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로부터의 해방: 장갑의 파노라마 4080
40여년 세월을 홍익대학교 교수로 지내는 동안 ‘장갑 작가’로도 불리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한 정경연 작가가 긴 세월을 마무리하며 圖錄 [틀로부터의 해방-장갑의 파노라마 4080]을 출간하였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80학기'를 홍익대학교 교수로 마무리하며 긴 세월을 함께 해주신 귀한 분들과 기념이 되고자 [틀로부터의 해방-장갑의 파노라마 4080]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선정하며 저마다 떠오르는 기억과 그 기억에서 묻어나는 미세한 감정들이 마음 가득히 차오릅니다.
40년을 추억하며 [틀로부터의 해방-장갑의 파노라마 4080]은 초창기 작품부터 편집되었습니다. 많은 행사와 전시를 진행하고 참여하기 위해 크고 무거운 작품을 함께 설치하며 수고했던 제자들은 물론 격려하고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내·외 귀빈 여러분과 선·후배, 동료 작가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80학기 동안 후학양성을 위해 한때는 무서운 호랑이처럼 또는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처럼 학생들을 지도 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제자들이 학교에서 사회로 나아가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볼 때, 삶의 원동력이 되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40년 80학기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은 나에게 있어서 교수인 동시에 '장갑 작가'로 불리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책 뒤편에는 그동안의 전시기록 및 지도교수로서 도와주었던 석·박사 논문과 학술지 목록을 수록하였습니다. 300여 편의 지도 목록은 그동안 교수로서 큰 성과이며 보람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시대에 텍스타일 디자인, 섬유미술 연구에 매진할 후학들에게 자료로써 도움이 된다면 큰 기쁨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지금의 '장갑 작가'로 만들어 주셨던 고인이 되신 어머니(故 전금주), 지금도 건재하신 아버님(정 재철), 교육과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음 깊은 배려와 응원을 보내준 남편(한택수), 항상 응원해주는두 아들(한종훈, 한현록)과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어머니 역할을 해주시고 정년을 맞아 축시를 써주신 인도박물관 관장님(김양식)과 마지막으로 이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후배와 제자들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인생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지난 40년을 돌아보니 늘 함께하고 도움을 주셨던 수많은 분들과 제자들,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마주했던 햇살과 바람, 무심히 지나가는 하늘과 풀 한 포기조차도 저에게는 소중한 스승이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새로운 시작의 행보에도 큰 축복이며, 미래의 삶에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함께했던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0. 9.
[추천사]
어머니의 선물, 정경연의 시그니쳐 '장갑'-'4080展' 즈음에
미술평론가 김종근(Kim, Jong Geun / Art Critic)
1920년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지오반니 쟈코메티는 아들을 데리고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방문했다. 거기서 열아홉 살의 아들은 조각가가 될 것을 다짐했다. 그가 바로 피카소가 생애 마지막 다시 보고 싶어 했던 조각가 알베르트 자코메티였다.
예술가의 탄생이란 이런 것이다. 정경연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재학시절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한 후 2학년 재학 중이었던 1975년 미국으로 불쑥 유학을 떠났다. 유학 시절 어린 딸이 타국에서 고생하며 공부하는 게 애처로웠는지 '장갑을 끼고 작업하라'며 목장갑 한 상자를 보내왔다.
정경연은 "행여나 손이 틀 새라 어머니가 보내주신 면장갑을 받았을 때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밀려오면서 쭈글쭈글한 할머니의 손, 그때 기도하는 사람들의 손, 추운 겨울 새벽에 손수레를 끄는 환경미화원의 손이 한꺼번에 떠오르더군요."라고 고백했다. 동시에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수많은 손과 장갑의 이미지가 스쳐 지나갔다라고 털어 놓았다. 그것은 마치 농부들의 모든 노동을 짊어진 빈센트 반 고흐의 〈구두〉 같은 것이었다.
