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마고리아(시작시인선 329)(양장본 HardCover)
채지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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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금 같은 강물이 흐르고
마흔다섯 해째의 발바닥에 실금 같은 강물이 흐른다 얼키설키 그어진 실금들 사이로 유년이 보여, 충무동 여수 앞바다 갈매기 등 너머로 빨랫줄에 널린 추억들이 너풀거리고 구름 속 잔별들이 죽은 막내의 등을 토닥여 언니, 큰언니, 아 바람은 분다 부연 먼지의 나날들, 덮쳐 오는 거리의 사내들이여 단풍잎들이 우수수 발바닥에 어리고 달빛조차 아프던 전봇대에 숨겨진 연모, 골목들은 수군거리고 아가야 강보에 싸인 봄날은 여전히 술렁이는지 당신은 개울에 핀 옛날을 떠올릴 수 있나요 보고픈 눈썹, 안개여 눈물 반짝이던 섹스, 망사에 감겨든 저문 밤들이여 피리 불던 담벼락 저녁은 내리고 구두 뒤축에 허물어진 슬픔이여 발바닥에 실금 같은 강물이 흐르고 어룽이고 내가 또다시 등꽃에 감기고 전신주에 날아든 철새들 무덤에 간 이들과의 이별 강물은 흐르고 나는 일렁이고 급류에 쓸리고 지류를 모르는 파닥임 세상은 달리고 나는 흐르고 강물은 마르고
마흔다섯 해째의 발바닥에 실금 같은 강물이 흐른다 얼키설키 그어진 실금들 사이로 유년이 보여, 충무동 여수 앞바다 갈매기 등 너머로 빨랫줄에 널린 추억들이 너풀거리고 구름 속 잔별들이 죽은 막내의 등을 토닥여 언니, 큰언니, 아 바람은 분다 부연 먼지의 나날들, 덮쳐 오는 거리의 사내들이여 단풍잎들이 우수수 발바닥에 어리고 달빛조차 아프던 전봇대에 숨겨진 연모, 골목들은 수군거리고 아가야 강보에 싸인 봄날은 여전히 술렁이는지 당신은 개울에 핀 옛날을 떠올릴 수 있나요 보고픈 눈썹, 안개여 눈물 반짝이던 섹스, 망사에 감겨든 저문 밤들이여 피리 불던 담벼락 저녁은 내리고 구두 뒤축에 허물어진 슬픔이여 발바닥에 실금 같은 강물이 흐르고 어룽이고 내가 또다시 등꽃에 감기고 전신주에 날아든 철새들 무덤에 간 이들과의 이별 강물은 흐르고 나는 일렁이고 급류에 쓸리고 지류를 모르는 파닥임 세상은 달리고 나는 흐르고 강물은 마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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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채지원 시인의 시집 『판타스마고리아』가 시작시인선 0329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08년 계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2016년 청소년 시집 『대단한 놈들이다』를 출간하였다.
시집 『판타스마고리아』에서 시인은 사랑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불온한 상상력으로 채우는 한편,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기다림의 자세를 견지하며 고독과 그리움 등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담하게 보여 준다. 여기서 떠나간 사랑에 대한 회상과 미련, 그리움, 원망 등의 정서가 다양하게 표출되는데, 이는 이번 시집의 기조인 사랑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 주는 동시에 시인의 결핍감이 다원적으로 해석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낳기도 한다. 시인은 현실에서의 일시적 사랑을 넘어 정신적으로 영속하는 사랑을, '불완전한 인간의 완전한 사랑의 불가능성'을 인식하면서 부재하는 사랑을 통해 새로운 사랑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인지한다. 시인이 불온을 꿈꾸는 또 다른 이유는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시인에게 있어 세상은 속악한 현실 원칙이 지배하는 고루하고 답답한 공간이다. 가정에서 겪은 유년의 체험부터 오늘날 직장에서 경험하는 일상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직간접적인 개인사를 시의 자리에 가져다 놓음으로써 핍진성을 획득하며 시의 서사를 보다 견고하게 구축한다. 나아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의 차원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내면의 불온성을 보다 공고히 한다. 이는 시인의 세계 인식이 허무주의에 가깝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동시에 평화와 희망의 세계에 대한 징후를 드러낸다. 해설을 쓴 이형권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불온한 일상을 꿈꾸는 일은 역설적으로 온전한 세계를 지향하는 태도"이다. "평온한 일상은 시인에게 부정의 대상"이지만, "불온한 일상은 시인에게 긍정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시인은 "평온한 일상을 전복하여 불온한 일상 속에서 사랑과 진실을 찾아나서는 기나긴 여정"을 택함으로써 불온한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그 여정은 비록 고달프고 낯설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채지원 시인의 시는 가난했지만 소중했던 유년 시절, 삶의 격정과 시를 향한 순연한 집념, 사랑의 부재로 인한 결핍, 가족에 대한 사랑, 시대정신을 증언하는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높은 미학적 완성도를 보여 준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시인은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충실하게 되새기"고 그 시간에 "절대치에 가까운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그 시간이 남긴 흔적과 문양"이 시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론임을 증명한다. 