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논개 1
김지연 장편소설
『소설 논개』는 임진왜란 전후 진주성을 배경으로 어린 논개의 성장 과정부터 기생으로서의 삶, 의기회 조직, 뜨거운 사랑, 1차 진주성 대첩과 2차 진주성 함락, 적장을 껴안고 남강에 투신하기까지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의기(義妓) 논개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 내고 있다. 전3권으로 구성된 「소설 논개」의 1권에서는, 가난하고 배고프지만 야무지고 당찬 논개의 어린 시절과 부모를 잃고 혼자된 이후의 산속 생활, 의병장 강동찬을 만나 구국에 눈뜨게 되고, 주막집 부엌일을 하다가 글을 배우고 싶은 욕심에 아무것도 모르고 기생집에 팔려 가 동기(童妓)로서 기생 수업을 받는 과정 등이 눈앞에 그린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서사가 탄탄하고 서술과 대화에서 맛깔스런 토속미를 느낄 수 있다. 간혹 TV드라마 초반부에 아역들의 연기가 어른들 뺨칠 정도로 진심을 후비어 시청자들의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내듯이, 어린 논개의 야무지고 옹골찬 모습이 독자를 400여 년 전의 시공 속으로 훅 빨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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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글자는 서당에서만 갈치는 기 아이고, 니만 한 여식아들만 모아 놓고 예뿐 아지매가 갈쳐 주는 데도 있다. 내가 마님이라 카는 사람은 양반집 어른이 아니고 그 아지매를 말하는 기다."
방물장수가 논개의 얼굴을 흘끔 쳐다보고는 다시 말했다.
"니가 천출인 종놈 종자도 아인데, 와 종년으로 보낸단 말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린 기라. 씰데없는 극정 말고 쌔이 가자."
방물장수가 다시 돌아서 앞장서고, 논개는 뭔가 조금은 석연찮은 기분인 채 눈을 깜박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여자 서당도 있는가 보네예?"
"가 보모 안다."
"글도 배우고, 일을 해 주모 밥도 얻어묵고 잠을 잘 수도 있는 뎁니꺼?"
"극정도 많다. 그런께네 내가 니를 데리다주겄다 카제. 부모도 없고, 묵고 잠잘 데도 없는 니한테는 그런 조건이 먼첨인데."
논개는 궁금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일단 안도감을 가졌다. 글도 배우고 먹고 잠잘 수 있다면 웬만큼 힘든 일은 다 해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물장수가 논개의 손을 잡고 다다른 곳은, 남강과 강 둘레의 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쪽 후미진 곳의 아담한 기와집 앞이었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으나 얼핏 보아 도동의 강 진사 댁처럼 안채와 사랑채와 행랑채가 따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았고, 따라서 양반집 같은 느낌 때문에 논개는 잠시 긴장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가슴을 저미는 듯한 애잔한 퉁소 소리가 집 안에서 흘러나와 좀 전에 경직되었던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기는 했다. ('운명의 신이여' 중에서)
설매와 반월이 서두르며 안채로 돌아가자 아이들이 대청마루에 모여 앉았다가 화다닥 일어났다. 아이들의 얼굴은 누구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상기되어 입가로 웃음을 머금고 있고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나란히 서서 궁금증이 가득한 얼굴들을 한 채, 안채 마당으로 들어오는 설매와 반월을 쳐다보았다. 매분의 머리 얹기 의식이 아이들을 많이 흥분시킨 것 같았다.
"모두들 방으로 들어가거라. 잠자기 전에 공부들을 좀 하고."
설매의 큰 음성에 향녀, 금지, 옥매가 실망스런 낯빛으로 어깨를 내려뜨리면서 돌아섰다. 논개도 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곧 다시 몸을 돌려 설매를 쳐다보았다.
"어머니, 매분이 성님 머리 얹었습니꺼예? 이뿌던가예?"
설매가 그만 푹 하고 웃는다.
"그래예. 머리 얹었어예. 이뻤어예. 됐어예?"
설매가 논개 말투를 흉내 내자 아이들이 돌아보며 키득거렸고, 논개는 그만 뺨이 붉어졌다.
"잘몬했습니더. 곤칠께예."
논개가 우물거리면서 아이들을 따라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은애의 아지랑이' 중에서)
목차
목차
1. 야생의 민들레
2. 산에는 산새가 울고
3. 운명의 신이여
4. 은애의 아지랑이
저자
저자
- 소설가
- 진주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 196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
- 1968년 『현대문학』 소설 추천 완료
- 경력 : 의사신문?경남일보 문화부차장, 방송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김동리기념사업회 회장, 중앙대학교문인회 회장, 동덕여대?성신여대 강사, 경원대 겸임교수 역임
- 現)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복사전송저작권협회 이사, 은평문화원장
- 저서 :《산가시내》《산울음》《산배암》《산정》《돌바람》《씨톨 1?2?3》《야생의 숲》
《촌남자》《불임여자》《고리》《흑색병동》《욕망의 늪》《아버지의 장기》
《히포크라테스의 연가》《살구나무 숲에 트는 바람》《생명의 늪 上?下》
《산막의 영물》《산죽》《명줄》《인생》 등
- 수상 : 한국소설문학상(10회), 월탄문학상(31회), 채만식문학상(8회), 성균관문학상(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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