그즈음 작가는 재료의 확장을 고민할 때였고 말할 수 없는 따스한 감흥과 장갑 상자에서 찡한 감동과 영감을 얻었다. 정경연에게 '장갑'은 이렇게 서양화의 캔버스, 조소에 있어 브론즈와 돌, 동양화에 있어 화선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나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녀의 작업들은 개념과 의식의 굴레에서 자유로웠고 동시에 공예, 디자인, 순수예술 등 특정한 장르의 틀에 구속되거나 얽매이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에게 장갑은 오직 '세상을 보는 시점'이며 '창작의 원천'이라는 사실일 뿐이었다. 실제 그가 질서 정연하게 완성한 '장갑' 작품들은 실제 인간의 손처럼 따뜻하고 그 이상으로 "신들의 손처럼 압도적이고 성스럽게 느껴진다."라고 회고했다. 면장갑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자 그녀 작업의 스승이라고 뿌리라고 명명하는 이유이다.
목장갑을 통한 이런 기본적인 작품제작 형식은 한 개의 면장갑을 4~5개 영역으로 나눠서 각각 염색하거나, 물감으로 채색한 후 말리고 찌고 다림질하고 캔버스에 고정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통해 비로소 하나의 거대한 스펙타클한 장갑 벽이 만들어지고 작품이 탄생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이런 모든 작업의 과정을 수행처럼 마음을 다듬고 비우는 목적으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작가는 종종 "작업은 나의 화두이며 도반"이며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함축된 작품을 위해 정진하듯 작업한다고 토로했다. 그녀의 작업을 화려한 채색 작업 또한 만다라로 통칭되는 세계관(윤진섭) 이란 평가가 그에게 공통적으로 내려지는 이유이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장갑이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사색적인 오브제라는 점이며 그 상징적 의미와 가치가 심오하다는 점이다. 장갑은 장갑 안으로 손이 들어가면 사람들은 모두 평등한 대상이 되는 매체이며 모든 것을 감싸고 평등하게 만든다. 1990 년대 초반 모노톤 작업에서 종교와 세대 간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한 설치와 비디오 작업부터 다양한 색채와 재료로 일상적 소품을 입체화한 근작까지 작가는 우주적인 자신의 이념을 놀랍도록 작품에 투사시켰다.
작가는 종종 일상적 오브제들을 입체화하면서 창작은 수행의 일환이며 〈반야심경〉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집요함과 흔들리지 않는 작가정신이 있었기에 2020년 최근작을 통해서 작가는 다양한 색상과 오브제로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며 세상이 하나가 되는 '일상적인 오브제의 조형화'에 성공했다. 이것은 장갑이란 한 가지 소재로 섬유, 회화, 조각, 판화, 비디오, 설치 등 현대미술의 모든 장르를 넘나드는 탁월한 그의 독창성과 예술철학 때문에 모두가 가능한 일이었다.
여전히 작가는 장갑에 염색하거나 먹물, 아크릴물감 등으로 무늬를 만들어 내거나 색을 입혀 입체작품을 실험하고 창조했다. 것들은 수십 년간 특별한 제목 없이 무제 혹은 무한으로 자신이 만든 작품들을 세상을 향해 던져 놓은 것들이다. 그 장갑들이 모두 모여 캔버스가 되기도 하고, 작품 속 하나의 탁월한 오브제로 부활한 것이 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무질서한 것이 아니라 모든 설치나 자리가 일정한 질서를 지니고 태어난다는 사실이다. 밀고 밀리면서 이루 어지는 세상의 거대한 질서, 그 질서로 유지되는 〈하모니〉 즉 조화가 정경연 작품 속에서 정갈하게 자리하고 교차한다. 그것은 평면과 입체, 강렬한 색채와 흑백, 형상과 비형상을 넘나들며 모든 것이 가능해진 배경이 된다.