실존적 자각과 경험적 삶의 이해가 결합하여 빚어낸 이번 시집은 과거와의 결별, 부재하는 사랑에 대한 결핍을 아름답고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시집 『판타스마고리아』에서 시인은 사랑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불온한 상상력으로 채우는 한편,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기다림의 자세를 견지하며 고독과 그리움 등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담하게 보여 준다. 여기서 떠나간 사랑에 대한 회상과 미련, 그리움, 원망 등의 정서가 다양하게 표출되는데, 이는 이번 시집의 기조인 사랑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 주는 동시에 시인의 결핍감이 다원적으로 해석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낳기도 한다. 시인은 현실에서의 일시적 사랑을 넘어 정신적으로 영속하는 사랑을, '불완전한 인간의 완전한 사랑의 불가능성'을 인식하면서 부재하는 사랑을 통해 새로운 사랑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인지한다. 시인이 불온을 꿈꾸는 또 다른 이유는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시인에게 있어 세상은 속악한 현실 원칙이 지배하는 고루하고 답답한 공간이다. 가정에서 겪은 유년의 체험부터 오늘날 직장에서 경험하는 일상에 이르기까지, 시인은 직간접적인 개인사를 시의 자리에 가져다 놓음으로써 핍진성을 획득하며 시의 서사를 보다 견고하게 구축한다. 나아가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사회적 관습이나 제도의 차원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내면의 불온성을 보다 공고히 한다. 이는 시인의 세계 인식이 허무주의에 가깝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동시에 평화와 희망의 세계에 대한 징후를 드러낸다. 해설을 쓴 이형권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불온한 일상을 꿈꾸는 일은 역설적으로 온전한 세계를 지향하는 태도"이다. "평온한 일상은 시인에게 부정의 대상"이지만, "불온한 일상은 시인에게 긍정적인 대상"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시인은 "평온한 일상을 전복하여 불온한 일상 속에서 사랑과 진실을 찾아나서는 기나긴 여정"을 택함으로써 불온한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그 여정은 비록 고달프고 낯설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채지원 시인의 시는 가난했지만 소중했던 유년 시절, 삶의 격정과 시를 향한 순연한 집념, 사랑의 부재로 인한 결핍, 가족에 대한 사랑, 시대정신을 증언하는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높은 미학적 완성도를 보여 준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시인은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충실하게 되새기"고 그 시간에 "절대치에 가까운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그 시간이 남긴 흔적과 문양"이 시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론임을 증명한다. 실존적 자각과 경험적 삶의 이해가 결합하여 빚어낸 이번 시집은 과거와의 결별, 부재하는 사랑에 대한 결핍을 아름답고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실금 같은 강물이 흐르고 11
바람맞은 날 12
우연한 슬픔 13
사주 보는 남자 14
이키케 해변에서 온 편지 15
지즐대는 봄빛, 봄빛 16
그날 이후 17
첫사랑 18
꽃비 20
악수 21
서울, 2014 22
갠지스강가에 비는 내리고 24
억새밭 26
외사랑 27
판타스마고리아 28
뱀파이어 30
보건실 31
개 같은 시의 오후 32
우리 시대의 홈 33
제2부
추석 37
그리운 대통령 38
시작詩作 40
전근을 앞둔 어느 오후, 41
겨울, 축제 42
김이구 형 43
멧새가 되어 44
♡ 46
평양의 봄 47
일요일, 번연한 일요일 48
개 입시 49
바바리 맨을 추억하며 50
닥터 유 52
불안한 잎들 53
청춘의 세레나데 54
그대와 해후 56
판옵티콘 58
낯선 데이트 59
제3부
해풍 63
광장의 봄 64
워크홀릭 65
어제는 걸었네 66
남편 67
오래된 관습 68
슬픈 봄날 69
독산동 네일 샵 70
아이들 72
가족관계등록부 73
축제 74
해변의 개 짖는 소리 75
7080의 외출 76
삶 77
시험 78
현대인 79
걸 그룹 팬덤 80
은밀한 시간들 81
독거는 내 인생 82
해설
이형권 불온한 일상을 꿈꾸는 악사 83
제1부
실금 같은 강물이 흐르고 11
바람맞은 날 12
우연한 슬픔 13
사주 보는 남자 14
이키케 해변에서 온 편지 15
지즐대는 봄빛, 봄빛 16
그날 이후 17
첫사랑 18
꽃비 20
악수 21
서울, 2014 22
갠지스강가에 비는 내리고 24
억새밭 26
외사랑 27
판타스마고리아 28
뱀파이어 30
보건실 31
개 같은 시의 오후 32
우리 시대의 홈 33
제2부
추석 37
그리운 대통령 38
시작詩作 40
전근을 앞둔 어느 오후, 41
겨울, 축제 42
김이구 형 43
멧새가 되어 44
♡ 46
평양의 봄 47
일요일, 번연한 일요일 48
개 입시 49
바바리 맨을 추억하며 50
닥터 유 52
불안한 잎들 53
청춘의 세레나데 54
그대와 해후 56
판옵티콘 58
낯선 데이트 59
제3부
해풍 63
광장의 봄 64
워크홀릭 65
어제는 걸었네 66
남편 67
오래된 관습 68
슬픈 봄날 69
독산동 네일 샵 70
아이들 72
가족관계등록부 73
축제 74
해변의 개 짖는 소리 75
7080의 외출 76
삶 77
시험 78
현대인 79
걸 그룹 팬덤 80
은밀한 시간들 81
독거는 내 인생 82
해설
이형권 불온한 일상을 꿈꾸는 악사 83
저자
저자
채지원
서울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 문예창작학부 박사과정 수료.
2008년 계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
2016년 청소년 시집 『대단한 놈들이다』 출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 문예창작학부 박사과정 수료.
2008년 계간 『문학과 의식』으로 등단.
2016년 청소년 시집 『대단한 놈들이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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