 취직하고… 이런 식의 매뉴얼이 쌀 한 톨의 가치도 없는 때가 언제든 닥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최소한의 조건으로 보다 단순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자는 것.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것은 우리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고 최악의 파국이 닥치지 않더라도, 이런 관점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답을 전해주었다. 덜 가지고 사는 연습을 하면, 무언가가 좀더 생기면 그걸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개인주의자이고, 이 책의 주어도 이기적인 욕망에 따라 자신의 살길을 궁리하는 개인이다. 애초에 국가, 사회, 집단의 관점에서 나를 희생시킨다는 시나리오는 없다. 그러니 영민한 독자는 이런 지적을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왜 이러한 서바이벌의 지식과 전략들을 공개하는가? 감추어두고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않은가?" 현명한 지적이다. 나도 그런 밀봉의 전략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발견한 미약한 진실들을 비밀 저장고에 넣어두고 혼자 읽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피아 게임의 가면을 쓰고 있기보다는 서로의 맨 얼굴을 맞대고 함께 생존의 전략을 찾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362쪽)
만약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우리가 파국을 기꺼이 이겨낼 수 있을까? 혹은 나아가 파국이 정말 필요할까? 최악의 파국을 그리는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따라가던 저자는 어느 순간, 이 상황에서 어떤 묘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 좀비들에게 쫓기며 빗물을 받아마시며 겨우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하면서, '이게 정말 살아 있다는 게 아닐까'라며 생각을 한 번 뒤집어본다. 물론 진짜 그런 고통을 직접 겪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 자신의 근본적인 삶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이러한 위험에 부딪히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여러 게임이 그와 같은 요소를 지니고 있다. 이 책도 파국을 다룬 하나의 게임일 수 있다.
목차
목차
0. 내 발밑의 이 구멍은 무엇인가?─제로의 장 9
1. 내가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밑바닥은 어디인가?─파국의 시나리오 23
2. 나의 생존 상자에는 무엇이 담겨 있어야 하나?─생존의 기초 55
3. 왜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먼저 붕괴하는가?─패닉, 마음의 재난 99
4. 어찌하여 세상은 좀비로 가득 차게 되었나?─나는, 지구 최후의 나 131
5. 이 깜깜한 마피아 게임의 탈출구는 어디인가?─공존의 배 161
6. 나는 야수인가, 수도자인가, 희생양인가?─도덕과 권력의 그라운드제로 185
7. 리얼리티쇼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부루마블인가?─게임의 재구성 229
8. 왜 유토피아는 파국의 디스토피아와 닮아 있나?─섬, 낙원, 실낙원 263
9. 은둔형 외톨이는 골방의 표류자인가, 미래 인류인가?─상자 속으로 311
10. 나는 왜 서바이벌의 도상 훈련에 나섰나?─파국의 리허설을 마치며 351
참고문헌 368
1. 내가 떨어질 수 있는 최악의 밑바닥은 어디인가?─파국의 시나리오 23
2. 나의 생존 상자에는 무엇이 담겨 있어야 하나?─생존의 기초 55
3. 왜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먼저 붕괴하는가?─패닉, 마음의 재난 99
4. 어찌하여 세상은 좀비로 가득 차게 되었나?─나는, 지구 최후의 나 131
5. 이 깜깜한 마피아 게임의 탈출구는 어디인가?─공존의 배 161
6. 나는 야수인가, 수도자인가, 희생양인가?─도덕과 권력의 그라운드제로 185
7. 리얼리티쇼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부루마블인가?─게임의 재구성 229
8. 왜 유토피아는 파국의 디스토피아와 닮아 있나?─섬, 낙원, 실낙원 263
9. 은둔형 외톨이는 골방의 표류자인가, 미래 인류인가?─상자 속으로 311
10. 나는 왜 서바이벌의 도상 훈련에 나섰나?─파국의 리허설을 마치며 351
참고문헌 368
저자
저자
이명석
저자 이명석은 저술업자 겸 문화비평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이매진》, 《스폰지》 등의 매체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만화를 중심으로 여러 장르의 예술과 문화 현상에 대한 전방위적인 비평을 해왔고, 단발적인 쾌락으로 취급되는 대중문화의 진정한 함의를 파악하는 데 애쓰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인문학의 경계에 서서 커피, 놀이, 지도, 여행 등의 테마를 새롭게 다루는 프로젝트도 이어오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지도는 지구보다 크다』(궁리), 『도시수집가』(궁리), 『논다는 것』(너머학교),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홍디자인), 『모든 요일의 카페』(효형출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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