이처럼 작가의 손은 단순한 신체 부위 그 이상으로 그녀가 유학 시절 가졌던 세계관을 표현해내는 분신이며 장갑은 그것을 감싸는 도구이며 집이다. 물론 보수적인 섬유 예술계에서 '이것은 섬유공예가 아니다'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미 1960년대 뉴욕에서 쿠사마 야요이나 클래스 올덴버그가 보여준 부드러운 조각 "soft sculpture"가 새로운 장르로 떠오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이미 그녀의 작업은 한국 섬유예술의 새로운 세계와 지평을 연 처음의 작가로 평가된다. 어쩌면 정경연은 어머니가 선물한 그 장갑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자 한 것인지 모른다.
알베르토 쟈코메티처럼 조각은 오브제가 아니며, 물음을 던지는 것이며, 대답하는 것이라는 그 질문을 40년 동안 정경연은 여전히 지금, 이렇게 장갑으로 훌륭하게 응답한다. 어느 장갑에든 사람들의 땀과 삶의 애환과 온기가 녹아있다. 손을 보호하는 장갑의 기능보다 일을 마친 사람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그 휴머니즘, 장갑 속에 스며든 표정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풀어낸 작가 그가 바로 정경연인 것이다. 그러기에 장갑 작가 정경연에게 디자인으로 해석했던 섬유 미술을 조형예술 영역으로 확장시킨 공적은 88년 미술기자상, 89년 제1회 석주미술상, 이중섭미술상 등으로 절대 충분하지 않다. 특히 최근 관객들이 흰 장갑에 글귀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전시장에 빨래집게로 걸어놓는 '코로나19 극복! 희망장갑 널기' 프로젝트도 진행은 그의 휴머니티가 그대로 사람들에게 향한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기억될 것이다.
"나이를 먹다 보니 남의 삶이 결국 내 삶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삶이 어울려 사회를 이루고 죽으면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회오리처럼 한 점으로 수렴하는 블랙홀" 같은 작품 그래서 우리는 그를 오래 기억할 것이며 우리가 그를 한국의 아바카노비츠, 조안나 바스콘셀로스로 별명을 부여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목차
목차
또 하나의 틀로부터의 해방
틀로부터의 解放 정경연 섬유조형전이 의미하는 것(미술 평론가 故이일)
장갑: 생(生)의 기록(예술의전당 전시예술감독, 홍익대 미술대학원 부교수 김미진)
또 한 번의 변혁과 조형 의식의 확산(미술 평론가 오광수)
정경연(국립국제미술관 학예장 무라다 케이노스케)
또 한 번의 변혁과 조형 의식의 확산(미술 평론가 오광수)
정경연의 석주상 수상 의의(미술 평론가 오광수)
정경연: '88미술기자상, 제1회 석주미술상 기념전(미술 평론가 故이일)
물체의 인간화 작업(미술 평론가 이용우)
'장갑'의 파노라마와 '블랙홀'의 파장(미술평론가 최병식)
신체성과 환상, 그리고 자아의 정체성 탐구(미술 평론가 유재길)
장갑, 그리고 다양한 모색(미술 평론가 오광수)
알레고리의 시대-2008 이중섭 미술상 수상 기념(미술 평론가 김복영)
정경연, 조형 예술의 기본 궤도를 향한 발사체(미술 사상가, 철학 박사 김영재)
'글로브' 소나타-한국 정경연의 '파이버 아트'를 논함(미술 평론가 杜十三)
'가리키는 것과 존재하는 것'(평론가 미네무라 도시아키)
수행을 통한 축척의 세계(미술 평론가 윤진섭)
생성의 파노라마(미술 평론가 오광수)
어머니의 선물, 정경연의 시그니쳐 '장갑'-'4080展' 즈음에(미술 평론가 김종근)
정경연 약력
언론 보도 자료: 신문
언론 보도 자료: 정기 간행물
석·박사 및 학술지 지도
학술지
祝詩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