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진주, 카톡
결코 불륜이 아니라 항변하는 둘의 사랑을 훔쳐보다 | 류경한 장편소설
결코 불륜이 아니라 항변하는 이들의 사랑을 그린 『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진주, 카톡』. 저자는 이 책에서 자유를 찾고자 했던 용기를 그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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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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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기어코 여덟 번째 소설을 쓰고 말았다. 보통 3년씩 걸렸던 이전의 소설 집필 기간에 비하면 이번엔 꽤 빨리 탈고한 것 같다. 아마도 '카카오 톡'이란 새로운 신무기 덕분이었다고 둘러대면 어떨까 싶다.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군 관련 사건, 사고들을 접하며… 여군을 상대로 한 성추행, 성폭행 얘기가 이 소설 속에 분명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양을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이번 소설에 별의별 구실을 붙여본들, 어차피 불륜일 뿐이라는 따가운 시선까지….
작가로선 작은 곤혹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소설의 탈고가 가까워질 무렵 가까스로 수명을 부지하던 간통죄란 괴물법이 위헌 판결을 받고 이 땅에서 소멸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며칠에 걸쳐 세상은 온통 난리법석이었다. 하지만 불과 열흘도 못 가 그 소란, 술렁거림은 오간 데가 없어졌다. 유감스럽게도 난 그 일을 보면서 사람들의 철저한 이중성을 보았다.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시대 역행적 법이란 딱지를 붙였던 전근대적 법이 사라진 걸 두고 작가로서 할 말이 많지만 입을 닫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거부하며 믿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런 게 작금의 엄연한 현실이다. 작가는 이런 것들에 대해 독자, 아니 우리 모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달콤한 연애는 안달 낼 만큼 하고 싶지만, 짐스럽고 거추장스런 결혼은 결코 하고 싶지 않다"는 젊은 여성들.
원 나잇 스탠드(one night stand)? 미혼 남녀의 각 57.7%와 36.6% 가 원 나잇 스탠드, 즉 하룻밤용 섹스를 해봤다는 통계가 있다(류경한 소설 『남자가 아프다』 159페이지).
사회는 이렇듯 젊은 남녀에게만큼은 유독 관대해진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라 불리는 오늘의 청춘들이 중장년이 되었을 때 자신의 자녀가 지금의, 자신의 세대가 되었을 때, 그때도 원 나잇 스탠드에 관대할까? 용납하고 말까?란 의구심을 가져보는 건 작가의 우둔함일까?
그래서일까? 사회는 이제 혼외 남녀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들까지 넌지시 용납하는 것 같다. 소위 말하는 러브호텔들이 낮밤 관계없이 성업 중인 걸 보면 말이다. 지금 이 시간 그곳에서 벌거벗고 뒹구는 남녀는 누구일까? 왜 그런 것엔 애써 모르는 척하는 걸까? 그런 게 그렇게나 부도덕한 것이라면? 사회적 악이라면? 악의 온상인 러브호텔을 단번에 없애는 초법적 법을 만들어 없애던지, 아니면 종교계와 유림단체가 강력한 성명을 내던지든, 보수단체들이 얼룩무늬 군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목청 높여 시위라도 해야지 않나? 그럴 것도 아니면서 왜 유독 이 소설 속 연우, 은주를 돌팔매질하려는 것일까?
가장 근엄하고 원칙, 정도, 정의로운 철옹 집단으로 알려진 군 담장마저도 어이없게 허물어지고 마는 오늘. 그리고 억압, 군림으로 가정을 지켜왔던 가부장적 독선으로 더는 가정을 지탱시킬 수 없다는 작금의 현실. 이렇듯 모든 게 달라지는 시대인 것 같다. 민감한 것들이 하나씩 둔감해지는 시대의 한복판에 분명 우리 모두가 서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이렇게 알아왔고 그래서 이렇게 말해 왔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보다 더 귀함은 없다.'
그 어떤 형태이건 '인간의 사랑은 아름답다는 것.'
인간, 남녀의 절절한 사랑이라면 육체의 합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것.
이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는 것.
주변의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조급증을 내며 이렇게 저렇게 살고 있다. 굳이 앞뒤를 분간할 이유도 없이 오직 앞만 보고 숨차게 뛰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쾌속만능의 시대, 어쩌면 우린 그 속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지 모른다.
비록 별 영향력이 없는 작가라 스스로 말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작가로서 책임과 의무를 해야 하는 나름의 큰 짐을 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엄연한 현실을 외면하는 게 그렇게나 힘들었던지 무모해 뵈는 욕심을 또 내고 만다.
다급해진 세상 탓인지 사람들의 생각은 점점 좁아지고 야박해지다 보니 매사에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각자의 마음이 외소해져서 일까. 이젠 가슴보단 윤기 나는 입으로만 사랑을 외치는 것 같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작가는 이런 욕심을 부려보았다.
'공허한 몸짓이 아닌 진정 가슴 뜨거운 주인공을 만들어보겠다….'
'보고나면 더 보고파지는 그런 사람을 만들어보고 싶단 욕심….'
'비굴한 사랑만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상처투성인 사람들을 위로, 치유해 보고자 그들의 방패가 되고자 애써봤지만 작가의 역량으론 또다시 한계를 절감하고 만다.
작가는 감히 독자들께 도움을 청하고자 이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다. 그렇게 저렇게 속도 내었던 소설 말미쯤에서야 발견한 게 있었다.
자유… 용기….
바로 자유를 찾고자 했던 용기였다. 다 잃어버려도 다시 얻을 수 있는 자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남다른 자유적 용기….
작가는 그렇게 연우와 은주의 남다른 용기와 무한자유를 확인한 후 그들에게 편승하고픈 충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
기어코 자유를 얻어낸 사람들. 한없이 궁핍하였지만 그 빈핍함 속에서 기어이 자유로워진 연우와 은주.
작가는 이 글을 쓰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그리웠던 게 자유라는 걸 알게 되었다. 오직 사람한테서만 얻을 수 있었건만 작가는 그것도 모른 채 여지껏 허상만을 쫓아다녔던 것 같다.
새 아침에 아름다움을 피우기 위해 꽃은 밤새 준비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밤이 없었다면 아마 꽃은 피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연우와 은주는 그런 밤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 어둠 때문에 더 외로워 몸부림치며 처절한 실패와 성취의 희열, 눈물까지 껴안고 살길 원했던 그들의 사랑은 금모래, 은모래가 되었다. 두 사람의 나머지 인생은 그 둘만의 아주 작은 우주 속에서 둘만의 자유를 누리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이 넘치는 그 둘만의 우주엔 욕망이란 유령은 절대 없을 것이기에….
사람 그리고 자유.
이렇듯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고
목차
목차
소녀 / 022
군인 / 035
가수 / 046
여자 / 063
눈물 / 079
애증 / 172
가증 / 228
초개 / 264
경야 / 295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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